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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 전 거 /자전거 관련..

누구나 쉽게 갈 수 있는 곳만 모은 전국 자전거길(여성중앙)

by 시리우스 하우스 2011. 5. 7.

누구나 쉽게 갈 수 있는 곳만 모은 전국 자전거길

여성중앙 | 입력 2011.05.06 14:12 | 수정 2011.05.06 14:12 | 누가 봤을까?  


다시 자전거의 계절이다. 강길, 숲길, 바닷길까지… 봄이어서 더 좋은 호젓한 길 중에서 여자든 아이든 누구나 쉽게 갈 수 있는 곳만 모았다.

경기도 하남 미사리~팔당_능수버들 예쁜 강변길

한강은 서울의 대표 자전거길이다. 이래저래 합치면, 강 위아래를 따라 200km가 넘는 자전거길이 나 있다. 그중 이맘때 가장 좋은 곳을 고르라면 미사리에서 팔당 가는 길이 다. 이 길을 달리면 한강 공원의 자연스런 풍경에 도심지에서 살짝 벗어난 느낌이 어우러져 기분이 좋아진다.

강폭과 공원이 넓은 편이고 억새밭과 아기자기한 숲의 풍경이 묘한 조화를 이룬다. 여기에 4월 이후부터는 능수버들에 파릇파릇 물이 오르기 시작하면서 서울이 아니라 남도 어딘가의 외딴 강변을 떠올리게 한다. 한강 공원은 대부분 자전거 라이더로 붐비지만 이쪽은 비교적 찾는 사람이 적어 조용하고 쾌적하다. 다만, 서울을 벗어나면 매점이 드무니 물이나 간식거리는 미리 준비하는 게 좋다. 반대 방향 쪽 성산대교부터 행주산성 가는 구간도 비슷한 느낌이다.

추천 코스

_내비게이션에 '미사리조정경기장'을 입력한다. 올림픽대로 강동 방면 끝까지 간 다음 강동대교를 지나 4km만 더 가면 된다. 조정경기장 주차장에 차를 대고 강을 내려다봤을 때 오른쪽 방향이 팔당 쪽이다. 팔당대교까지 매점이 없으니 조정경기장 내 매점이나 미사리에서 물을 미리 준비하는 게 편하다. 팔당대교까지 90분 정도 걸린다.

강원도 화천 붕어섬_북한강변 산소길

지난 3월 2일 처음 열린, '신상 길'이다. 화천군 북한강변 붕어섬 입구에서 시작해 화천댐과 살랑골을 거쳐 섬 입구로 다시 돌아오는 코스다. 최근 화천군에서 '걷고 싶은 길'을 만들겠다며 대대적으로 홍보했는데 날씨가 풀리면서 자전거족들의 발길이 더 잦아졌다.

왜 산소길이냐고? 강원도는 81%가 산이다. 남한 전체 산의 64%가 강원도에 있다. 그만큼 숲이 많아서 깨끗한 산소가 많이 배출된다는 의미다. 붕어섬 대여소에서 5000원을 내고 자전거를 빌리면 헬맷 등 보호장구를 함께 빌려줘 초보자들도 부담 없이 탈 수 있다. 화천대교에서 강을 내려다보는 풍경과 인삼밭 사이를 달리는 호젓한 숲길이 기분 좋다. 5000원은 대여료가 아니라 보증금이다. 자전거를 반납하면 '화천사랑 상품권'을 돌려준다. 이 상품권은 화천 읍내 식당이나 슈퍼에서 현금과 똑같이 사용할 수 있다.

추천 코스

_화천군 화천 읍내에서 (화1리 방향으로) 붕어섬 표지판을 따라 가면 자전거 대여소가 나온다. 거기서 출발해 강길을 따라 계속 달리면 된다. 대이리와 화천댐을 거쳐 다시 대여소로 돌아오는 순환 코스로 약 2시간 30분 정도 걸린다. 길은 험하지 않지만 자전거를 2시간 넘게 타면 허리나 무릎이 아플 수 있으니 초보자나 아이를 동반했다면 화천댐까지 가지 말고 중간에 돌아오는 게 좋자.

경기도 시흥 갯골생태공원_물왕저수지 근처 물길

경기도 시흥의 갯골생태공원은 원래 바닷가 바로 옆 커다란 염전 지대였다. 갯골은 바닷물이 드나들면서 골이 깊게 파인 지형을 말한다. 이곳은 요즘도 밀물 때면 바닷물이 생태공원 바로 앞까지 밀려온다. 말하자면 숲길과 물길이 묘한 조화를 이루는 곳이다. 그래서일까 이곳은 예로부터 '봄이면 사방에 물이 질펀하다'는 말이 전해 온다.

봄이면 흔히 꽃길이나 숲길을 상상하겠지만, 이곳은 페달을 밟으면서 묘한 물길을 내려다보는 재미가 좋다. 생태공원부터 저수지까지 가는 길은 경사가 거의 없는 산책로이고, 물왕저수지 길은 흙길이 섞인 호반 자전거 도로여서 초보자도 쉽게 탈 수 있다. 편도 8km로 거리도 짧아 1시간 남짓이면 충분히 돌아볼 수 있다. 경포대 등 동해 바닷가를 가면 해수욕장 옆 호숫가에서 자전거를 많이 타는데, 비교적 가까운 곳에서 비슷한 느낌을 낼 수 있어 좋다.

추천 코스

_시흥갯골생태공원(경기도 시흥시 장현동 300번지)을 찾아간다. 공원 주차장에 차를 세운 다음 관곡지 연꽃테마파크 이정표를 보고 계속 직진하면 물왕저수지 근처 자전거 도로와 만난다. 8km 내외의 쉬운 코스로 저수지를 한 바퀴 돌고 온 길을 되짚어 생태공원으로 돌아가면 된다. 천천히 달려도 한 시간이면 충분하며 공원이나 저수지에 모두 가게가 있다.

경남 진해 해안도로_바닷가 옆 벚꽃길

진해는 국내에서 규모가 가장 큰 벚꽃축제인 군항제로 유명한 항구 도시다. 뒷면이 산으로 둘러싸인 항구 도시여서 사람이 적은 편이지만, 벚꽃이 빛을 내기 시작하는 4월부터는 근처에서 가장 번화하고 생기 넘치는 도시가 된다. 굳이 축제를 구경하지 않아도 해변 따라 난 자전거 도로를 둘러보는 것만으로도 이 꽃도시의 매력에 푹 빠질 수 있다.

해안 도로는 차도 바로 옆으로 조성되어 있지만, 전용 도로여서 초보자들도 비교적 안전하게 달릴 수 있다. 게다가 축제 피크 기간이 아니면 차가 많지 않아 쾌적하게 페달을 밟을 수 있다는 것도 장점. 초보자들은 진해루에서 해안 도로 따라 행암 해변까지 가는 코스를, 중급자라면 행암 해변에서 진해해양공원과 삼포 포구를 지나 황포돛대까지 가는 길을 추천한다. 황포돛대에서 더 달려 가면 '굴구이'로 유명한 안골포다. 겨울 별미지만 4월까지는 자연산이 잡히니 관심 있으면 들러보자.

추천 코스

_진해 최남단 행암동 행암 해변에서 출발한다. 작은 포구인데 횟집이며 작은 철길, 산책로가 아기자기하게 잘 어울리는 곳이다. 바다를 오른편에 두고 진해해양공원 쪽으로 페달을 밟으면 수치 해변과 해양공원으로 이어진다. 행암 해변에서 해양공원까지가 30분, 왕복 1시간 정도면 딱 기분 좋게 탈 수 있다. 중급자 이상이라면 해양공원을 지나 계속 바닷길을 달려도 좋지만 차로 돌아오는 게 부담스러울 수 있으니 이쯤에서 되돌아오는 코스가 좋다.

충남 공주에서 부여 가는 금강 길_아기자기 강마을 봄풍경

공주 곰나루에서 부여 낙화암까지 이어지는 금강 강변길은 백제가 나당 연합군에게 쫓기던 후퇴로다. 역사 깊은 길이지만 풍경은 소박하다. 높지도 낮지도 않은, 적당한 높이의 산들 사이로 역시 적당한 너비의 강이 흐른다. 때때로 나타나는 작은 모래톱이 서정적이지만, 그 사이로 줄줄이 들어선 작은 마을은 있는 듯 없는 듯 조용하다.

바로 이 소박함이 금강길의 매력이다. 봄이 되면 강변에 아지랑이가 올라오고 산과 들은 꾸밈없는 초록빛을 내는데, 화려하지 않은데도 자꾸 눈이 간다. 만일 요란한 볼거리와 왁자한 분위기에 익숙한 관광객이라면 여기가 맘에 들지 않을 수도 있겠다. 하지만 지나치게 많이 개발되고 너무 많은 사람이 북적이는 풍경이 불편해진 사람이라면 오히려 이런 조용함이 더 그리울 터다. 공주에서 부여까지 자전거로 가려면 꼬박 3시간이 걸리니 둘 중 한 곳을 베이스캠프 삼아 중간에 돌아오는 코스가 좋겠다.

추천 코스

_천안논산고속도로 남공주 IC로 나와 '곰나루관광지'를 찾아가자. 관광지 초입 웅비탑 옆에 무료 주차장이 있다. 물길을 따라 남쪽으로 3km쯤 내려가면 언덕이 하나 나오는데 이 언덕만 넘으면 15km 정도 조용한 강길이 이어진다. 중간중간 울퉁불퉁한 길이 있지만 위험하지는 않다. 하지만 부여까지 계속 이어지는 도로라 차를 다시 타려면 중간에 돌아와야 하니 주의할 것. 곰나루에서 출발해 장강서원까지 갔다 돌아오면 대략 3시간 가까이 걸린다.

전북 군산 선유도 해안 일주_섬에서 신선놀음

선유도는 원래 작은 섬 하나의 이름인데, 요즘은 보통 그 섬과 연결된 무녀도, 장자도, 대장도 등 네 개의 섬을 통틀어서 그냥 선유도라고 부른다. 이 섬은 외지인의 경우 자동차를 갖고 들어올 수 없고 주민들도 대부분 자전거로 다니는, 그야말로 자전거 천국이다. 선유도여객터미널을 기점으로 주위 섬들을 돌아보면 좋다.

선착장이 네 섬의 한가운데에 있어서 어느 방향으로 돌든 왔던 길을 다시 되짚어 와야 된다. 작은 섬이지만 다리로 연결된 네 섬을 전부 자전거로 돌면 꼬박 17km를 다녀야 되는 이유다. 하지만 언덕이 별로 없고 길이 완만해서 조그만 자전거로 돌아봐도 힘들지 않다. 선착장 근처에는 자전거 대여소도 많으니 항구에 차 세워두고 가벼운 차림으로 들어와도 좋다. 군산항과 새만금방조제 중간의 야미도에서 배가 다닌다.

추천 코스

_군산여객터미널에서 선유도행 배를 탄다. 여객터미널에 내리면 바로 근처에 자전거 대여소가 있다. 항구를 기준으로 북쪽의 선유도, 서쪽 장자도, 동쪽 무녀도를 지나 다시 여객터미널로 돌아온다. 언덕이 별로 없고 포장이 잘 돼 있는 길이라 작은 자전거로도 쉽게 다닐 수 있다. 명사십리해수욕장 방향으로 출발해 망주봉을 지나 장자도 쪽으로 넘어가면서 시계 반대 방향으로 섬을 도는 코스가 좋다. 한 바퀴 도는 데 2시간 20분 정도면 충분하다.

기획_이한, 김병훈 사진_중앙포토, 터치아트 제공

여성중앙 2011 04월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