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렇게 0과 1로 이루어진 디지털 신호는 간편한 그 속성만큼이나 음악 감상의 습관마저 바꾸어버렸다.
이제 누구도 발품 팔아 음반매장을 돌아다녀 어렵게 구한 LP를 턴테이블에 올려놓고 숨 죽여 가며 음
하나하나에 몰입하여 음악을 감상하던 희열을 기억하지 않는다. 간편함과 속도를 중시한 디지털은
아날로그의 편안함과 여유로움 속의 집중 등 여러 가지 장점들을 일거에 제거한 것이다. 조심스럽게 LP의
A 면 첫 번째 곡 위에 카트리지를 올려놓고 끝없이 이어지는 소릿골을 따라 B면 마지막 곡까지 진득하게
듣는 습관이 이제는 너무나 귀찮을지 모르겠지만 디지털에 길들여진 우리에게, 더 큰 음악적 감동과 깊이
있는 음악 감상 습관을 되살려 줄 것이다.
아울러 하루 종일 들어도 전혀 피곤하지 않는 자연스럽고 편안한 음질과 차곡차곡 쌓여가는 LP 컬렉션의
즐거움은 덤이다.
아날로그 사운드를 만끽하기 위해 필요한 것들 : 1) LP
국내에서는 90년대 중반 이후 LP 생산이 사실상 중단되었고 특히 클래식 LP의 경우 당시 이후 완전히
새로운 발매가 없지만, 해외에서는 여전히 신보와 구보가 발매되고 있다. 또한, 재발매의 경우 새로운
마스터를 바탕으로 발매되기도 하는데 180그램 또는 200그램 중량반(重量盤)으로 발매되어 과거의
명연들 또한 고음질 LP로 상당히 많은 레퍼토리를 아날로그 사운드로 즐길 수 있게 되었다. 하지만,
꼭 이러한 고음질 LP가 아니더라도 그 옛날의 무수히 많은 명연들을 담은 LP들이 중고로 시장에
산재해있고, CD로 발매되지 않은 레퍼토리가 아직도 굉장히 많다는 것을 아는 애호가라면 굳이
설득하지 않아도 LP를 들어야 하는 이유는 충분하다. 오프라인 매장들은 서울의 명동 회현상가와
용산 전자랜드에 집중적으로 모여 있으니 종종 직접 찾아가도 좋고,
온라인 LP 전문매장들도 몇 년 전부터 꽤 많이 생겨 온라인 구입도 편리해진 편이다. 하지만,
LP는 CD와 달리 표면 상태와 실제 음질이 다를 수 있기 때문에 가능하면 직접 보고
플레이해본 후 구입하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이다. 그리고 가격도 예전에 비하면 상당히 저렴해진
편이어서 장당 만원 안쪽에서도 꽤 훌륭한 레퍼토리의 LP들을 구입할 수 있고, 특히 80~90년대에
국내에서 발매한 라이센스 LP는 CD 구입이나 음원 다운로드에 할애되는 비용보다 훨씬 더 저렴하게
구입할 수 있다는 경제적 장점도 있다.
아날로그 사운드를 만끽하기 위해 필요한 것들: 2) 턴테이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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