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자전거길 best 20
우먼센스 | 입력 2011.04.08 09:20
봄바람을 타고 꽃내음이 불어오는 4월이다.
온기 어린 외투를 벗고 겨우내 움츠린 마음과 몸의 근육에 상큼한 기운을 불어넣기 좋은 때다. 선선한 바람을 가르며 마음껏 페달을 밟을 수 있는 자전거길을 지역별로 정리했다.
◆ 수도권
1 꽃내음 따라 내달리는 강서 생태공원길
코스: 국회의사당 옆 주차장 → 양화대교 → 성산대교 → 가양대교 → 방화대교 → 행주대교 / 거리: 총 12km(1시간)
한강 자전거지구는 초보들의 당일치기 자전거 여행 코스로 적합한 곳이다. 자전거를 대여할 수 있고, 자전거 도로도 잘 정비돼 있다. 대부분 직진 코스라 우회전, 좌회전이 익숙하지 않은 초보자도 안전하게 탈 수 있다. 넓은 강폭의 장쾌한 풍경과 시원한 강바람은 라이딩 최상의 조건이다. 강서습지생태공원은 한강 자전거 3대 코스 중 하나다. 올해부터 라일락, 산수국 등 향기가 나는 나무들이 심어져 봄내음을 마음껏 맡으며 내달릴 수 있다. 복잡한 시내에서 떨어져 있어 교외로 나온 듯한 느낌을 준다. 공원에는 아이들도 안전하게 뛰어놀 수 있는 공간이 마련돼 있다.
2 유장한 강물이 모이는 양평 두물머리
코스: 두물머리 → 문호리 → 자전거 도로 종점 → 문호리 → 두물머리 / 거리: 총 22km(2시간 30분) / 맛집: 기와집 순두부(031-576-9009)
양수리는 북한강과 남한강이 만나 긴장을 풀면서 내려놓은 토사가 쌓여 만들어진 섬이다. 두 물줄기가 모이는 머리라고 해서 두물머리라고 부른다. 수령 4백 년이 넘은 거대한 느티나무가 버티고 선 두물머리의 작은 강변은 연인들의 데이트 코스나 촬영장으로 오랫동안 사랑받아왔다. 새벽녘에는 거목과 빈 나룻배가 어울려 신비로운 분위기를 띠고, 황혼에는 수면에 햇살이 반사되어 몽환적인 느낌을 준다. 두물머리에서 북한강 동쪽 강변을 따라 한동안 자전거길이 이어진다. 예쁜 별장과 전원주택, 적당히 높은 산과 짙푸른 강물이 다분히 이국적이다.
3 켜켜이 쌓인 2백 년의 기억 수원 화성길
코스: 연무대주차장 → 동남각루 → 창룡문 → 동삼치 → 창룡문 → 방화수류정 → 화서문 → 연무대주차장 / 거리: 9km(2시간) / 맛집: 수원갈비(031-232-3883)
높이 5~6m, 길이 5.7km의 성벽이 병풍처럼 산을 끼고 둘러처져 있는 곳. 돌들 사이에 낀 이끼를 보면서 2백 년의 세월을 느낄 수 있다. 장중한 4대문의 분위기는 각기 판이하다. 팔달문에서 화서문까지는 산세가 험하다. 128m에 이르는 구간에는 계단이 많아 자전거에서 내려 걷는 것이 좋다.
4 수양버들 하늘거리는 낭만의 섬 자라섬길
코스: 양수역 → 가평터미널 → 가평 자라섬 / 거리: 41km(4시간 30분) / 맛집: 송원막국수(031-582-1408)
가평터미널에서 자라섬으로 넘어가는 길은 쉽게 라이딩할 수 있는 곳이다. 뭍과 연결된 길을 따라 섬으로 들어가면 왼쪽에 섬 외곽을 둘러가는 작은 길이 보인다. 자라섬 길은 흙이 잘 다져져 있어 깔끔하고 안정적인 분위기를 풍긴다. 사람들이 별로 들지 않는 섬 변두리에 가면 수양버들이 흐느적거리고 키가 큰 미루나무가 낭만적인 분위기를 준다. 자라섬에는 널찍한 오토캠핑장도 있어 자전거 여행으로 쌓인 피로를 풀 수도 있다.
5 농촌과 어촌을 번갈아 오가는 강화해안길
코스: 강화대교 → 창후리 선착장 → 망월리 → 외포리 → 김포 장화리 초지대교 / 거리: 총 85km(9시간) / 맛집: 대선정(032-937-1907)
민통선 지역은 사전에 해병대의 허가를 받아야 하는 번거로움이 있지만 외포리 선착장에서 선수포구까지 8.9km의 해안도로는 수도권에서 가장 아름다운 자전거길이다. 이 곳은 바다와 갯벌, 산과 들판이 어우러진 해안 일주 도로를 즐길 수 있는 드문 코스다. 북쪽 해안에선 검문소를 통과하지 않고도 논길로 우회할 수 있다. 논길과 자전거 전용 도로가 번갈아 나타나지만 자전거로 다니기 어렵지 않은 곳이라 가족 자전거 여행으로 적합하다.
6 물살 가르며 달리는 여주 남한강변 모래톱길
코스: 천서리 → 양촌리 → 당미마을 → 양촌리 → 천서리 / 거리: 총 19km(3시간) / 맛집: 강계봉진막국수(031-882-8300)
남한강이 긴장을 풀고 게으른 하품을 시작하는 곳으로 한강 최대의 모래톱이 형성되어 있다. 거센 물결을 따라 상류부터 떠내려와 켜켜이 쌓인 잔모래가 길이 8km, 폭 2km에 달한다. 모래톱이지만 흙 성분이 많이 함유된 사진토가 있어 자전거 타기에 무리가 없다. 자전거 바퀴가 깊이 10~15cm의 물을 가르면서 내는 챠~르르 소리가 여행의 피로를 단숨에 풀어준다. 이 소리를 들은 아이라면 십중팔구 웃음보를 터트릴 것이다. 물을 건널 땐 기어를 가볍게 두고 어깨에 힘을 뺀 상태에서 페달을 밟으면 된다.
◆ 충청도
1 옛 고향이 그리울 때 서산 삼길포항길
코스: 삼길포항 → 대죽리 → 기은리 갈림길 → 대산교차로 총 48km(5시간 30분) / 맛집: 우리식당(041-663-0245)
삼길포항은 예부터 빼어난 경치로 유명하다. 포구 뒤로 난 산길은 벚꽃이 피는 계절이면 사람들이 일부러 찾을 정도로 아름답다. 삼길포항을 넘어 비포장 산길로 들어서면 바다를 내려다보며 달릴 수 있다. 산길이지만 초반 오르막만 오르면 무난한 편이다. 대산공단사원아파트 뒤편 해안로와 벌천포 해안로 등이 인상적인 코스다. 벌천포는 아직까지 오염되지 않고 옛 모습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다.
2 금강산도 식후경, 해산물 천국 홍성 방조제길
코스: 창리포구 → 궁리, 하리 입구 → 홍성방조제 / 거리: 총 24km(2시간 30분) / 맛집: 맛동산(041-669-1910)
금강산도, 꽃구경도 식후경이다. 창리포구에서는 서산 어리굴젓의 대명사인 간월도가 보인다. 천수만의 싱싱한 굴이 듬뿍 담겨 있는 영양굴밥이 여행자의 발목을 잡는다. 이번 코스의 진수는 2~4월에 홍성 남당리 앞바다에서 잡히는 새조개다. 조개의 귀족이라는 별명이 있는 새조개는 이미 미식가들에게는 단단히 입소문이 난 별미. 새조개를 입에 넣고 씹으면 특유의 사각거림과 상큼한 촉감이 느껴진다. 100% 자연산이라 다른 조개에 비해 비싸지만 이른 봄이면 시장이 시끌벅적해질 정도로 미식가들이 모인다.
3 키조개와 머드 축제의 고장 보령 해안길
코스: 천북 굴마을 → 보령방조제 → 고정1교 → 대천항 / 거리: 총 52km(5시간) / 맛집: 서씨네큰댁(041-933-7155)
오천항은 우리나라 키조개의 최대 산지다. 항에 정박해 있는 노란 선박들은 깊은 바다에서 키조개를 캐는 머구리 작업용 선박들이다. 고정리에서 대천항까지 제방과 바닷가 도로를 내달리면서 바닷바람을 시원하게 쐴 수 있다. 마지막 코스인 대천항에 도착하면 대천항수산시장도 들러보자. 생선값을 에누리 받거나 덤을 얻을 수도 있다. 타지인을 배척하지 않고 이것저것 챙겨주는 마음 씀씀이가 정겹다.
4 바다 내음 속에 섞인 솔 향의 상큼함을 느낄 수 있는 안면도 해안길
코스: 안면대교 → 승언마을 → 항개삼거리 → 영목항 → 대야도항 → 독개제방 → 진성마트 → 당암포 / 거리: 총 100km(12시간) / 맛집: 털보선장횟집(041-672-1700)
하얀 모래사장과 울창한 소나무 숲으로 유명한 안면도에서 시작하는 코스다. 안면도 해수욕장의 모래는 고우면서도 단단해 모래 위에서 자전거를 타고 편하게 달릴 수 있다. 밧개해수욕장을 돌아 해안도로를 따라가다 보면 안면도의 랜드마크인 할매바위와 할배바위를 발견할 것이다. 나란히 서 있는 두 바위로 낙조 때는 장엄한 분위기가 연출된다.
◆ 전라도
1 소금밭을 보며 배우는 겸손과 고요함, 사옥도 염전길
코스: 도리포유원지 → 신안군 잠도 선창 → 지도대교 → 지산개 선착장 → 지도사 / 거리: 총 58km(6시간) / 맛집: 지도횟집(061-275-8100)
지산개 선착장에서 고기 말리는 풍경은 여느 어촌처럼 여유로움을 주는 반면 사옥도의 염전 창고와 염전길은 엄숙함을 준다. 소금밭 농사는 어딘가 고독해 보이면서 눈을 떼지 못하게 만든다. 염전의 맑은 물을 가르며 염부들이 온 몸의 힘을 실어 고무래질을 하는 모습에서 노동의 경건함이 느껴진다. 보통 햇빛 좋은 날에는 오후 4~6시 무렵에 채염을 하는데 이 시간에 맞추면 소금이 쌓여 가는 진풍경을 구경할 수 있다. 황혼녘에 염전에서 찍은 사진은 평생 추억으로 간직해도 손색이 없을 정도로 아름다울 것이다.
2 소나무 숲과 바다 사이를 가로지르는 진도대교길
코스: 진도 진도대교 → 청룡마을 갈림길 → 지산면 → 수마로 갈림길 → 죽림 어촌체험마을 → 진도 신비의 바닷길 입구 → 연동 갈림길 → 진도 진도각 휴게소 / 거리: 총 143km(14시간) / 맛집: 진도식당(061-544-1500)
'아름다운 마을'상을 받은 마을이 몰려 있는 코스다. 청룡어촌체험마을과 셋방마을은 해안수산부가 선정한 '아름다운 어촌'에 꼽힌 동네다. 썰물 때 청룡마을의 개펄은 마치 은박지처럼 빛난다. 죽림마을은 '아름다운 마을숲' 전국대회 마을숲 부문상을 수상했다. 어촌마을이지만 4백여 년 전 농업을 시작하면서 바닷가 바람과 모래를 막기 위해 심은 소나무 1백97그루가 장관을 이룬다. 목적지인 진도대교까지 길은 거의 해안이다. 신비의 바닷길부터 동쪽 해안선을 따라 진도대교까지 이르는 구간은 길지만 아름다운 풍경이 끊임없이 이어지는 멋진 코스다.
3 습지와 독특한 방풍림이 빚어내는 앙상블 고흥 죽암리길
코스: 고흥 남열리 → 강산방조제 → 화덕삼거리 → 남양 갈림길 → 죽암리 / 거리: 총 66km(7시간) / 맛집: 소문난 갈비탕(061-833-2052)
월정리 해안 방풍림은 주로 1백 년생의 이팝나무, 팽나무, 느티나무로 조성돼 있고, 키가 3m가 넘는 사철나무도 절경이다. 낙엽송 사이로 자전거를 타고 가면 기분도 상쾌해진다. 죽암을 지나 대포리로 가면 붉은 칠면초를 만나게 된다. 개펄에 깔린 붉은 카펫 같은 칠면초는 보는 사람의 넋을 놓게 만든다. 람사르 협약에 등록된 깨끗한 습지로 갯벌식물부터 짱뚱어, 고막 등의 갯벌생물도 자란다.
4 한 폭의 동양화 같은 섬진강 매화길
코스: 하동역 → 매화마을 → 화개장터 → 쌍계사 → 구례구역 / 거리: 총 51km(5시간) / 맛집: 혜성식당(055-883-2140)
매화는 봄을 가장 먼저 알리는 꽃이다. 섬진강변에 바람이라도 불면 구름처럼 피어난 매화가 군무를 추는 듯한 광경이 연출된다. 화려한 매화를 눈으로 보고, 은은하면서도 선명한 매화 향을 맡을 수 있다. 잔잔한 섬진강 물줄기를 보고, 매화향기를 맡으며 지리산의 청정한 공기 속을 달리다보면 마음속 온갖 걱정이 사라질 것이다.
◆ 경상도
1 수려한 자연 경관의 환상 코스 남해 다랭이 해안길
코스: 한국의 아름다운 길 입구 → 월포마을 입구 → 미조항 → 당저2리 마을 입구 → 1024 해안도로 합류점 → 남해 창선대교 / 거리: 총 115km(12시간) / 맛집: 삼현식당(055-867-6498)
아름다운 길이 시작되는 남면 구간부터 사촌해수욕장과 다랭이마을을 지나 월포마을로 이어지는 해안 경관은 가히 환상적이다. 다랭이마을의 자랑거리인 다랭이 논은 아직도 농사일의 90% 이상을 조상들의 방법대로 일군다. 따스한 초록빛이 완연한 다랭이 논은 남해의 쪽빛 물빛과 어우러지면서 더 선명하게 느껴진다. 요맘때 불어오는 마을 바람은 차갑지도 덥지도 않다. 잠깐 자전거에서 내려서 따스한 공기 속에서 걷는 것도 좋을 듯하다.
2 유장한 물줄기의 종착지, 낙동강 둑길
코스: 을숙도 → 낙동대교 → 구포대교 → 낙동강 하구둑 → 다대포 해수욕장 → 을숙도 / 거리: 총 42km(4시간) / 맛집: 큰바다횟집(051-271-2568)
낙동강은 강원도 태백에서 시작해 장장 1천3백 리를 흘러 부산에서 바다와 합류한다. 강물과 바다의 경계에 국내 유일의 삼각주인 김해평야가 햇볕을 받아 광활하게 빛난다. 강에서 바다로 이어지는 긴 둑 위에 자전거 도로가 말끔하게 단장되어 있다. 철새도래지 을숙도는 낙동강이 빚어낸 모래톱이 있는 곳으로 휴식 공간이 잘 갖춰져 있다.
3 동해안 최고 절경과 진향나무 숲이 있는 곳 영덕 동해안길
코스: 영덕 부경항 → 강구항 → 대탄리 어촌체험마을 → 축산항 → 고래불해수욕장 → 영덕 금곡리 / 거리: 총 53 km(6시간) / 맛집: 돌산횟집(054-732-9550)
강구항은 대게의 본고장이다. 영덕의 자랑인 대게는 11월부터 4월까지 맛볼 수 있다. 삶았을 때 속이 꽉 차고, 다리살이 오동통한 대게를 잡고, 가위로 잘라 속살을 파 먹는 재미를 느낄 수 있다. 좀체 배가 부르지 않고 먹으면 먹을수록 또 먹고 싶은 맛. 그야말로 감칠맛이다. 배를 채웠다면 이번에는 정신도 맑게 하자. 창포마을에 1백 년 된 대나무 숲에 들어가면 천기산 정기를 받아 몸속까지 정화되는 느낌이다. 강구항부터 고래불해수욕장은 동해안 최고의 절경이다.
4 천년의 역사를 품은 경주 역사기행길
코스: 경주국립박물관 → 재매정 → 황룡사지 → 진평왕릉 → 선덕여왕릉 → 경주국립박물관 / 거리: 총 14km(4시간) / 맛집: 경주 황남빵(054-749-7000)
시내와 외곽 유적지를 잇는 자전거길을 따라가다 보면 어느 순간 천년을 거슬러 올라온 느낌이다. 주인을 알 수 없는 왕릉급의 거대한 무덤은 아무런 장식도 울타리도 없이 그대로 노출되어 있다. 무덤 위에 수백 년 묵은 고목들이 있는 봉황대는 몽환적인 느낌을 준다. 진평왕릉, 선덕여왕릉을 도는 사이 아이에게 역사 공부도 시킬 수 있으니 일석이조다.
◆ 강원도
1 동해의 나폴리 삼척 월천 해안길
코스: 월천항 → 작진항 → 임원항 → 신남항 → 용화마을 / 거리: 총 24km(3시간 30분) / 맛집: 임원어촌계회센터(010-5343-0066)
강원도는 쉽게 자전거를 품지 않는 곳이다. 오르막과 내리막길이 라이더들을 힘들게 한다. 쉽게 자신을 내보이지 않지만 그 속에 들어가면 놀라운 것들이 보인다. 월천해수욕장은 세계적인 사진작가 마이클 케냐가 찍어 유명해진 곳이다. 솔섬을 감싼 푸르스름한 새벽은 보는 이의 말을 잃게 만든다. 장호항은 아담하고 물이 맑아 '동해안의 나폴리'로 불린다.
2 일출에 무관심하더라도 꼭 봐야 하는 추암 촛대바위길
코스: 추암해수욕장 → 한섬해변 → 옥계항 → 정동진항 → 경포대 → 주문진해수욕장 / 거리: 총 85km(9시간) / 맛집: 바다마을 횟집(033-644-5747)
추암 촛대바위는 우리나라 일출 명소를 대표하는 곳이다. 애국가 배경화면에 쓰일 정도로 해돋이 명소인 추암 촛대바위. 이곳에서 해가 떠오르는 모습을 보지 않고서는 일출을 봤다고 할 수 없을 정도로 장관이다. 촛대바위를 지나면 강원도 자전거 라이딩의 상징인 기암괴석과 해안절벽을 볼 수 있는 길이 이어진다. 얼굴에 불어오는 바람이 차갑다고 느껴질 때쯤 해송숲이 나온다. 송정·경포대·사천해수욕장, 사천진항까지는 자전거 전용 도로를 이용해서 즐거운 라이딩을 할 수 있다.
취재: 박은혜 기자 | 사진: 문소림, 넥서스북 제공 | 협찬: 라푸마, 삼천리 자전거 | 참고도서: 우리나라 해안여행(넥서스북), 주말이 기다려지는 행복한 자전거 여행(터치아트)
온기 어린 외투를 벗고 겨우내 움츠린 마음과 몸의 근육에 상큼한 기운을 불어넣기 좋은 때다. 선선한 바람을 가르며 마음껏 페달을 밟을 수 있는 자전거길을 지역별로 정리했다.
1 꽃내음 따라 내달리는 강서 생태공원길
코스: 국회의사당 옆 주차장 → 양화대교 → 성산대교 → 가양대교 → 방화대교 → 행주대교 / 거리: 총 12km(1시간)
한강 자전거지구는 초보들의 당일치기 자전거 여행 코스로 적합한 곳이다. 자전거를 대여할 수 있고, 자전거 도로도 잘 정비돼 있다. 대부분 직진 코스라 우회전, 좌회전이 익숙하지 않은 초보자도 안전하게 탈 수 있다. 넓은 강폭의 장쾌한 풍경과 시원한 강바람은 라이딩 최상의 조건이다. 강서습지생태공원은 한강 자전거 3대 코스 중 하나다. 올해부터 라일락, 산수국 등 향기가 나는 나무들이 심어져 봄내음을 마음껏 맡으며 내달릴 수 있다. 복잡한 시내에서 떨어져 있어 교외로 나온 듯한 느낌을 준다. 공원에는 아이들도 안전하게 뛰어놀 수 있는 공간이 마련돼 있다.
2 유장한 강물이 모이는 양평 두물머리
코스: 두물머리 → 문호리 → 자전거 도로 종점 → 문호리 → 두물머리 / 거리: 총 22km(2시간 30분) / 맛집: 기와집 순두부(031-576-9009)
양수리는 북한강과 남한강이 만나 긴장을 풀면서 내려놓은 토사가 쌓여 만들어진 섬이다. 두 물줄기가 모이는 머리라고 해서 두물머리라고 부른다. 수령 4백 년이 넘은 거대한 느티나무가 버티고 선 두물머리의 작은 강변은 연인들의 데이트 코스나 촬영장으로 오랫동안 사랑받아왔다. 새벽녘에는 거목과 빈 나룻배가 어울려 신비로운 분위기를 띠고, 황혼에는 수면에 햇살이 반사되어 몽환적인 느낌을 준다. 두물머리에서 북한강 동쪽 강변을 따라 한동안 자전거길이 이어진다. 예쁜 별장과 전원주택, 적당히 높은 산과 짙푸른 강물이 다분히 이국적이다.
3 켜켜이 쌓인 2백 년의 기억 수원 화성길
코스: 연무대주차장 → 동남각루 → 창룡문 → 동삼치 → 창룡문 → 방화수류정 → 화서문 → 연무대주차장 / 거리: 9km(2시간) / 맛집: 수원갈비(031-232-3883)
높이 5~6m, 길이 5.7km의 성벽이 병풍처럼 산을 끼고 둘러처져 있는 곳. 돌들 사이에 낀 이끼를 보면서 2백 년의 세월을 느낄 수 있다. 장중한 4대문의 분위기는 각기 판이하다. 팔달문에서 화서문까지는 산세가 험하다. 128m에 이르는 구간에는 계단이 많아 자전거에서 내려 걷는 것이 좋다.
4 수양버들 하늘거리는 낭만의 섬 자라섬길
코스: 양수역 → 가평터미널 → 가평 자라섬 / 거리: 41km(4시간 30분) / 맛집: 송원막국수(031-582-1408)
가평터미널에서 자라섬으로 넘어가는 길은 쉽게 라이딩할 수 있는 곳이다. 뭍과 연결된 길을 따라 섬으로 들어가면 왼쪽에 섬 외곽을 둘러가는 작은 길이 보인다. 자라섬 길은 흙이 잘 다져져 있어 깔끔하고 안정적인 분위기를 풍긴다. 사람들이 별로 들지 않는 섬 변두리에 가면 수양버들이 흐느적거리고 키가 큰 미루나무가 낭만적인 분위기를 준다. 자라섬에는 널찍한 오토캠핑장도 있어 자전거 여행으로 쌓인 피로를 풀 수도 있다.
5 농촌과 어촌을 번갈아 오가는 강화해안길
코스: 강화대교 → 창후리 선착장 → 망월리 → 외포리 → 김포 장화리 초지대교 / 거리: 총 85km(9시간) / 맛집: 대선정(032-937-1907)
민통선 지역은 사전에 해병대의 허가를 받아야 하는 번거로움이 있지만 외포리 선착장에서 선수포구까지 8.9km의 해안도로는 수도권에서 가장 아름다운 자전거길이다. 이 곳은 바다와 갯벌, 산과 들판이 어우러진 해안 일주 도로를 즐길 수 있는 드문 코스다. 북쪽 해안에선 검문소를 통과하지 않고도 논길로 우회할 수 있다. 논길과 자전거 전용 도로가 번갈아 나타나지만 자전거로 다니기 어렵지 않은 곳이라 가족 자전거 여행으로 적합하다.
6 물살 가르며 달리는 여주 남한강변 모래톱길
코스: 천서리 → 양촌리 → 당미마을 → 양촌리 → 천서리 / 거리: 총 19km(3시간) / 맛집: 강계봉진막국수(031-882-8300)
남한강이 긴장을 풀고 게으른 하품을 시작하는 곳으로 한강 최대의 모래톱이 형성되어 있다. 거센 물결을 따라 상류부터 떠내려와 켜켜이 쌓인 잔모래가 길이 8km, 폭 2km에 달한다. 모래톱이지만 흙 성분이 많이 함유된 사진토가 있어 자전거 타기에 무리가 없다. 자전거 바퀴가 깊이 10~15cm의 물을 가르면서 내는 챠~르르 소리가 여행의 피로를 단숨에 풀어준다. 이 소리를 들은 아이라면 십중팔구 웃음보를 터트릴 것이다. 물을 건널 땐 기어를 가볍게 두고 어깨에 힘을 뺀 상태에서 페달을 밟으면 된다.
1 옛 고향이 그리울 때 서산 삼길포항길
코스: 삼길포항 → 대죽리 → 기은리 갈림길 → 대산교차로 총 48km(5시간 30분) / 맛집: 우리식당(041-663-0245)
삼길포항은 예부터 빼어난 경치로 유명하다. 포구 뒤로 난 산길은 벚꽃이 피는 계절이면 사람들이 일부러 찾을 정도로 아름답다. 삼길포항을 넘어 비포장 산길로 들어서면 바다를 내려다보며 달릴 수 있다. 산길이지만 초반 오르막만 오르면 무난한 편이다. 대산공단사원아파트 뒤편 해안로와 벌천포 해안로 등이 인상적인 코스다. 벌천포는 아직까지 오염되지 않고 옛 모습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다.
2 금강산도 식후경, 해산물 천국 홍성 방조제길
코스: 창리포구 → 궁리, 하리 입구 → 홍성방조제 / 거리: 총 24km(2시간 30분) / 맛집: 맛동산(041-669-1910)
금강산도, 꽃구경도 식후경이다. 창리포구에서는 서산 어리굴젓의 대명사인 간월도가 보인다. 천수만의 싱싱한 굴이 듬뿍 담겨 있는 영양굴밥이 여행자의 발목을 잡는다. 이번 코스의 진수는 2~4월에 홍성 남당리 앞바다에서 잡히는 새조개다. 조개의 귀족이라는 별명이 있는 새조개는 이미 미식가들에게는 단단히 입소문이 난 별미. 새조개를 입에 넣고 씹으면 특유의 사각거림과 상큼한 촉감이 느껴진다. 100% 자연산이라 다른 조개에 비해 비싸지만 이른 봄이면 시장이 시끌벅적해질 정도로 미식가들이 모인다.
3 키조개와 머드 축제의 고장 보령 해안길
코스: 천북 굴마을 → 보령방조제 → 고정1교 → 대천항 / 거리: 총 52km(5시간) / 맛집: 서씨네큰댁(041-933-7155)
오천항은 우리나라 키조개의 최대 산지다. 항에 정박해 있는 노란 선박들은 깊은 바다에서 키조개를 캐는 머구리 작업용 선박들이다. 고정리에서 대천항까지 제방과 바닷가 도로를 내달리면서 바닷바람을 시원하게 쐴 수 있다. 마지막 코스인 대천항에 도착하면 대천항수산시장도 들러보자. 생선값을 에누리 받거나 덤을 얻을 수도 있다. 타지인을 배척하지 않고 이것저것 챙겨주는 마음 씀씀이가 정겹다.
4 바다 내음 속에 섞인 솔 향의 상큼함을 느낄 수 있는 안면도 해안길
코스: 안면대교 → 승언마을 → 항개삼거리 → 영목항 → 대야도항 → 독개제방 → 진성마트 → 당암포 / 거리: 총 100km(12시간) / 맛집: 털보선장횟집(041-672-1700)
하얀 모래사장과 울창한 소나무 숲으로 유명한 안면도에서 시작하는 코스다. 안면도 해수욕장의 모래는 고우면서도 단단해 모래 위에서 자전거를 타고 편하게 달릴 수 있다. 밧개해수욕장을 돌아 해안도로를 따라가다 보면 안면도의 랜드마크인 할매바위와 할배바위를 발견할 것이다. 나란히 서 있는 두 바위로 낙조 때는 장엄한 분위기가 연출된다.
1 소금밭을 보며 배우는 겸손과 고요함, 사옥도 염전길
코스: 도리포유원지 → 신안군 잠도 선창 → 지도대교 → 지산개 선착장 → 지도사 / 거리: 총 58km(6시간) / 맛집: 지도횟집(061-275-8100)
지산개 선착장에서 고기 말리는 풍경은 여느 어촌처럼 여유로움을 주는 반면 사옥도의 염전 창고와 염전길은 엄숙함을 준다. 소금밭 농사는 어딘가 고독해 보이면서 눈을 떼지 못하게 만든다. 염전의 맑은 물을 가르며 염부들이 온 몸의 힘을 실어 고무래질을 하는 모습에서 노동의 경건함이 느껴진다. 보통 햇빛 좋은 날에는 오후 4~6시 무렵에 채염을 하는데 이 시간에 맞추면 소금이 쌓여 가는 진풍경을 구경할 수 있다. 황혼녘에 염전에서 찍은 사진은 평생 추억으로 간직해도 손색이 없을 정도로 아름다울 것이다.
2 소나무 숲과 바다 사이를 가로지르는 진도대교길
코스: 진도 진도대교 → 청룡마을 갈림길 → 지산면 → 수마로 갈림길 → 죽림 어촌체험마을 → 진도 신비의 바닷길 입구 → 연동 갈림길 → 진도 진도각 휴게소 / 거리: 총 143km(14시간) / 맛집: 진도식당(061-544-1500)
'아름다운 마을'상을 받은 마을이 몰려 있는 코스다. 청룡어촌체험마을과 셋방마을은 해안수산부가 선정한 '아름다운 어촌'에 꼽힌 동네다. 썰물 때 청룡마을의 개펄은 마치 은박지처럼 빛난다. 죽림마을은 '아름다운 마을숲' 전국대회 마을숲 부문상을 수상했다. 어촌마을이지만 4백여 년 전 농업을 시작하면서 바닷가 바람과 모래를 막기 위해 심은 소나무 1백97그루가 장관을 이룬다. 목적지인 진도대교까지 길은 거의 해안이다. 신비의 바닷길부터 동쪽 해안선을 따라 진도대교까지 이르는 구간은 길지만 아름다운 풍경이 끊임없이 이어지는 멋진 코스다.
3 습지와 독특한 방풍림이 빚어내는 앙상블 고흥 죽암리길
코스: 고흥 남열리 → 강산방조제 → 화덕삼거리 → 남양 갈림길 → 죽암리 / 거리: 총 66km(7시간) / 맛집: 소문난 갈비탕(061-833-2052)
월정리 해안 방풍림은 주로 1백 년생의 이팝나무, 팽나무, 느티나무로 조성돼 있고, 키가 3m가 넘는 사철나무도 절경이다. 낙엽송 사이로 자전거를 타고 가면 기분도 상쾌해진다. 죽암을 지나 대포리로 가면 붉은 칠면초를 만나게 된다. 개펄에 깔린 붉은 카펫 같은 칠면초는 보는 사람의 넋을 놓게 만든다. 람사르 협약에 등록된 깨끗한 습지로 갯벌식물부터 짱뚱어, 고막 등의 갯벌생물도 자란다.
4 한 폭의 동양화 같은 섬진강 매화길
코스: 하동역 → 매화마을 → 화개장터 → 쌍계사 → 구례구역 / 거리: 총 51km(5시간) / 맛집: 혜성식당(055-883-2140)
매화는 봄을 가장 먼저 알리는 꽃이다. 섬진강변에 바람이라도 불면 구름처럼 피어난 매화가 군무를 추는 듯한 광경이 연출된다. 화려한 매화를 눈으로 보고, 은은하면서도 선명한 매화 향을 맡을 수 있다. 잔잔한 섬진강 물줄기를 보고, 매화향기를 맡으며 지리산의 청정한 공기 속을 달리다보면 마음속 온갖 걱정이 사라질 것이다.
1 수려한 자연 경관의 환상 코스 남해 다랭이 해안길
코스: 한국의 아름다운 길 입구 → 월포마을 입구 → 미조항 → 당저2리 마을 입구 → 1024 해안도로 합류점 → 남해 창선대교 / 거리: 총 115km(12시간) / 맛집: 삼현식당(055-867-6498)
아름다운 길이 시작되는 남면 구간부터 사촌해수욕장과 다랭이마을을 지나 월포마을로 이어지는 해안 경관은 가히 환상적이다. 다랭이마을의 자랑거리인 다랭이 논은 아직도 농사일의 90% 이상을 조상들의 방법대로 일군다. 따스한 초록빛이 완연한 다랭이 논은 남해의 쪽빛 물빛과 어우러지면서 더 선명하게 느껴진다. 요맘때 불어오는 마을 바람은 차갑지도 덥지도 않다. 잠깐 자전거에서 내려서 따스한 공기 속에서 걷는 것도 좋을 듯하다.
2 유장한 물줄기의 종착지, 낙동강 둑길
코스: 을숙도 → 낙동대교 → 구포대교 → 낙동강 하구둑 → 다대포 해수욕장 → 을숙도 / 거리: 총 42km(4시간) / 맛집: 큰바다횟집(051-271-2568)
낙동강은 강원도 태백에서 시작해 장장 1천3백 리를 흘러 부산에서 바다와 합류한다. 강물과 바다의 경계에 국내 유일의 삼각주인 김해평야가 햇볕을 받아 광활하게 빛난다. 강에서 바다로 이어지는 긴 둑 위에 자전거 도로가 말끔하게 단장되어 있다. 철새도래지 을숙도는 낙동강이 빚어낸 모래톱이 있는 곳으로 휴식 공간이 잘 갖춰져 있다.
3 동해안 최고 절경과 진향나무 숲이 있는 곳 영덕 동해안길
코스: 영덕 부경항 → 강구항 → 대탄리 어촌체험마을 → 축산항 → 고래불해수욕장 → 영덕 금곡리 / 거리: 총 53 km(6시간) / 맛집: 돌산횟집(054-732-9550)
강구항은 대게의 본고장이다. 영덕의 자랑인 대게는 11월부터 4월까지 맛볼 수 있다. 삶았을 때 속이 꽉 차고, 다리살이 오동통한 대게를 잡고, 가위로 잘라 속살을 파 먹는 재미를 느낄 수 있다. 좀체 배가 부르지 않고 먹으면 먹을수록 또 먹고 싶은 맛. 그야말로 감칠맛이다. 배를 채웠다면 이번에는 정신도 맑게 하자. 창포마을에 1백 년 된 대나무 숲에 들어가면 천기산 정기를 받아 몸속까지 정화되는 느낌이다. 강구항부터 고래불해수욕장은 동해안 최고의 절경이다.
4 천년의 역사를 품은 경주 역사기행길
코스: 경주국립박물관 → 재매정 → 황룡사지 → 진평왕릉 → 선덕여왕릉 → 경주국립박물관 / 거리: 총 14km(4시간) / 맛집: 경주 황남빵(054-749-7000)
시내와 외곽 유적지를 잇는 자전거길을 따라가다 보면 어느 순간 천년을 거슬러 올라온 느낌이다. 주인을 알 수 없는 왕릉급의 거대한 무덤은 아무런 장식도 울타리도 없이 그대로 노출되어 있다. 무덤 위에 수백 년 묵은 고목들이 있는 봉황대는 몽환적인 느낌을 준다. 진평왕릉, 선덕여왕릉을 도는 사이 아이에게 역사 공부도 시킬 수 있으니 일석이조다.
1 동해의 나폴리 삼척 월천 해안길
코스: 월천항 → 작진항 → 임원항 → 신남항 → 용화마을 / 거리: 총 24km(3시간 30분) / 맛집: 임원어촌계회센터(010-5343-0066)
강원도는 쉽게 자전거를 품지 않는 곳이다. 오르막과 내리막길이 라이더들을 힘들게 한다. 쉽게 자신을 내보이지 않지만 그 속에 들어가면 놀라운 것들이 보인다. 월천해수욕장은 세계적인 사진작가 마이클 케냐가 찍어 유명해진 곳이다. 솔섬을 감싼 푸르스름한 새벽은 보는 이의 말을 잃게 만든다. 장호항은 아담하고 물이 맑아 '동해안의 나폴리'로 불린다.
2 일출에 무관심하더라도 꼭 봐야 하는 추암 촛대바위길
코스: 추암해수욕장 → 한섬해변 → 옥계항 → 정동진항 → 경포대 → 주문진해수욕장 / 거리: 총 85km(9시간) / 맛집: 바다마을 횟집(033-644-5747)
추암 촛대바위는 우리나라 일출 명소를 대표하는 곳이다. 애국가 배경화면에 쓰일 정도로 해돋이 명소인 추암 촛대바위. 이곳에서 해가 떠오르는 모습을 보지 않고서는 일출을 봤다고 할 수 없을 정도로 장관이다. 촛대바위를 지나면 강원도 자전거 라이딩의 상징인 기암괴석과 해안절벽을 볼 수 있는 길이 이어진다. 얼굴에 불어오는 바람이 차갑다고 느껴질 때쯤 해송숲이 나온다. 송정·경포대·사천해수욕장, 사천진항까지는 자전거 전용 도로를 이용해서 즐거운 라이딩을 할 수 있다.
취재: 박은혜 기자 | 사진: 문소림, 넥서스북 제공 | 협찬: 라푸마, 삼천리 자전거 | 참고도서: 우리나라 해안여행(넥서스북), 주말이 기다려지는 행복한 자전거 여행(터치아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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