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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캠핑이 신혼을 다시 선물했습니다”

by 시리우스 하우스 2011. 12. 14.

“캠핑이 신혼을 다시 선물했습니다”
‘달래&달수의 캠핑노숙일기’ 운영자 전 웅
[2011년 11월호] 2011년 12월 07일 16:40:59 김난 기자 

   
▲ 부부 둘만 캠핑을 다니면서 다시 신혼이 된 것 같다는 달래달수 부부.
‘나이 먹구 신혼이 된 달래&달수의 캠핑노숙일기(dalsu70.blog.me)’라는 블로그 타이틀과 부부의 다정한 캠핑 사진만 봐서는 자칫 만혼커플로 오해할 수 있다.

“일찌감치 결혼해 낳은 딸아이가 다 커서 부부 둘만 캠핑을 다니게 됐습니다. 야외에서 집을 짓고 살림하다보니 다시 신혼이 된 것 같다고 해서 그렇게 소개한 겁니다.”

   
▲ '달래&달수의 캠핑노숙일기(dalsu70.blog.me)' 블로그 메인화면.
달래와 달수는 21살 딸이 그려주는 블로그의 마스코트 수달부부의 이름으로, 블로거를 운영하는 전 웅씨가 달수, 안지기 김승미씨가 달래다. 이 부부는 한 달에 평균 두 번 정도 신혼기분으로 꼬박꼬박 캠핑을 나가고 그 후기를 포스팅한다.

평범한 부부의 개인적인 이야기가 뭐가 재미있을까 싶지만 막상 이 부부가 아옹다옹 캠핑하는 이야기를 읽다보면 중독성이 있다. 전 웅씨가 캠핑에서의 에피소드를 맛깔나게 풀어쓰기 때문이다.

캠핑 현장을 생생하게 포착한 글과 사진을 보다보면 어느새 이 부부와 함께 캠핑을 하고 있는 기분이 든다. 이런 재미 때문인지 ‘달래&달수의 캠핑노숙일기’에는 하루 방문객이 500여명, 블로그 구독자가 460여명이다. 솔직하면서도 꼼꼼한 캠핑장 소개, 캠핑장비 사용기 등도 포스팅하고 있어 캠퍼들에게 요긴한 정보도 많다.

“새로운 캠핑기를 기다리는 사람들 때문에 가끔은 귀찮아도 포스팅을 위해 캠핑을 가는 경지에 이르렀죠.”

2004년부터 캠핑을 시작해 이제는 “안 나가면 병이 생긴다”고 말할 정도로 캠핑을 좋아하지만, 부부가 처음부터 화목하게 캠핑을 다닌 것은 아니었다.

   
▲ 블로그를 운영하는 달수 전 웅씨와 달래 김승미씨.

“처음에는 달래가 캠핑을 싫어했습니다. 야외에서는 아무래도 여자가 더 불편하잖아요. 그래서 최대한 시설 좋은 곳, 화장실 편한 곳을 찾아 다녔습니다. 그러면서 달래도 캠핑에 이력이 붙고, 점차 캠핑을 좋아하게 된 거죠.”

오랫동안 캠핑을 해온 이 부부가 작년부터 추구하는 캠핑테마가 있다. 바로 ‘공정캠핑’. 공정무역, 공정여행의 연장선으로, 캠핑을 떠난 지역의 재래시장에서 장을 보고, 주위 관광지를 들르고, 캠핑장에서 요리를 해먹더라도 한 끼는 음식점에서 해결하는 등 그 지역사회에 도움이 되도록 하자는 것이다. 이는 원주시청에 근무하는 전 웅씨가 황둔송계정보화마을을 활성화시키기 위해 온라인 동호회 ‘캠핑퍼스트’와 자매결연을 맺은 것이 계기가 됐다.

“송계마을에서 다양한 농촌체험활동을 진행하고 있었는데, 사람들이 온다고 해도 숙박시설이 없어서 활성화시킬 방법이 없는 거예요. 그래서 고민하다 캠핑을 하면 숙식이 해결되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제가 활동하던 카페랑 자매결연을 해서 회원들에게 농촌체험 캠핑을 하도록 했죠. 그게 회원들에 의해 입소문이 나면서 사람들이 많이 찾아오고, 점차 마을이 활기를 띄면서 북적되기 시작했습니다.”

캠핑을 하면서 다시 신혼을 찾게 됐다는 달래달수 부부. 이 행복을 다른 이들과도 나누기 위해 부부는 주말이면 ‘공정캠핑’을 떠난다. 캠핑장에서 고소한 신혼의 깨 볶는 냄새가 나면 텐트와 차량에 붙어 있을지 모를 수달캐릭터를 찾아보시라. 아, 이 부부가 캠핑을 나가면 85%의 확률로 비가 와서 달수의 애칭이 ‘비몰이 수달’이라니, 캠핑장에선 되도록 안 마주치는 게 나을지도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