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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캠핑장]전통·현대 아우르는 감성캠핑, 평택 웃다리문화촌

by 시리우스 하우스 2011. 9. 9.

[한국의 캠핑장]전통·현대 아우르는 감성캠핑, 평택 웃다리문화촌

 

캠핑의 시간을 무엇으로 채우냐는 전적으로 캠핑객의 몫이었습니다. 그런데 평택 웃다리문화촌에서는 다양한 문화예술체험으로 캠핑의 시간이 ‘감성’으로 채워집니다.

캠핑장은 보통 자연과 벗한 곳에 있습니다. 으늑한 골짜기, 향긋한 숲속, 재잘대는 물길 등이 ‘캠핑장’하면 떠오르는 이미지죠. 그런데 웃다리문화촌은 도시와 멀지 않은 곳에 있습니다. 평택시 서탄면 금각리. 인근에는 제법 큰 건물도 있습니다. 그런데 이곳에 있던 초등학교는 학생이 없어 문을 닫았습니다. 일명 ‘도시형 폐교’. 미군부대 등으로 개발이 제한돼 있어 주민이 점차 줄어들었기 때문이죠. 젊은이가 떠나고 문을 닫은 학교에 ‘웃다리문화촌’이 들어섰습니다.

평택의 전통 잇는 웃다리문화촌

웃다리문화촌 캠핑장 전경. 요즘에는 운동장 옆 데크시설에만 텐트를 칠 수 있다. /이윤정 기자


우선 ‘웃다리’라는 이름이 특이합니다. 웃다리는 사실 평택 지역의 농악을 일컫는 이름입니다. 우리나라 농악은 크게 웃다리(경기·충청 지역)농악, 전라좌도농악, 전라우도농악, 영남농악, 영동농악 등으로 나뉩니다. 그중 평택 지방은 드넓은 벌판으로 농업이 발전하고 함께 농악도 발달했죠. 1985년 평택 농악이 중요무형문화재로 지정되면서 웃다리의 대표 농악으로 인정받았는데요. 이곳 문화예술촌이 ‘웃다리’ 이름을 갖게 된 데는 평택의 전통을 잇겠다는 포부가 담겨있습니다.

웃다리문화촌이 들어선 폐교터는 원래 1945년 ‘금각국민학교’로 문을 연 곳입니다. 2000년 서탄초등학교 금각분교로 폐교하고 난 뒤 2006년 웃다리문화촌이 들어섰죠. 평택문화원이 주축이 돼 문화예술강좌를 열고 시민의 공간으로 개방했습니다. 주민들은 직접 ‘장승과 솟대’ 만들기 등 문화프로그램을 배워 강사가 됐습니다. 동물을 기증하고 농장을 가꾸는 등 주민들은 웃다리문화촌의 주인이 됐습니다.

캠핑을 문화예술로 채우기, 감성캠핑을 즐기다

웃다리문화촌은 1945년 금각국민학교로 개교한 곳이다. 2000년까지 서탄초등학교 금각분교로 운영되다 폐교됐다. /이윤정 기자


웃다리문화촌에 캠핑장이 들어선 것은 2009년. 몇몇 캠핑객이 운동장에 텐트를 쳐도 되겠냐고 제안한 뒤였습니다. 보송한 잔디 운동장에 텐트를 치는 사람이 늘어나면서 자연스럽게 캠핑 시설을 갖추게 됐습니다. 전기를 사용할 수 있는 데크도 설치됐죠. 원래 운동장까지 텐트를 칠 수 있었지만 현재는 데크에만 치도록 허용했습니다. 운동장은 마음껏 뛰놀 수 있는 공간으로 활용하기 위해서죠. 텐트는 데크에만 모두 7동 칠 수 있습니다. 이렇다보니 매주말 예약이 꽉 찹니다. 올 여름에는 데크시설을 확충해 모두 15동까지 예약을 받을 계획입니다. 더 많은 텐트를 수용할 정도로 공간은 충분하지만 캠핑객들이 여유롭게 캠핑을 즐기고 가길 원해서죠.

웃다리문화촌의 캠핑은 ‘감성캠핑’이라 말할 수 있습니다. 우선 문화촌에 볼거리가 많습니다. 주민들이 직접 옛 물건을 모아 만든 박물관에는 옛 책걸상과 난로, 풍금, 교복 등 추억을 떠올릴 수 있는 물건이 진열돼 있습니다. 모두 주민들이 하나하나 모은 것이죠. 운동장에는 타조, 꽃사슴, 돼지, 오리 등 15종류 60마리의 동물이 있습니다. 농장의 동물은 모두 기증을 받은 것입니다. 아이와 함께 학교 구석구석을 산책하는 것만으로도 ‘감성’이 살아납니다.

도자기 빚기부터 솟대만들기까지, 문화예술체험이 한가득· ·

도자기 굽기/ 웃다리문화촌 프로그램에는 생활도자기 만들기가 있다. 흙을 주물러서 머그컵, 접시 등을 만들어 바로 가마에 굽는다 / 이윤정 기자


웃다리문화촌 캠핑의 가장 큰 장점은 다양한 문화예술프로그램에 참여할 수 있다는 점입니다. 주민들이 직접 강의하는 ‘솟대만들기’부터 전문강사가 직접 가르치는 ‘도자기만들기’와 ‘한지공예’등에는 1년 365일 참여할 수 있습니다. 이 외에도 웃다리농악 배우기, 천연염색 체험, 우리음식 만들기 등 전통을 배울 수 있는 프로그램도 많습니다. 또 웃다리문화촌 인근에 주말농장을 열어 단체나 가족 단위로 ‘나만의 농장’을 가꾸는 사람도 늘어났습니다. 벌써 150여 가족이 참여하고 있습니다. 굳이 캠핑이 아니어도 다양한 문화예술프로그램에 참여하기 위해 웃다리문화촌을 찾는 이는 1년에 약 1만명에 달합니다. 웃고 즐기고 배우고 체험하는 동안 웃다리문화촌의 시간은 알차게 익어갑니다.

캠핑Tip. 스크린타프 치기



‘그늘막’으로 쓰이는 타프는 요즘 텐트의 자리를 위협합니다. 그중 텐트의 기능까지 소화하고 있는 것이 ‘스크린타프’입니다. 바닥을 뺀 사방이 막혀 있어서 얼핏 보면 텐트처럼 보이기도 합니다. 사각 타프 아래 모기장처럼 쓸 때도 있고 야전침대를 활용해 텐트처럼 쓸 수도 있어 활용도가 높습니다. 타프의 가장 중요한 임무는 방풍과 차양입니다. 바람을 막고 햇빛은 차단해야 하는데요. 그러기 위해서는 타프의 방향을 잘 선택해야 합니다. 타프의 옆변이 태양이 지나가는 각도와 바람이 불어오는 방향을 향하게 해야 합니다. 스크린타프를 칠 때는 뼈대를 먼저 잘 조립해놓아야 합니다. 먼저 지붕모양이 완성되도록 십자폴과 레그폴을 연결합니다. 스크린타프의 모양에 맞춰 다리가 되는 폴들을 연결한 뒤 플라이를 씌웁니다. 요즘에는 스크린타프도 원터치 형식으로 나온 것이 많아 지붕모양을 먼저 만들고 다리를 연결해 스크린타프 설치를 손쉽게 완성할 수도 있습니다. 스크린타프에 연결된 스트링을 펙으로 땅과 고정해주면 바람에 견고하게 설치됩니다.


[가는길]
송탄우체국에서 77번 마을버스를 타면 웃다리문화촌까지 약 15분 소요된다. 하루에 12번 운행. 지하철을 탈 경우 송탄역에서 웃다리문화촌까지 택시를 타야한다. 자가용을 몰고 온다면 고속도로 송탄 IC에서 나와 송탄 방향으로 좌회전한다. 이충동 현대아파트 사거리에서 지하도로 들어갔다가 갈평사거리에서 좌회전 한다. 다시 두릉리 삼거리에서 우회전해 금각리 입구 사거리에서 좌회전해 마을로 진입한다. 표지판을 따라오다보면 웃다리문화촌이 보인다. 내비게이션에는 ‘경기도 평택시 서탄면 금각리 용소금각로 438-14번지’를 입력하면 된다.

[기타정보]
웃다리문화촌에는 데크시설에 모두 7동만 텐트를 칠 수 있다. 사용료는 전기료 포함 1만5000원이다. 샤워실, 화장실 모두 잘 갖춰져 있다. 데크 바로 앞은 운동장이고 옆에는 동물농장이 있다. 데크 위 지붕이 설치돼 있기 때문에 따로 타프를 챙길 필요는 없다. 올 여름에는 데크시설을 확충해 15동까지 예약을 받는다고 한다. 각종 문화예술프로그램 참가비는 홈페이지를 참조할 것 (www.wootdali.or.kr) 예약문의: 031-667-0011


그늘 아래/ 오희주 어린이(3) 가족이 웃다리문화촌으로 나들이 나왔다. 타프 그늘 아래 행복이 머물렀다. /이윤정 기자



꽃사슴 탈출소동/ 취재 당일 꽃사슴이 우리를 탈출하는 사건이 벌어졌다. 어떻게 우리에서 탈출했는지 모르겠지만 너른 운동장을 한참 뛰어다니다가 겨우 우리로 돌아갔다. /이윤정 기자



캠핑 데크/ 웃다리문화촌에서는 데크 위에서만 텐트를 칠 수 있다. 운동장을 사람들이 맘껏 뛰어놀 수 있는 공간으로 활용하기 위해서다. 현재 7동만 예약이 가능한데 여름까지 데크 시설을 늘려 15동까지 확충할 계획이다. /이윤정 기자



주말농장/ 웃다리문화촌 인근 고덕면 문곡리와 서탄면 금각리 일대에 주말농장이 마련돼 있다. 약 150가족과 단체가 주말농장을 직접 가꾸고 있다. / 이윤정 기자



웃다리농악 배우기/ 평택지방은 드넓은 벌판을 배경으로 농업이 발전한 만큼 농악도 함께 발달했다. 웃다리문화촌에서는 경기충청지역 농악을 아우르는 ‘웃다리농악’을 배울 수 있다. /평택문화원 제공



전통놀이/ 웃다리문화촌에서는 놀이문화도 특별하다. 제기차기, 팽이치기 등 전통 놀이로 캠핑의 시간을 채울 수 있다. /이윤정 기자



학창시절/ 웃다리문화촌 곳곳은 옛 교실 모습을 떠올릴 수 있도록 꾸며놓았다. 오래된 책걸상과 난로 등 학창시절이 생각난다. /이윤정 기자



주민들이 직접 꾸민 공간/ 서탄초등학교 금각분교가 폐교된 뒤 건물 쓰임새를 놓고 고심이 많았다. 웃다리문화촌이 생기자 마을 주민들은 직접 오래된 물건을 모아 공간을 꾸몄다. /이윤정 기자



동물농장/ 웃다리문화촌 운동장에는 동물우리가 있다. 모두 기증받은 동물인데 타조, 꽃사슴, 돼지, 염소, 꿩 등 15종류 50마리가 있다. 사진은 타조가 우리에서 고개를 빼끔히 든 모습. /이윤정 기자



온가족이 즐기는 감성 캠핑/ 웃다리문화촌에서는 생활도예, 놀이미술, 한지공예, 천연염색, 솟대만들기 등 강좌프로그램이 많다. 아이들을 문화촌 프로그램에 맡기고 어른들도 편히 쉬어가는 감성 캠핑 공간이다. /이윤정 기자



나들이공간/ 웃다리문화촌에는 굳이 캠핑을 오지 않더라도 산책 겸 나들이를 오는 사람이 많다. 뽀송하게 얼굴을 내민 잔디 운동장을 걸으면서 동물농장을 둘러보는 것만으로도 머리가 맑아진다. /이윤정 기자



웃다리문화촌 입구/ 옛 학교 건물이 아기자기하게 꾸며졌다. /이윤정 기자



철로 침목 / 웃다리문화촌을 꾸밀 때 코레일로부터 오래된 침목을 선물받았다. 학교 건물 앞을 침목 데크로 꾸몄다. /이윤정 기자



다듬이 / 복도에 다듬이를 일렬로 전시했다. 오래된 나무복도와 다듬이가 잘 어울린다. /이윤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