갯벌서 꼬막 줍고… 벚꽃에 취하고…‘별비’ 맞으며 캠핑… 지금 남해는 ‘봄마중’
여수세계박람회 조직위가 뽑은 ‘남해안 4색 명소’
문화일보 | 박경일기자 | 입력 2011.03.30 14:21
여수세계박람회를 1년여 앞두고 박람회 조직위원회가 전남 여수, 순천, 고흥과 경남 남해, 사천 등 남해안 일대를 아우르는 추천 여행코스 50선을 선정했다. 이와 함께 여수 인근 16개 지역의 숙박, 음식, 쇼핑 분야에 일정 수준 이상의 경쟁력 있는 업소 293개를 선정하기도 했다. 박람회는 1년도 더 남았지만, 추천 여행코스 정보를 활용하면 근사한 여행 루트를 짤 수 있다. 특히 지방자치단체의 여행정보들이 해당 지역에만 국한되는 데 반해 조직위가 선정한 추천 코스는 지자체 경계를 넘나들면서 알차게 짜여 있다. 조직위가 선정한 50개 여행 코스 중에서 봄에 가볼 만한 알찬 코스 4개를 추천받았다. 자동차로, 자전거로, 도보로, 오토캠핑으로 떠날 수 있는 곳들이다.박경일기자 parking@munhwa.com # 낭만 가득한 해안 드라이브와 갯벌체험… 전남 여수
2012여수세계박람회가 열리는 여수를 중심으로 인근을 돌아보는 코스다. 오동도 입구에 위치한 2012여수세계박람회 홍보관에 들러 여수세계박람회를 미리 엿볼 수 있는 홍보관을 먼저 방문한다. 이어 찾아갈 곳은 노을이 아름답기로 유명한 여자만과 가막만. 부드럽게 굴곡을 이룬 만은 해안 드라이브의 묘미를 만끽할 수 있는 코스다. 여수시 소라면 복산리 해안도로를 달리다 보면 손에 닿을 듯 작은 섬 하나가 보이는데 바로 섬달천이다. 연륙교로 연결돼 있어 섬 아닌 섬이 돼 버렸지만 연륙교 주변은 갯벌과 물이 빠지면 꼬막과 바지락을 채취하는 마을 공동어장이다. 뻘겋게 녹슨 양철 지붕의 정미소가 쓰러질 듯 버티고 서 있고 종점슈퍼 등도 작은 섬 섬달천의 풍경을 고스란히 보여주고 있는 곳이다. 날씨가 좀 따뜻해진다면 인근 장척마을에서의 갯벌체험도 빼놓을 수 없는 즐거움이겠다.
여수시내에 숙소를 잡고 소호요트경기장의 이국적인 야경을 감상해 보는 것도 좋겠다. 여기다가 오동도와 돌산대교, 무슬목유원지, 향일암을 곁들이고, 만성리해수욕장·방죽포해수욕장에서의 해변산책까지 곁들이거나 일정의 여유가 있다면 인근의 섬인 사도나 금오도까지 다녀오는 일정을 더하면 훌륭한 여정이 만들어진다.
추천코스 : 2012여수세계박람회 홍보관→여자만→장척마을 갯벌체험→섬달천→소호요트경기장
# 평사리의 너른 보리밭 길을 걷다… 경남 하동
경남 하동은 4월이면 흐드러지게 피어나는 벚꽃으로 대표된다. 벚꽃 필 무렵 아지랑이 피어나는 섬진강변을 따라 느릿느릿 걷는 맛은 가히 일품이다. 악양들판과 섬진강 물줄기가 한눈에 내려다보이는 하동 고소성에서 시작해 소설 '토지'의 주무대인 최참판댁을 돌아본다. 하동군은 지난 1998년부터 4년간 최참판댁을 관광지로 조성해 관광객들을 끌어들이고 있다. 최참판댁에서 한참을 걸어 다다른 매암차문화박물관은 차 한잔의 여유와 향기가 기다리는 곳이다. 넓은 차밭이 펼쳐져 있고 한쪽에는 황토벽과 통유리가 인상적인 찻집이 마련돼 있다. 찻값 2000원을 요금함에 넣고 자유롭게 찻물을 끓여 차를 마실 수 있다. 다 마신 후에는 깨끗하게 잔을 씻어 놓고 가면 된다. 악양면에서도 논길과 골목길을 따라 더 깊숙이 들어가면 소설 '토지'에 등장하는 최참판댁의 실제 모델인 조씨 고가를 만날 수 있다. 고가 곳곳에서 예전의 기품이 배어 나온다. 악양들판으로 다시 내려와 대봉감으로 유명한 대축마을로 들어서 한참을 올라가면 길 끝에 수령이 600년 정도로 추정되는 범상치 않은 소나무가 자리 잡고 있다. 큰 바위를 뚫고 줄기가 솟았고 뿌리는 바위 틈 속으로 파고들어 그 형상이 기이하다. 최참판댁에서 대하소설, 문암송에서 시를, 차박물관에서 은은한 차 향기를 맡는 여정이다.
추천코스 : 고소산성→최참판댁→매암차문화박물관→조씨 고가→문암송과 악양들판
# 느릿느릿 열차 타고 만나는 여유로운 풍경… 경남 진주
경상도와 전라도를 잇는 노선이라 해서 두 도(道)의 첫 글자를 따서 붙인 이름 경전선. 지난해 12월15일 마산역~삼랑진역 구간이 직선화됐고 나머지 구간도 2014년까지 순차적으로 직선·복선화될 예정이지만, 경전선은 아직 대부분의 구간에서 평균 시속 52㎞로 달려가는 '느린' 열차다. 경전선 열차를 타면 느린 속도만큼이나 마음이 평안해진다. 쉬엄쉬엄 작은 역마다 쉬어가는 열차를 타고 차창 너머로 봄이 오는 풍경을 내다보는 맛이 제법이다. 경전선에는 진주수목원역이 있다. 수목원의 정식 명칭은 '경상남도수목원'이지만, 진주에 있다고 해서 흔히 '진주수목원'으로 불리며 역이름도 그렇게 지어졌다. 봄이면 수목원은 수런수런 피어나는 봄꽃들과 연초록으로 가득차게 된다. 수목원 이곳저곳을 돌아보노라면 서너 시간쯤은 훌쩍 지나간다. 경전선을 탔다면 굳이 목적지를 정하지 않고 마음이 끌리는 낯선 이름의 간이역에서 무작정 내려서 다음 열차가 당도하기까지 2~3시간 동안 소읍이나 낯선 도시를 느린 걸음으로 돌아보는 것도 추천할 만하다. 금곡면에는 400여 년 동안 전통 방식으로 길쌈을 하고 있는 죽곡마을이 있다. 경남수목원에서 삼베마을까지는 18㎞ 남짓. 버스로 진주까지 나가서 죽곡마을행 버스를 이용해야 한다. 수목원에서 택시를 이용할 경우 1만5000원 정도 요금이 나온다.
추천 코스 : 진주수목원역→경남수목원→죽곡 삼베마을과 남악서원
# 국악 소리의 정취 속에서 '오토캠핑'… 전북 남원
봄은 캠핑족들이 손꼽아 기다려 온 계절이기도 하다. 근래 들어 캠핑이 붐을 이루면서 가족동반의 오토캠핑 명소는 전국 곳곳에 있지만, 이른바 '만춘(滿春)'의 캠핑명소라면 전북 남원쪽 지리산 자락의 달궁캠핑장을 빼놓을 수 없다. 지리산을 끼고 있어 산행을 겸할 수 있는 데다, 남원에서는 자녀들을 위한 판소리나 역사체험도 겸할 수 있다. 달궁캠핑장에 텐트를 치고 뱀사골 계곡을 따라 오룡대―병소―간장소―화개재를 오르는 산행을 추천할 만하다. 왕복 7시간30분 정도의 만만찮은 거리지만 구태여 화개재까지 오르지 않고 뱀사골의 봄 정취만 즐기다 되돌아 나와도 좋겠다. 달궁캠핑장의 매력이라면 밤이면 쏟아질 듯 떠 있는 별. 맑은 밤이면 은하수가 밤하늘을 수놓는다.
남원은 동편제 판소리의 발상지이자 판소리 다섯마당 중 춘향가와 흥부가의 배경이 된 곳이다. 가왕으로 일컬어지는 송홍록과 명창 강도근, 박초월을 배출하기도 했다. 지난 2007년 운봉읍 화수리에 개관한 '남원 국악의 성지'에서는 판소리와 관련된 유물과 전시물을 두루 돌아볼 수 있다. 공연장도 갖추고 있어 공연시간을 맞춰 가면 판소리를 들을 수 있다. 부근에는 이성계가 왜적들을 섬멸시킨 것을 기념한 황산대첩비가 있고 임진왜란 때 남원성 전투에서 적과 싸우다 장렬히 산화한 만인의총도 있다. 오랜 내력의 실상사도 빼놓을 수 없다.
추천코스 : 만인의총→국악의 성지→황산대첩비지→실상사→지리산 달궁오토캠핑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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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여수세계박람회가 열리는 여수를 중심으로 인근을 돌아보는 코스다. 오동도 입구에 위치한 2012여수세계박람회 홍보관에 들러 여수세계박람회를 미리 엿볼 수 있는 홍보관을 먼저 방문한다. 이어 찾아갈 곳은 노을이 아름답기로 유명한 여자만과 가막만. 부드럽게 굴곡을 이룬 만은 해안 드라이브의 묘미를 만끽할 수 있는 코스다. 여수시 소라면 복산리 해안도로를 달리다 보면 손에 닿을 듯 작은 섬 하나가 보이는데 바로 섬달천이다. 연륙교로 연결돼 있어 섬 아닌 섬이 돼 버렸지만 연륙교 주변은 갯벌과 물이 빠지면 꼬막과 바지락을 채취하는 마을 공동어장이다. 뻘겋게 녹슨 양철 지붕의 정미소가 쓰러질 듯 버티고 서 있고 종점슈퍼 등도 작은 섬 섬달천의 풍경을 고스란히 보여주고 있는 곳이다. 날씨가 좀 따뜻해진다면 인근 장척마을에서의 갯벌체험도 빼놓을 수 없는 즐거움이겠다.
여수시내에 숙소를 잡고 소호요트경기장의 이국적인 야경을 감상해 보는 것도 좋겠다. 여기다가 오동도와 돌산대교, 무슬목유원지, 향일암을 곁들이고, 만성리해수욕장·방죽포해수욕장에서의 해변산책까지 곁들이거나 일정의 여유가 있다면 인근의 섬인 사도나 금오도까지 다녀오는 일정을 더하면 훌륭한 여정이 만들어진다.
추천코스 : 2012여수세계박람회 홍보관→여자만→장척마을 갯벌체험→섬달천→소호요트경기장
# 평사리의 너른 보리밭 길을 걷다… 경남 하동
경남 하동은 4월이면 흐드러지게 피어나는 벚꽃으로 대표된다. 벚꽃 필 무렵 아지랑이 피어나는 섬진강변을 따라 느릿느릿 걷는 맛은 가히 일품이다. 악양들판과 섬진강 물줄기가 한눈에 내려다보이는 하동 고소성에서 시작해 소설 '토지'의 주무대인 최참판댁을 돌아본다. 하동군은 지난 1998년부터 4년간 최참판댁을 관광지로 조성해 관광객들을 끌어들이고 있다. 최참판댁에서 한참을 걸어 다다른 매암차문화박물관은 차 한잔의 여유와 향기가 기다리는 곳이다. 넓은 차밭이 펼쳐져 있고 한쪽에는 황토벽과 통유리가 인상적인 찻집이 마련돼 있다. 찻값 2000원을 요금함에 넣고 자유롭게 찻물을 끓여 차를 마실 수 있다. 다 마신 후에는 깨끗하게 잔을 씻어 놓고 가면 된다. 악양면에서도 논길과 골목길을 따라 더 깊숙이 들어가면 소설 '토지'에 등장하는 최참판댁의 실제 모델인 조씨 고가를 만날 수 있다. 고가 곳곳에서 예전의 기품이 배어 나온다. 악양들판으로 다시 내려와 대봉감으로 유명한 대축마을로 들어서 한참을 올라가면 길 끝에 수령이 600년 정도로 추정되는 범상치 않은 소나무가 자리 잡고 있다. 큰 바위를 뚫고 줄기가 솟았고 뿌리는 바위 틈 속으로 파고들어 그 형상이 기이하다. 최참판댁에서 대하소설, 문암송에서 시를, 차박물관에서 은은한 차 향기를 맡는 여정이다.
추천코스 : 고소산성→최참판댁→매암차문화박물관→조씨 고가→문암송과 악양들판
# 느릿느릿 열차 타고 만나는 여유로운 풍경… 경남 진주
경상도와 전라도를 잇는 노선이라 해서 두 도(道)의 첫 글자를 따서 붙인 이름 경전선. 지난해 12월15일 마산역~삼랑진역 구간이 직선화됐고 나머지 구간도 2014년까지 순차적으로 직선·복선화될 예정이지만, 경전선은 아직 대부분의 구간에서 평균 시속 52㎞로 달려가는 '느린' 열차다. 경전선 열차를 타면 느린 속도만큼이나 마음이 평안해진다. 쉬엄쉬엄 작은 역마다 쉬어가는 열차를 타고 차창 너머로 봄이 오는 풍경을 내다보는 맛이 제법이다. 경전선에는 진주수목원역이 있다. 수목원의 정식 명칭은 '경상남도수목원'이지만, 진주에 있다고 해서 흔히 '진주수목원'으로 불리며 역이름도 그렇게 지어졌다. 봄이면 수목원은 수런수런 피어나는 봄꽃들과 연초록으로 가득차게 된다. 수목원 이곳저곳을 돌아보노라면 서너 시간쯤은 훌쩍 지나간다. 경전선을 탔다면 굳이 목적지를 정하지 않고 마음이 끌리는 낯선 이름의 간이역에서 무작정 내려서 다음 열차가 당도하기까지 2~3시간 동안 소읍이나 낯선 도시를 느린 걸음으로 돌아보는 것도 추천할 만하다. 금곡면에는 400여 년 동안 전통 방식으로 길쌈을 하고 있는 죽곡마을이 있다. 경남수목원에서 삼베마을까지는 18㎞ 남짓. 버스로 진주까지 나가서 죽곡마을행 버스를 이용해야 한다. 수목원에서 택시를 이용할 경우 1만5000원 정도 요금이 나온다.
추천 코스 : 진주수목원역→경남수목원→죽곡 삼베마을과 남악서원
# 국악 소리의 정취 속에서 '오토캠핑'… 전북 남원
봄은 캠핑족들이 손꼽아 기다려 온 계절이기도 하다. 근래 들어 캠핑이 붐을 이루면서 가족동반의 오토캠핑 명소는 전국 곳곳에 있지만, 이른바 '만춘(滿春)'의 캠핑명소라면 전북 남원쪽 지리산 자락의 달궁캠핑장을 빼놓을 수 없다. 지리산을 끼고 있어 산행을 겸할 수 있는 데다, 남원에서는 자녀들을 위한 판소리나 역사체험도 겸할 수 있다. 달궁캠핑장에 텐트를 치고 뱀사골 계곡을 따라 오룡대―병소―간장소―화개재를 오르는 산행을 추천할 만하다. 왕복 7시간30분 정도의 만만찮은 거리지만 구태여 화개재까지 오르지 않고 뱀사골의 봄 정취만 즐기다 되돌아 나와도 좋겠다. 달궁캠핑장의 매력이라면 밤이면 쏟아질 듯 떠 있는 별. 맑은 밤이면 은하수가 밤하늘을 수놓는다.
남원은 동편제 판소리의 발상지이자 판소리 다섯마당 중 춘향가와 흥부가의 배경이 된 곳이다. 가왕으로 일컬어지는 송홍록과 명창 강도근, 박초월을 배출하기도 했다. 지난 2007년 운봉읍 화수리에 개관한 '남원 국악의 성지'에서는 판소리와 관련된 유물과 전시물을 두루 돌아볼 수 있다. 공연장도 갖추고 있어 공연시간을 맞춰 가면 판소리를 들을 수 있다. 부근에는 이성계가 왜적들을 섬멸시킨 것을 기념한 황산대첩비가 있고 임진왜란 때 남원성 전투에서 적과 싸우다 장렬히 산화한 만인의총도 있다. 오랜 내력의 실상사도 빼놓을 수 없다.
추천코스 : 만인의총→국악의 성지→황산대첩비지→실상사→지리산 달궁오토캠핑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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