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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 전 거 /자전거 관련..

자전거 춥다고 살살 타면 부상 위험 더 커진다

by 시리우스 하우스 2011. 11. 2.

[H story] 춥다고 살살 타면 부상 위험 더 커진다

쌀쌀해진 날씨안전하게 자전거 타기
체온 안 오르면 근육·관절 긴장 안 풀려
여름 못잖게 탈수 많아… 수분 섭취해야

 

 

입력 : 2011.11.02 09:24

평소 한강변에서 자전거 타기를 즐기는 박모(48·서울 중구)씨는 기온이 뚝 떨어졌던 10월 셋째 주 새벽, 여느 때처럼 한 시간 자전거를 타고 나서 땀을 식히기 위해 벤치에 앉았다가 갑자기 두 다리에 심한 경련이 생겼다. 자전거를 타느라고 땀이 났던 다리의 체온이 차가운 날씨에 갑자기 떨어지면서 근육이 위축됐기 때문이다. 박씨는 아내의 부축을 받으면서 간신히 집에 돌아왔다.

고려대 사회체육학부 이기천 교수는 "기온이 떨어지는 초겨울 이후에 봄·가을에 타던 습관대로 자전거를 타면 심혈관이 무리를 받거나 부상당할 위험이 높아진다"며 "추위가 찾아오면 자전거를 타는 요령을 달리 해야 한다"고 말했다.

신지호 헬스조선 기자 spphoto@chosun.com

▶한 시간 전 이온음료 마시고

자전거를 타기 한 시간 전에 이온음료 500㎖를 조금씩 나눠 마시자. 을지병원 가정의학과 권길영 교수는 "겨울은 공기가 건조해서 피부를 통해 수분을 잘 빼앗기기 때문에 탈수가 빨리 온다"며 "자전거를 타러 나가기 전에 미리 수분을 보충해 두라"고 말했다. 물보다 체내 수분 흡수가 잘 되는 이온음료가 더 좋다. 다만, 비타민 음료나 과일주스 등은 오히려 체내 수분 흡수를 방해한다.

▶타기 직전에 종아리 주물러야

겨울 바람을 맞으면서 자전거를 타면, 시속 20㎞만 넘어가도 체력 소모가 급격히 늘어난다. 이런 조건에서 다리 근육을 충분히 풀지 않고 자전거를 타면 근육 경련이 쉽게 온다. 자전거를 타기 전에 다른 계절보다 무릎·발목 등 하체에 중점을 둔 스트레칭을 하자. 스트레칭 후에는 1분 정도 종아리를 주물러 근육을 풀어준다.

▶처음에는 저단 기어로 약하게

자전거에 오르고 처음 15분은 약하게 달린다. 날씨가 추울 때는 라이딩을 하면서 신체 기관 전체의 워밍업을 해야 하기 때문이다. 일반 자전거는 앞바퀴 2개·뒷바퀴 10개의 기어가 있다. 앞바퀴는 1단에 걸고, 뒷바퀴는 초급자 10단·중급자 9단·상급자 7~8단에 걸면 된다. 이렇게 하면 기어가 가벼워져 자전거를 타기 수월해진다. 15분 정도 달린 후 원래 타던 기어로 바꾼다.

▶1초에 맥박 2번 뛸 만큼 달리고

날씨가 추워지면 자전거를 탈 때 대부분 자신의 최대 파워보다 힘을 훨씬 적게 쓴다. 그러나, 경희대 스포츠의학과 선우섭 교수는 "신체 발열이 덜 되면 체온조절에 나쁘기 때문에 최소한 자신이 낼 수 있는 최대 힘의 70%는 발휘해야 한다"고 말했다. 체온을 충분히 올려야 근육·관절 부상 등을 막을 수 있다. 사람마다 다르지만, 자전거를 5분 탔을 때 1분당 맥박수가 30~40대는 130~140회, 50~60대는 120~130회 정도 뛰면 체력의 70%를 쓰고 있는 것이다.

▶마지막 5분은 좌우 엉덩이 번갈아 힘주자

땀을 흘리고 나서 찬바람을 맞으면 체온이 급히 떨어진다. 자전거를 타고 나서 마무리 운동을 하면 체온이 완만하게 내려간다. 자전거를 타는 동안 부담을 많이 받은 신체 부위를 중심으로 2~3분간 스트레칭한다. 따로 마무리 운동을 하기 번거로우면, 라이딩을 하는 마지막 5분 동안 속도를 줄이고 엉덩이 좌우에 번갈아가며 힘을 실으면서 타면 된다.

▶관절염 환자 안장은 높게

무릎관절염이 있으면 다른 계절보다 안장을 10㎝ 높인다. 안장을 높이면 무릎 가동 범위가 줄면서 관절에 무리가 덜 간다. 강북삼성병원 재활의학과 이용택 교수는 "관절염과 허리 디스크가 겹친 사람은 처음 10분은 안장을 높이되, 그 다음에는 안장을 최대한 낮추고 손잡이는 높여서 허리를 펴고 천천히 타라"고 말했다.

▶사우나 가기 전 미지근한 물 마셔야

날씨가 추워지면 자전거에서 내려서 바로 사우나에 가는 사람이 많다. 스스로는 "날이 추워서 땀을 별로 흘리지 않았다"고 생각해도, 실제로는 건조하고 차가운 공기 때문에 수분을 많이 뺏긴 상태이다. 이럴 때 무심코 사우나에 가면 탈진할 수 있다. 사우나를 하기 전에 15~20도의 미지근한 물을 두 잔(500㎖) 정도 마시자. 찬물보다 체내 흡수가 빠르다.

/ 한희준·헬스조선 기자 hj@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