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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산,캠핑,기타자료/기타

톱스타들 사이에 '등산 열풍'

by 시리우스 하우스 2009. 11. 26.

 

톱스타들 사이에 부는 '등산 열풍'

프로야구 톱스타 사이에 등산 열풍이 불고 있다. 비시즌 몸만들기에 나선 스타들이 산으로 향하고 있다.

‘산행 선두주자’는 역시 KIA 최희섭이다. 이번 시즌 김상현과 함께 팀의 V10을 이끌었던 최희섭은 “지난 해 겨울 산에 오르면서 마음에 안정을 찾았다”며 산행이 큰 도움이 됐다고 말해왔다. 최희섭은 지난 겨울. 메이저리그에 있을 때보다 많이 불어난 몸 때문에 조범현 감독에게 ‘개인훈련계획표’를 내고 훈련에 몰두했는데 그 중심에 등산이 있었다. “몸무게를 15㎏나 감량하는데 가장 큰 도움이 된 것이 등산”이라는 게 그의 설명. 몸에 나타난 효과 외에도 자기를 이겨내는 법을 배우는 심리적인 효과까지 느꼈다. 그러니 누구를 만나더라도 대화가 산으로 시작해 산으로 끝난다. 지난 14일 일본 나가사키 빅N스타디움에서 열린 한일 클럽챔피언십에서 최희섭을 만났던 요미우리 이승엽이 “하도 등산 이야기만 해서 등산 홍보대사인줄 알았다”고 할 정도.

최희섭의 이런 예찬에 이승엽도 산행에 따라나서기로 했다. 한국에 들어온 뒤 2년 동안 원하는 기록을 내지 못했던 최희섭이 등산으로 효과를 봤다니 올시즌 타율 0.229에 그치며 부진한 시즌을 보낸 이승엽의 마음도 끌렸던 모양이다. 이승엽은 “고향 대구에 내려가기 전 (최)희섭이와 만나 함께 산에 오르기로 했다”고 말했다.

얼마 전 일본 프로야구 진출에 성공한 이범호도 소속팀 소프트뱅크 훈련에 참가하기 전 산에 오른다. 이범호는 고향 대구의 팔공산에 올라 마인드 컨트롤과 근력 훈련을 할 예정이다.

우연히도 이범호의 전소속팀이었던 한화까지 올시즌 단체로 등산에 나섰다. 한대화 감독이 선수들의 마음가짐을 단단히 하는데 등산이 큰 도움이 된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마무리 훈련지인 일본 나가사키로 떠나기 직전까지 매일 대전 보문산에 올랐던 한화 선수단은 전에 없던 등산에 “입에서 단내가 난다”고 혀를 내둘렀다는 후문. 한화 김태완은 “힘든 것이 사실이지만 확실히 산에 올랐다 내려오면 상쾌하고 후련한 마음이 든다”며 효과가 적지 않음을 밝혔다.

프로야구계에 등산 예찬은 사실 새로운 것은 아니다. 하지만 과거 등산은 현 삼성 사장인 김응룡 전 감독. SK 김성근 감독. KIA 조범현 감독 등 주로 감독들의 단골메뉴였다. 전력구상과 체력유지를 위해서였다. 그러나 요즘은 젊은 스타들까지 산으로 향하고 있다. 심신의 훈련을 위해 겨울 등산에 맛을 들인 프로야구 톱스타들이 내년에 그 효과를 얼마나 보여줄지 궁금하다.

♣ 겨울철 산행 요령은?

일반인에 비해 튼튼한 몸과 체력을 지닌 선수들이지만 방심했다간 겨울산행에서 큰 낭패를 볼 수도 있다.

겨울철 산은 차가운 기온. 눈·얼음 등 사고가 발생하기 쉬운 환경적 어려움이 있다. 따라서 등산화. 기능성 의류. 스틱 등 장비와 복장을 필히 갖춰야하고 등산 전과 후에 워밍업과 정리운동은 필수다. 올라갈 땐 처음 30분은 천천히 올라가고 이후 가속을 붙여야한다. 내려올 땐 최대한 천천히 내려와야 부상을 방지할 수 있다.

강서솔병원 스포츠의학센터의 조영재 센터장은 “동계시즌이 끝나면 발목과 무릎 부상을 입어 병원을 찾는 운동선수들이 많다. 스포츠의학적인 면에서는 겨울철 등산을 권하고 싶지 않지만 만약 하겠다면 조심할 것들이 많다”며 “바위와 계단이 많은 산은 피하고 되도록 흙으로 다져진 등산코스를 권하고 싶다. 경사가 너무 많은 산은 무릎연골과 발목에 부담을 줄 수 있다”고 말했다. 또 “등산 전 스트레칭 등으로 충분히 워밍업을 하고 등산 후에도 스트레칭으로 정리운동을 꼭 해야 한다. 하산 후 발목.무릎 등에 냉찜질도 필수다. 하체 이외에 다른 부위 근력강화 프로그램 병행도 꼭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산악인 김용기씨는 등산장비를 철저히 갖출 것을 주문했다. “운동선수들이지만 겨울 등산에는 경등산화를 꼭 신어야한다. 조깅화는 절대 안 된다. 기능성 의류를 입고 배낭도 착용해야한다. 겨울 등산엔 체온유지가 중요한데 특히 모자는 필히 써야한다. 스틱도 꼭 사용하는 것이 좋다. 하산 시 무릎과 발목에 하중이 많이 실리는데 부상 예방을 위해 꼭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환범기자 white@

◈ 야구선수에게 등산의 효과는?

등산은 과연 야구선수에게 어떤 운동효과가 있을까.

결론부터 말하자면 등산은 야구에 필요한 근육을 강화시키는데는 큰 도움이 되지 않는다. 야구선수들이 주로 사용하는 근육과는 다른 근육들을 발달시키기 때문이다. 그러나 야구를 더 잘 하기 위한 훈련으로서의 효용가치는 충분하다. 두산 박동일 트레이닝코치는 “등산은 야구를 하면서 쓰지 않았던 근육들을 단련시켜 전체적인 신체의 밸런스를 잡는데 유용하다. KIA 최희섭도 하반신의 밸런스가 깨져있던 것이 등산을 통해 많이 보충되면서 하체가 안정된 것이 아닐까 생각한다”고 밝혔다.

시즌 내내 혹사시켰던 야구 관련 근육을 겨울동안에도 계속 강화시킨다면 무리가 갈 수 있다. 특히 베테랑 선수들의 경우에는 야구를 위한 근육을 키우는 것 보다는 다른 운동을 통해 전체 근육의 밸런스를 맞춘 뒤 스프링캠프에 들어가는 것이 좋다. 이런 경우 등산을 통해 1년 내내 유지하던 근육을 보충하고 안정시키는 효과를 볼 수 있다는 설명이다.

박 트레이닝코치는 “등산 외에도 잔 근육을 발달시키는데 좋은 요가나 부상 위험없이 유연성을 키울 수 있는 수영 등이 야구 외적인 근육을 강화하는데 좋은 운동”이라고 소개했다. 그는 “개인적인 취향에 따라 운동을 선택하는 것이 좋다. 야구규약 상 금지돼 있기는 하지만 스키도 하반신 근육의 밸런스를 유지하는데 도움이 되는 운동”이라고 덧붙였다.

박현진기자 jin@

김정란기자 inat8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