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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싼 등산용 스틱이 꼭 튼튼한 제품은 아니다!”

by 시리우스 하우스 2013. 11. 15.

한국소비자원의 등산용 스틱 12종 품질 비교 발표
안전장비로 보면 기준 미달, 보행 보조용이라면 OK

최근 한국소비자원(www.kca.go.kr)은 등산 스틱 가격과 품질 비교 결과를 발표했다. 그 결과 제품의 가격과 품질이 반드시 비례하지 않는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일부 가격이 싼 제품 중에도 뛰어난 강도를 지닌 것이 있는가 하면, 비싼 제품 중에도 상대적으로 핵심품질이 떨어진 것도 있었다.

이번 조사는 소비자 설문조사결과 응답자의 2% 이상이 현재 사용하고 있는 등산스틱 브랜드 12개 중 서울 경기지역 백화점 및 대리점 인터넷 쇼핑몰을 통해 판매되고 있는 제품을 시험대상으로 선정했다.



	바위가 드러난 관악산의 등산로를 스틱을 이용해 걷고 있는 등산인들.
▲ 바위가 드러난 관악산의 등산로를 스틱을 이용해 걷고 있는 등산인들. / 사진 이경호 영상미디어 기자
레키·네파 제품의 품질 좋게 나와

조사 대상으로는 시중에서 판매되고 있는 등산스틱 중 두랄루민 재질이면서 손잡이가 일자형인 3단 길이 조절 제품을 선정했다. 이 제품들의 길이 조절부 압축 강도, 손목걸이 하중 강도, 편심 하중 강도, 무게, 길이 등을 시험 평가했다. 시험 평가 항목과 방법은 학계 시험기관 관련 단체 등의 전문가로 구성된 전문가위원회의 검토를 거쳐 결정됐다.

길이 조절부는 단단히 고정되지 않으면 스틱을 짚을 때 폴이 밀려들어가 무게중심을 잃고 넘어질 수 있다. 이 부위를 일정한 힘으로 조인 후 눌렀을 때 폴이 밀려들어가지 않고 어느 정도까지 견딜 수 있는지 압축 강도 측정을 통해 확인했다. 편심 하중 강도는 스틱이 어느 정도 힘을 받았을 때 휘어지는지를 알 수 있는 수치다. 이 강도가 약하면 스틱을 짚었을 때 쉽게 휘어져 사용자가 사고를 당할 수 있다. 편심 하중 강도는 스틱 중심에서 떨어진 부분에 하중을 가해 휘어지는 정도를 측정했다. 손목걸이 하중 강도는 산행 중 손목걸이가 쉽게 뜯어지거나 끊어지지 않는지 확인하기 위한 시험평가 항목이다. 그 밖에 각 제품의 무게와 길이를 확인했다.

조사대상 제품 가운데 레키(P. 소프트라이트 AS)와 네파(스피드업 라이트)의 품질이 상대적으로 우수한 것으로 판명됐다.

레키 제품은 길이 조절부 압축 강도(3215N), 손목걸이 하중 강도(1715N)가 조사대상 제품 중 가장 좋았고, 편심 하중 강도는 283N으로 보통 수준이었다. 무게는 246g으로 세 번째로 무거웠고 가격은 1개당 6만450원으로 5번째로 비쌌다.

네파(스피드업 라이트) 제품은 가격(4만8,300원/개당)이 상대적으로 저렴하면서도 손목걸이 하중 강도(1455N), 편심하중 강도(304N)가 큰 편이고, 길이 조절부 압축 강도는 820N으로 보통 수준이었다. 무게 역시 211g으로 보통이었다. 하지만 이 해당 제품은 현재 생산이 중단되어 재고 소진 중이다.

노스페이스(NFN92C03), 라푸마(AIRLITE Ⅱ), 블랙야크(선샤인스틱) 제품은 레키 소프트라이트 제품에 비해 가격은 1만 원 정도 더 비싸면서도 길이 조절부 압축 강도, 편심 하중 강도, 손목걸이 하중 강도 등 핵심 품질은 상대적으로 떨어진다는 평가를 받았다. 코베아(스톰홀드 3단) 제품은 편심 하중 강도가 낮았지만 가격이 3만7,680원으로 상대적으로 저렴해, 산책용으로는 문제가 없을 것으로 보고서는 밝히고 있다.

	[화제 |등산용 스틱 품질 조사] “비싼 등산용 스틱이 꼭 튼튼한 제품은 아니다!”
경량화 추세로 강도 역시 떨어져

한국소비자원은 이번 실험 기준으로 일본제품안전협회의 SG기준을 따랐다고 밝혔다. 이번 시험대상이 되었던 12종의 등산스틱에 대해 일본의 기준을 적용해 보면, 손목걸이 하중 강도는 전 제품 기준 이상, 길이 조절부 압축 하중 강도는 휴몬트 제품을 제외한 나머지 제품은 기준 이상, 편심 하중 강도는 전 제품 모두 기준 이하다.

문제는 모든 제품의 편심 하중(등산스틱이 휘어지지 않고 어느 정도 하중까지 견딜 수 있는지를 알아보기 위한 시험)이 기준에 미달됐다는 점이다. 이는 스틱을 사용하다 부러지거나 휘어질 확률이 높다는 이야기다. 하지만 일부 업계 관계자들은 이번에 적용한 일본의 기준이 세계적으로 통용되는 기준이 아니라는 점을 지적했다. 이미 10년 전 일본에서 만든 사문화된 규정이라는 주장이다. 이 규정대로라면 전 세계적으로 판매 되는 브랜드 제품 모두 기준 미달이 된다.

업체 관계자들은 “보통 250N 정도의 제품들이 유럽을 비롯해 전 세계에서 사용되고 있다”면서, “등산 스틱의 편심 하중 강도에 대한 강제 규정은 없다”고 주장한다. 또한 “등산장비 경량화 추세로 예전에 비해 스틱의 무게도 크게 줄어들었다”며 “이런 상황을 고려해 무게 대비 강도를 비교하는 것이 합리적이다”라고 지적한다.

요즘 소비자들은 등산용 스틱을 구매할 때 가능한 가벼운 것을 선택하려 한다. 하지만 경량성과 강도를 함께 갖춘 스틱을 만들기는 쉽지 않다. 두랄루민이나 티타늄, 카본 등의 첨단 소재를 사용하는 것도 이런 이유 때문이다. 하지만 소재가 고급화될수록 가격은 높아지기 마련이다.


	등산스틱
▲ 1 블랙야크 선샤인 스틱./2 블랙다이아몬드 트레일 샥 폴./3 코베아 스톰홀드 3단/.4 레키 P. 소프트라이트 AS./5 노스페이스 NFN 92C03.

한국소비자원은 등산스틱을 사용자의 안전과 관련된 안전장비로 보는 입장이다. 소비자가 스틱을 사용하다 부러지거나 휘어지는 등의 문제가 발생하면 안전사고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이번에 등산 스틱 품질 실험 결과를 공개하면서 보도자료를 통해 ‘우리나라에도 소비자의 안전을 위해 등산 스틱과 관련한 안전기준이 마련돼야 하며 등산 스틱의 강도 또한 좀더 개선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등산 용품 업계의 시각은 다르다. 등산용 스틱은 안전장비가 아닌 보행 보조구라는 입장이다. 평지나 오르막에서 추진력을 얻고 균형을 잡으며 내리막에서는 무릎에 집중되는 하중을 분산시키는 용도라는 의미다. 또한 세계적으로 등산장비 경량화가 추세라는 점을 감안하면 보행 보조용품으로는 250N 정도면 충분하다는 주장이다.

‘과실이 주요 파손의 원인’이라는 분석도

마더스틱아카데미의 윤치술 교장은 “스틱이 부러지거나 휘는 것은 소비자의 과실인 경우가 많다”면서, “스틱은 산길을 걸을 때 보행 보조구의 역할을 하는 장비로 무리하게 힘을 주거나 체중을 싣는 것은 피해야 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그는 “내리막길에서 미끄러지거나 돌부리에 걸려서 순간적으로 스틱에 체중이 실리는 경우가 발생할 수 있다”며 “이때 스틱 두 개가 사용자의 몸무게를 견뎌낼 정도의 강도는 가져야 한다”고 말했다. 더불어 윤 교장은 “스틱은 올바른 사용법을 배우고 익혀야 제대로 효과를 볼 수 있다”면서 “마더스틱 워킹을 익히면 등산용 스틱을 효율적으로 사용해 몸에 무리를 주지 않는다”고 말했다.


	[화제 |등산용 스틱 품질 조사] “비싼 등산용 스틱이 꼭 튼튼한 제품은 아니다!”
한국소비자원의 이번 평가에 따르면 현재 시판되는 3단 두랄루민 소재의 등산 스틱은 산행 시 체중을 온전히 싣기에는 약하다는 결론이다. 가파른 사면이나 절벽 길 같은 곳에서 스틱에 지나치게 의지하는 것은 위험하다는 뜻이다. 체중이 과도하게 실려 스틱이 파손되면 더 큰 사고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바위 턱 등에서 스틱을 잡고 사람을 끌어올리는 행동도 바람직하지 않다. 스틱 길이 조절부가 압축을 견딜 수 있게 설계되어 있어 당김에 대해서는 취약하기 때문이다. 압축 강도 역시 한 사람의 체중을 견딜 수준은 못 된다.

서울 동대문에서 등산용품점을 운영하는 A씨는 “등산장비가 작고 가벼워지며 스틱의 강도 역시 약해져, 부러지거나 휘어지는 제품에 대한 불만이 많이 늘어났다”면서 “소비자들이 스틱의 강도에 대해 관심을 갖고 용도에 맞는 제품을 골라 사용했으면 한다”고 말했다.

한국소비자원의 등산스틱에 관한 이번 가격·품질비교 정보는 공정거래위원회 스마트컨슈머(www.smartconsumer.go.kr) 내 비교공감란을 통해 자세하게 제공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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