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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 전 거 /자전거 관련..

금강 자전거길

by 시리우스 하우스 2012. 7. 27.

금강 자전거길… 1500년 전 백제로 시간여행 하는 듯

  • 이승욱·자전거매거진 '바퀴' 기자(조선일보)

     

  • 입력 : 2012.07.26 19:58

    새로 닦은 자전거길 중에는 ‘비단길’이라 할 만큼 쾌적한 도로가 많다. 부여 백제보 위를 달리는 라이더들. / 행정안전부 제공
    대전의 대청댐을 시작으로 하는 금강 자전거길은 초반부터 2차선 도로 옆 절벽에 파일을 박아 설치한 짜릿한 자전거길이 약 3㎞ 정도 구불구불 이어진다. 대전 외곽을 돌아 북쪽으로 방향을 틀어 청원을 지나 마침내 세종시 합강도에 도달한 자전거길은 미호천과 합류해 강폭을 넓힌 금강의 둑길과 둔치를 달린다.

    도심 전역을 자전거를 타고 이동할 수 있도록 설계된 세종시는 자전거 천국이다. 세종보를 뒤로 하고 국도변에 만들어진 자전거길을 달리면 금세 공주시의 석장리박물관을 지나 공주 시내를 가로지르는 금강교를 건너게 된다. 금강 자전거길은 마치 1500년 전 백제로 시간 여행을 하는 것과 같다. 송산리 고분군에 있는 무령왕릉 등 7기의 고분은 1998년 영구보존을 위해 철문으로 봉해놓았다. 그러나 당시 무령왕릉에서 쏟아져 나온 유물 108종 2906점은 인근 국립공주박물관에 전시돼 있다. 무령왕을 상징하는 봉황의 모습을 한 280m 길이의 공주보 아래로 직선과 곡선이 아름답게 어우러진 약 20㎞의 자전거길을 통해 백제의 세 번째 고도인 부여로 향한다.

    금강 자전거길은 백마강교에서 두 갈래로 나뉘는데, 백제보에서 곧장 부소산을 에둘러 구드래나루로 돌아와 둑길을 달리는 길과, 백마강교를 건너 미루나무가 멋스러운 강변을 질주하다 해발 106m의 부산(浮山)을 거쳐 백제대교를 건너고 다시 구드래나루에서 출발한 자전거길과 합류하는 길이 그것이다.

    금강을 따라 살아있는 백제의 역사를 둘러본 자전거길은 버드나무숲이 아름다운 강변을 벗 삼아 논산의 강경으로 향한다. 금강은 부여에서 본격적으로 강폭이 넓어지기 시작해, 강경포구에 이르러서는 마침내 바다처럼 넓어진다. 황산대교 남단에서부터 익산의 나바위성지까지 활주로 같이 곧게 뻗은 4.3㎞ 강둑길을 달리다 만나는 웅포관광단지에서 휴식하는 것도 좋다.

    금강습지 생태공원과 금강 철새조망대 사이의 시원한 길을 달리다 보면 어느새 바닷바람의 짠 기운을 느끼게 된다. 금강 철새조망대에서는 한국 최대 철새도래지를 한눈에 볼 수 있다. 대청댐에서 시작해 비단 물길을 따라 달려온 146㎞의 금강 자전거길은 금강 하굿둑에서 비로소 서해와 만나며 마무리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