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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캠핑 & 캠핑] <12> 요리에 대한 패러타임이 바뀐다 - 훈제

by 시리우스 하우스 2009. 11. 6.

 

[캠핑 & 캠핑] <12> 요리에 대한 패러다임이 바뀐다 - 훈제

이거 맛 들면 직화요리는…

<오토캠핑 바이블> 저자 김산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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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과 서양의 캠핑 문화 가운데 가장 큰 차이를 꼽으라면 음식을 들 수 있겠다. 외국의 캠핑에서 음식은 아주 작은 부분을 차지한다. 빵과 햄을 이용한 샌드위치나 시리얼 등이 전부다. 조금 거하게 파티를 한다면 양념이 다 된 고기를 굽는 바비큐 정도다.

그러나 한국은 캠핑의 중심이 음식이다. 음식을 먹으로 캠핑을 간다고 할 정도로 먹는 것에 집착한다. 캠핑장에서의 일과는 음식을 준비하고, 먹고, 설거지하고, 다시 음식을 준비하는 과정의 연속으로 점철된다. 이는 캠핑에 대한 이해의 차이도 있겠지만 밥과 반찬, 국물 요리를 기본으로 하는 한국의 음식 문화 탓이기도 하다.

캠핑에서 메인 요리는 거의 대부분 바비큐다. 삼겹살 같은 고기를 굽는 일은 예나 지금이나 가장 사랑받는다. 고기를 요리하는 방법에서도 과거와 큰 차이가 없다. 오로지 달구어진 숯에 고기를 직접 굽는 직화 구이가 대세다.

그러나 캠핑의 바비큐 문화도 달라질 때가 있다. 특히 센 불에서 금방금방 구워 먹어야 하는 바비큐는 캠핑의 재미를 오히려 반감시킬 수 있다. 캠핑이 자연에서 휴식을 취하는 일이라면 요리도 한 템포 늦춰 여유 있게 할 수 있어야 한다. 그 중심에 훈제가 있다.
훈제는 숯 차콜 브리케트 같은 열원을 간접적으로 활용해 재료를 익히거나 굽는 것을 말한다. 여기에 나무의 향이 스며들 수 있도록 하기 위해 훈연 칩을 사용한다. 훈제는 직화 구이에 비해 조리 시간이 길다. 통삼겹살 훈제의 경우 1시간 내외, 독특한 모양으로 눈길을 끄는 비어치킨은 1시간 30분 내외가 소요된다.

시간이 오래 걸린다고 해서 주구장창 곁에 지켜보고 있어야 하는 것은 아니다. 일단 그릴에 훈제할 요리와 달구어진 열원을 올리면 나머지 시간은 자유다. 책을 읽어도 되고, 아이와 산책을 해도 된다. 세팅만 제대로 됐다면 나머지는 그릴과 숯이 알아서 요리한다.

훈제로 할 수 있는 요리는 다양하다. 돼지고기나 닭은 기본이다. 생선도 속살 깊숙이 맛이 밴다. 감자 양파 당근 같은 야채도 훌륭한 재료가 된다. 무엇보다도 직화 구이와 분명히 차별화하는 훈제만의 맛이 있다는 것이다. 특히 훈제 요리는 수분이 증발되지 않아 겉은 바삭거려도 속은 촉촉한 것이 특징이다. 이 맛에 취하면 직화 구이는 외면하게 된다.

물론 직화 구이는 나름의 장점이 있다. 또 직화 구이를 해야만 하는 재료도 있다. 그러나 여유 있는 캠핑 문화를 만들기 위해서는 훈제에 대한 관심이 기본이 돼야 한다. 또 훈제는 여성보다 남성이 주도한다는 점에서 요리에 대한 패러다임을 변화시킬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