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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 전 거 /자전거 관련..

전기자전거가 뜬다…그린경영 힘입어 대기업까지 가세

by 시리우스 하우스 2010. 11. 10.

 

전기자전거가 뜬다…그린경영 힘입어 대기업까지 가세
기사입력 2010.11.10 04:00:25   

출근길에 나서는 나건강 씨. 올해부터 나 씨가 사용하는 이동수단은 전기자전거다. 나 씨의 직장은 집에서 10km 이상 떨어져 있고, 가는 길은 오르막 내리막도 심한 편이다. 예전 같았으면 자전거로 통근하는 것은 꿈도 못 꿨다. 하지만 전기자전거를 구매하고 달라졌다. 한 번 충전하면 40km 주행이 가능하고, 오르막길에서도 전기의 도움으로 쉽게 주행할 수 있다. 이뿐 아니다. 스마트폰이 자전거에 연결되면 즉시 속도, 주행시간, 이동경로, 칼로리소모량을 확인하는 계기판으로 변신한다. 퇴근길에는 직접 페달을 밟으며 운동용으로 활용할 수 있고, 페달을 밟는 만큼 전기도 충전돼 일석이조다. 집에서는 거치대에 올려놓고 가정용 헬스기구로도 사용이 가능하다.

내년부터 이런 전기자전거를 만날 수 있을 전망이다. 자동차부품업체 만도는 페달을 밟으면 자가 충전되는 전기자전거를 내년 7월 출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시범 모델은 일산 킨텍스에서 열린 ‘2010세계자전거박람회’에서 공개됐다. 송준규 만도 개발담당 부장은 “정부의 친환경사업 과제로 전기자전거 개발을 진행해왔다. 탄소 소재를 사용해 무게를 대폭 낮춘 것이 특징”이라고 밝혔다. 만도가 개발한 전기자전거는 무게가 17kg으로 국내 출시된 전기자전거 중 가장 가볍다.

전기자전거는 배터리를 사용하기 때문에 친환경적이고, 스쿠터 못지않은 기동력을 가졌을 뿐 아니라 운동용으로도 활용 가능해 향후 대체 이동수단으로 주목받고 있다. 실제로 세계 전기자전거시장은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전 세계 연간 전기자전거 판매량은 지난해 2400만대에서 올해 2900만대로 늘어날 전망이다. 이미 중국에서는 매년 2000만대 이상의 전기자전거가 판매되고 있고, 일본에서도 지난해 36만4800대가 팔려 소형오토바이 판매량을 뛰어넘었다.

이에 반해 한국은 전기자전거시장의 불모지나 다름없었다. 대부분의 업체들이 중국산 전기자전거를 수입해 파는 데 그쳤다. 삼현, 바이칸, 파워라이드, 티엔에스 등의 중소업체들은 직접 개발하고 중국 등지에서 생산한 전기자전거를 출시해왔다. 특히 창원에 위치한 모터업체 삼현은 이 시장에 선도적으로 뛰어들어 ‘하이런’이라는 전기자전거 브랜드를 만들었고, 지난해 3000대가량을 판매했다. 하지만 다 합쳐도 국내 전기자전거시장은 연 판매량이 총 1만대에 미치지 못한다. 이는 연 판매량 2900만대인 세계시장뿐 아니라 250만대에 달하는 국내 일반자전거시장보다도 훨씬 작은 규모다. 이에 지경부는 지난해 10월 전기자전거를 고부가가치형 주력사업으로 육성해 5년 내 자전거 강국으로 도약한다는 방침을 밝힌 바 있다. 한국의 발전된 IT와 배터리 기술도 전기자전거의 강자로 부상할 수 있는 토양이다.

삼천리자전거·알톤스포츠 등 진입

국내 3대 자전거업체인 삼천리자전거, 알톤스포츠, 코렉스는 올해부터 전기자전거시장에 뛰어들기 시작했다. 그동안 중국산 자전거를 수입해 팔던 삼천리자전거삼성SDI의 리튬이온전지를 이용하고, 국산화율을 71%까지 끌어올린 국산 전기자전거 ‘그리니티(Greenity)’를 출시했다. 그리니티의 올해 예상판매량은 1000대다. 올해 9월 코렉스를 인수한 알톤스포츠는 올해 7월 자체 개발한 전기자전거를 출시했다. 현재까지 알톤스포츠는 200여대의 전기자전거를 판매했다.

한편 국내 전기자전거시장이 열리기 위해서는 도로 인프라 확충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송준규 부장은 “좋은 전기자전거를 개발해도 도로 인프라가 따라주지 못하면 이 시장은 성공하기 힘들다”고 전했다.

[윤형중 기자 hjyoon@mk.co.kr]

[본 기사는 매경이코노미 제1580호(10.11.10일자)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