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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eek&] 캠핑 시대 ① 장비 비교 체험

by 시리우스 하우스 2011. 3. 25.

 

[week&] 캠핑 시대 ① 장비 비교 체험

[중앙일보] 입력 2011.03.25 03:35 / 수정 2011.03.25 03:35
캠핑은 장비 선택에서 시작한다. ‘캠핑 시대’ 첫 회는 장비 선택에 따른 두 종류의 캠핑 스타일을 비교한다. 오토캠핑이라고 대단한 장비를 갖춰야 하는 것은 아니다. 처음엔 집에 있는 텐트와 주방기구를 가져와도 무방하다. 일단 캠핑 맛을 본 다음에 우리 가족에 맞는 장비를 갖추는 게 올바른 절차다. 두 초보 캠퍼와 함께 경남 남해 편백자연휴양림에서 1박2일을 보냈다. 이른바 ‘캠핑 체험 극과 극’이다.


풀세트 캠핑 vs 알뜰형 캠핑

지르고 보세 유진이네 가족 1박 2일
폼나게 그늘 막 치고 바비큐, 조개·삼겹살 구우며 신나는 밤


유진이네 가족이 남해 편백자연휴양림에서 다양한 장비를 갖추고 캠핑을 즐기고 있다.

양유덕(36)씨는 초보 캠퍼다. 게다가 간이 큰 캠퍼다. 장비를 풀세트로 질렀다. 그것도 죄다 새것으로. 지난해 여름 가족과 계곡에 물놀이 갔다가 받은 충격 때문이다. 딸 유진(5)이가 아빠의 자존심을 건드렸다. “아빠 우리 텐트는 왜 이렇게 작아?” 양씨는 곧장 최신 매장으로 달려갔다. “어떤 것이 좋은 장비인지 몰라 초보에게는 중고 장터가 더 어려웠다”는 게 그의 항변이다.

 일단 큰 텐트를 장만했다. 이너텐트가 내장된 거실형 오토캠핑 텐트다. 나중에 친구 가족이나 부모님이 결합할 것도 계산에 넣었다. 100만원이 훌쩍 넘었지만 과감히 선택했다. 덩치 큰 텐트가 은근히 걱정되기도 했다. 가족 앞에서 멋진 집을 만드는 아빠의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는 부담감 때문이었다. 하나 어렵지 않았다. 요즘 텐트는 부피는 크지만 프레임은 간단하다.

 이제 저녁을 해야 할 시간. 일단 폼 나는 타프(그늘막)를 쳤다. 타프는 축을 이루는 폴 두 개의 높낮이가 달라야 더 유용하고, 모양도 난다. 이 정도는 캠핑동호회 온라인 사이트에서 미리 알아뒀다. 타프 아래 조립식 테이블을 깔고 새빨간 접이식 의자 4개를 놓으니 근사한 디너테이블이 완성됐다.

캠핑의 맛은 역시 바비큐. 숙달된 캠퍼는 훈연 바비큐를 한다지만, 초보에게는 버겁다. 숯불 위에 직접 굽는 직화가 수준에 맞다. 여기에 특별 재료를 가미했다. 남해에서 나는 신선한 해물이다. 먼저, 삼각 화로에 불을 피우고 굴·왕새우·새조개·생합에 이어 봄멸치까지 올렸다. 그러나 초보 캠퍼, 삼각 화로에 불을 피우는 게 쉽지만은 않다. 해산물에서 떨어지는 물기에 숯불이 점점 죽는다. 곧바로 삼겹살로 메뉴 교체. 지글지글 고기 익는 소리에 가족이 환호한다. “우리 아빠 아웃도어 요리사!”

소박해도 좋아 유빈이네 가족 1박 2일
별 보며 도란도란 이야기, 팬션보다 좋던 걸요


휴양림 데크에서 유빈이네 가족이 텐트 사이트를 마련했다. 오토캠핑 전문 장비가 없어도 충분히 여유로운 캠핑이 가능하다.


유명환(36)씨는 네 살배기 딸 유빈이 아빠다. 유씨는 유빈이가 만 세 살이 되기를 얼마나 기다렸는지 모른다. 자연 속에서 아이와 함께 지내는 ‘좋은 아빠’가 되고 싶은 생각에서였다. 그러나 정작 본인의 야생 본능이 더 간절했다. 전남 여수 돌산반도에서 나고 자랐지만, 십 년 넘게 도시에서 직장생활만 하다 보니 자연이 사무쳤다.

 장비는 크게 욕심내지 않았다. 시골에서 자라 야영에 자신이 있는 데다, 차근차근 알아보고 구입하자는 생각이었다. 텐트는 집에 있던 것을 꺼내 손질했다. 3인 가족이 충분히 쓸 수 있는 공간. 휴양림에 마련된 데크에는 큰 텐트를 칠 수 없다는 걸 유씨는 알고 있었다.

 주방기구는 새로 마련했다. 특히 코펠 등 식기류는 오래 쓸 수 있는 장비를 골랐다. 분출구가 2개인 휘발유 버너도 장만했다. 화력이 좋아 어떤 음식이든 뚝딱 만들 수 있기 때문이다. 대신 연료통 펌프질을 해야 하는 불편함은 감수해야 한다. 듀얼 버너로 프라이팬에 고기를 굽고, 큰 코펠엔 된장국을 끊였다. 3인 가족으로는 맞춤이다.

 간단한 식사는 충만한 저녁 시간을 낳는다. 숲 속의 밤은 도시보다 훨씬 일찍 오기 때문이다. 어두워지기 전에 가스등을 텐트 안과 주변에 걸어놓았다. “아이와 함께 파란 하늘 위로 떠오르는 샛별을 보는 게 오늘이 처음인 것 같아요. 펜션에서 자는 것보다 훨씬 럭셔리한 밤인 걸요.” 아내 정지은(33)씨가 좋아했다. 밤 추위에 대비해 침낭 말고도 오토캠핑용 침구 세트를 마련했다.

 이튿날 야영을 무사히 마친 유명환씨의 표정에 자신감이 넘쳤다. “처음 치고는 잘 해낸 것 같아요. 근데 조금 춥긴 하네요, 하하.”


3월의 캠핑장비 ┃ 랜드 크루저 텐트

거실이 있어 두 가족이 무난히 생활할 수 있는 오토캠핑용 대형 텐트다. 큰 텐트 안에 이너텐트 2개가 내장돼 있다. 거실 공간 앞뒤로 문을 낼 수 있고, 이너텐트도 따로 출입문이 있어 동서남북으로 문을 낼 수 있다. 이너텐트는 고리형으로 탈착이 용이하다. 좌우에 이너텐트 2동을 설치하면 최대 10명까지 캠핑을 즐길 수 있다.

 초보자라면 텐트를 어떻게 칠까 고민 되는 게 사실이다. 하지만 ‘랜드 크루저’ 제품은 ‘오토 폴 시스템’으로 설치가 간단하다. 폴과 외피가 일체형으로 돼 있어 텐트를 펼치기만 하면 대강의 텐트 모양이 만들어진다. 좌우 한 개씩 폴을 끼워 로프를 걸어 당겨주면 이내 굼벵이 모양의 집이 완성된다. 별도의 보조 플라이가 있어 악천후도 견딜 수 있다. 재원은 폭 255㎝, 길이 690㎝, 높이 185㎝. 가격은 134만2000원(이너텐트 2동 포함)이다.

3월의 캠핑장 ┃ 남해 편백자연휴양림

경남 남해에서도 깊은 산골에 자리 잡고 있다. 멀지만 고생해서 찾아간 만큼 보람도 크다. 무엇보다 편백나무가 배출하는 피톤치드를 마음껏 들이킬 수 있다. 피톤치드는 수목이 발산하는 독특한 휘발성 활성물질로 산림욕에 좋다. 편백나무는 소나무에 비해 피톤치드 함유량이 네 배나 많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게다가 사철 한갓지다.

 데크 야영장 30여 동이 빽빽한 편백나무 사이에 갖춰져 있다. 휴양림에서 요가와 숲 해설 교실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전기는 사용할 수 없으며, 취사장과 화장실이 따로 있다. 데크 사용료 1일 4000원, 여기에 1인당 1000원씩 추가로 요금을 내야 한다. 주차비 3000원 별도. 경남 남해군 삼동면 동천리 480-2. 055-867-7881. cafe.daum.net/namhae7881

글=김영주 기자
사진=김성룡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