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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산,캠핑,기타자료/한국의 캠핑장

[한국의 캠핑장]고향집에 텐트를 치다, 남양주 깊은산속옹달샘캠핑장

by 시리우스 하우스 2011. 9. 9.

[한국의 캠핑장]고향집에 텐트를 치다, 남양주 깊은산속옹달샘캠핑장

 

옛 초가집 앞마당에 텐트를 친 모습. 사방에 나무가 그늘을 만든다. /이윤정 기자

 

단골 캠핑객이 많은 곳은 다 이유가 있습니다. 남양주의 캠핑장들은 유독 캠핑객 사이에서 사랑받는 곳입니다. ‘깊은산속옹달샘’에 들르면 그 까닭을 알게 됩니다.

캠핑장에도 8학군이 있다는 것 아세요? 산 좋고 물 맑은 곳이면 어디나 좋은 캠핑장이 된다지만 ‘남양주’는 그야말로 캠핑 천국입니다. 수도권과 가까우면서도 때 묻지 않은 자연 덕에 캠핑객이 ‘캠핑 8학군’이라 부르는 곳. 그중 운길산 자락에 자리 잡은 ‘깊은산속옹달샘’ 캠핑장은 ‘새벽엔 토끼가 달밤엔 노루’가 들를 것만 같은 산골입니다. 캠핑장 안팎으로 시냇물이 졸졸 흐르고 봄 햇살은 바스락바스락 나뭇잎 사이로 쏟아집니다.

운길산 깊은 산속 캠핑장

깊은산속옹달샘 캠핑장에 있는 오두막. 아이들이 올라가서 시간을 보낸다. /이윤정 기자


화창한 주말 운길산역은 인파로 북적입니다. 알록달록 등산복을 입은 상춘객은 대부분 송촌리를 거쳐 수종사 방향 산행을 택합니다. 캠핑장은 진중리에 있습니다. 운길산역에서 진중리 쪽으로 난 길을 따라갑니다. 어느새 길은 임도로 바뀝니다. 역에서 4.2km. 꽤나 산골로 들어왔다 싶은데 캠핑장 표지판은 보이지 않습니다. 임도마저 등산로로 바뀌는 시점 텐트와 타프가 눈에 들어옵니다. ‘깊은 산속 옹달샘’ 캠핑장입니다.

입구에 서면 캠핑장이 한눈에 들어오지 않습니다. 입구 쪽에 너른 사이트가 있어 “이게 다인가”싶은데 캠핑장은 산 위로 계속 이어집니다. 캠핑장지기인 이준희씨(40)는 “1985년에 부모님께서 이곳 땅을 사셨어요. 위쪽은 국유림이어서 식구들끼리 농장이나 가꾸려고 했던 곳이죠”라고 말합니다. 캠핑장을 연 건 3년 전의 일입니다. 캠핑을 즐겨 하던 이씨가 인터넷에 카페를 열었는데 알음알음 캠핑객이 찾아오기 시작했습니다. 한번 온 캠핑객은 단골이 돼 정기적으로 이곳을 찾죠.

샘이 솟아나는 곳

옹달샘/ 캠핑장에는 정말 옹달샘이 있다. 이곳에서는 차갑고 맑은 지하수가 계속 샘솟는다. 캠핑장 이름에 괜히 ‘옹달샘’이 들어가 있는 게 아니다. /이윤정 기자


캠핑장은 약 5000평부지. 가운데에 토담집 2채가 있습니다. 캠핑장지기가 머무는 집도 따로 2채가 있습니다. 이 집들을 중심으로 위아래에 캠핑장이 조성돼 있습니다. 옛 한옥을 그대로 살려놓고 곳곳에는 장독과 오두막이 있습니다. 토담집 바로 앞에도 텐트를 치면 마치 고향집에서 캠핑을 하듯 푸근한 분위기입니다. 아래쪽 부지는 아이들이 뛰어놀 수 있도록 작은 운동장이 마련됐습니다. 너른 마당처럼 꾸며져 단체 캠핑객을 위한 공간이 됩니다. 위쪽 부지는 산 속에 파묻힌 느낌이 듭니다. 나무그늘이 드리워져서 아늑한 느낌이 들죠.

‘깊은산속옹달샘’ 캠핑장에는 정말 ‘옹달샘’이 있습니다. 캠핑장 중심에 청명한 지하수가 샘솟는 소가 있죠. 차가운 지하수의 맛은 달콤할 정도로 시원합니다. 캠핑장의 개수대는 모두 운길산의 지하수와 연결됩니다. 옛날 시골집 마당에 쭈그리고 앉아 설거지를 하면서도 캠핑객들은 그저 즐겁다는 표정입니다. 신식 개수대도 있는데 굳이 옛 개수대에 모여 앉습니다. ‘꾸미지 않은 듯 자연스러움’이 시골 고향집 같아 더 좋다나요.

등산 할까, 밭 일굴까.

등산로/ 캠핑장 바로 옆 임도가 등산로가 된다. 이 길을 따라 운길산 정상으로 갈 수 있다. /이윤정 기자


남양주가 괜히 캠핑 8학군으로 불리는 게 아닙니다. 캠핑장 인근이 온통 ‘아웃도어’ 천국입니다. 캠핑장 옆으로 난 임도는 운길산 등산로로 이어집니다. 캠핑장에서 정상까지는 걸어서 약2시간이 걸립니다. 정상을 넘어 수종사로 넘어갈 수도 있습니다.

캠핑장 안팎으로는 팔당계곡의 물줄기가 흐릅니다. 한여름에는 무성하게 우거지는 나무그늘과 시원스레 흐르는 계곡 덕에 더운 줄 모른다고 하죠. 청정한 환경 덕에 여름에는 모기도 보이지 않습니다.

주말농장/ 한 캠핑객이 주말농장을 가꾼다며 씨감자를 사왔다. 일년에 10만원을 내고 캠핑장 밭을 빌려 자신만의 땅을 일군다. /이윤정 기자


올해부터는 캠핑장 주변 밭이 주말농장으로 활용됩니다. 단골 캠핑객에게 1년 땅을 빌려주고 밭을 일구도록 하는 것입니다. 이미 몇몇 캠핑객이 씨감자를 심으면서 밭은 활기가 넘칩니다. 그야말로 귀농 맛보기 체험입니다. 여기가 과연 수도권인가 헷갈릴 때쯤 어느새 시골집에서의 하룻밤이 저뭅니다.

캠핑Tip/ 키친 테이블 구성



요리는 캠핑의 빼놓을 수 없는 즐거움입니다. 키친 테이블을 따로 갖추면 요리하기 편리하고 또 정리도 쉽습니다. 테이블, 스토브 거치대, 조리대, 식기 건조 및 수납공간 등을 갖추면 집에 있는 주방 부럽지 않은 공간이 완성되는데요. 키친 테이블은 분리형과 일체형이 있는데 일체형이 조금 더 쓰기 편합니다. 조리대는 음식 재료를 다듬고 손질하는 공간인데 알루미늄, 베니어판, 원목 등이 주된 소재입니다. 뜨거운 것을 올려놔도 괜찮을 만큼 열에 강한 것이 좋습니다. 또 테이블 밑에 수납그물이 있으면 식기는 물론 조리도구를 간단하게 수납할 수 있어 편리한데요. 스토브 거치대는 자신의 스토브에 맞는 걸 구입해야 합니다. 버너가 하나인 원웨이 스토브는 거치대를 사용할 수 없으므로 일반 테이블을 이용하는 게 더 낫습니다. 테이블에 랜턴 걸이는 필수입니다. 랜턴 걸이가 없으면 야간에 요리 시 조리대 위에 랜턴을 놓고 사용해야 하는데 비좁고 불편합니다. 설거지통을 따로 마련하는 것도 좋습니다. 취사장과 텐트의 거리가 멀 경우 위력을 발휘합니다. 급할 경우 설거지통에서 설거지를 바로 할 수도 있고 설거지를 마친 후에는 식기 수납공간으로 활용되기도 합니다.


가는길/
서울에서 6번 국도를 따라 팔당대교를 지나 진중3거리에서 45번 국도를 탄다. 운길산역을 끼고 진중리 방향을 따라간다. 주필거미박물관과 세정사를 지나면 깊은산속옹달샘캠핑장 표지판이 보인다. 여기서 운길산 정상까지는 걸어서 2시간이다. 운길산역에서 캠핑장까지는 4.2킬로미터. 내비게이션에는 경기도 남양주시 조안면 진중리 570번지를 치면 된다

기타정보/
개수대와 화장실이 모두 갖춰져있다. 샤워시설은 있지만 온수가 나오지 않는다. 캠핑장 아래쪽 사이트는 그늘이 부족하므로 타프를 챙겨야한다. 위쪽 사이트는 숲에 파묻혀있어 아늑한 느낌이 들지만 전기시설이 조금 멀어 릴선을 챙겨야 한다. 텐트 1동당 1박에 전기료 포함 2만원. 황토집에서 민박을 할 수 있다. 1박에 5만원. 여유있는 캠핑장 운영을 위해 50동까지만 예약을 받는다. 주말농장 대여비는 1년에 10만원이다. (예약문의 : borracho0304@naver.com)


고향집에 온 듯/ 깊은산속옹달샘 캠핑장의 사이트는 다양하다. 산 속 너른 평지사이트도 있지만 한옥 앞 아늑한 부지도 있다. 장독대와 텐트가 오묘한 조화를 이룬다. /이윤정 기자



산 속 사이트/ 캠핑장은 중심에 한옥과 캠핑장지기 집이 있고 그 위, 아래로 사이트가 형성돼있다. 위쪽 사이트는 릴선으로 전기를 끌어와야 하지만 산 속에 파묻힌 듯한 느낌을 준다. / 이윤정 기자



아래쪽 사이트/ 캠핑장 입구 쪽에도 사이트가 있다. 어느 곳이나 나무가 있어서 그늘이 풍부한 편이다. 그래도 입구 쪽 사이트에 텐트를 치려면 타프를 함께 치는 것이 좋다. /이윤정 기자



토담집/ 이 토담집은 캠핑장이 생기기 전부터 있던 몇십 년 된 한옥이다. 현재는 민박집으로 활용한다. /이윤정 기자



토담집 내부/ 토담집 문을 열자 황토 냄새가 향긋하게 코끝을 자극했다. 텐트에서 하룻밤, 토담집에서 하룻밤을 청하고 싶은 곳이다. /이윤정 기자



나물 캐는 소년/ 부모와 캠핑을 온 아이들. 나물 캐러 간다며 팔을 걷었다. /이윤정 기자



운길산까지 2시간/ 캠핑장은 운길산역에서 4.2km 떨어진 곳에 위치해있다. 등산객들은 운길산역에서 걸어서 세정사와 깊은산속옹달샘캠핑장을 지나 운길산 정상에 다녀온다. /이윤정 기자



옛날식 개수대/ 캠핑장에는 마치 시골집에서 쓰는 듯한 개수대가 있다. 지하수를 직접 끌어올려서 쓰는데 일부러 옛날 고향의 느낌을 주기 위해 그대로 개수대를 사용하고 있다. /이윤정 기자



현대식 개수대/ 캠핑장에는 현대식 개수대도 있다. 그런데 캠핑객들은 이상하게도 옛날식 개수대의 느낌이 좋다며 쭈그리고 앉아 설거지를 하는 경우가 많다. /이윤정 기자



카페 공간/ 정식 카페는 아니지만 간단하게 차를 마실 수 있도록 공간을 꾸며놓았다. 깊은산속옹달샘 캠핑장은 보물 같은 숨은 장소가 많다. /이윤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