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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산 케이블카 설치방안 곧 확정될 듯

by 시리우스 하우스 2010. 10. 19.

 

[포커스] 북한산 케이블카 설치방안 곧 확정될 듯
지난 2~7월 공단 연구용역서 ‘북한산성↔보현봉 노선’ 최적 제시
환경단체들,“케이블카로 인파 흡수는 이미 명백히 밝혀진 거짓말” 주장
북한산에 케이블카 설치가 구체적으로 검토되고 있다. 국립공원관리공단(이하 공단)은 ‘북한산 국립공원 탐방객 증가에 따른 개선계획’의 일환으로 2010년 2월부터 7월까지 연구용역을 추진, 케이블카 설치를 긍정적으로 검토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공단은 “케이블카 설치는 연구용역보고서에 제시된 북한산 탐방문화 개선사업과 관련 유력한 하나의 방안이며, 아직까지 결정된 사항은 아무것도 없다”고 밝혔다.

연구보고서에 따르면 북한산은 도심 인근 공원으로 2007년부터 국립공원 입장료 폐지 이후 탐방객이 1,000만 명에 이르는 등 자연환경 훼손이 심각한 상황에 이르자, 그에 대한 대안으로 둘레길 조성, 샛길복원, 체육시설 정비, 국립공원 관문설치 및 케이블카 설치 등 몇 개의 대안을 제시했다.

제시된 케이블카 설치노선은 광륜사 뒤 도봉산 제1 휴게소→다락능선까지 약 1.6km(후보노선 1)와 북한산국립공원사무소→보현봉 근접지까지 약 1.9km(후보노선 2), 북한산성 주차장→승가봉 근접지→보현봉 근접지까지 약 4.2km(후보노선 3)에 이르는 구간이다. 이 중 북한산성 주차장→보현봉 노선이 가장 최적노선이라고 보고서는 밝히고 있다. 검토된 노선은 북한산 전체에 총 10개라고 공단은 밝혔다.

후보노선 1번은 대중교통을 이용한 접근과 도로 등 접근 여건이 비교노선 중에 가장 우수하고 자연경관 훼손을 최소화한다는 점이 장점으로 꼽혔으나 기존 탐방로와 지나치게 연계돼 있어 케이블카 이용객을 오히려 정상으로 향하게 할 우려가 있고 경관 조망성이 비교노선에 비해 떨어지는 점이 단점으로 지적됐다.

후보노선 2번은 기존 탐방로와 연계 회피가 가능하고 자연친화적인 공원환경 조성이 가능한 점이 장점으로 꼽혔다. 반면 접근도로인 왕복 2차선 보국문길이 협소하고 사업 시행 시 주차공간이 절대 부족한 점이 취약점이다.

후보노선 3번은 자연친화적인 공원환경 조성이 가능하고 경관 조망성이 비교노선 중 가장 우수한 점이 최고 점수를 받았다. 반면 종점 일부 지역이 문화재보호구역 및 전통사찰보존구역과 중복되는 점이 법에 저촉된다.

용역보고서는 ‘두 개의 노선을 검토하도록 되어 있어 최적노선인 후보노선 3번에 이어 높은 점수를 얻은 후보노선 1번도 추가적으로 시설 규모 및 사업성 검토를 실시할 필요가 있다’고 기록했다. 따라서 중장기적으로 북한산에 동서로 두 개의 케이블카가 설치될 가능성도 있어 보인다.

공단은 이에 앞서 지난 3월 19~20일 북한산국립공원을 찾는 탐방객을 대상으로 케이블카 설치 관련 의식조사 설문을 실시했다. 도봉산과 북한산 지역 각각 175명씩 350명을 대상으로 조사했다. 설문에 응한 탐방객 99.1%가 서울·경기·인천 등 수도권에 거주하는 주민이었다. 공단은 이 설문조사에서 응답자의 62%가 “자연환경 훼손 예방과 노약자·장애인·단기체류자 등의 탐방편의를 목적으로 북한산국립공원 내 케이블카 시설 설치가 필요하다”, 27.4%가 “필요하지 않다”고 응답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북한산 케이블카 설치 반대 응답을 한 탐방객을 대상으로 반대 이유를 묻는 질문에서 ‘케이블카 설치 과정에서의 환경훼손’ 47.6%, ‘탐방객 증가에 의한 산 정상부 식생훼손과 수질오염 등 2차적 환경훼손’ 20.4%, ‘케이블카 시설물에 의한 자연경관 저해’ 17%, ‘인공시설물 설치에 따른 국립공원으로서 이미지 저하’ 14.3%의 순서로 지적했다.

북한산에 케이블카를 설치할 경우 “이용하지 않겠다”는 응답은 33.3%,“가끔씩 이용하겠다” 26%, “자주 이용하겠다” 24.7%, “북한산 갈 때마다 이용하겠다” 8.3%, “부득이한 경우에만 이용하겠다” 7.7% 등으로 응답했다. 케이블카 설치가 북한산국립공원의 자연환경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질문에서는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응답이 36.7%, ‘악영향을 미친다’ 29.7%로 나타났다.

케이블카 설치가 자연환경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선 환경단체와 정부 사이에 계속 쟁점이 되고 있는 사항이다. 우선 케이블카 설치로 인해 등산로나 주변 식생에 얼마나 피해를 주느냐와 피해를 줄일 수 있느냐의 문제다. 이는 환경 피해 정도에 대한 인식의 차이로서 케이블카 찬성론자는 샛길로 가는 탐방객들의 흡수로 피해를 줄일 수 있다는 주장이고, 반대론은 자연과 식생훼손 피해가 더욱 크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가장 큰 쟁점이고 좁혀지지 않는 본질적인 인식 차이다.

공단은 케이블카 설치는 어느 정도 환경피해는 가져오지만 친환경공법 및 친환경적 운영을 통해 과거와 달리 환경피해보다는 환경을 보호할 수 있고, 호주의 스카이레일 사례에서 보듯 세계자연문화유산구역에 친환경적으로 케이블카를 설치해 아름다운 자연자원을 보존하면서 감상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 북한산에 케이블카를 설치하는 방안이 유력하게 검토되고 있다. 사진은 현재 운영하고 있는 계명산 케이블카.
그러나 우이령보존회의 이수용씨는 “케이블카는 많은 인원을 빠른 시간 내에 자연자원의 핵심지역인 정상부 능선으로 유입시키는 수단으로, 이로 인한 자연훼손은 이미 설치·운용되고 있는 두륜산에서 볼 수 있듯 심각하다”고 주장했다. 이수용씨는 또한 “케이블카에 대해 깊이 생각하고 연구해 본 적이 없는 일반인을 대상으로 한 선호도 조사 결과에만 의지해 케이블카 설치 여부를 결정해서는 안 된다”며 이런 여론 조사를 한 공단의 저의를 경계했다.

샛길 탐방객을 흡수한다는 주장도 사실과 다름이 이미 드러났다. 두륜산의 경우 케이블카 설치 후 등산객 수는 예전과 다름없는 반면, 새로운 탐방객이 급증했다. 케이블카로 인한 인파 분산효과는 공론에 불과하다는 뜻이다.

현재 국내에서는 2008년 기준 총 45개 업체에서 케이블카를 운영하고 있으며, 국립공원 4곳, 도립공원 4곳 등에도 있다. 또 설악산·지리산·속리산·한라산·월출산·북한산 등 8개 국립공원에 속한 12개 지자체에서 케이블카 설치를 희망하고 있다.

2008년 5월 국립공원 자연보존지구 안에 케이블카 거리규정을 완화해 케이블카 설치를 사실상 허용하는 내용을 담은 자연공원법 개정안은 환경단체의 반대로 현재 국회에 계류 중이다.

한편 이미 서울시의 ‘서울시 권역별 관광개발계획’에 케이블카 설치계획이 포함돼 있고 강북구의 삼각산 관광타운 조성을 위한 국립공원 개발기본계획(2008.9) 보고서에도 케이블카 설치계획이 포함돼 있는 등, 북한산 케이블카 설치 검토는 오래 전부터 다각도로 검토되어 온 상황이다.


/ 글 박정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