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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산,캠핑,기타자료/한국의 캠핑장

[한국의 캠핑장]너그러운 산 속에서의 하룻밤, 무주 덕유대야영장

by 시리우스 하우스 2011. 9. 8.

 

 

[한국의 캠핑장]너그러운 산 속에서의 하룻밤, 무주 덕유대야영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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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덕유대야영장은 구천동 33경의 한가운데 위치해 있습니다. 국립공원 내 야영장 중 가장 큰 규모를 자랑하지만 숲 속에 야영지가 아늑하게 자리 잡아 캠핑객이라면 한번쯤 묵어가고 싶은 곳으로 꼽힙니다.

    덕유산은 덕이 많고 너그러운 산입니다. 임진왜란 때 왜병들의 길을 안개로 막아 산 속에 숨은 백성의 목숨을 구했기 때문이죠. 그 뒤로 ‘광여산(匡廬山)’에서 ‘덕유산(德裕山)’으로 이름이 바뀌었습니다. 너그러운 품 덕분인지 덕유산국립공원은 1982년부터 캠핑객을 품었습니다. ‘덕유대야영장’은 이름 속 ‘대(大)’자가 들어간 것처럼 국립공원 중 가장 큰 규모의 야영장(947,646㎡)을 갖췄습니다. 자랑할 만한 것은 크기뿐만이 아닙니다. 무주구천동 계곡가에 자리 잡은 야영장은 덕유산의 너그러운 품으로 캠핑객을 끌어안으며 구천동 절경 속으로 안내합니다.

    굽이굽이 산 속 1700여개 캠핑 사이트

덕유대야영장 조감도. 국립공원 중 가장 큰 규모의 야영장(947,646㎡)을 갖췄다. /덕유산국립공원 제공


덕유산(德裕山·1614m)은 무주와 장수, 경남 거창과 함양 등 4개 군에 걸쳐 있습니다. 산의 정상인 향적봉을 중심으로 30㎞를 흐른 산줄기는 마치 거대한 파도처럼 위엄을 과시합니다. 그중 구천동은 심산유곡의 상징이라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굽이굽이 절경을 자랑합니다. 덕유대야영장은 바로 구천동 33경이 포진해 있는 산줄기에 있습니다. 오토캠핑객이라면 라제통문을 지나 37번 국도를 타고 덕유대야영장까지 오는 것이 좋습니다. 옛 백제와 신라의 관문이었던 라제통문부터 제14경 수경대까지는 외구천동, 제15경 월하탄부터 제33경 향적봉까지는 내구천동입니다. 야영장은 월하탄 인근에 위치했습니다. 외구천동의 절경을 만끽하는 드라이브가 덕유산 캠핑의 첫 즐거움을 선사합니다.

울긋불긋 알록달록/ 울긋불긋 단풍이 덕유산을 수놓았다. 알록달록한 텐트가 단풍과 어우러져 산을 장식한다. 이내 구수한 냄새가 야영장에 퍼진다. /이윤정기자


덕유대야영장은 덕유산국립공원 삼공지구 사무소를 지나면 바로 나타납니다. 캠핑사이트가 1,750동에 달하기 때문에 인터넷 예약은 받지 않습니다. 선착순으로 입장해 자리를 잡으면 됩니다. 1일 수용인원이 7천여 명에 달하지만 여름 성수기에는 캠핑 사이트가 없을 정도로 인기가 많습니다. 야영지는 총 7개 구간으로 나뉩니다. 아래쪽에 위치한 제7야영장은 각 사이트마다 전기시설 및 주차장을 갖췄습니다. 85면의 오토캠핑 사이트가 구축돼 있어 이용하기 편리합니다. 차를 타고 위쪽으로 더 올라가면 1~6야영지가 차례로 나옵니다. 이곳은 산 속에 텐트를 칠 수 있습니다. 차를 아래쪽에 주차하고 캠핑 장비를 옮기는 불편함도 잠시, 숲 속의 아늑함에 취하고야 맙니다. 사방에 켜켜이 쌓인 덕유산 자락이 시야를 채우기 때문이죠.

이름·나이·직업은 몰라도 마음으로 통해요

덕유대야영장을 찾은 이나경(8,왼쪽), 이승비(7)자매. 꽃으로 소꿉놀이를 하고 있었단다. /이윤정기자


취재를 간 날 마침 네이버카페 ‘캠핑퍼스트’ 정기모임이 있었습니다. 500여 가족이 산 속에 텐트를 치기 시작합니다. 울긋불긋한 단풍과 알록달록한 텐트가 산을 물들이는가 싶더니 이내 구수한 음식 냄새가 야영장에 퍼집니다. 야영객들은 서로의 이름도, 나이도, 직업도 묻지 않습니다. 그렇지만 서로 텐트 치는 것을 도와주고 담소를 나눕니다. 캠핑 5년차인 김태철씨 부부는 중학생 자녀와 함께 덕유산을 찾았습니다. 김태철씨는 “캠핑은 현실을 잠시 떠나오는 것이기 때문에 캠핑객들끼리 서로 신상을 묻지 않는 게 불문율이에요. 하지만 음식도 나눠먹고 캠핑 최신 정보도 공유하죠. 캠핑 5년차여도 항상 배울 게 생깁니다.”라고 말합니다.

세상에 하나뿐인 텐트/ 박광일(38)씨가 직접 제작한 티피형 텐트. 박씨는 “처음에는 장비를 사기 시작했는데 캠핑이 좋아지면서 나만의 장비를 갖고 싶더라고요. 그래서 재봉을 배워 텐트를 제작했죠.”라며 손수 만든 티피형 텐트를 소개했다. /이윤정기자


가족보다 하루 먼저 덕유대야영장에 도착해 자리를 잡은 박광일(38)씨는 직접 캠핑도구를 만들 정도로 캠핑 마니아입니다. 박씨는 “처음에는 장비를 사기 시작했는데 캠핑이 좋아지면서 나만의 장비를 갖고 싶더라고요. 그래서 재봉을 배워 텐트를 제작했죠.”라며 손수 만든 티피형 텐트를 소개합니다. 의자와 야전침대 등도 손수 리폼을 하여 나만의 장비를 챙겼습니다. “비싼 장비를 굳이 구입할 필요는 없어요. 자연을 느낄 수 있는 최소한의 장비로도 훌륭한 캠핑을 할 수 있습니다.”라고 조언합니다.

봄·여름·가을·겨울 4계절 덕유산 즐기기

1980·90년대 덕유대야영장은 주로 기업 및 학교의 단체행사장으로 활용됐습니다. 그러나 2000년대 들어 오토캠핑객이 늘면서 가족단위 야영객이 덕유산을 찾기 시작했습니다. 캠핑객들은 사시사철 덕유산의 매력에 빠질 수 있는 것을 가장 큰 강점으로 꼽습니다. 봄에는 철쭉이 덕유산을 수놓고 여름에는 시원한 구천동 계곡이 더위를 식혀 줍니다. 가을 단풍은 야영지에 포근한 카펫을 깔아주고 겨울에는 설경이 눈 호강을 시켜줍니다.

향적봉 / 덕유산의 정상인 향적봉의 가을 단풍. 알록달록 자연이 놓은 수에 마음을 빼앗긴다. /덕유산국립공원 제공


야영장에서 이어지는 덕유산 산행도 빼놓을 수 없는 매력입니다. 야영장에서 백련사까지 오르는 길은 경사가 완만합니다. 천천히 걸으면 2시간 정도 거리입니다. 백련사에서 향적봉까지는 가파른 길입니다. 1시간 30분 정도 걸어야 합니다. 힘든 산행이 부담된다면 야영장에서 차를 타고 5분 거리에 위치한 무주리조트에서 곤돌라를 이용하면 됩니다. 곤돌라를 타고 설천봉에서 내리면 도보로 20분 거리에 향적봉이 있습니다. 발아래 깔린 덕유산은 겹겹이 넓은 팔을 펼치면서 순식간에 마음을 빼앗아갑니다.

캠핑Tip. 백패킹 기본 준비



캠핑붐이 일기 시작한 것은 오토캠핑, 즉 차에 캠핑장비를 싣고 야영을 하기 시작하면서부터입니다. 그러나 이미 '야영생활에 필요한 장비를 갖추고 떠나는 등짐여행' 즉, '백패킹(backpacking)'은 등산과 트레킹이 복합된 레저 스포츠로 사랑을 받아왔습니다. 요즘 다시 캠핑객들 사이에 '백패킹'이 각광을 받고 있습니다. 자동차 없이 자연과 더 가깝게 지낼 수 있기 때문이죠. 우선 배낭에 장비를 모두 실어야하기 때문에 부피가 작고 무게가 가벼운 제품을 준비하는 것이 좋습니다. 특히 배낭 무게를 좌우하는 텐트, 침낭, 코펠 선택이 중요한데요. 텐트는 2~3kg정도 나가는 초경량 텐트를 구입하는 것이 좋습니다. 내수압이 높고 찢김에 강한 텐트인지도 잘 살펴야 합니다. 자동차 없이 캠핑을 갔을 경우 텐트가 손상되면 캠핑을 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최근에는 힐레베르그, 럭스 등 다양한 업체의 1~2인용 텐트 인기가 높습니다. 매트리스도 부피를 줄일 수 있는 자충식 매트리스를 준비하는 것이 좋습니다. 평소에는 부피가 줄어 있다가 뚜껑을 열어놓으면 공기가 자동으로 들어가는 매트리스도 출시되고 있습니다. 취사도구도 초경량 제품이 시중에 출시돼 있습니다. 트란지아의 경우 버너와 코펠이 세트로 구성된 솔로용 취사도구를 내놓았습니다.



오는 길/
무주행 버스를 타고 무주터미널에서 내려 구천동행 버스를 탄다. 삼공주차장까지 40여분이 소요된다. 삼공주차장에서 덕유산 야영장 매표소로 오면 된다. 기차를 이용할 경우 대전역에서 내려 대전 동부 시외버스터미널로 이동한다. 다시 구천동 행 버스를 타면 약 1시간 40여분 만에 삼공주차장에 도착한다. 오토캠핑객이라면 무주IC에서 나와 19번 국도를 타고 다시 49번 지방도를 이용해 삼공주차장에 들어가면 된다. 외구천동 드라이브를 즐기고 싶다면 라제통문을 지나는 37번 국도를 통해 가는 것을 추천한다. 내비게이션에는 ‘전북 무주군 설천면 삼공리 산60-5번지’를 입력하면 된다.


기타정보/
덕유산국립공원 http://deogyu.knps.or.kr/main/main_park_deogyu.do#3
문의: 063-322-3374
이용료:
- 1~6야영지 (일반야영장): 성인 1인 기준 1일에 1,600원(성수기 2,000원)
- 7야영지 (오토캠핑장): 캠핑사이트 한 면당 9,000~17,000원
- 일반야영장 주차료: 4,000원(비수기) 5,000원(성수기)

이용 정보: 오토캠핑장은 그늘이 부족하므로 타프를 챙기는 것이 좋다. 1~6야영지는 나무그늘이 시원하게 드리운다. 단, 전기를 사용할 수 없다. 2010년 11월 11월부터 2011년 4월경까지 1~6야영지는 동파 관계로 이용이 제한된다.

시설현황/



나만의 장비/ 캠핑을 가면 항상 귀인을 만난다. 덕유산에서 만난 귀인은 박광일(38)씨다. 캠핑을 좋아해 직접 텐트를 제작하는 것은 물론이고 장비도 리폼해서 나만의 장비를 가지고 다닌다. 사진은 나만의 장비로 가득한 텐트 내부. /이윤정기자



마음껏 뛰노는 동심/ 캠핑장에 오면 아이들의 웃음소리가 들려 좋다. 부모님이 캠핑장비를 내리는 동안 아이들은 뛰어놀기 시작한다. 이번 주말, 아이들에게 캠핑장의 웃음을 선사하는 것은 어떨까./ 이윤정기자



속칭 ‘깔맞춤(?)’ / 텐트가 자연과 색깔 맞춤을 했다. 요즘 속어로 저렇게 색을 맞추는 걸 ‘깔맞춤’한다고 하던데, 텐트와 자연이 어우러진 모습이 보기 좋다. / 이윤정기자



야영지 풍경/ 야영장을 찾은 가족들에게서는 행복의 냄새가 난다. 저렇게 텐트 앞에 둘러앉아 식사를 함께 하는 것만으로도 캠핑객들은 즐겁다고 한다. /이윤정기자



숯 피우기/ 화로에서 숯을 피는 것은 인내를 요한다. 그래도 가족들은 즐겁기만 하다. 자연 속에 시간을 맡기는 것이 캠핑의 법칙이기 때문이다. /이윤정기자



트레일러/ 덕유대야영장을 찾은 날 네이버카페 ‘캠핑퍼스트’ 정기모임이 있었다. 500여 캠핑가족이 모이다보니 다양한 장비가 시선을 끈다. 알록달록 트레일러가 신기하다. /이윤정기자



어둠이 내려앉은 덕유대야영장/ 덕유대야영장 1~6영지는 랜턴이 필수다. 가로등이 있지만 산속에 캠핑 사이트가 있어 어둠 속에 발을 헛디디기 일쑤다. 어린이가 움직일 때면 부모가 조명을 비춰주며 길을 안내한다. /이윤정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