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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무원연금이 당신에게 말하지 않는 다섯 가지

by 시리우스 하우스 2015. 2. 3.

김규태의 후안무치 깨기

 

공무원연금이 당신에게 말하지 않는 다섯 가지

 

다단계피라미드·눈덩이 빚더미·우월한 연봉·집단이기주의·국민연금

 

김규태  

 

   
▲ 김규태 재산권센터 간사

공무원연금이 당신에게 말하지 않는 다섯 가지

새누리당의 공무원연금개혁안을 둘러싸고 지난 가을부터 시작된 공무원연금개혁 논쟁은 점입가경이다. 백만 공무원 집단은 현행 공무원연금제도의 존속을 바라고 있으며, 어떠한 개혁도 불가하다고 천명하고 있다.

야당 새정치민주연합은 공무원들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고 있다. 새누리당은 적자재정과 국민부담을 줄이기 위해서 공무원연금개혁이 불가피하다는 입장을 반복하고 있다. 청와대 또한 마찬가지다.

그런데 공무원들이 연금개혁에 결사반대를 외치면서, 공무원연금에 관해 잘 모르는 일반 국민들에게 제대로 밝히지 않는 것들이 있다. 필자는 이를 다섯 가지로 정리했다. 공무원연금이 당신에게 말하지 않는 다섯 가지, 이제부터 시작한다.

(1) 공무원연금 구조는 ‘사기’ 다단계-피라미드

공무원연금은 구성원의 연대를 기본으로 하며, 세대 간 상조를 기초로 운영된다. 현직 공무원의 연금 납부금 및 기여금은 퇴역 공무원들에게 연금을 지급하는 데 사용된다. 그리고 본인이 지급받게 될 연금은 미래의 현역 세대가 부담하게 되는 세대 간 상조의 원리를 적용한다. 공무원연금은 연대와 상조라는 단어로 포장되어 있지만, 한마디로 요약하자면 다단계-피라미드 구조이다.

그런데 대부분의 사람들이 인지하다시피 다단계-피라미드 구조는 일종의 ‘사기’다. 현재 피라미드 사기는 미국, 영국, 프랑스, 독일, 캐나다, 일본 등 다수 국가에서 법으로 금지되어 있으며 우리나라에서도 방문판매법을 통해 제한적인 형태의 다단계 판매만을 허용하고 그 외는 금지하고 있다.

공무원연금공단이 자금 투자운용을 통해 나름 수익을 추구한다 해도 지급 연금액 이상의 수익을 내지 못한다면, 현역세대/미래세대가 이를 부담해야 한다. 퇴역세대가 현역세대/미래세대 보다 많으면, 즉 분모 보다 분자가 더 크면 연금은 지속가능하지 않다.

공무원연금이 도입되던 1960년 당시의 평균수명은 52세였다. 현재의 평균수명은 81세에 달한다. 공무원들은 물론이고 한국사회 전체가 초고령화 사회에 접어들고 있다. 즉 연금운용에 있어서 공무원연금은 일정 시점부터 적자가 날 수밖에 없는 구조다. 22년 전인 1993년부터 이미 공무원연금은 적자재정으로 돌아섰다.

   
▲ 2014년 9월 22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한국연금학회 주최로 열린 '공무원연금 개혁을 위한 정책토론회'에서 전국공무노동조합 조합원들이 참석해 정부와 여당을 규탄하며 항의하고 있다. 이날 토론회는 정상적인 진행이 불가능하다고 판단해 주최 측이 무산시켰다. 

 

(2) 공무원연금의 부채규모는 어디까지일까

한국에서는 국가재정법에 따라 국가채무, 광의의 국가부채를 파악하고 있다. 국가보증채무, 장기 충당부채, 공공기관부채, 한국은행 통화안정증권 등을 더한 수치다. 그런데 이를 통해 파악한 국가부채는 우리나라의 GDP와 비교하여 2010년에 100%를 넘어 위험수위에 도달했다. 온 국민이 1년간 만들어낸 가치의 총량만큼 국가부채가 쌓인 것이다.

그런데 2010년 기준으로 GDP 대비 100%를 넘은 국가부채에서 공무원 군인연금 장기충당 부채의 비율이 40%를 넘었다. 공무원연금의 적자, 부채규모가 국가부채의 5분의 2를 넘긴 것이다. 현재의 추세대로라면, 비율은 2030년에 가서는 70%에 도달할 전망이다. 즉 지금으로부터 15년 뒤에는 공무원과 군인에게 지급해야 할 연금 부채가 국가부채의 70%에 달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국가부채는 우리 현역세대는 물론이고 우리의 자식들인 미래세대가 세금으로 감당해야 할 빚이다.

참고로 한국의 공무원은 161만 명이며, 이는 국내 전체 경제활동인구의 6.5%에 해당한다. 6.5% 공무원의 연금 보전을 위해 나머지 93.5% 국민이 납부한 세금이 들어가고 있다. 2001년부터 2013년까지 12.2조원을 국민 세금으로 보전했으며, 향후 10년 간 53조원이 더 들어갈 예정이다. 공무원연금은 가히 눈덩이 식 빚더미라 칭할 수 있다.

(3) 공무원에 대한 처우가 열악할까, 공무원의 우월한 연봉

공무원 평균임금은 월 435만원, 연 5220만원이다. 이는 2012년 기준으로, 1인당 200만원 내외의 복지포인트는 제외하고 초과근무수당은 포함한 금액이다. 이는 부정할 수 없는 팩트다. 공무원들의 월 435만원 평균임금은 300인 이상 민간사업체 보수보다 높다. 이는 우리나라 1인당 GDP(2560만원)의 2배를 넘는다.

공무원 평균임금의 수준을 국세청 소득 신고자와 비교해 보자. 나라 전체의 임금 근로자는 약 2600만 명이다. 이 중 국세청에 소득을 신고한 사람은 2012년을 기준으로, 1576만8000 명이다. 이 중 연 2000만 원 이하의 소득을 버는 사람들은 770만 명(48.8%)이고, 1000만 원 이하를 버는 사람들은 378만 명(24.0%)이다. 나머지 429만 명 중 공무원 161만 명의 평균임금은 268만 번째, 상위 17%이다.

위 통계에 속하지 못하는, 임금 고용 조건이 더 열악하여 국세청에 소득 신고조차 하지 못한 사람은 1000만 명에 육박한다. 앞서 언급했듯이 우리나라의 임금 근로자는 2600만 명이다. 공무원 집단의 평균은 이 중 268만 번째이다. 공무원은 개인소득 상위 10~15%에 속한다. 공무원들에게 현실을 말해주고 싶다. 당신은 국민 85% 보다 더 좋은 대우를 받으며 일하는 사람들이다.

참고로 고참 공무원의 임금은 신참 공무원의 3배 수준으로 올라간다. 공무원들은 노동생산성 상관없이 나이를 먹을수록 더 많이 받는다. 공무를 어떻게 수행하고 어떤 성과를 내든, 공무원 한사람이 적자재정을 몇 백억 몇 천억을 내어도 불법을 저지르지 않는 이상 공무원은 잘리지 않는다. 공무원은 정년이 보장되며, 공무원에게 민간기업의 구조조정과 같은 일은 해당사항이 없다.

   
▲ 2일 오전 서울 여의도 새누리당사 강당에서 열린 '2015년 사무처 시무식'에서 이군현 새누리당 사무총장이 공무원연금개혁에 관해 발언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4) 공무원의 집단이기주의

공무원이 신념과 성실로 국민에게 봉사하고 나라에 충성을 다한다고 믿는 국민들은 순진할지 모른다. 공무원도 인간이고 인간이기에 이기적이다. 대가 없이 움직이지 않는다. 대형마트를 문 닫게 해달라는 재래시장 상인들이나 매상이 떨어졌으니 소비자들의 해외직구 막아달라는 백화점 주인들과 마찬가지다. 사람은 누구나 이기적이다.

정년에 이르기까지 절대로 구조조정 되지 않는, 극도로 안전한 직장에 다니고 있는 공무원들은 자신의 미래자산이라 여겨지는 공무원연금을 개혁하는 데에 결사반대한다. 전국공무원노동조합 등 공무원 50여개 단체가 공무원 44만5208명을 대상으로 공무원연금개혁안 찬반투표를 벌인 결과, 99%(98.64%)가 반대했다. 공무원 161만 명 중 44만 명의 의사를 조사했으니, 통계상 99% 이상의 신뢰도를 보인다. 공무원 99%는 연금개혁에 반대하고 있다. 북한에서나 나올 법한 투표결과다.

자신들의 금수저 철밥통을 철저히 쥐고 있으려는 공무원들은 제 할 일을 잘하고 있을까. 민원 제기하는 시민들과 사업 추진하는 기업가들은 현장에서 인허가를 쥐고 있는 공무원들과 마주하면서 소위 ‘베트남’ 수준으로 공무원 부패가 심해졌다고 토로한다. 공무원은 각종 규제를 고수하고 관리함으로써, 온갖 이익단체와 시민들, 자영업자들, 기업들이 자신들에게 로비를 벌이도록 방조한다.

공무원 거의 대부분은 국민 재산권 보호에 힘쓰지도 않는다. 화마와 싸우는 소방관, 군복무에 충실한 군인, 시민안전을 위해 열심히 뛰는 경찰관 몇몇을 제외하고 나머지 일반 공무원들은 국민의 재산권 침해에 관심을 기울이지 않는다. 민자사업, 민간어린이집, 사립유치원, 병의원, 사학재단, 그린벨트 땅주인, 청소년수련시설, 문화재 보존지역 주민 등 나라 곳곳에서 수많은 국민들은 공무원이 방치하거나 조장하고 있는 ‘재산권 약탈’로 고통 받고 있다.

(5) 공무원연금을 국민연금만큼 낮추지 말고, 국민연금을 올려야 한다?

공무원들은 공무원연금을 깨지 말고 통합대상으로 거론되고 있는 국민연금에 대한 처우를 올리라고 외친다. 그런데 국민연금은 공무원연금 보다 사실 더 큰 문제다. 서울올림픽이 열리던 노태우정권 1988년에 도입한 국민연금은 현 추세로 가면, 30년 뒤인 2044년에 적자로 돌아선다. 그로부터 15여년이 지난 2060년에는 기금이 고갈된다.

국민연금에는 경제활동인구 대부분이 속해있다. 2012년에 가입자 수 2000만 명을 넘어섰다(2032만 9060명). 이는 공무원연금 가입자 128만 명의 16배이다. 국민연금은 공무원연금의 백만 명 수준이 아니라 몇 천만 명 수준이다.

공무원연금 수준으로 국민연금을 올리자는 공무원들의 말은, 국민연금을 더 급속히 적자로 돌아서게 하고 더 이른 시기에 기금이 고갈되어 온 국민이 아귀다툼을 벌이고 그리스나 스페인처럼 나라가 부도나는 모습을 더 빨리 연출하자고 얘기하는 격이다. 국민연금은 지금 이대로도 파국이 예정되어 있다. /김규태 재산권센터 간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