[한국의 캠핑장]폐교에서 웰빙체험장으로, 충주 참살이학교 캠핑장
영죽리 전경/ 보련산에 올라 영죽리를 내려다봤다. 산으로 둘러싸인 마을 뒤로는 남한강이 흐른다. 논 한가운데 나무로 둘러싸인 곳이 영죽분교 터다. 지금은 캠핑객이 배움의 터에 들어왔다. /이윤정 기자
‘웰빙’의 우리말인 참살이. 캠핑장을 통해 참살이 문화를 꿈꾸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폐교를 이용해 웰빙체험장으로 문을 연 ‘참살이학교 캠핑장’을 찾았습니다.
웰빙의 순우리말, 참살이
폐교 건물이 참살이학교 운영본부로 변했다. 건물 앞에 텐트가 설치됐다. /이윤정 기자
충북 충주시 앙성면 영죽리는 시내에서 한참을 들어와야 합니다. 남한강을 사이에 두고 강원 원주시와 맞닿아있죠. 참살이학교 캠핑장은 이름처럼 앙성초등학교 영죽분교 터에 자리를 잡았습니다. 1999년 폐교된 학교 부지를 윤봉기·박영진씨가 지난해 임대했습니다. 샤워실·화장실·전기시설 등을 손본 뒤 지난해 10월15일 가족과 함께 하는 캠핑장으로 문을 열었습니다.
참살이캠핑장의 차별성은 이름 속에 숨어 있습니다. 참살이는 ‘웰빙’을 순우리말로 표현한 것인데요, 바른 먹을거리와 건전한 가족 놀이 문화를 전하는 캠핑장을 만들겠다는 취지입니다. 마을 주요 작물인 콩을 이용해 두부 만들기, 메주 쑤기, 청국장·된장 만들기 등의 체험이 열립니다. 윷놀이, 썰매타기 등 전통놀이를 비롯해 캠핑장 음악회 등 문화행사도 개최됩니다.
놀고 즐기는 캠핑에서 나누고 돕는 캠핑으로
윷놀이/ 참살이학교 캠핑장에서는 다양한 놀이 이벤트가 진행된다. 요즘에는 캠핑객끼리 팀을 이뤄 윷놀이를 진행한다. 아이 어른 할 것 없이 윷판에 흥을 싣는다. /이윤정 기자
참살이캠핑장은 3월부터 특별한 체험도 준비하고 있습니다. 30여 명 주민이 살고 있는 영죽리 음촌에서 봉사활동을 시작하는 겁니다. 우선 마을 요양원인 ‘예함의 집’에서 캠핑객과 함께 하는 봉사가 준비 중입니다. 놀고 즐기는 캠핑을 넘어 ‘나누고 돕는’ 참살이의 의미를 되살린다는 것이죠.
참살이학교 윤봉기 교장은 “캠핑장에 와서도 아이들은 게임기를 가지고 놀고 어른들은 다른 놀이를 하는 분리된 문화가 안타깝더라고요. 부모와 자녀가 함께 즐길 수 있는 놀이문화와 함께 봉사활동을 하면 어떨까 해서요”라고 취지를 밝힙니다. 교실은 팀 단위 캠핑객을 위해 행사 공간으로 개방했습니다. 청소년과 어린이를 위해 미술 교실도 열립니다.
산·들·강 아우르는 참살이학교 체험현장
영죽리로 들어서는 길목. 남한강에 철새가 보금자리를 틀었다. /이윤정 기자
참살이학교 인근에는 즐길거리가 넘쳐납니다. 우선 학교 바로 뒤에 있는 보련산(764m)까지의 트레킹 코스가 매력적입니다. 폭신한 흙길이 학교 뒷길을 따라 완만하게 펼쳐집니다. 정상까지 오르다보면 발아래 앙성면과 남한강이 시원스레 펼쳐집니다. 정상까지 다녀오는데 왕복 4시간 정도 소요됩니다.
등산을 마치면 인근 탄산온천에서 피로를 씻을 수 있습니다. 캠핑장에서 차로 5분 거리인 앙성면 돈산리와 능암리 온천 단지는 수안보온천만큼 유명합니다. 지하 700m 깊이의 땅 속에서 용출되는 온천수는 약알칼리성 탄산수입니다. 특별한 탄산온천수가 근육을 풀어주고 피부를 매끄럽게 해준다는 설 덕에 충주 관광 코스로 각광 받는 곳이죠.
온천을 마치고 캠핑장으로 돌아오는 강변에서는 철새가 쉼을 누리고 있습니다. 남한강 비내늪 철새도래지는 고니 떼가 겨울을 나기로 유명한 곳이죠. 겨우내 보금자리였던 남한강변을 유유히 날아오르는 고니를 쉽게 만날 수 있습니다. 봄이 되면 비내늪 주변 남한강변 7km 길이 벚꽃에 젖어듭니다. 특별한 캠핑 행사와 더불어 앙성면의 산·들·강 자체가 ‘웰빙’ 현장이 되는 셈입니다.
날이 포근해졌습니다. 겨우내 쓰기 힘들었던 화로와 화로테이블이 다시 캠핑장에 등장했죠. 봄볕을 즐길 수 있도록 야외 공간을 넓히는 게 좋습니다. 겨울 동안 난방을 중심으로 텐트 안으로만 제한되던 동선이 길어지는 건데요. 부엌과 테이블, 의자 등도 슬슬 텐트 밖에 구성해보는 게 좋습니다. 난방은 밤에 한기를 없앨 정도로만 축소해도 좋습니다. 전문가들은 부피가 크고 화력이 센 제품보다 작고 효율적인 난로를 쓰는 것을 추천합니다. 다음 겨울에 쓸 난로는 잘 손질해서 보관해 놓아야 합니다. 화목난로의 경우 녹이 스는 것을 방지해주는 스프레이 등 방청제품을 이용해 깨끗하게 손질합니다. 등유난로는 내부에 있는 연료를 모두 소진시켜 깨끗한 상태로 보관하는 것이 좋습니다. 연료가 다 마를 때까지 난로를 때거나 기구를 이용해 등유를 다시 모두 꺼내는 방법이 있습니다. 등유난로의 심지는 그을림이 난 부분을 가위로 잘 손질해두면 다음 겨울 캠핑에 바로 쓸 수 있기 때문에 편리합니다.
중부내륙고속도로 감곡 IC에서 나와 38번 국도를 타고 앙성면 방향으로 향한다. 앙성온천지구를 지나 능암온천랜드를 끼고 왼쪽으로 난 길을 따라 오면 남한강변길이 나온다. 비내늪 철새도래지를 지나 영죽리 방향 길로 접어들면 된다. 충주 앙성면 영죽리 264-4 번지를 입력하면 된다.
관련정보/
캠핑장은 대운동장과 2~3층의 소규모 캠핑장으로 나뉜다. 대운동장에서는 너른 공간에 자유자재로 텐트를 구성할 수 있다. 2~3층으로 구성된 소규모 공간에는 가족단위 그룹이 아늑하게 캠핑을 즐길 수 있는 공간이다. 교실은 캠핑 본부이자 다양한 문화행사 공간으로 활용된다. 단체 캠핑객이 함께 요리를 할 수 있는 대형 가마도 준비돼 있다. 24시간 온수가 나오는 샤워실과 화장실 시설도 갖췄다. 콘센트를 3개씩 나눠서 관리하기 때문에 캠핑장 전체 전기 공급이 중단되는 문제점을 해결했다. 이용료는 전기료를 포함해 텐트 1동 당 1박에 2만원, 2박에는 3만원.
앙성면 탄산수 온천 이용료는 5000원~1만원 정도. 캠핑장 인근 보련산까지의 트레킹 코스는 학교 인근을 짧게 돌아보는 코스와 산 정상까지 다녀오는 2코스로 나뉜다. 정상까지 다녀오는 데 소요시간은 약 4시간 정도. 완만한 흙길이라 걷기 좋다.
운동장이 캠핑장으로/ 학교 공간만큼 캠핑장으로 좋은 곳이 또 있을까. 옛 운동장은 텐트를 자유자재로 칠 수 있는 공간이 된다. 30여 동의 텐트가 운동장에 자리를 잡았다. /이윤정 기자
캠핑의 아늑함/ 부쩍 따스해진 날씨 덕에 1인용 텐트가 벌써 나들이를 나왔다. 각자 1인용 텐트를 치고 캠핑의 아늑함을 즐기고 있는 ID 초뿔(왼쪽)과 수피꽁꽁. /이윤정 기자
화로 등장/ 텐트 안에서 난로에 의존하던 계절이 벌써 지나갔나보다. 텐트 밖으로 화로가 다시 등장했다. 부쩍 따뜻해진 날씨에 화로 요리가 인기를 끌었다. 테이블을 밖으로 꺼내 야외에서 식사하는 모습을 쉽게 볼 수 있다. /이윤정 기자
음악회 준비/ 참살이학교로 단체캠핑을 온 부엉이캠프 회원이 음악회 준비를 하고 있다. 낮에는 함께 보련산 트레킹을 하고 저녁에는 음악회를 열어 낭만을 즐긴다. /이윤정 기자
옛 교실/ 1999년 폐교된 영죽분교 건물에 여전히 교실의 흔적이 남아있다. 건물 벽에 빛바랜 벽화가 옛 모습을 떠올린다. /이윤정 기자
벌써 봄볕/ 햇살이 좋다. 홍준서군(11)은 “캠핑을 오면 공기냄새부터 달라요. 좋은 냄새가 나요”라며 말한다. /이윤정 기자
겨울은 갔다/ 썰매를 타려고 논두렁에 나갔더니 벌써 얼음이 다 녹아버렸다. 이제 썰매는 다음 겨울을 기다려야 하나보다. /이윤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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