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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캠핑장]‘칙칙폭폭’ 열차 테마 캠핑, 곡성 청소년야영장

by 시리우스 하우스 2011. 9. 9.

 

[한국의 캠핑장]‘칙칙폭폭’ 열차 테마 캠핑, 곡성 청소년야영장
한 가지 테마를 가지고 캠핑 떠나보셨나요? 칙칙폭폭 열차와 캠핑이 만날 수 있는 곳, 곡성으로 떠났습니다.

들살이에도 때로는 테마가 필요합니다. 특히 아이들과 함께 하는 캠핑이라면 더욱 그렇죠. 방학을 맞아 특별한 캠핑을 꿈꾼다면 이곳은 어떨까요. ‘뚜우뚜우’ 증기기관차 소리와 ‘솨아솨아’ 섬진강의 물소리가 향연을 펼치는 곳. 곡성 가정마을에 있는 청소년야영장을 찾았습니다.

섬진강과 나란히, 우리 땅에서 가장 아름다운 철길

강, 도로, 철길이 나란히/ 옛 곡성역부터 가정역까지 약10㎞ 구간은 섬진강, 17번 국도, 철길이 나란히 달린다. /이윤정 기자

 

곡성 청소년야영장은 고달면 가정리에 있습니다. 원래는 오곡초등학교 예성분교가 있던 곳이죠. 1946년 개교해 1995년 폐교했습니다. 폐교를 활용할 수 있는 방법을 고민하다 2005년 청소년야영장으로 새 단장을 했습니다. 야영장이 위치한 곳은 섬진강 물길이 바로 보이는 곳이다. 이 물길을 사이에 두고 건너편에는 17번 국도와 철길이 나란히 달립니다. 하늘에서 내려다보면 섬진강, 길, 철로가 10㎞ 넘는 구간을 함께 흘러갑니다. S라인 물길을 따라 유유히 흐르는 철길의 모습은 ‘빨리’만을 외치는 요즘의 직선 철로와는 사뭇 다른 풍경입니다. 유홍준 교수는 책 <나의 문화유산 답사기>에서 이 길을 우리땅에서 가장 아름다운 철길 중 하나로 꼽았습니다.

옛 곡성역에서 가정역까지는 하루 다섯 번 증기기관차가 왕복으로 운행됩니다. 사실 옛 곡성역은 1999년 기능을 잃었습니다. 전라선이 직선화되면서 새로운 곡성역이 생겼기 때문이죠. 그러나 옛 곡성역은 ‘열차’를 테마로 변화했습니다. ‘섬진강 기차마을’로 변신해 관광객을 모으고 있죠. 야영장에 앉아있으면 강 건너에서 ‘뚜우~’하며 증기기관차 기적 소리가 울려퍼집니다. 아련하게 들리는 이 소리에 시간여행을 떠난 듯 착각에 빠져듭니다. 야영장에 텐트를 내려놓고 ‘섬진강’과 ‘열차’를 테마로 즐길거리를 찾아 나섭니다.

곡성 섬진강을 즐기는 다섯 가지 방법

청소년야영장에서 섬진강을 건너면 바로 가정역이다. 증기기관차가 가정역에서 출발하고 있다. /이윤정 기자


섬진강은 전북 진안과 장수의 경계인 팔공산에서 시작됩니다. 곡성읍 북쪽에서 남원시를 적시고 압록 근처에서 보성강과 합류하죠. 이후 강줄기는 지리산 남부 협곡을 휘돌아 경남과 전남의 도계를 이루며 광양만으로 흘러듭니다. 그 길이가 무려 212.3㎞에 달하지만 강이 ‘강다운 모양새’를 갖추는 것은 곡성에서부터입니다. 특히 옛 곡성역에서 청소년야영장이 있는 가정역까지 섬진강을 즐기는 방법은 다양합니다.

먼저 옛 곡성역에서 가정역까지 증기기관차에 몸을 싣습니다. 시속 25~30㎞의 느린 속도. KTX보다 10배는 느리지만 기차 밖 풍광은 10배 더 아름답게 보입니다. 조금 더 S라인 철길을 만끽하고 싶다면 침곡역에서 가정역까지 운행되는 레일바이크에 오르는 건 어떨까요. 기차 밖으로 보이던 풍광이 피부로 바로 와닿는 느낌도 색다릅니다. 조금 더 아날로그 방식으로 섬진강을 느끼고 싶다면 자전거를 타는 것도 좋습니다. 청소년야영장과 가정마을 등에서 3000원에 1시간동안 자전거를 빌릴 수 있습니다. 가정마을 앞에서 두계마을로 이어지는 자전거길은 자동차가 거의 다니지 않는 조용한 마을길입니다. 강바람에 들꽃 냄새가 은은하게 퍼지죠. 청소년야영장에서는 래프팅체험도 할 수 있습니다. 섬진강 가정마을 앞에서 압록유원지까지 섬진강의 물살을 직접 맛볼 수 있죠. 또 오토캠핑객이라면 17번국도 드라이브도 추천합니다. 강과 철길 사이에서 부드러운 곡선으로 흐르는 17번국도는 철쭉이 피는 5월에 가장 빛납니다.

텐트를 가져오지 않아도 괜찮아요

섬진강 사이트/ 곡성 청소년야영장 섬진강 사이트. 야영장건물 바로 앞 섬진강이 내려보이는 곳에 텐트가 설치돼 있다. 바로 옆에 개수대와 전기 시설을 갖추고 있다. /이윤정 기자


곡성 청소년야영장의 장점은 텐트를 가져오지 않아도 된다는 점입니다. 40여동의 텐트 중 10여동은 섬진강 둔덕에 위치했습니다. 바로 옆에는 개수대와 전기 시설이 마련됐습니다. 나머지 30여동은 청소년야영장 본관 옆 운동장에 설치됐습니다. 이곳은 그늘이 드리워 한여름에 시원하게 야영을 즐길 수 있습니다.

오토캠핑객은 섬진강 바로 앞 잔디밭에 텐트를 칠 수 있습니다. 지난해 수해로 잔디와 일부시설이 유실됐지만 따로 구획이 나뉘지 않아 텐트와 타프를 자유자재로 칠 수 있습니다. 단 래프팅 체험을 이곳에서 하기 때문에 낮에는 조금 시끄러울 수 있습니다. 조용하게 자연을 만끽하고 싶다면 야영장에서 자전거길을 타고 두계마을쪽으로 1킬로미터 지점에도 야영사이트가 있습니다. 청소년야영장에서 관리하는 부지인데 잔디와 들꽃이 보송하게 자라나있습니다. 조용하게 캠핑을 즐길 수 있지만 이곳에서는 전기를 사용할 수 없습니다.

여름캠핑팁_해충 피하기


여름캠핑의 난관은 아무래도 불빛을 보고 달려드는 벌레와 곤충인 듯싶습니다. 들살이를 즐기는 사람도 막무가내로 달려드는 날곤충이 반갑지만은 않은데요. 랜턴의 강약 조절만 잘해도 어느 정도 날벌레를 피할 수 있습니다. 먼저 밝은 랜턴과 조금 덜 밝은 랜턴을 준비합니다. 광량이 적은 랜턴은 텐트 안에, 밝은 랜은 텐트에서 5~6m 떨어진 바깥에 설치합니다. 불빛을 보고 달려드는 나방 등은 더 밝은 등에 몰려들게 됩니다. 이때 랜턴 밑에 물을 받아놓으면 벌레들이 그속에 빠지는 효과도 있습니다. 또 낮에 활동을 원활하게 하기 위해서는 몸에 바르는 모기약을 챙기는 것이 좋습니다. 꺼리는 사람들도 많지만 바르는 모기약에는 ‘시트로넬라’라는 천연 재료가 들어있어 몸에 해롭지 않습니다. 또 모기장으로 활용가능한 스크린타프 등을 사용하면 편합니다. 텐트 안에서는 건전지 모기향을 쓰면 화재의 위험이 없습니다. 또 캠핑장 인근의 숲을 다닐 때에는 피부가 드러나는 신발보다는 등산화 등을 착용하는 것이 좋습니다. 뱀이 갑작스럽게 나타날 수 있기 때문이죠. 등산스틱을 가지고 다니면서 숲을 미리 툭툭 건드리고 다니면 뱀이 알아서 먼저 피합니다.


가는길/
내비게이션에는 ‘곡성군 고달면 두가리 627-2번지’를 입력하면 된다. 용산역에서 KTX를 타고 가다 익산에서 환승하면 곡성까지 3시간30분 걸린다. 옛 곡성역~가정역 구간 증기기관차는 오전 9시30분부터 오후 5시30분까지 하루 다섯 번 운행된다. 레일바이크는 침곡~가정역구간까지 운행된다. 가정역에서 섬진강을 건너오면 바로 곡성 청소년야영장이 보인다.

기타정보/
캠핑장 요금은 텐트를 빌리면 1동당 1박에 2만원, 텐트를 가져오면 1동당 1박에 1만원이다. 샤워는 여름에만 가능. 개수대와 화장실 모두 깨끗하다. 전기는 잔디밭 이외의 사이트에서 가능하다. 인터넷예약 가능. 주변에 열차 및 자전거 체험을 비롯해 천문대관람 등 즐길거리가 즐비하다. 곡성 청소년야영장에서 하는 래프팅 체험은 성인 1인당 3만원. 인터넷 예약시 할인해준다.

곡성청소년야영장 http://www.gscamp.com/


청소년야영장 운동장 사이트. 텐트가 설치돼 있다. /이윤정 기자



잔디밭 사이트/ 곡성 청소년야영장에서 자전거길을 따라 1㎞ 정도 떨어진 곳에 텐트를 칠 수도 있다. 섬진강 바로 앞에 잔디밭이 조성돼 있다. 단 전기를 사용할 수는 없다. /이윤정 기자



소달구지 체험/ 야영장 바로 옆에서 유유히 소가 풀을 뜯고 있다. 야영장이 있는 가정마을에서는 소달구지 체험을 할 수 있다. /이윤정 기자



곡성섬진강천문대/ 야영장 옆에 위치한 섬진강천문대. 열차, 래프팅, 자전거, 천문대체험 등 즐길거리가 넘쳐난다. /이윤정 기자



텐트 내부/ 섬진강야영장에 설치돼 있는 텐트 내부. 40동 정도가 설치돼 있어 텐트를 가져오지 않아도 캠핑을 즐길 수 있다. /이윤정 기자



레일바이크/ 침곡역에서 가정역까지 레일바이크가 운행된다. 야영장에 짐을 풀고 레일바이크를 타러 다녀오는 것도 좋다. /이윤정 기자



자전거길/ 가정마을에서 섬진강을 따라 이어지는 자전거길. 시원한 강바람에 들풀 냄새가 실려온다. /이윤정 기자



압록유원지/ 여름마다 압록유원지는 캠핑객의 사랑을 받는 곳이었다. 현재 섬진강살리기 공사중이라 편하게 캠핑을 즐기기는 힘들다. /이윤정 기자



옛 곡성역/ 옛 곡성역에서 가정역까지 증기기관차가 운행된다. 옛 곡성역은 1930년대 지어져 역사적 가치가 인정돼 근대문화유산으로 지정됐다. /이윤정 기자



곡성역 영화세트장/ 옛 곡성역 인근에 1950년대를 재현한 영화세트장이 있다. 영화 <태극기 휘날리며> 등을 이 곳에서 찍었다. /이윤정 기자



출사지/ 곡성역 영화세트장에서는 사진기를 들고 다니는 사람을 많이 볼 수 있다. 비오는 날 국밥집 앞에서 셔터를 눌렀다. 마치 옛날로 돌아간 기분이다. /이윤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