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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산,캠핑,기타자료/한국의 캠핑장

[한국의 캠핑장]송림이 숨긴 옥빛 바다, 강릉 옥계해수욕장 야영장

by 시리우스 하우스 2011. 9. 9.

[한국의 캠핑장]송림이 숨긴 옥빛 바다, 강릉 옥계해수욕장 야영장

 

 

여름 한철 전국 해수욕장에는 야영장이 생깁니다. 해수욕장 개장에 맞춰 피서객에게 야영을 허용하는 건데요. 그중 옥빛바다를 자랑하는 옥계해수욕장에 머물렀습니다.

강릉은 대관령을 병풍삼고 동해를 마당처럼 안고 있죠. 그래서 여름이면 전국에서 관광객이 모여듭니다. 유명한 해수욕장에는 발 디딜 틈 없이 인파가 모이기도 하는데요. 옥계면에 위치한 옥계해수욕장은 아는 사람만 조용히 머물다 가는 곳입니다. ‘은빛’으로 반짝이는 모래사장을 소나무 숲이 감싸고 있어 야영장으로도 손색이 없습니다.

선조의 지혜가 담긴 소나무 숲

해풍을 막기 위해 조성된 송림이 옥계해수욕장 주변을 감싸고 있다. /이윤정 기자

 

옥계해수욕장으로 가는 길, 바다는 가려져 있습니다. 높이 10m에 달하는 소나무들이 바다를 숨겼기 때문이죠. 2만㎡ 규모의 해변에는 소나무가 띠를 둘렀습니다. 숲 안쪽 은빛 모래는 투명한 바다를 더욱 돋보이게 하죠. 옥색 시냇가라는 뜻의 옥계(玉溪) 이름처럼 청명한 풍경입니다.

옥계해변이 돋보이는 이유는 푸르른 소나무 숲 덕분인데요. 자생적으로 숲이 생겨난 것은 아닙니다. 약 160년 전 큰 해일이 일어 바닷가 안쪽 180m까지 수해를 입었습니다. 마을이 피폐해질 정도로 피해가 극심했죠. 그때부터 옥계 주민들은 해변을 따라 소나무를 심기 시작했습니다. 현재는 늠름한 소나무 숲이 방풍림의 역할까지 담당합니다. 여름이면 소나무 그늘 아래 야영장이 조성됩니다.

여름에만 운영되는 해수욕장 야영장

여름 캠핑 풍경. 세워놓은 보트에서 물놀이의 흥취가 느껴진다. /이윤정 기자


여름이 되면 전국 야영장 수는 늘어납니다. 여름에만 한시적으로 해수욕장에서 야영을 허용하기 때문인데요. 옥계해수욕장도 그 중 한 곳입니다. 주민들이 직접 야영장을 관리 운영합니다. 샤워장과 개수대 등 기본적인 야영 시설이 갖춰졌습니다. 온수와 전기를 사용할 수 없지만 드넓은 백사장을 바로 앞에 둔 야영장은 흔치 않습니다. 특히 소나무 그늘 아래 텐트를 치면 시원한 바닷바람이 더위를 잊게 해줍니다.

옥계해수욕장 인근에는 유명한 관광지가 포진하고 있습니다. 남쪽으로 4㎞ 떨어져 있는 망상오토캠핑리조트는 국내 3대 오토캠핑장하나로 꼽힐 정도로 유명합니다. 9월말까지 예약이 꽉 차 있는데요. 옥계캠핑장은 깨끗한 바다를 끼고 있으면서도 인파가 많이 몰리지 않아 여유롭게 야영하기 좋습니다. 200동 이상의 텐트를 수용할 정도로 규모도 큽니다. 봄·가을에는 공식적으로 야영이 허용되지는 않지만 알음알음 바닷가 야영을 즐기기 위해 마니아들이 찾곤 합니다.

낮에는 아웃도어 활동을, 밤에는 캠핑을…

투명한 옥빛 바다/ 옥계해수욕장 모래는 곱디곱다. 은빛으로 반짝이던 모래는 바닷물이 닿으면 금빛으로 변한다. 나도 모르게 신발을 벗고 거닐게 된다. /이윤정 기자


캠핑 마니아에게 여름 캠핑은 오히려 불편할 때가 많습니다. 타프를 치더라도 내리쬐는 땡볕을 견디기 쉽지 않기 때문인데요. 낮에 아웃도어 활동을 즐길 수 있는 곳이 여름 캠핑의 적소입니다. 이준강씨(46) 가족은 첫 캠핑으로 옥계해수욕장을 택했습니다. 평소 펜션이나 호텔에서 휴가를 보내다가 처음으로 야영을 온 느낌은 특별했습니다. 이씨는 “직접 야외에서 밥을 해먹고 가족과 텐트에서 자는 것 자체가 즐겁습니다. 특히 낮에 바닷가에서 더위를 식힐 수 있어 좋습니다”라고 말합니다.

학창시절부터 캠핑을 다니기 시작한 김찬칠씨(44)는 베테랑 캠퍼입니다. 평소 등산을 즐길 수 있는 곳으로 야영을 다니지만 여름 캠핑을 즐기기 위해 옥계해수욕장을 찾았습니다. 김씨는 “바닷가는 바람이 많이 불고 땅이 무른 경우가 많아 샌드펙을 따로 챙기는 것이 좋습니다”라고 조언합니다.

[캠핑 Tip]무른 땅에서 펙 박기


비가 많이 내리는 계절에는 땅이 단단하지 않은 경우가 많습니다. 또 해변 등 모래밭에서도 펙을 박는 게 쉽지는 않은데요. 이럴 때는 특수 펙을 쓰는 것이 좋습니다. 두께가 얇은 펙보다는 두꺼운 펙을 쓰는 방법인데요. 흔히 샌드펙이라 부르는 펙은 다른 펙보다 두꺼워 땅에서 줄을 지지하는 힘이 더 큽니다. 샌드펙은 줄을 거는 부분이 날카롭기 때문에 펙을 먼저 박고 줄을 걸어주는 것이 좋습니다. 샌드펙이 없을 경우에는 펙 2개를 이용해 모래밭에 줄을 고정시킬 수 있습니다. 먼저 땅을 파서 펙을 묻습니다. 그다음 묻은 펙의 중간 지점 직각 방향으로 또다른 펙을 세워 박습니다. 먼저 묻은 펙이 지지대 역할을 해줘 땅이 단단하지 않을 경우에도 줄을 고정하는 힘이 커집니다.


[가는 길]

영동고속도 강릉JC에서 동해안고속도로로 갈아타 옥계IC에서 나오면 된다. 차가 막히지 않을 때 서울에서 3시간이면 넉넉하다. 고속버스는 동서울터미널에서 동해행을 타고 동해시외버스터미널에서 91번 좌석버스를 타면 된다(옥계는 강릉시보다 동해시에서 가깝다). 기차는 청량리역에서 정동진까지 하루 6회 운행하며 정동진에서 옥계까지는 버스만 운행한다. 내비게이션에는 ‘강릉시 옥계면 금진리 산 105-10’을 입력하면 된다.

[기타정보]
옥계해수욕장 개장 기간에만 야영장이 운영된다. 올해는 8월22일까지다. 주민들이 직접 개수대, 샤워시설 등을 관리한다. 온수와 전기를 사용할 수 없는 점이 불편하다. 텐트만 치면 1박에 1만원, 타프까지 치면 1박에 1만5000원이다. 해수욕장이 폐장하고 난 뒤에는 무료로 야영장이 운영된다. 단 개수대, 화장실 등의 사용이 불편할 수 있다.


옥계해수욕장 조감도/ 푸른 소나무숲이 바다를 숨기고 있는 듯한 모습이다. 숲 속에 야영장이 조성돼 있고 숲 바깥쪽으로 은빛모래가 깔린 해수욕장이 펼쳐진다. /이윤정 기자



야영장/ 소나무숲 아래 바로 텐트를 칠 수 있다. 그늘 아래 텐트를 치면 시원한 바람이 불어와 더위를 잊게 한다. /이윤정 기자



옥계해수욕장/ ‘은빛’ 모래라는 말을 이곳에 오면 실감할 수 있다. /이윤정 기자



첫 캠핑/ 이준강씨(46·오른쪽) 가족은 첫 캠핑으로 옥계해수욕장을 택했다. 텐트와 타프 등은 빌리고 부엌 도구만 장만했다. 깨끗하고 한가로운 바다에서 즐길 수 있는 점이 가장 좋다고 말한다. /이윤정 기자



솔로 캠퍼/ 김찬칠씨(44)는 학창시절부터 캠핑을 즐겼다. 4년 전부터는 매주말 캠핑을 나온다. 조용히 자연을 만끽하는 솔로캠핑도 매력적이라고 말한다. /이윤정 기자



캠핑 트레일러/ 요즘에는 캠핑 트레일러를 이용하는 캠핑객이 많아졌다. 트레일러를 중심으로 꾸민 공간에서 소녀들이 즐거운 시간을 보낸다. /이윤정 기자



해상 스포츠/ 옥계 해수욕장에서도 해상 스포츠를 즐길 수 있다. 모터보트나 바나나보트 등을 타는 관광객도 눈에 띈다. /이윤정 기자



해수욕장 풍경/ 옥계해수욕장은 인근 유명 관광지에 비해 사람이 많지 않다. 비교적 여유롭게 바다를 즐길 수 있다는 것도 장점. /이윤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