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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경도 이젠 경쟁력... '억대 나무시대' 개막

by 시리우스 하우스 2010. 4. 5.

 

조경도 이젠 경쟁력... '억대 나무시대' 개막

헤럴드경제 | 입력 2010.04.05 09:12

 




오늘 7월 입주를 앞두고 있는 청주 신영 지웰시티 1블럭 공사 현장에는 최근 수억원대의 고급 조경수 식재를 위한 사전 작업이 한창이다. 1블럭에만 투입돨 조경 예산이 150억원에 달하며, 지웰시티를 상징하게 될 500년 이상된 느티나무 거목의 가격은 5억원을 훌쩍 넘어선다. 준공 전 마지막으로 이뤄지게 될 조경 공사를 앞두고, 회사 측은 초고층 주상복합 아파트의 규모에 걸맞은 높이와 폭을 가진 거목 조경수를 확보하기 위해 전국 방방곡곡으로 나무 확보 전쟁을 치른 바 있다.

이에 앞서 지난해에는 삼성건설의 반포 래미안퍼스티지에 경북 고령의 수령 1000년, 싯가 10억원 이상의 느티나무가 심어져 화제를 몰고 왔으며, 고양 일산에 짓고 있는 일산자이는 평균 1000만원이 넘는 대적송 등 명품 소나무만 2200여그루를 확보하는 등 조경 비용으로 500억원 가량이 투입됐다.

인테리어, 마감재, 내부구조 등의 고급화가 조경 차별화로 번지면서 조경수의 가치가 억대를 호가하는, '억대 나무' 시대가 본격화하고 있다.

과거 억대의 나무는 보호수로 지정된 고령의 희귀 나무, 고급 골프장 내에서 시선이 모이는 곳의 상징적인 나무, 'YS소나무'와 같은 고위급 인사가 기증한 나무들로 한정됐지만, 이제는 억대 나무의 '마이홈' 시기가 열린 것이다.

이에 따라 조경수의 선호도 1순위인 소나무는 물론, 느티나무, 벚나무, 이팝나무 등 조경수 가운데 고급 수종은 최근 몇년 사이 수십%씩 가격이 급등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일반적으로 거래되는 최상급 소나무 한 그루 값은 2000~3000만원을 호가한 지 오래며, 아파트 단지 내 가로수로 선호되는 느티나무는 지름이 1m 이상이면 5000만원을 훌쩍 넘어선다.

이처럼 가격이 급등하는 데는, 아파트 사업장 등 나무에 대한 수요가 느는 데 비해, 이를 뒷받침해 줄 공급량이 부족하기 때문. 수령과 생김새 등을 두루 갖춘 야생의 나무들은 한정돼 있는 반면, 수요가 크게 늘고 있기 때문이다.

다만 조경업에 종사하는 이들은 고급 조경수의 가격이 억대로 형성되는 데 대해서는 따져봐야 할 점이 있다고 조언한다. 거래되는 나무의 가격에는 본래 나무의 거래 가격만 담긴 것이 아니라는 것이다. 나무 가격의 절반가량은 이른바 옮겨 심기 위한 부대비용과 나무가 고사할 경우에 같은 수종의 나무를 심기 위한 이른바 '보험료'가 함께 담겨 있기 때문이라는 것. 조경업에 종사하는 한 관계자는 "종종 나무의 산지에 가서 그루당 가격을 알아보곤, 나무 가격에 거품이 많다고 지적을 하는 이들이 있다"며 "하지만 나무를 죽이지 않고 옮겨심기 위해 뿌리 보호 등의 각종 작업과, 거목을 옮기기 위한 운반비용, 나무가 고사했을 때 동종의 나무를 심어주기 위한 이른바 보험비용 등이 본래의 나무 가격을 넘어서는 것이 다반사"라고 귀띔했다. 그는 200만원에 사온 나무가 서울에서 1000만원에 거래되는 것이 결코 무리는 아니라고 했다. 최근 부산 가덕도의 300살 묵은 팽나무 2그루의 해상 수송을 위해 부산시는 운반비용과 새 보금자리에 뿌리가 내릴때 까지의 관리비용 등을 위해 모두 2억5000만원을 잡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이같은 비용이 나무의 가격에 모두 포함이 된다는 것이다.

이런 사정 때문에 고급 단독주택에 거주하는 이들이 조경수를 살 경우, 유통비용의 최소화를 위해 조경업자와 함께 직접 나무가 위치한 소재지로 이동, 나무의 주인과 직거래를 하고, 조경업자들을 상대로는 나무를 옮겨 심는 일만을 맡기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정순식 기자/sun@herald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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