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꼭 가봐야 할 곳 1위, 문경새재

by 시리우스 하우스 2013. 9. 5.

맨발로 걷는다 황톳길 6.5km

꼭 가봐야 할 곳 1위, 문경새재

조선일보 | 박종인 여행문화 전문기자 | 입력 2013.09.05 04:15

↑ [조선일보]새재에 가면 신발을 벗는다. 아이는 유모차에서 내려와 엄마랑 아빠랑 맨발로 황톳길 밟으며 장난을 친다. 서늘한 그늘 아래 숲 향기에 흠뻑 젖어서 길을 즐기는 것이다.

↑ [조선일보]관찰사, 지금으로 치면 도지사들이 임무 교대식을 했던 교귀정.

↑ [조선일보]새재 3관문 너머 괴산 쪽에 있는 수옥폭포. 새재 나들이의 끝이다.

↑ [조선일보]뽕잎 안동 간고등어 구이 정식.

↑ [조선일보]

보부상도, 과거 보러 떠난 선비도, 임진왜란 때 한양을 치러 들어온 왜놈들도 문경새재를 지났다. 그런데 산도둑과 산짐승 들끓던 이 고개가 1등을 먹었다. 한국관광공사가 6~8월 실시한 '한국인이 꼭 가봐야 할 국내관광지 100선'에서다. 그래서 가봤다. 이 고갯길에 뭐가 있기에!

◇맨발

새재는 왕복 4시간짜리, 대한민국에서 가장 긴 산책로다. 경북 문경과 충북 괴산을 잇는 새재는 그 흔한 포장도로 하나 없는 황톳길이다. 게다가 제1관문부터 괴산 쪽 제3관문까지 6.5㎞ 전 구간이 유모차를 끌고 다닐 수 있을 정도로 완만하다. 겨울 한철을 빼고는 그 구간 전체가 숲에 덮여 있으니 땡볕도 없다. 황톳길 양편에는 수로를 만들어 수시로 땀을 씻도록 만들었다.

관리사무소 김석진 계장은 "웰빙에 걷기 바람이 불면서 우리 새재를 찾는 사람이 굉장히 늘었다"며 "유모차 탄 아이부터 할머니까지 우리 새재만큼 온 가족이 맨발로 걸을 수 있는 길은 흔치 않다"고 뻐긴다. 진짜 새재를 찾는 사람들은 입구에서 신발을 먼저 벗기 시작한다. 맨발로 걸어보라는 안내판도 있다. 이미 1970년대부터 다져온 산책로는 자갈 한 알도 보기 힘들다.

또다시 김석진 계장 이야기. "젊은 날 문경에서 교사 생활을 했던 박정희 대통령이 여기는 자연 그대로 놔둬야 한다며 포장하지 말라고 했단다. 아, 절대 정치적으로 생각하시 마시라, 사실이니까." 젊은 교사 박정희가 살았던 문경 읍내 옛 하숙집 청운각은 지금 기념관으로 보존돼 있다.

◇역사와 자연-볼거리


이야기도 풍성하다. 조선 선조~숙종 연간에 축성된 석조 관문 3개, 출장 떠난 공무원들 숙소인 조령원 터, 국내에 몇 없는 한글 석비인 '산불됴심'비, 신구 경상 관찰사들이 교체식을 하던 교귀정 등등. 자칫 밋밋할 뻔한 등산로가 이런 역사 유적으로 인해 이야기가 있는 길이 됐다. 공원 내에 민가도 없고 전봇대도 없앤 덕분에 말 그대로 역사와 자연 속으로 들어가는 가족 단위 산책길이 됐다. 입장료도 없으니 이 또한 즐겁다. 밤에는 인공 불빛 하나 없는 적막강산으로 변해 별 구경, 달 구경 오는 사람들도 많다. 매달 보름이면 '달빛 사랑 여행'이라는 야간산행 프로그램도 열린다. 문경새재가 1등을 하게 된 둘째 이유다. 각종 사극을 촬영하는 세트장도 인기인데, 여기는 입장료 2000원이다.

◇전국에서 2시간

문경새재는 서울에서 두 시간, 대구에서 한 시간, 부산에서 두 시간 반이다. 대한민국 어디서든 당일 여행이 가능하다. 이 정도 거리라면 아침 일찍 출발해 고갯길에서 땀 흘리고 저녁 먹고 돌아올 만한 가치가 있는 곳이다. 입구에서 승용차로 30분 거리인 문경읍내에 탄산온천인 문경온천타운이 있다. 여기에서 땀을 씻고 끼니를 채우면 새재 여행 끝. 그럼 뭘 먹나?

◇먹거리


두 가지 메뉴를 추천한다. 첫째, 뽕잎 안동간고등어구이 정식. 새재 입구 식당가에서 판다. 야산에서 나는 뽕잎에 싸서 구운 간고등어와 산채 반찬, 그리고 솔잎을 삶은 물로 지은 쌀밥으로 구성됐다. 뽕잎으로 싼 고등어는 비린내가 적고 고소하다. 바삭바삭한 뽕잎도 맛있다. 까맣게 물이 든 솔잎밥도 맛있다. 새재별미식당(054-571-3961), 1만1000원.

그리고 문경 특산 '약돌 삼겹살'이 있다. 문경 읍내는 물론 새재 가는 길목에 대형 약돌 먹거리 타운이 있을 정도다. 문경에서만 난다는 약돌은 화강암 종륜데, 일반 화강암에 없는 희토류 성분이 많다. 이 약돌을 갈아 먹인 소, 돼지가 냄새도 덜하고 맛도 좋고 몸에도 좋다는 이야기다. 어디든 다 비슷하지만, 한 군데를 추천하자면 문경읍 내 문경종합온천 길 건너에 있는 '원조 약돌 가든(054-572-2550)'. 외관은 허름하지만 찬도 알차고 직원들도 친절하다. 약돌고추장돼지불고기 9000원(2인분 이상) 등.

** 여행수첩

1.가는 길
①손수운전은 중부내륙고속도로 문경새재IC에서 빠져나와 이정표만 따라가면 된다. ②대중교통:서울에서는 동서울터미널에서 점촌까지 06:00~21:30 30분마다 출발. 대구 북부시외버스터미널~점촌 07:20~20:40, 대전에서는 시외버스터미널에서 07:10~17:50 3시간.

2.문경새재 도립공원:

(054)571-0709,문경종합온천:(054)571-2002,문경기능성온천:(054)572-3334

3.숙박 및 교통 안내:

문경시청 관광안내 홈페이지 tour.gbmg.go.kr

** 보너스


3관문까지 갔다면 관문 너머 괴산 수옥폭포도 구경해본다. 불현듯 나타난 아스팔트 도로와 어딘가 산만한 상가 모습에 속이 상하지만, 고려 때 피란 떠난 공민왕이 쉬다 갔다는 수옥폭포를 만나면 다시 속이 후련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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