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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산,캠핑,기타자료/수도권 명산 30선

①-‘火德의 산’ 관악산

by 시리우스 하우스 2011. 6. 24.

 

<수도권 명산 30選>
사당 ~ 11국기봉 27㎞… 살빼는 ‘S라인 코스’
①-‘火德의 산’ 관악산
엄주엽기자 ejyeob@munhwa.com | 게재 일자 : 2011-05-13 11:48
▲ 깃대봉에서 바라본 관악산 전경이 연초록 물결로 넘실대고 있다. 지난 9일 ‘11국기봉 순례’를 하는 젊은이들이 잠시 땀방울을 식히며 ‘야호’를 외치고 있다. 김낙중기자 sanjoong@munhwa.com
유명한 풍수서인 도선비기(道詵秘記)에는 삼각산(북한산) 남쪽의 관악산을 ‘화덕(火德)의 산’으로 적고 있다.

관악산이 풍수의 음양오행 중 화기(火氣)를 가진 산으로 잘 알려져 있지만 이미 신라시대부터 그렇게 보았던 것이다. 조선시대에 한양에 도읍을 정할 때 광화문 옆의 해태상이나 숭례문의 현판은 모두 관악의 불기운을 억누르기 위한 방책이었다고 전해진다. 이 때문에 조선시대에 자주 발생한 궁궐이나 도성의 화재는 대개 ‘관악’의 탓으로 돌려졌다. 지난 숭례문 화재 때도 광화문 복원을 위해 해태상을 임시로 옮긴 것을 그 원인으로 수군거렸으니 풍수에 대한 우리 민족의 바닥 깊은 믿음을 볼 수 있다.

서울의 맹주인 삼각산을 넘보기는 어렵더라도, 강남의 맹주는 누가 뭐래도 관악산이다. 관악산을 오르는 연간 이용객을 700만명 정도로 보고 있으니 가히 국가의 건강보험 비용을 상당 부분 낮춰주고 있는 고마운 산이다. 불기운으로 눈총을 받던 관악산은 이 땅의 수재들이 모이는 서울대를 품고 있고 그 너머로 ‘나라 경영’을 책임지는 정부 중앙청사를 보듬고 있으니 그 ‘화기’가 이 땅에 이롭게 쓰이고 있다 할까?

‘악(岳)’자가 붙은 산이 그렇듯 관악산에도 높이에 비해 기암괴석이 아기자기하게 배치돼 있다. 연주대로 대표되는 주능선을 비롯해 팔봉능선, 육봉능선 등 산줄기는 모두 바위가 불꽃처럼 피어올라와 있다.

뭉뚱그려 관악산으로 부르지만 서울대~안양유원지 구간의 긴 계곡을 사이에 두고 관악산 주능선과 마주보고 있는 삼성산(三聖山·481m)은 원효, 의상, 유필이 이 산중에서 일막, 이막, 삼막 등의 ‘세 암자(삼막)’를 지어 수도하였다는 전설이 전해지는 산이다.

근래엔 관악산도 변화하고 있다. 관악산 둘레길이 조성돼 시민들이 보다 편하게 산에 접근할 수 있게 됐고 정상에 있던 기상관측소도 개방돼 새로운 볼거리로 각광받고 있다.


‘관악산 지킴이’와 동행… 이 코스 가보세요


관악산은 서울·수도권 주민들이 ‘너무 잘’ 아는 산이다.

하지만 관악산의 일거수일투족을 이보다 더 잘 아는 사람은 없다. 관악산 숲가꿈이로 활동하는 김명구(61) ‘관악산지킴이’ 카페(cafe.naver.com/abcwxyz) 회장이다.

석유화학 계통에서 직장생활을 하다 은퇴후 관악산 지킴이로 나선 김 회장은 그동안 관악산을 1000회 정도 올랐다. 관악산 부근 동작구 사당동에 사는 그는 단체나 모임들이 관악산 안내를 관악구청에 요청해오면 언제든지 달려간다. 관악산 둘레길 조성 과정에도 자문역으로 참여했다.

김 회장은 “관악산은 높이에 비해 험하고 많은 계곡과 바위를 품고 있어 어떤 코스를 택하는가에 따라 매번 새로운 맛을 느낄 수 있다”면서 “초보자의 경우 서울대나 안양유원지 쪽의 편한 코스를, 등산에 자신이 있는 사람이라며 정상인 연주대에서 삼성산까지의 종주도 해볼 만하다”고 권했다. 다음은 김 회장의 추천코스.

◆관악산 둘레길

관악구에서 2009년부터 조성하기 시작한 관악산 둘레길은 사당역에서 시작해 관음사~낙성공원~돌산~삼성산 성지~난우공원~신림공원으로 이어지는 15㎞의 길이다. 최근 완공됐고 5월말이나 6월초 정식 개통식을 할 예정이다.

코스는 관악산 숲가꿈이들과 여러 차례 답사를 통해 개발했다. 사당역 까치산 생태육교에서 서울대까지 이어지는 제1구간은 총 6.2㎞로 강감찬 장군의 생가터, 장군의 영정을 모신 낙성대 유적을 돌아볼 수 있다.

2구간은 관악산공원에서 출발해 돌산과 삼성산 성지를 거쳐 산정약수터에 이르는 4.7㎞로, 초입은 돌산으로 가파르게 시작하지만 서울시내를 한눈에 내려다볼 수 있다. 제3구간은 4.1㎞의 숲길로 조용하고 편안한 코스다. 관악산 자락 전체를 순환할 수 있는 약 37㎞에 달하는 ‘관악산 순환형 둘레길’도 2012년까지 정비될 예정이다.

◆사당-8봉능선

관악산의 기기묘묘한 ‘바위’를 가장 잘 볼 수 있는 코스다. 사당역에서 출발하는 사당능선은 약 7㎞에 달하는 관악산에서 가장 긴 능선으로 바로 정상인 연주봉으로 이어진다. 바위능선이라 부를 정도로 암반 위를 걷는 코스가 많다.

정상을 둘러보고 677년(문무왕 17)에 의상대사가 창건한 연주암을 꼭 둘러봐야 한다. 8개의 봉우리가 이어지는 팔봉능선은 왕관바위, 지네바위 등 기묘한 형상의 바위들을 모은 종합세트라고 할 수 있다.

◆관악·삼성산 11국기봉 순례

긴 산행에 자신이 있는 사람이라면 관악·삼성산 11국기봉 순례에 도전해볼 만하다. 총 연장 27㎞에 달하며 살 빼는 데는 탁월한 코스여서 일명 ‘S라인 코스’로도 불린다.

사당에서 출발해 관음사 위 국기봉 - 낙타바위 국기봉 - 자운봉 국기봉 - 학바위능선 국기봉 - 팔봉 국기봉 - 육봉 국기봉 - 상불암 위 국기봉 - 깃대봉 국기봉 - 민주동산 국기봉 - 칼바위 국기봉 - 옥문 국기봉을 거친 뒤 서울대 쪽으로 하산하게 된다. 마니아들 사이에 3시간45분대에 주파한 기록이 전설처럼 전해오지만 일반적으로 10시간 이상 넉넉히 잡아야 한다.

엄주엽기자 ejyeob@munhwa.com

여기, 아세요? 치마바위 옆 2m 남근석… 사람 손길 타 ‘반질반질’
엄주엽기자 ejyeob@munhwa.com | 게재 일자 : 2011-05-13 11:51

 

남아선호’가 강했던 옛적엔 어디서나 ‘남근석’ 숭배가 있었다. 관악산에도 숨어있는 남근석들이 많은데, 특히 여성 등반객들이 많이 찾는다. 사당능선을 오르다 낙성대 갈림길 전에 이정표에 연주대 2.4㎞, 사당역 2.6㎞라고 쓰여있는 지점이 파이프능선 갈림길이다.

파이프능선길로 내려서서 10분쯤 지나 계곡을 건너면 왼쪽에 너른 바위가 나오고 오른쪽 길목에 높이 2m가 넘는 남근석(사진)이 나온다. 관악산의 대표적 남근석으로 사람들의 손길이 많이 닿아 반질반질하다. 그 건너에 치마바위가 있어 대비된다.

다시 사당능선으로 되돌아 나와 정상으로 오르다 보면 하마바위를 지나 마당바위에 가기 전에 암반지대가 나오는데 여기에는 ‘누워있는’ 와근석이 있다. 찾기가 쉽지 않지만 어렵게 찾아보는 재미도 있다. 또 관악산 정상 직전 관악문 옆에도 남근석이 하나 있다. 비교적 찾기 쉽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