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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따라 맛따라] 소요산

by 시리우스 하우스 2012. 2. 23.

[산따라 맛따라] 소요산
전철로 더욱 가까이 다가온 산맛
동두천·신북온천 주변의 먹거리집들

소요산이 가까이 다가왔다. 지난해 12월15일 경원선 복선 전철구간이 소요산역까지 개통되자 소요산은 수도권 2천만 명 시민들의 품 가까운 곳으로 다가섰다. 인천에서 제조업을 하고 있는 산꾼 Y사장이 지난 2월3일 토요일 직원들과 함께 소요산을 다녀 온 이야기를 들려 주었다.

자그만한 제조업체를 운영하고 있는 Y사장은 직원들의 복지와 사기진작 차원에서 월 1회의 정기산행을 오랫동안 시행해 오고 있다. 산행에 소요되는 비용 전액은 물론 회사가 부담한다. 수도권 당일치기 산행에도 버스 한 대를 대여하는 것이 불문율처럼 되어 있는데, 지난 2월3일의 산행에서는 과감하게 전철을 이용했다는 것이다. 토요일 아침 8시 정각 인천역을 떠나는 전철은 정확하게 2시간30분만인 오전 10시30분 소요산역에 도착했다.

38명이 참가한 이 산행에서 대원 모두가 만나는 장소는 전철 마지막 칸이었다. 제물포와 부평을 거쳐 전철이 부천에 도착한 시각은 오전 8시31분, Y사장은 부천에서 승차했고 이 때 대원수는 21명이 되었다. 대부분의 직장이 휴무인 토요일이라 전철안은 평일의 콩나물시루를 면했고 비교적 여유로웠다. 시발역 가까운 곳에서 탄 대원들이 여러 개의 자리를 차지하고 있었던 터라 큰 부피의 등산망태도 다른 승객들에게 불편을 주지 않았다.

전철이 구로역에 도착했을 때 네 사람이 탔다. 이들 네 명은 천안~수원~안양을 경유한 전철에서 환승한 대원들이었다. 대원수 25명. 영등포를 지나 한강을 건너고 용산에 도착한 전철에는 9명이 더 탔다. 인천 방면과 천안 방면에서 용산역까지 오는 급행전철을 탄 사람들이다. 서울역에 도착한 시각이 09시08분, 한 사람이 합류했고 종로3가역에서 또 한 사람이 합류했을 때의 시각이 9시15분이었다. 9시25분 청량리역에 전철이 도착하자 마지막 2명의 대원이 마지막 칸에 들어섰고, 대원들 모두가 환성을 지르며 크게 박수를 쳤다. 한 사람의 낙오자도 없이 38명 전 대원이 전철 마지막 칸에서 ‘집합!’을 한 것이었다.

청량리역에서 도봉산역까지는 등산복 차림의 사람들로 북적댔고 전철 속은 아침부터 축제분위기였다. 전철은 9시58분 의정부역에 도착했다. 지난해 12월15일 이전만 해도 소요산을 가자면 여기서 내려 매시 20분에 떠나는 신탄리행 열차를 갈아타야만 했었다. 전철은 인천역에서부터 타고 온 손님들을 그대로 모시고 가능역을 거쳐 종점인 소요산역에 10시30분 도착. 경원선 복선 전철구간이 소요산역까지 개통되면서 의정부북부역은 가능역으로 그 이름이 바뀌었다.


인정 넘치는 토속음식점

넓은공간


경기의 소금강으로도 불리는 소요산(559m) 자락도 여느 명산 자락과 별다름 없이 10여 곳이 영업 중인 식당가가 형성되어 있다. 소요산역에서 도보로 3~4분 거리, 주차장 입구 소방서 건너편에는 이 지역에서 외지로 그 이름이 크게 알려져 있다는 ‘넓은공간(031-865-6787)’이 손님들을 반기고 있다.

30년 전부터 박정희(68) 할머니가 시작한 업소로 지금은 며느리 최혜숙(47)씨가 맡아서 운영 중인데, 며느리의 후덕한 인정으로 단골이 무척 많다는 소문이다. 업소측의 설명에 의하면 지난 연말까지만 해도 동두천지역 손님이 70%, 외지 손님이 30% 정도였는데, 해가 바뀌면서 이 비율이 50:50쯤이 됐고, 손님들이 놀랄만큼 불어났다고 했다. 

30년 전 이 지역에서 넓은 공간을 확보하고 식당문을 열게 된 사연으로 옥호를 ‘넓은 공간’으로 결정했다는 안주인의 명함에는 ‘Choi Hye Sook’이라는 영문이 병기되어 있다. 옥호 ‘넓은 공간’에도 ‘WIDE SPACE’가 함께 찍혀 있다. 미군부대가 주둔하고 있는 지역이라 미군들이 많이 찾아온다는 사실을 잘 말해 주고 있는 대목이다.

음식은 소요산 관광지내 여느 음식점들과 별다름 없는 토속음식들로 파전, 감자전, 도토리묵, 더덕구이 등을 차려낸다. 식자재는 100% 국내산만을 고집한다는 것이 큰 자랑이라고 했다. 해물파전에 동동주 한 잔이나 녹차삼겹살에 소주 한 잔 걸치는 단골미군이 많다며, 어느 미군은 청량고추 매운 맛 버섯전골에 매료되어 수시로 찾아온다고 했다. “영어를 잘 하시겠네요” 하고 물었더니 그렇지 않다며 “영어는 남편(김천식·49)이 좀 하는 편”이라며 남편을 치켜세웠다.

파전(4인 기준) 10,000원. 감자전(2인 기준) 2장 7,000원. 순곡동동주 한 됫박 6,000원. 일용품을 구입할 수 있는 매점이 딸려 있다.


소요산 산행거점 식당

뚝배기해장국


어느 산에서나 마찬가지겠지만 산꾼들, 특히 산악회에서는 거점이 될 수 있는 단골집 한 곳쯤 산자락에다가 지정해 두는 것이 좋겠다. 만남의 장소나 비상연락처로도 활용할 수 있고, 나아가서 기상정보를 받을 수도 있겠다. 소요산역에서 산행나들목 방향, 도보로 2분 정도 거리에 있는 ‘뚝배기해장국(031-865-4197)’ 집을 이런 곳으로 정해 두면 어떨는지? 우선은 이른 아침 집을 나서며 해결하지 못한 가장 급한 민생문제(아침밥)를 해결할 수 있다. 챙겨온 장비나 식량 중에서 당일산행에서 불요불급한 것이라면 맡겨 두고 하산 때 찾으면 된다.

사실, 많은 산꾼들이 이른 아침 집을 나서면서 고민하는 부분이 아침밥이다. 공복으로 산행을 시작한다는 것은 컨디션 상에 큰 문제가 따른다. 이런 집이라면 아침 몇 시 몇 분으로 못을 박고 대원들 모두가 여기서 모여도 된다. 전철역이 가까운 것은 말할 필요가 없고, 넓은 주차장도 바로 앞에 있다. 전날 밤 숙취를 해결해야 할 대원은 다른 대원보다 조금 일찍 도착하면 되겠다.

뚝배기해장국 주인 이영숙씨(59)는 동네에서 인정 많은 아주머니로 알려져 있었다. 시험 삼아 아침 일찍 여기를 찾아갔는데 식당 문이 잠겨져 있었다. 낭패를 당한 분풀이라도 하겠다고 오후 시간에 다시 찾아 가서 항의했더니 모처럼 그 날은 치과의 약속 때문에 이른 아침, 문을 열지 못했다며 정중하게 사죄하는 모습을 보면서 화를 내었던 자신의 모습이 부끄러워졌다.

뼈다귀해장국·육개장·내장탕·동동주 각 5,000원, 도토리묵 8,000원, 해물파전 10,000원.

동두천 떡갈비의 명소

송월관


동두천 사람들에게 동두천에서 가장 유명한 음식이 무엇이냐고 물어보면 누구나 떡갈비라고 한다. 그리고 가장 많이 알려져 있는 업소가 어디냐고 물어 보면 모두가 입을 맞춘 듯 ‘송월관’이라고 답한다. 그만큼 동두천 떡갈비는 유명하고 ‘송월관(031-862-6606)’은 그만큼 많이 알려져 있다.
떡갈비 속에는 떡이 들어가 있는 것이 아니다. 소고기나 돼지고기의 갈빗살을 다져 갖가지 양념에 버무린 뒤 빈대떡 모양으로 두툼하게 빚은 후 석쇠에 구운 다음 잘 달군 놋쇠판에 이를 다시 구워 쟁반에 담아 내놓는다. 떡 모양으로 떡을 빚듯이 만들어냈다고 해서 그런 이름을 얻었다.

동두천 떡갈비의 명소 송월관은 동두천 중앙역전 130여m 지점 골목 안에 있다. 2대째로 이어져 오고 있는 업소다. 현지 사람들 보다는 이 음식을 먹기 위해 외지에서 찾아오는 손님이 훨씬 많다는 것이 동두천 사람들의 이야기이고, 부드럽게 잘 버무려서 구운 고기라 특히 노년층 손님들에게 인기가 높다고 한다.
송월관은 소고기만으로 떡갈비를 차려내는데 1인분 19,000원은 서민들에게 부담이 가는 값이다. 그렇지만 송월관의 떡갈비를 먹어 본 사람들은 그 맛에 탄복(?), 다시 찾아온다고 하니 결코 음식값이 비싼 것만이 아니라는 평판이다. 업소측에서는 남긴 음식을 정갈하게 포장해서 손님들이 갖고 가게 하고 있다.

업소측 입장에서는 매출이 떨어질지는 몰라도 분량이 반쪽짜리 메뉴도 개발해 보면 어떨까 하는 생각을 해보게 했다. 분량을 줄이고 10,000원 정도의 음식값으로 대중화를 시켜봄직 하겠다는 뜻이다.
많은 사람들로부터 전국적으로 떡갈비를 가장 잘 하는 집이 어디냐는 질문을 수시로 받고 있다. 답을 드리기가 무척 난처한 질문인데, 답을 하지 않을 수 없는 입장이기도 하다. 입맛은 100인 100색이라. 그래서 이미 월간山 2001년 10월호 ‘산따라 맛따라’ 강천산편에 소개했던 담양의 ‘신식당(061-382-9901)’ 이야기로 답변에 대신하고 있다. 며느리 3대(남광주-신금래-이화자)로 이 집만의 고유한 떡갈비 맛을 전승해 오고 있는 오랜 전통의 떡갈비집이다. 옥호는 2대 며느리의 성(姓)씨에서 유래했고 담양군 유명음식점 제1호로 지정되어 있다.


허브향 가득한 별천지

허브아일랜드


소요산 산행을 마치고 온천을 즐긴다. 그러고는 차편으로 10분 거리, 허브향 가득한 별천지 ‘허브아일랜드’를 찾아가서 허브향에 흠뻑 취해볼 수 있다는 것은 소요산 산행에서 누릴 수 있는 엄청난 덤이다. 산행길이 아니더라도 허브아일랜드는 서울이나 수도권 사람들이 하루의 나들이코스로 택해볼 만한 명소다.

허브(herb)란 단어는 건강(health), 식용(edible), 상쾌함(refresh), 아름다움(beauty) 네 단어의 머릿자를 따온 합성어다. 약초로서의 효험을 갖고 있거나 식용이 가능한 모든 종류의 식물을 통칭해서 허브라고 하는 바, 그 종류가 수백 가지에 이른다. 우리나라에서도 예로부터 먹거나 다른 용도로 사용했던 허브가 많다. 약용과 미용의 식물 인삼과 쑥, 그리고 창포 등이 우리 토종의 허브인 셈이다. ‘허브’란 외래어가 우리나라에서 처음 쓰이게 된 것은 불과 10년 남짓, 1996년쯤이라고 한다.

소요산에서 북쪽으로 지척의 거리, 종현산(588m)이 바라다보이는 신북면 삼정리 산 언덕배기 1만여 평의 아름다운 자연 속에는 허브들이 특유한 향기들을 뿜어내는 공간에 여러 개의 테마로 구성된 ‘허브아일랜드(031-535-6494)’가 조성되어 있다. 예쁜 꽃밭 허브정원에서는 허브의 진한 향기를 맡을 수 있고, 자연의 싱그러움을 만끽할 수 있는 허브산책로는 정다운 연인과 함께 걷고 싶어진다.


허브레스토랑에서는 예쁜 허브꽃잎을 얹어 비벼먹는 비빔밥을 위시, 돈까스, 스파게티 등 허브향 그윽한 음식들을 차려낸다. 그런가 하면 허브이동갈비와 콩으로 만든 채식 위주의 자연건강식도 먹을 수 있다. 또 한편, 허브카페에서는 피부미용에 좋다는 허브커피, 허브차, 허브아이스크림, 허브음료들을 팔고 있다. 이밖에도 허브를 주제로 한 빵가게, 향기가게, 꽃가게, 선물가게 등이 있고, 허브향기 체험실과 공예품을 디자인하고 만드는 공방까지 있다.

신북온천에서 동쪽으로 포천시 신북면사무소로 이어지는 344번 지방도 4km 지점에서 삼정초등학교 가는 길로 꺽어서 들어가면 학교 정문을 지나 얼마 지나지 않아 왼쪽 언덕배기에 자리 잡은 허브아일랜드가 눈에 들어온다. 숙박시설까지 갖추어 놓은 터라 하룻밤 머물면서 허브향을 원 없이 마음껏 마실 수도 있겠다.

신북온천 주변

먹거리집들


소요산 정상에서 1시 방향 직선거리 약 3km 지점에 나트륨천 신북온천(031-535-6700)이 있다. 행정구역으로는 경기도 포천시 신북면이다. 소요산 등산의 형태는 산록 서쪽에 있는 자재암을 시발점으로 크게 5개 코스로 정상인 상백운대(559m)로 오른다. 회귀형 산행이 대부분이지만 드물게 신북온천쪽으로도 하산한다. 주로 온천을 즐기겠다는 사람들이 선택하는 코스다. 신북온천쪽은 대중교통편이 불편하다. 대절버스편 산행이라면 별문제가 없겠지만 그렇지 않는 경우라면 귀로 문제가 어려워진다.


신북온천 앞길 344번 지방도 건너편 산행나들목에는 작은 규모의 음식점 몇 곳이 문을 열어 놓고 손님들을 맞고 있다. ‘잣나무집(031-535-4543)’과 ‘밥짓는집(031-535-0118)’이 산꾼들이 많이 이용하는 집으로 알려져 있다. 두 집 다 주로 옻닭요리를 하는데, 업소측에서는 미리 예약하고 찾아 주시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신북온천내에도 설렁탕과 해장국, 떡국 등을 먹을 수 있는 구내식당이 있다.

글·사진 박재곤 산촌미락회 고문·경북대 산악회 OB