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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각타프와 헥사타프

by 시리우스 하우스 2009. 4. 4.

 

사각타프와 헥사타프

 

  • 글쓴이: 길라잡이
  • 08.03.16 06: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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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프의 종류는 크게 사각형 형태의 렉타타프(Rectangle Tarp)와 육각형 형태의 헥사타프(Hexagon Tarp)로 구분할 수 있다.  흔히 헥사타프는 렉타타프 보다 바람에 강하고 그 모습이 우아하다고 한다.  그러나 타프 아래에 확보되는 공간이 작기 때문에 소규모 가족에 적당하다.  반면 확보되는 공간이 크기 때문에 대규모 가족이나 보다 쾌적한 환경을 원하는 캠핑 매니아들 사이에 점차 수요가 늘어나고 있는 형편이다.  헥사타프에 비해 렉타타프의 가격이 훨씬 비싸다.  브랜드는 다양하나 기본적인 모양은 대략 비슷하다.  그러나 품질은 제 각각이므로 유의해야 한다. 

 

이상이 앞서 게시물에서 간단히 설명한 렉타타프, 즉 사각타프와 헥사타프의 차이점 비교다.  그러나 처음 타프를 구매하는 입장에서는 둘 중 하나를 고르기가 쉽지 않다.  그도 그럴 것이 크기 비교는 가능하나 실질적인 사용상의 장단점을 비교하기가 어렵고, 실제 사용담을 들어봐도 크게 와닿지가 않기 때문이다.  게다가 두 타프 모두 고가의 제품이기 때문에 더욱더 고르기가 어렵다.  자칫 시행착오를 겪게 되면 큰 경제적 손실이 되기 때문이다.

 

"둘중 어느 타프가 더 좋아요?"라고 동호회 게시판에서 물어보면 돌아오는 대답은 뻔하다.  위에 간단히 적은 비교 설명처럼, "헥사타프는 바람에 강하고 우아하다.  렉타타프는 바람에 약하나 그늘 면적이 넓다.  대신 비싸다."  여기에 덧붙여지는 가장 무책임한 댓글은, "(형편이 된다면) 둘 다 준비하시면 좋아요.  상황에 맞게 골라서 쓸 수 있으니까요.  캠핑 오래 한 고수들은 그렇게 해요."

 

우선, 헥사타프가 심미적으로 뛰어나다는 말은 사실이다.  헥사타프 전체를 감싸는 우아한 곡선미는 보는 이로 하여금 경탄을 금치 못하게 한다.  마치 우리의 옛 기와지붕을 보는 듯 하다.  헥사타프가 곡선의 여성미라면 렉타타프는 직선의 남성미라 할 수 있다.  전체 대칭을 이루고 있는 각진 모습은 흔들리지 않는 안정감을 제공한다. 

  

그렇다면 헥사타프는 렉타타프에 비해 바람에 강한가?  어느 정도는 맞는 말이다.  그러나 반드시 그런 것은 아니다.  타프에 미치는 바람의 영향은 타프의 구조는 물론 타프의 크기와도 큰 연관이 있다.  헥사타프에 비해 상대적으로 넓은 면적을 가진 렉타타프가 바람의 영향을 좀더 많이 받는 것은 그러한 이유 때문이다.  물론 구조적인 문제도 있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렉타타프가 날아갈 정도의 바람이라면 헥사타프도 안전하지 않다는 것이다.  상대적으로 좀더 낫다일 뿐, 특별히 바람에 강한 타프는 없다.  강풍이 부는 곳에서는 타프 설치를 피하거나 최대한 바람의 영향을 덜 받도록 낮게 설치하는 수밖에 없다.

 

렉타타프는 헥사타프에 비해 그늘 면적이 넓은가?  그렇다.  비교 자체가 무의미하다.  물론 렉타타프도 작은 사이즈가 있긴 하지만, 여기서 말하는 것은 큰 사이즈의 경우다.  헥사타프는 일단 렉타타프에 비해 전체 사이즈가 작다.  게다가 육각형도 그냥 육각형이 아니라 측면이 완만하게 안으로 들어간 모양을 하고 있어서 더욱더 그늘 면적이 작아진다.  실제로 헥사타프를 사용할 경우 해가 넘어감에 따라 햇볕이 측면으로 들어와서 그늘을 찾아 테이블과 의자를 옮기기 바쁘다.  혹시 여러 사람이 모일 경우 그 중 불행한 일부는 고스란히 햇볕에 노출이 되어야만 한다. 

 

 

 

 

 

 

더 문제가 되는 것은 비다.  비오는 날 헥사타프 아래에서는 사각타프의 필요성을 절실하게 느끼게 된다.  바람과 함께 측면에서 들이치는 빗줄기는 말할 것도 없고, 처마에서 떨어지는 물의 튀김을 피하자면 헥사타프 한가운데가 아니면 사실 100% 안전한 공간이 없다.  비를 피해 버너스토브나 키친테이블을 타프 안으로 들여놓게 되면 정말 유효 면적이 좁아진다.  솔직히 이때문에 매번 스트레스를 받곤 했다.  이에 비해 렉타타프는 정말 넉넉한 공간을 제공해준다.  익스텐션 루프를 활용하면 그늘 면적도 넓어지고 측면에서 들어오는 빗줄기도 경감시켜주니 더욱 좋다.

 

다만, 렉타타프는 헥사타프보다 좀더 큰 설치 공간을 필요로 한다.  이는 아무래도 제품 크기가 더 크므로 어쩔 수 없는 부분이다.  그러나 실제로 설치해보면 보기와 달리 큰 차이는 나지 않는다.  좁은 공간을 의식해서 헥사타프를 사이드 폴 없이 좁게 설치하는 상황이면 모를까 사이드 폴을 세우고 최대한 넓게 설치한다면 렉타타프가 차지하는 공간과 별반 차이가 없다.  단지 렉타타프의 크기가 더 커서 면적을 아주 많이 차지하고 있는 것처럼 보일 뿐이다.  어떻게 보면 사각 지대가 없는 렉타타프의 공간 활용도가 더 높고 효율적일 수 있다. 

 

경우에 따라서는 타프의 크기보다도 스트링을 고정시키는 방법이 잘못되어 헥사타프가 더 넓은 면적을 차지하기도 한다.  즉, 필요 이상으로 멀리 펙을 박아서 스트링을 고정하면 이웃에게 피해를 줄 정도로 - 좁은 곳에서는 안전한 보행이 어려울 정도로 - 넓은 공간을 차지하게 되는 것이다.  한적한 캠핑장이라면 모를까 좁은 곳에서는 유의해야 한다.  때에 따라서는 어쩔 수 없는 경우라면 타프 설치도 포기할 줄 알아야 한다. 

 

 

 

 

 

 

앞서 무책임한 발언이라고 얘기한 부분, "(형편이 된다면) 둘 다 준비하시면 좋아요.  상황에 맞게 골라서 쓸 수 있으니까요.  캠핑 오래 한 고수들은 그렇게 해요."  이것은 웃기는 얘기다.  물론 실제로 이렇게 하는 분이 있을 수도 있다.  아니, 실제로 있다.  타프는 물론, 고가의 거실텐트를 여러 동 가진 분도 있고, 버너를 이것저것 종류별로 다 가진 분도 있다.  그러나 마치 그것이 정석인양 일반화하여 이야기하는 것이 무책임하다는 얘기다.  실제로 필자도 타프가 두 개다.  버팔로 헥사타프와 스노우피크 렉타타프를 각각 하나씩 가지고 있다.  그러나 이는 자연스러운 결과다.  캠핑 입문시 마련한 헥사타프를 계속 써오다가 지난 여름에 렉타타프를 마련하여 쓰게 되었다.  헥사타프를 팔아야 하나 낡은 타프를 팔아봐야 돈도 되지않고 - 한 5만 원 받을 수 있을까? - 앞서 나온 얘기처럼 상황에 맞게 골라 쓰려고 그냥 놔둔 것이다.  절대 상황에 맞게 쓰기 위해 두 종류의 타프를 모두 장만한 것이 아니라는 얘기다.  그러기에는 비싸다.

 

결론을 내려야 하는데, 쓰다보니 논조가 렉타타프에 기우는 듯이 되어버렸다.  그런데 사실이다.  렉타타프는 분명 헥사타프보다 장점이 많다.  개인적으로는 특히 비오는 날 렉타타프가 빛을 발한다고 본다.  그러나 렉타타프는 비싸다.  스노우피크 제품의 경우 헥사와 렉타타프간 20여만 원 차이가 난다.  그리고 소가족인 경우, 이웃의 따가운 시선을 느낄 수도 있다.  특히 캠핑장이 여유롭지 못할 경우 그러하다.  실제로는 설치 면적이 헥사타프와 크게 차이가 없지만 그걸 이해해줄 리가 없다.  그러나 가격의 차이는 실용성으로 상쇄가 되고, 공간의 문제는 오토캠핑 전용 캠핑장을 찾아다니면 되므로 이 또한 크게 신경 쓸 일이 아니다.  피서객이 많이 몰리는 여름철에는 렉타타프는 물론 헥사타프 설치도 눈치 보이기 마련이다.  즉, 오십 보 백 보다.  피해 다니든지 삼가면 된다.

 

그러나 헥사타프도 좋은 선택이다.  약간 부족한 듯 지내는 것도 그리 나쁘지 않다.  실제로 한여름에는 렉타타프건 헥사타프건

다 소용없다.  아무리 비싼 스노우피크 렉타타프의 UV, 쉴드 코팅도 땡볕 아래서는 무의미하다.  나무 그늘을 찾는 것이 최고다.  타프도 나무 그늘 아래 쳐야 제대로 생활할 수 있다.  비 오는 날도 헥사타프 아래 많은 사람이 모이지 않는다면, 가족끼리의 조용한 캠핑을 즐긴다면 큰 문제가 없다.  비오는 날에는 헥사타프의 사이드 폴을 제거하고 최대한 아래로 내리면 옆에서 들이치는 비를 어느 정도 막을 수 있다.  헥사타프 아래 가급적 넓은 공간을 확보하려고 하니 문제가 되는 것이다.  단체 캠핑의 경우 렉타타프 아래는 어느새 주위 캠퍼들의 본부가 되어 북새통이 되는 것도 그러한 이유 때문이다.  헥사타프는 그럴 일이 없다.

 

결론을 말하자면, 효율성이나 기능성으로는 렉타타프가 좋고 가격적인 측면에서는 헥사타프가 좋다.  그렇다고 둘다 구입할 이유는 없다.  선택은 본인의 몫!