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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산,캠핑,기타자료/한국의 캠핑장

[한국의 캠핑장]동화나라 캠핑마을, 포천 유식물원 캠핑장

by 시리우스 하우스 2011. 9. 9.

 

[한국의 캠핑장]동화나라 캠핑마을, 포천 유식물원 캠핑장

  • 식물원과 캠핑장은 왠지 어울릴 것 같지 않지만 포천 유식물원 캠핑장은 그런 편견을 단숨에 뛰어넘습니다. 자연과 인공, 캠핑과 놀이가 맛있게 버무려진 식물원 속 캠핑장이기 때문입니다.

    토요일 오후 368번 지방도로를 지나 포천 갈월2리 마을길로 들어섰습니다. 자동차 한 대가 겨우 지나갈 만한 좁은 시골길. 캠핑장을 함께 운영해 인기를 모으고 있는 식물원이 이런 외진 곳에 있을까하는 의심이 뭉게뭉게 피어납니다. 삼정리를 지나 구불구불 산으로 인도하는 길을 따라 10분 남짓, 유식물원 입구가 눈에 들어옵니다. 아니, 입구부터 줄지어 서 있는 차량 행렬이 더 먼저 시야를 가로막았습니다. 텐트 펙을 고정시키는 망치소리가 산 속 식물원에 ‘탕’ ‘탕’ 울려 퍼집니다. 정적일 것만 같던 식물원은 이미 어린아이의 뛰노는 소리에 점령당했습니다.

    식물원, 구경 아닌 체험을 하다

아기자기한 조형물이 유식물원 캠핑장 구석구석을 수놓는다. 동화나라에 텐트를 친 느낌이다. /이윤정기자

 

텐트를 치기 전 유식물원을 한바퀴 돌아봤습니다. 흔히 봐왔던 캠핑장과는 너무나도 다른 분위기였기 때문입니다. 홍대 갤러리 카페를 연상시키는 아기자기한 조형물이 식물원 구석구석을 수놓습니다. 유식물원은 총 20,000㎡, 6만평이 넘는 부지입니다. 식물원 입구부터 전망대까지는 걸어서 왕복 1시간이 넘게 걸립니다. 넓은 공간이라 허술할 법도 한데 주인장의 손길이 미치지 않은 곳은 없습니다. 계곡 위로는 목조다리가 아담하게 길을 내고, 그네와 벤치가 쉴 공간을 마련해줍니다. 잣나무 숲에 둘러싸인 식물원에는 탱고의 정원, 얼음골, 산딸나무숲, 하늘정원 등 테마파크가 들어섰고 그 사이사이에 텐트를 치는 공간이 마련됐습니다. 마치 동화나라에 캠핑촌이 들어선 느낌입니다.

유식물원 유상혁대표는 “처음에는 변절자 취급을 받았어요. 식물원에서 캠핑장을 운영한다고 지인들이 손가락질을 했죠.”라며 입을 열었습니다. 유대표는 2008년 5월 아이리스전문 식물원을 열었습니다. 8년간의 준비기간을 거친 뒤였습니다. 그런데 왜 식물원에 캠핑장을 열 생각을 했을까요. 유대표는 “사람들이 몇 시간만 식물원을 보고 가는 게 아쉬웠어요. 조금 더 자연 속에 머물러주길 바랬죠. 그래서 고심 끝에 2009년 캠핑장을 함께 열었습니다.”라고 설명합니다. 물론 처음에는 고민도 따랐습니다. 식물원이 훼손될 것이라는 우려가 가장 컸습니다. 그러나 캠핑객은 식물원을 제 집처럼 아껴줬습니다. 오히려 자신이 머물렀던 자리를 깨끗하게 정리하고 떠나는 모습에 유대표는 걱정을 내려놓았습니다.

지도를 들고 보물찾기에 나선 아이들

보물찾기라도 하는 양 어린이들이 지도를 들고 유식물원을 탐방하는 모습을 쉽게 볼 수 있다. /이윤정기자


유식물원 캠핑장의 가장 큰 장점은 뭘까요. 대다수의 캠핑객이 어린이가 놀기에 좋다는 것을 강점으로 꼽았습니다. 조남식씨(38)가족은 “캠핑장은 자연 속에 파묻혀 있다고만 생각했는데 이곳은 좀 달라요. 아이들이 식물원 구석구석을 돌아보며 배우는 것도 좋고요. 곳곳에 놀거리가 많더라고요.”라고 말합니다. 어린이에게 가장 인기가 많은 곳은 단연 레일썰매장입니다. 이 외에도 토끼산책로와 등잔전시관, 아열대온실, 어린이가든 등 어린이 캠핑객을 위한 다양한 장소가 마련됐습니다. 유식물원에서는 가족캠핑객을 위해 보물찾기 이벤트와 식물원 해설프로그램도 진행합니다. 아이들은 식물원 지도를 펼쳐들고 보물찾기 삼매경에 푹 빠집니다.

아침에 눈을 뜨면 식물원 정상에 있는 전망대까지 산책을 나섭니다. 식물원 남쪽에 위치한 탱고의 정원에서 시작해 아열대온실, 등잔전시관, 꽃창포원, 자연림, 산딸나무숲, 아이리스원을 지나 전망대에 오릅니다. 산정호수까지 넓게 펼쳐지는 풍광에 심호흡을 한 뒤, 내려오는 길에는 휴양림, 하늘정원, 썸머왈츠, 암석원을 지나 식물원 입구에 다다를 수 있습니다. 여유 있게 둘러보면 왕복 1시간 30분 정도 소요됩니다.

캠핑 초보도 즐겁게 다녀가지요

초보 캠핑객도 부담없어요/ 캠핑을 한번도 해보지 않았다면 장비를 사기 전에 유식물원에서 1박을 해보길 권한다. 텐트를 비롯한 모든 캠핑 장비를 빌릴 수 있어 어떤 장비부터 사면 좋을지 결정하기 좋다./ 유식물원 제공


유식물원 캠핑장에는 총 100동의 오토캠핑장이 마련돼 있습니다. 크게는 3곳의 사이트로 나뉘는데 일반 평지부터 숲속 캠핑장까지 종류가 다양합니다. 가장 좋은 점은 사이트 한 면마다 구획이 나뉘어 있지 않아 자유자재로 텐트와 타프를 구성할 수 있다는 점입니다. 큰 텐트에 여러 대의 차를 가져오는 경우도 있어서 주차공간도 한정하지 않았습니다. 캠핑장이 수도권에 있다 보니 친한 사람들을 초대해 바비큐를 즐기는 캠핑객도 많기 때문이죠. 보통 주말이면 100동의 사이트가 꽉 차고 150대 이상의 차량이 캠핑장에 들어옵니다.

이외에 20동에는 텐트를 비롯한 모든 캠핑장비가 마련돼 있습니다. 캠핑을 처음 시작하는 사람들을 위한 배려입니다. 캠핑 체험을 한 번 해보면 필요한 장비를 선별해 구입할 수 있기 때문이죠. 캠핑초보라서 장비를 빠트리고 오는 경우 캠핑장 지기를 자처한 유상혁대표가 직접 장비를 대여해줍니다. 올 가을부터는 펜션도 문을 열었습니다. 대가족이 올 경우 펜션 앞에 텐트를 치고 펜션도 함께 이용할 수 있습니다.


캠핑Tip. 겨울 캠핑 시 유용한 법칙



겨울 캠핑은 혹한과 강풍에 대비해야 합니다. 그런데 몇 가지 간단한 법칙만 숙지하고 있어도 훨씬 편하게 동계 캠핑을 즐길 수 있습니다. 우선 야영지에 도착하면 텐트를 치기 전에 옷부터 챙겨 입어야 합니다. 상하의 모두 우모복(거위나 오리털을 소재로 하는 다운의류)을 입으면 가벼우면서도 보온에 효과적입니다. 모자와 장갑도 갖춰야 체온 손실을 막을 수 있습니다. 옷을 다 입으면 그 다음에 텐트를 칩니다. 바람이 심할 경우 폴을 조립하기 전에 펙부터 박아 텐트를 고정시켜 놓는 것이 좋습니다. 펙을 박을 때는 지면과 45°각도로 설치해야 강풍에도 쉽게 빠지지 않습니다. 매우 추운 겨울에는 땅이 얼어 일반 펙이 들어가지 않기 때문에 동계용 펙을 따로 준비해야 합니다. 텐트를 다 치고 나면 우모화 등 체온을 유지시켜주는 실내용 장비를 챙깁니다. 신고 온 등산화는 비닐에 싸서 텐트 안에 넣어둬야 합니다. 잠이 들기 전에는 물통에 있는 물을 미리 버너에 넣어놓습니다. 물통에 그냥 물을 넣어두면 다음날 얼기 때문에 사용하기 불편합니다. 버너에 넣어놓은 물은 다음날 얼은 상태에서 바로 열을 가해 조리에 사용할 수 있습니다. 다음날 아침에 갈아입을 옷과 마실 물, 부탄가스 등도 얼지 않도록 발밑에 넣어두고 자는 것이 좋습니다.


가는 길/
서울북부에서 의정부를 지나 포천시청에서 368번 지방도로에 오른다. 백궁가든이 보이면 우회전해서 유식물원 표지판을 따라 오면 된다. 내비게이션에는 ‘경기도 포천시 신북면 삼정2리 산38’을 입력. 대중교통을 이용한다면 포천시청 농협중앙회 건너편에서 57번 버스를 타고 갈월2리에서 내리면 된다.

시설정보/
오토캠핑사이트 100동, 캠핑장비가 마련돼 있는 캠핑하우스 20동이 있다. 24시간 온수가 나오는 샤워실과 개수대가 식물원 중앙에 마련돼 있다. 별도로 캠핑장 곳곳에 간이화장실이 설치돼 있다. 캠핑장에서는 전기는 물론이고 무선인터넷도 사용할 수 있다. 식료품을 사려면 식물원 바깥으로 5km 이상 나가야 하므로 들어오기 전에 사가지고 오는 것이 좋다. 장작, 전기릴선, 전기등, 토치 등 다양한 캠핑장비를 식물원에서 대여할 수 있다. 이용요금은 오토캠핑 1박에 비수기 28,000원. 성수기 30,000원이다. 캠핑비용에 식물원 이용료, 전기 사용료, 레일썰매 체험비 등이 모두 포함돼 있다. 텐트를 포함한 캠핑장비를 모두 대여해 1박을 할 경우 이용료는 7만~13만원이다.

추가정보/
사이트는 구획이 따로 없어서 텐트와 타프를 자유롭게 칠 수 있다. 단, 샤워실과 개수대가 식물원 가운데 한 곳만 있어 외진 곳에 텐트를 칠 경우 불편을 감수해야 한다. 어두운 산길을 따라 500m넘게 걸어와야 하기 때문이다. 간이 화장실은 곳곳에 설치돼 있다. 편리성을 따진다면 샤워실과 개수대 인근에 텐트를 치는 것이 좋고 조용하게 캠핑을 즐기고 싶다면 휴양림 인근에 자리를 잡는 것이 좋다.



어린이가 행복한 캠핑장/ 대부분의 캠핑객이 유식물원의 강점으로 어린이가 놀기에 좋다는 것을 꼽았다. 그중 어린이에게 가장 인기가 많은 곳은 단연 레일썰매다. /이윤정기자



자연 속 캠핑장/ 인공적인 느낌을 싫어한다면 식물원 휴양림 인근에 위치한 곳에 자리를 잡는 것도 좋다. 아기자기하게 꾸며진 다른 사이트와 다르게 자연 속에 폭 파묻힌 느낌이 든다. /이윤정기자



아열대온실/ 겨울에는 야외에서 볼 수 있는 식물이 많지 않다. 대신 아열대온실에서 몸을 녹이며 관람을 하는 것도 괜찮다. /이윤정기자



캠핑장 저녁 풍경/ 마치 헤이리 예술마을을 연상시키는 아기자기한 조형물이 식물원 곳곳에 마련돼 있다. 텐트와 오묘한 조화를 이룬다. /이윤정기자



전망대/ 아침에는 식물원 정상에 있는 전망대까지 산책을 나가보는 것도 좋다. 전망대에 오르면 산정호수까지 시원스럽게 내려다보인다. /이윤정기자



토끼산책로/ 볼거리가 풍부한 유식물원에는 토끼산책로를 비롯해 아열대온실, 어린이정원 등이 마련돼 있다. /유식물원 제공



유식물원 봄풍경/ 봄에는 아이리스를 비롯한 식물원의 꽃들이 만개한다. 사진은 유식물원 썸머왈츠 풍경 / 유식물원 제공



유식물원 겨울 전경/ 식물원 캠핑장이라 하여 봄, 여름 풍광만 아름다운 것은 아니다. 눈 내린 풍광이 겨울 캠핑객을 유혹한다. /유식물원 제공



얼음골/ 유식물원 캠핑장은 여러 구획으로 이뤄졌는데 곳곳마다 특색이 있다. 사진은 여름에 특히 시원하다 하여 ‘얼음골’로 불리는 곳. /이윤정기자



아열대온실과 등잔전시관/ 유식물원은 텐트를 쳐놓고 난 뒤 여유를 가지고 돌아볼 곳이 많아 좋다. 사진 왼쪽이 아열대온실, 오른쪽이 등잔전시관이다. /이윤정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