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등산,캠핑,기타자료/기타

아파트 공급 얼마나 줄어드나

by 시리우스 하우스 2010. 11. 13.

 

아파트 공급 얼마나 줄어드나

매경이코노미 | 입력 2010.11.13 17:53

 




정부가 8·29 부동산 대책을 통해 전격적으로 규제를 완화한 지도 2개월을 넘어섰다. 정책의 효과에 대해서 성공과 실패로 의견이 나뉘고, 지방을 중심으로 훈풍이 올라올 것이라는 주장과 아직까지 시장이 바닥에 이르지 못했다는 의견이 팽팽한 상황이다. 물론 부동산이 정책적 영향을 많이 받고 그 고유한 특성으로 시장조절기능도 빠르게 작용하지 않지만 주택도 하나의 재화이기 때문에 수요와 공급에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 2007년 이후 지속되고 있는 현재의 시장침체는 실수요 부족으로 인해 나타났다는 점은 대부분 동의하고 있는 상황이다.

하지만 수요의 회복 여부 측면에서는 의견이 양분되고 있다. 전세가격의 상승과 매매가격의 하락으로 매매 수요가 점차 회복될 것이라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으나, 아직까지 미분양이 많이 적체돼 있고 수요가 회복되기에는 여전히 가격이 높아 가격이 더 하락하기 전까지 수요가 되살아나기 힘들다는 주장도 함께 제기되고 있다. 부동산 수요는 심리적 요인이 크게 작용하므로 이렇게 양측 주장이 고르게 지지를 받고 있는 상황에서 수요의 예측을 통해 앞으로의 주택시장을 전망하기는 상당히 어렵다.

다만 향후 인허가량과 입주량 등 주택공급이 감소할 것이라는 주장에는 크게 이견이 없다. 인허가와 입주량과 같은 공급데이터는 실증적으로 검증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과거의 예를 볼 때 공급량은 주택시장에 큰 영향을 미쳤다. 연평균 공급량이 50만가구를 넘어섰던 91년부터 97년까지는 이전에 우리나라 주택시장에서 찾아보기 힘들었던 장기 안정기였으며, 외환위기 이후 2002년까지 연평균 38만가구로 공급이 감소하면서 2000년대 초중반기의 주택가격 상승이 나타났다. 이런 선례를 근거로 최근 공급량 감소에 따라 주택시장이 과열될 것이라는 주장이 대두되고 있다. 수요 감소로 초래된 시장침체가 어느 정도 해결되면 공급 감소가 문제될 것이라는 의견이다. 따라서 앞으로 공급이 얼마나 감소할 것이며 시장에 미치는 영향이 어떻게 나타날지에 대한 분석이 필요한 시점이 됐다.

주택의 공급량을 나타내는 데이터는 크게 인허가량과 입주량 등이 있다. 각각의 자료가 시장에 미치는 영향력에 차이가 있으므로 유의해야 한다. 인허가량의 경우 현재 부동산시장에 영향을 많이 받는다. 현재 시장이 상승기가 되면 개발회사들의 신규 개발에 대한 추진의지가 높아져 인허가가 늘어나게 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인허가 물량이 착공을 거쳐 시장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데는 2~3년 정도의 시차가 존재한다. 반면에 입주량의 경우에는 바로 시장에 공급되는 물량으로 시장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미치게 된다. 따라서 각각의 자료 특성을 이해하고 이를 다시 공공과 민간, 수도권과 지방 등으로 구분해 분석함으로써 유용한 결과를 얻을 수 있을 것이다.

비수도권 인허가량이 더 크게 감소

먼저 인허가량을 살펴보면 2007년까지 45만가구 이상의 실적을 꾸준히 나타냈으나 2008년 약 37만가구, 지난해 약 38만가구로 크게 감소한 것을 볼 수 있다. 특히 전체 인허가량 중 공공부문의 비중이 2007년 이후 크게 증가하고 있는 점도 주목해야 한다. 2005년부터 2007년까지 인허가량 전체의 약 30% 수준이던 공공부문의 비중이 지난해에는 44%까지 상승했다. 이는 2008년 이후 주택 공급이 민간부문보다는 보금자리주택을 중심으로 한 공공부문 위주로 진행됐다는 것을 의미한다. 민간부문의 경우 미분양의 적체와 건설업체 구조조정,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문제 등으로 당장 공급량을 늘리기 어려운 실정이므로 공공 위주의 주택공급은 피할 수 없는 상황이다. 하지만 최근 보금자리주택 사전청약 연기 등으로 인해 공공부문도 공급을 급격하게 늘리기 힘들어 당분간 인허가량의 감소세는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이런 상황은 올해도 9월까지의 인허가물량이 약 16만가구에 그치고 있는 점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인허가물량을 지역적으로 살펴보면 2007년부터 비수도권의 인허가량이 상대적으로 더 크게 감소한 것을 볼 수 있다. 이는 2007년부터 누적되기 시작한 미분양이 주로 지방시장에서 나타났기 때문이다. 비수도권의 인허가량 감소는 최근 지방 광역시를 중심으로 가격이 다시 상승하는 원인으로 지적되고 있다. 수도권의 경우에는 2008년 20만가구에 미치지 못한 인허가량이 지난해 25만가구 수준으로 회복됐으나, 분양받을 수 있는 계층이 한정적인 공공부문의 비중이 높아 시장에 미치는 영향이 제한적일 것으로 보인다.

최근 공급부문에서 인허가량보다 더 큰 문제로 제기되는 것은 입주량이다. 입주량은 직접적인 신규 공급요인으로 시장에 미치는 영향이 더 크게 나타난다. 2008년 이후 인허가량이 크게 감소하는 점을 감안하면, 내년부터 입주량 감소는 어느 정도 예상된다고 볼 수 있다. 인허가 이후 분양과 착공을 거쳐 입주가 될 때까지 약 3년의 시간이 소요되는 것이 일반적이기 때문이다.

올해까지의 입주량과 내년도 입주예정물량을 살펴본 결과, 수도권의 경우 2기 신도시와 2007년 분양가 상한제 회피 물량의 입주가 겹쳐 올해 아파트 입주량이 약 17만가구로 지난해에 비해 소폭 증가했으나 내년에는 약 11만가구로 전년 대비 약 63%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방의 경우 이미 지난해부터 감소세가 시작됐으며 내년에도 큰 폭으로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입주량 감소는 전세가격 상승 부추겨

따라서 인허가량 감소가 당분간 지속될 것이라는 점을 고려해 볼 때 입주량 감소 또한 당분간 지속될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 과거 우리나라는 인허가량을 중심으로 연 50만가구를 주택공급의 목표치로 잡아왔다. 물론 이런 공급목표에 대해서는 너무 일률적이라는 비판도 많지만 주택공급이 50만가구에 크게 미달할 경우에는 이후 시장이 과열되는 현상이 나타난 것도 사실이다.

이번 인허가량의 감소로 이어진 입주량의 감소가 시장에 어느 정도 영향을 미치게 될지 단언하기는 어렵지만 현재 시장상황을 비춰 봤을 때 몇 가지 시사점을 도출할 수는 있을 것으로 보인다. 먼저 내년에도 수도권 지역의 전세가격 강세는 지속될 것으로 예측해 볼 수 있다. 현재 우리나라는 매매 수요의 침체로 인해 전세 수요가 크게 증가하고 있어 전세가격이 큰 폭으로 상승한 상태다. 이런 전세가격의 상승은 신규 공급을 통해 완화가 가능한데 내년에는 전반적으로 입주가 크게 감소해 증가하고 있는 전세 수요를 충족시키지 못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런 전세가격의 상승은 실수요가 많은 중소형 주택을 중심으로 잠재 수요의 시장 참여를 자극해 매매시장 활성화에도 기여할 것으로 보인다. 최근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지방의 가격상승세도 입주량을 기준으로 본다면 유지될 가능성이 높다. 다만 지방의 경우 지역적 편차가 크므로 유의해야 한다.

공급 측면에서는 민간공급의 활성화를 위한 정책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현재 공공부문의 공급으로 신규 공급의 부족한 부분을 채워가고 있지만 민간공급이 지금과 같이 침체된 상태에서는 정상적인 시장 기능을 기대하기 어렵다. 최근 대두되고 있는 LH의 부실문제 등을 고려할 때도 민간공급의 활성화 방안이 마련돼야 할 것으로 보인다.

주택이 부족했던 과거에는 우리나라에서 주택공급은 많이 할수록 좋은 것으로 인식됐으나 최근에 미분양이 증가하면서 주택공급에 대한 부정적 인식이 많아졌다. 하지만 공급이 필요한 지역에 적정한 공급이 이뤄지지 못하면 그 대가는 실수요계층인 서민이 부담하는 경우가 많다. 따라서 미래의 수급상황을 분석해 필요한 주택공급이 이뤄질 수 있도록 주택공급정책을 수립해야 할 것이다.

[남영우 나사렛대 부동산학과 교수 ywnam72@para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