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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산,캠핑,기타자료/한국의 캠핑장

[한국의 캠핑장]어린 꿈나래를 펼치는 나눔의 장, 대천애육원 나래뜰 캠핑장

by 시리우스 하우스 2011. 9. 8.

 

[한국의 캠핑장]어린 꿈나래를 펼치는 나눔의 장, 대천애육원 나래뜰 캠핑장

  • 캠핑을 하면 가족애가 돈독해집니다. 캠핑 이웃 간에도 정이 쌓이지요. 그런데 나래뜰을 찾으면 나눔의 정도 돈독해집니다. 애육원 친구들에게 작은 도움을 줄 수 있기 때문입니다.

    '나래뜰'은 아이들이 마음껏 나래를 펼치라는 뜻에서 생긴 이름입니다. 원래 대천애육원에 있는 강당의 이름이기도 합니다. 대천애육원은 1952년부터 도움이 필요한 아동 중 입양, 대리양육, 가정위탁 등 가정보호를 할 수 없는 아동을 양육하는 곳입니다. 그런데 2008년 이곳에 캠핑장이 문을 열었습니다. 다소 의문이 갑니다. 어째서 애육원 뒷마당에 캠핑장이 들어선 것일까요.

    후원자들이 하루 묵어가는 곳으로 시작했지요

나래뜰캠핑장 입구. 가을코스모스가 캠핑장 입구에 곱게 피었다. /이윤정기자


대천해수욕장 가는 길에 접어들었습니다. 길 한편에 ‘아동복지 대천애육원’ 표지판이 보입니다. 바로 옆에는 ‘나래뜰 표지판’이 있습니다. 표지판을 지나 500여 미터. 좁은 길은 마을과는 거리가 있어서인지 매우 한적합니다. 고즈넉한 길 끝자락에 애육원이 나타나고 곧이어 나래뜰 캠핑장이 보입니다. 캠핑장이라 봤자 잔디를 깐 너른 공터입니다. 이미 몇 가족이 보금자리를 틀고 김을 모락모락 피우며 식사준비를 합니다.

때마침 이날은 애육원에서 파티가 열렸습니다. 후원자들과 애육원 가족들이 대하구이 바비큐를 할 모양입니다. 조용한 애육원에 활기가 넘칩니다. 후원자 중 나래뜰 캠핑장 아이디어를 낸 송명희(42)씨를 만날 수 있었습니다. 송씨는 “2000년부터 대천 애육원을 알게 돼 친한 친구들과 같이 후원을 하고 있었어요. 그런데 제가 캠핑하는 것을 즐겼거든요. 나래뜰 강당 뒤편에 있는 너른 공터가 캠핑장으로 보이는 거예요”라며 말문을 엽니다. “애육원 후원자들이 대부분 먼 곳에 살고 있으니 이곳에 왔다가 하루쯤 묵어가고 싶어 했거든요. 그래서 애육원에 들러서 나눔 활동을 하고 너른 공터에서 텐트를 치고 잠을 청했죠.”라며 캠핑장 탄생 과정을 설명합니다. 표지판과 나무 등 캠핑장 시설의 대부분이 후원자들의 손길로 만들어졌습니다.

나래뜰 캠핑이 나눔으로 이어지더라고요

캠핑장에 가을이 왔어요/ 나래뜰캠핑장은 자갈이 깔린 너른 들판처럼 보인다. 그래도 캠핑장 주변을 걷다보면 완연한 가을을 실감할 수 있다. 부모님과 캠핑을 온 박성렬(8), 박유진(7) 남매가 캠핑장 주변에서 주운 도토리를 내보인다. /이윤정기자


나래뜰은 2006년 지어진 강당의 이름입니다. 대천 애육원 전욱현이사장은 “원래 이곳 지명이 ‘나래 뜰’이었다고 해요. 후원자들이 아이들의 나래를 펼치라며 강당이름을 ‘나래뜰’이라고 지어줬죠”라고 말합니다. 캠핑객들은 나래뜰 뒷마당에서 텐트를 치고 화장실과 샤워실은 강당 시설을 이용합니다. 그래도 캠핑장은 수익사업이라고는 할 수 없습니다. 한 가족 당 1박에 1만 5천원 사용료를 이번 달부터 2만원으로 올린 것도 이 때문입니다. 전 이사장은 “물 사용료, 전기 사용료를 빼고 나면 남는 게 없어서 사실 수익이라고는 할 수 없어요. 하지만 후원자들이 이곳까지 와서 하루라도 묵고 갈 수 있도록 배려하는 차원에서 시작한 거죠.”라고 설명합니다.

그러나 나래뜰 캠핑장의 긍정적 효과는 과소평가할 수 없습니다. 캠핑객들이 한번 나래뜰을 찾으면 이곳을 잊지 못하고 도움의 손길을 보내기 때문입니다. 대천애육원 김송자원장은 나래뜰을 찾는 캠핑객에게 먹을 것을 챙겨줍니다. 심지어 인근에서 즐길 수 있는 관광코스까지 친절하게 소개해줍니다. 나래뜰의 따스함을 느낀 캠핑객들은 후원비는 물론이고 책이며, 옷가지를 보내오기 시작했습니다. 캠핑의 즐거움이 나눔의 따스함으로 발전한 것이죠.

즐길 거리가 넘치는 나래뜰 캠핑장

네이버카페 ‘캠핑&바베큐‘ 회원들이 크리스마스에 산타복장을 한 채 대천애육원 아이들에게 선물을 주고 있다. /’캠핑&바베큐‘ ID 뽈뽀리 제공


지난 16일 나래뜰 캠핑장을 찾은 박래송 ․ 이향숙 부부는 “인터넷 카페에서 나래뜰을 알았어요. 나래뜰 가족들을 도울 수 있어서 좋고요. 인근에 볼거리도 많아 이곳으로 오게 됐죠.”라고 말합니다. 박래송씨 가족은 오전에는 대천해수욕장으로 나가 갯벌체험을 즐겼습니다. 즉석에서 잡은 물고기와 해물로 캠핑 요리도 그득하게 차렸습니다. 아이들은 캠핑장에 떨어진 도토리를 줍기에 여념이 없습니다. 애육원 앞에 있는 놀이터에서 노는 동안 자연스레 애육원 친구들과도 어울립니다.

애육원 앞에서 캠핑을 하면 애육원 가족들에게 부정적인 영향을 끼치지 않을까 걱정하는 목소리도 있었습니다. 그러나 대천애육원 후원단체인 ‘바닷가아이들’ 회장 송명희(42)씨는 “사회와 분리돼있다시피 했던 애육원 친구들이 캠핑객들과 자연스럽게 교류하면서 표정이 밝아지기 시작했어요. 캠핑을 온 아이들과 대화를 나누기도 하고요. ‘가족’의 개념을 배우고 익히며 밝은 미래를 꿈꾸기 시작했다고 할까요”라고 설명합니다. 평소에는 애육원 가족들도 직접 텐트를 치고 캠핑을 즐기기도 합니다. 후원단체 ‘바닷가아이들’은 성탄절이 되면 산타클로스 복장을 하고 나래뜰 애육원 친구들에게 선물을 전달합니다. 바닷가아이들의 후원비는 100% 애육원 친구들의 학비를 위해 쓰입니다. 애육원생들에게 대학 진학이후 비용은 정부에서 지원이 되지 않기 때문입니다. 이번 주말, 캠핑의 따스한 정을 나래뜰에서 나눠보는 건 어떨까요.

가는길/
서해안고속도로 대천IC에서 나와 대천해수욕장 방면으로 간다. 36번 국도를 따라 가다보면 오른쪽에 ‘대천 애육원’ 및 ‘바닷가아이들’ 표지판이 보인다. 좁은 길로 500여 미터를 들어가면 대천애육원이 나오고 뒤쪽 나래뜰 강당 마당이 나래뜰 오토캠핑장이다. 내비게이션으로는 ‘충청남도 보령시 신흑동 647-2번지’ 를 찾으면 된다.

기타정보/
예약문의 : 070-8270-8765
이용료 : 1가족당 1박에 2만원 (전기료, 물 사용료 포함)
캠핑면 20곳 (예약제로 운영. 20사이트 이외에는 빌려 주지 않음)
샤워실 2곳.
화장실 2곳.
전기 사용 가능.
이용 정보: 그늘이 다소 부족하므로 타프를 꼭 챙겨야 한다. 장작 한 꾸러미 5천원에 구매 가능. 캠핑장 뒤쪽으로 산책로가 나 있다. 10분 정도 걸으면 바다가 보인다. 대천해수욕장까지는 승용차로 5분 거리다.

유의사항 : 애육원 바로 옆에 캠핑장이 있기 때문에 밤 10시 이후에는 소음 발생에 유의해야 한다. 1박 2만원의 사용료로는 애육원에 큰 도움이 되지 않는다. 기타 후원을 원한다면 041-933-9771 문의.


캠핑장 풍경/ 캠핑장 풍경은 주변 환경에도 크게 좌우되지만 어떤 가족이 꾸미느냐에도 크게 좌우된다. 박래송씨 가족은 텐트 두 개를 친 다음 타프를 설치해 부엌으로 활용한다. 즐거운 기운이 텐트 주변을 감돈다. /이윤정기자



'나래뜰‘강당/ 나래뜰은 원래 이곳의 지명이었다. 아이들이 나래를 한껏 펼치라는 의미다. 2006년 ’나래뜰‘ 강당이 생기고 앞마당은 2008년 ’나래뜰‘캠핑장으로 이름 지어졌다./이윤정기자



아늑한 텐트 내부/ 어른들이 음식을 준비하는 동안 아이들은 텐트안에서 평안한 시간을 보낸다. 텐트 안에서 책을 읽는 모습이 편안해 보인다. /이윤정기자



폴딩 트레일러/ 한참 취재를 하고 있는데 폴딩 트레일러를 장착한 차량이 들어왔다. 모두의 시선을 사로잡은 트레일러는 곧 으리으리한 생활공간으로 변신했다. /이윤정기자



트레일러 캠핑/ 네이버카페 ‘캠핑퍼스트’에서 ID‘구리구리’로 활동하는 한 캠핑족이 트레일러를 가지고 나래뜰캠핑장에 나타났다. 삼각 타프로 외부공간을 만들고 트레일러 안은 멋진 생활공간이 됐다. 매일 텐트를 펼치고 접다가 결국 트레일러를 구입하게 됐단다. /이윤정기자



트레일러 내부/ 트레일러 내부는 생각보다 아늑했다. 트레일러 천장을 손으로 돌려서 올리면 아늑한 내부공간이 생긴다. 트레일러 가격이 만만치 않지만 부엌과 잠자리가 따로 있어 편리하다. /이윤정기자



캠핑 오면 아빠가 부지런해지죠/ 나래뜰캠핑장을 찾은 박래송씨에게 캠핑의 장점을 물었다. 박씨는 “우선 아빠가 부지런해져요. 보통 주말이면 집에서 쉬기만 했는데 캠핑은 나오면 이렇게 가족들과 함께 활동을 하잖아요. 아이들이 가장 즐거워해요”라고 말한다. /이윤정기자



나눔으로 이어진 캠핑/ 나래뜰캠핑장 대부분의 시설이 후원자들의 도움으로 이뤄졌다. 캠핑장 운영은 수익 사업이 아니어서 운영도 후원회에서 관리한다. 나무 한그루 한그루도 모두 후원자들의 도움으로 심어졌다. /이윤정기자



애육원 친구들/ 사진을 찍고 있는데 애육원 친구들이 신기한 듯 다가왔다. 서로 이야기를 나누다 말고 사진을 찍어달라고 포즈를 취한다. 예쁜 얼굴만큼 붙임성도 좋아 헤어지기가 아쉬울 정도였다. 결국 한 친구를 후원하겠다고 약속을 하고 돌아섰다. /이윤정기자



나래뜰 방명록/ 나래뜰캠핑장을 찾으면 결국 애육원 친구들의 후원자가 된다. 나눔과 사랑을 알고 가는 것이 나래뜰캠핑장의 가장 큰 매력이다. /이윤정기자



대천애육원 산책로에서/ 애육원 산책로를 따라 10분만 걸으면 바다가 보인단다. 태풍 때문에 길이 막혀 바닷가를 찍진 못했지만 산책로에 떨어져 있는 밤송이가 탐스러워 카메라에 담았다. /이윤정기자



산책로에서 만난 고양이/ 산책로를 걷는데 고양이가 저 멀리에서 인사를 한다. 먹을 것을 주니 경계를 하다가 이내 다가와 받아먹는다. 사진기 셔터 소리에 놀라다가도 먹을 걸 주면 다시 와서 먹는다. 산책로 내내 쫓아오다가 뒤를 돌아보니 사라진 뒤였다. /이윤정기자



3대가 덕을 쌓아야 본다는 캠핑장 눈/ 나래뜰캠핑장의 첫 시작은 네이버카페 ‘캠핑&바베큐’회원들의 정모에서였다. 캠핑을 하는 날 마침 눈이 무릎까지 내렸다. ‘캠핑객 3대가 덕을 쌓아야 눈을 본다’는 속설이 있는데 나래뜰캠핑장에 터가 좋아 눈을 본 것 같다며 회원들이 환호를 했단다. /’캠핑&바베큐‘ ID 뽈뽀리 제공



대천해수욕장/ 대천애육원에서 해수욕장까지 차로 5분도 채 걸리지 않는다. 캠핑객들은 대부분 낮에는 대천해수욕장과 인근 갯벌에서 체험을 하고 저녁에 캠핑장으로 돌아온다. 대천항 인근 수산시장에서 수산물을 사 푸짐한 바비큐파티를 벌이기도 한다. /이윤정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