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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연금, 9만8천원 내고 39만원 받는 게 문제입니다

by 시리우스 하우스 2018. 8. 22.



국민연금, 9만8천원 내고 39만원 받는 게 문제입니다

입력 2018.08.22 (11:52) --> 인터넷 뉴스



국민연금, 9만8천원 내고 39만원 받는 게 문제입니다


시장경제는 왼쪽과 오른쪽의 날개로 발전해왔습니다.
어느 한쪽 정답이 있다면 뭐하러 ‘케인즈의 넥타이를 맸다 풀었다...’합니까?
그런데 최근의 국민연금 논란은 온갖 오해와 억측만 난무합니다.
썩 복잡하지도 않은 문제인데, 펙트는 뒤로 숨고 주장만 요란합니다.
다음은 그 몇가지 오해에 대한 설명입니다.
간단한 펙트들의 조합입니다. 어렵지 않습니다.

1. 국민연금은 어차피 못 받을 돈?

틀린 말입니다. 국민연금이 바닥나는 이유는 ‘너무 조금 내고 많이 받는 구조’ 때문입니다.
그러니 국민연금은 ‘어차피 못 받을 돈’이 아니라, 사실은 ‘너무 많이 받는 돈’입니다.
그래서 곳간이 2057년쯤 바닥나는 겁니다.
당연합니다.
어디 허투루 써서 곳간이 바닥나는 게 절대 아닙니다.

국민연금은 88년 전두환 정부 때 도입됩니다.
당시 보험료율 3%, 소득대체율 70%로 설계됐습니다.
내 소득의 3%를 내고 노후에 내 평균 소득의 70%를 가져가는 구조입니다(우선 가입시키고 보려고 일단 저질렀다)
아무리 몇 십 년 동안 적립한 뒤에 받는다 해도, 이렇게 많이 돌려줄 수는 없습니다.

그래서 몇 차례 고쳤습니다.
지금은 소득의 9%를 내고 내 평균 소득의 45% 정도 받는 구조입니다.
그래도 턱없이 많이 받는 구조입니다. 지금도 정확히 내가 낸 돈의 1.4~4.5배를 받습니다.
게다가 물가인상도 반영됩니다.
자 그래서 매월 얼마나 내고 얼마나 받을까?

2.그래봤자 겨우 용돈수준?

지금 국민연금중 노령연금을 수령하는 국민은 370만명 정도 됩니다(2018년 5월 기준)
이분들은 평균 월 39만원 정도 받습니다.
"이걸로 도대체 어떻게 살란 말이지?" 용돈연금이라는 지적이 나옵니다.

그러니 매월 연금보험료를 내기가 더 싫어집니다.
그런 와중에 정부가 또 보험료를 올린답니다.
자꾸 화가 납니다.
결국 이 논의는 국민연금 차라리 폐지하자!는 댓글로 귀결됩니다.


그런데 이분들은 매월 평균 얼마쯤 연금보험료를 냈을까?
9만8천400원 정도를 냈습니다.
그러니 한달 10만원 내고 40만원 받는 구조입니다.
당연히 시간이 지나면 바닥날 수밖에 없습니다.
그런데도 우리는 "연금보험료를 낼때는 10만원이나(?) 내고, 받을 때는 고작 40만원 밖에(?) 못받는다"는
이상한 논리에 빠져있습니다.
게다가 납부 기간도 평균 12.6년에 불과합니다.
그런데 수령기간은 20년이 넘습니다(60세 한국남성의 기대여명은 22년) 진짜 남는 장사입니다.
그런데 남는 장사라는 사실은 잊어버리고 자꾸 욕만합니다.

국민연금은 이렇게 내는 것보다 훨씬 더 받아가는 구조입니다.
그래서 바닥납니다. 그래서 고쳐야합니다.

참고로 소득이 많은 사람은 낸 돈의 1.4배를, 소득이 낮은 사람은 최대 4.5배까지 받아갑니다.
이렇게 소득분배 기능도 숨어있습니다.
그러니 소득이 낮을수록 더 열심히 가입하고 꼭 10년을 채워야합니다.
그래야 노후에 연금으로 받을 수 있습니다
(이것도 깊이들어가면 고소득층이 저소득층보다 최대 7년이상 오래 살기때문에 결국 또 고소득층이 더받아간다)


3, 공무원연금은 그렇게 많이 주면서...

'국민연금'은 엉터리라고 꾸짖는 분들이 자주 언급하는 게 ‘공무원연금’입니다.
실제 평균 수령액이 국민연금은 월 39만 원 정도인데, 공무원 연금은 240만 원이나 됩니다.
이렇게 많이(?) 받는 공무원연금이 바닥날까봐 정부는 해마다 1~3조 원의 재정까지 투입합니다.
그러니 공무원연금은 정부가 세금으로 채워주고 국민연금은 왜 나보고 더 내라고 하느냐...볼멘소리가 나옵니다. 
 하지만 과장된 부분이 많습니다.

공무원 연금은 일단 1)가입기간이 깁니다.
공무원 한번 하면 퇴직할 때까지 하는 경우가 많으니까요 평균 가입기간이 33년이나 됩니다.
게다가 2)공무원 연금에는 퇴직금이 포함돼있습니다.
예전에는 대부분 퇴직금처럼 일시불로 타갔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우리가 워낙 오래 살다보니 (65세부터 받아도 남성은 평균 기대여명이 18년이나 된다) 다들 연금으로 받습니다.
지금은 95%가 일시불이 아닌 연금을 선택합니다.

3)공무원연금은 만약 적자가 나면 정부나 자치단체가 채우도록 지급보장이 돼 있습니다.
그런데 왜 국민연금은 안해주나?
이 경우 정부 채무에 미래에 지급할 국민연금이 포함될 수 있습니다.
재정건전성에 영향을 줍니다.
하지만 우리 국민 2,200만 명이 가입하고 있는 국민연금을 정부가 모른 척 한다는 것은 불가능합니다.
결국 돈만 내고 연금 바닥나서 떼이는 것 아니냐는 걱정은, 누가 봐도 지나친 것입니다.

4)다만 공무원의 낮은 급여를 보전해준다는 부분은 생각해볼 문제입니다.
우리 공무원의 평균 연봉은 6,600만 원 정도입니다.
그런데 워낙 비정규직이 늘어나고, 대졸 취업자의 첫 급여가 인상되지 않다보니 이것도 꽤 높아 보입니다.
공무원 처우가 예전처럼 그렇게 형편없지 않은 겁니다.
실제 해마다 공무원시험에 몰리는 청년들을 봐도 우리 공무원 처우는 이제 최악을 벗어난 것 같습니다.
그러니 공무원 연금이 열악한 처우를 보상한다는 주장은 점점 설득력이 떨어집니다.


4. 수익률도 꽝이라던데

실제 올해 수익률이 좋지않습니다.
1% 밑까지 추락했습니다. 내리막길인 증시 등의 영향을 받았습니다.
그런데 국민연금은 지난해에는 7% 넘게 수익을 냈습니다.
30년 평균 수익률이 5.9%나 됩니다. 매우 뛰어나지 않지만, 그렇다고 나쁜 수준도 아닙니다.
요즘 인기좋은 ELS 수익률이 연 6% 정도입니다.
하지만 은근히 위험하죠. 원금손실이 크게 날 수도 있습니다(그래서 금감원도 ELS를 중위험중수익 상품으로 부르지 못하게 한다).
그런데 우리 국민연금은 그렇게 욕을 먹으면서도 해마다 6% 가까운 수익을 올리고 있습니다.
참고로 그렇게 투자 잘한다는 캘퍼스(CalPERS/캘리포니아 공무원 연금)도 20년 수익률이 6.1% 정도입니다.

그러니 국민연금 연체하면서 민간보험사의 개인연금 가입하는 것은 참으로 어리석은 것입니다
(이건 꼭 국가대표 잔디구장 20만원에 빌려주는데, 30만원 주고 그 옆에 사립대학교 축구장 빌리는 것과 같다.
우리 주변에 그런 사람 꼭 있다)


5. 국민연금이 또 국민들 주머니를 털어간다

완전히 틀린 표현입니다. 모 신문이 이렇게 제목을 썼습니다.
의도적이라면 나쁜거고, 모르고 썼다면 부끄러운 겁니다.
국민연금 보험료를 올리면 노후에 받는 연금도 높아집니다. ‘소득대체율’이 올라갑니다.
다시말해 우리가 더 내면, 연금 고갈을 막거나 연금을 더 받을 수 있습니다.
통장 고갈을 막기 위해 저축을 더 하는 셈입니다(실제 국민연금은 국민강제저축의 개념이다).

그러니 연금보험료를 인상하는 게 절대 국민주머니를 털어가는 게 아닙니다.
그 말이 맞다면 민간보험사에 매달 꼬박꼬박 내는 개인연금보험료도 국민 주머니를 털어간다고 해야합니다.
어머니가 생활비에서 저축을 더하겠다고 해도 그것이 우리 가족의 주머니를 털어가는 게 아닙니다.
기본적으로 우리가 지금 더 내는 만큼, 미래에 더 받는 구조가 되는 겁니다.


6. 왜 부자들은 바닥난다는 국민연금에 굳이 가입을 할까?

국민연금은 소득이 있는 만 18세 이상 국민은 의무적으로 가입해야 합니다.
그런데 가입할 의무도 없는 국민들이 자꾸 가입을 합니다.
‘국민연금 임의가입자 수’가 34만 명이나 됩니다. 5년 만에 두 배나 늘었습니다.
왜 난파선이라는 국민연금에 주부나 학생까지 가입을 할까?
이 분들은 ‘조금 내고 많이 받는’ 국민연금 구조를 알아차린 겁니다.
넉넉한 분들은 그래서 대학 다니는 자녀까지 모두 가입을 시킵니다.
그런데 한 켠에서 서민들이 국민연금이 난파선이라는 주장만 믿고 내야할 보험료마저 연체합니다.
국민연금에 대한 잘못된 인식은 이렇게 소득불평등까지 가중시킵니다.

국민연금의 현실을 직시해야 합니다. 우리가 너무 받아서 그렇습니다.
그러니 조금 더 내거나, 덜 받아야합니다. 그래도 손해가 아닙니다.
지금도 받는 연금이 너무 적으니 아마 조금씩 연금보험료를 더내는 개혁을 하게 될 겁니다.
썩 안내켜도 가야할 길입니다.
그리고 이 논의구조를 흔드는 사람들은 의심해봐야 합니다.
분명한 것은 그들에게도 이 것 말고 어떤 대안도 없다는 것입니다.


덧>하나만 더!

소득대체율이 45%라면 내가 연금을 납입한 시기에 평균 소득의 45%를 매월 연금으로 준다는 뜻이다.
만약 내가 월 100만원으로 시작해 퇴직할 때 월 200만원을 받았다면 평균 150만원의 45%인 67만 원 정도를 매월 받는다.
하지만 소득대체율은 ‘40년 가입’을 기준으로 하기 때문에 보통은 내가 생각한 것보다 상당히 더 낮은 국민연금을 받게 된다.

 

  • 김원장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