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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산과 지도’ | 고수의 독도법 노하우

by 시리우스 하우스 2014. 4. 4.

 

 

“독도법은 미지의 세계로 들어가는 열쇠입니다”

본지에 특별부록지도 코스가이드 연재하는 박영래 객원기자


	본지에 특별부록지도 코스가이드 연재하는 박영래 객원기자

‘악돌이’ 박영래(67) 기자는 30년째 본지에 특별부록지도 코스가이드를 연재하고 있다. 샘터, 묘, 이정표, 시간과 거리 등 등산에 필요한 것이라면 사소한 것 하나도 놓치지 않고 꼼꼼하게 짚어 주는 그의 세심함과 꼼꼼함 덕분에 독자들은 박영래 기자의 기사만 읽고 가도 등산하는 데 불편이 없을 정도다. 


“매월 한 곳의 산을 기사로 쓰려면 동서남북 모든 코스를 따로 답사해야 합니다. 최소 네 번은 답사해야 제대로 된 가이드 기사를 쓸 수 있어요.”


박영래 기자 또한 GPS를 가지고 다니지만 지금도 여전히 지도와 나침반을 이용한 고전적인 방법으로 독도를 하며 방향을 가늠한다. 전국 방방곡곡의 크고 작은 산을 누구보다 먼저 가서 정확하게 답사를 하기 위해서는 독도법만 한 것이 없기 때문이다.


“집을 나서기 전부터 독도법은 시작되었다고 봅니다. 오를 산 이름부터 그곳까지 어떻게 가야 할지를 지도나 가이드북, 또는 그 산을 가 본 사람으로부터 모든 정보를 얻어야 하니까요. 그저 아는 사람을 따라가기만 하면 된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절대로 독도법을 익힐 수 없어요. 그러니 내가 다른 사람들을 데리고 간다는 생각으로 정보를 구하세요.”


박영래 기자는 국토지리정보원에서 발행한 2만5,000분의 1 지형도를 주로 사용한다. 그 이유는 등고선 보기에도 편하고 지도 빼곡히 메모를 하기에도 좋기 때문이다. 그는 답사할 산을 정하고 나면 우선 지형도에서 계곡과 능선을 선으로 긋고 안부를 점으로 표시한다. 이런 작업을 미리 해놓아야지만 실제 산행에서 정확하게 독도를 할 수 있다고 한다. 간혹 개념도만 들고 산에 가는 이들이 있는데, 개념도에는 능선과 등산로 표시만 되어 있고 등고선이 표시되지 않았기 때문에 독도를 하기엔 턱없이 부족하니 반드시 개념도를 챙겨 가라고 했다.


“우리나라에서는 한겨울을 제외하면, 또 설악산, 지리산, 덕유산 종주나 대간 종주 외에는 대부분 당일산행이 가능합니다. 이정표도 아주 잘되어 있고요. 하지만 자신이 스스로 오를 산을 파악하고 코스를 잡는다는 것이 얼마나 대견하고 신나는 일이예요. 등산에서 위험을 계산하는 척도는 근본적으로 독도법에 근거한 산행계획에서 시작됩니다. 예상되는 장비, 식량, 연료 소모량이 모두 여기서 계산되는 거죠.


남들 다 가본 설악산, 지리산일지라도 그곳을 처음 가는 사람에게는 ‘미지의 세계’입니다. 이 신세계로 들어서는 티켓이 바로 독도법입니다. 계획한 대로 산행을 마치고 난 후 얻는 성취감은 독도법을 터득한 사람만이 누릴 수 있는 특권이지요. 그러니 산행에 나설 때마다 지도를 가지고 가서 현장에서 나침반을 들고 지도와 지형을 맞춰보는 습관을 기르세요.”


악돌이 박영래 기자의 독도법 노하우

1 최신 지도 원본을 가지고 다녀라



	악돌이 박영래 기자의 독도법 노하우

지형도는 자주 수정할 수 없어서 오래된 지도에는 도로나 건축물들이 누락돼 있을 수 있다. 따라서 이왕이면 공인된 기관에서 발행한 최신 지도를 들고 다니는 게 좋다. 또한 초보자라면 컬러지도 원본을 가지고 다니는 것이 좋다. 복사하는 과정에서 지도가 왜곡될 수 있고 흑백으로 복사하면 색으로 판별하도록 되어 있는 지형물들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해 독도를 할 때 헷갈릴 수 있다. 지도는 지도케이스에 넣어 다니거나 비닐코팅을 해야 물에 젖거나 찢어지는 것을 방지할 수 있다.  


2  지도의 지능선과 지계곡을 읽어라



	악돌이 박영래 기자의 독도법 노하우

처음 가는 산이나 남들이 자주 찾지 않는 산을 갈 때에는 통상 오를 때는 능선을, 하산할 때는 계곡을 타야 한다. 그 이유는 능선을 따라 내려오면 갈래가 많아져 엉뚱한 곳으로 내려설 수 있고, 반대로 계곡을 따라 오르다 보면 목표한 계곡을 놓치고 엉뚱한 지계곡으로 들어설 가능성이 커지기 때문이다. 어쩔 수 없이 능선으로 내려서거나 계곡으로 올라야 한다면 지도의 등고선 간격으로 경사의 완급을, 등고선이 U자형인지, V자형인지로 지능선이나 지계곡의 규모를 파악하고 지형과 잘 대조해 가며 갈라지는 지능선과 지계곡의 형성을 눈여겨봐야 한다. 특히 계곡 등행의 경우, 한순간 지도에서 자기 위치를 놓치면 계곡이 끝날 때까지 오르기 십상이다.


3 쓸 만한 등산용 나침반을 들고 다녀라



	악돌이 박영래 기자의 독도법 노하우

독도를 할 때 가장 중요한 나침반은 ‘쓸 만한 등산용 나침반’을 구입하도록 한다. 바닥판이 없는 작고 둥그런 싸구려 나침반은 독도용으로는 적합하지 않고, 설령 있다고 하더라도 방향 참고용으로만 사용하는 편이 낫다. 출발지점에서 각도가 5도 빗나가면 10km를 운행한 후에는 목표지점에서 1km 정도나 옆으로 비켜난다.


4 잘 아는 시내에서 먼저 연습하라



	악돌이 박영래 기자의 독도법 노하우

나침반은 방위각 측정과 방위각 추적이라는 두 가지 기능을 수행하는데, 독도법에 갓 입문한 초보자라면 산에서 실습을 하기에 앞서 지리를 잘 알고 있는 시내에서 연습해 보길 권한다. 동서남북으로 정확하게 난 교차로라면 더욱 좋다. 목표 방향이 동쪽(90도), 남쪽(180도), 서쪽(270도), 북쪽(360도)으로 딱 떨어지는 지점에 서서 나침반을 조작하거나 몸을 돌려가며 과연 목표한 방위각이 정확히 나오는가, 그 방위각대로 정확히 방향이 잡히는지를 실험한다. 이런 실습을 거쳐 자신감이 생기면 평소 잘 알던 산이나 설악산 천불동처럼 지계곡이 많고 이정표가 잘 설치된 긴 계곡을 오르면서 눈에 들어오는 봉우리나 고개를 겨냥해 연습한다.


5 고도계도 쓸 데가 있다



	악돌이 박영래 기자의 독도법 노하우

독도로 자기위치를 확인하는 과정에서 예상 밖의 지점에 위치가 찍히거나 목표지점이 하나밖에 없어서 교차지점을 찾을 수 없을 때가 있다. 또 오르는 도중 비가 내리고 안개에 가려 자기위치 확인이 되지 않을 경우도 있다. 이런 상황에서 고도계가 있으면 남은 구간의 고도를 알 수 있기 때문에 지금까지 오른 속도를 참작해 계속 진행할 것인지, 도중 하산할 것인지를 결정할 수 있다. 이때 지도정치를 하듯 고도를 확실히 아는 지점에서 고도계를 수정해야 한다. 고도계는 기압에 따라 가리키는 수치가 달라지기 때문이다. 자고 일어났더니 고도계 수치가 높아졌다면 기압이 내려갔다는 의미이므로 날씨가 나빠질 징조이다. 반대로 수치가 낮아졌다면 날씨가 좋아질 징조다.


6 앞이 보이지 않는다면 중간의 지형지물을 이용하라



	악돌이 박영래 기자의 독도법 노하우

독도를 하면서 운행할 때, 지형에 특징이 없거나 깊은 숲 속, 또는 안개가 끼어 목표지점이 시야에서 사라질 수도 있다. 이때는 중간의 지형지물을 이용하면 된다. 즉, 가야 할 목표지점까지의 구간을 잘게 나누어 가는 것이다. 그것이 작은 절벽이거나 돌아가야 할 습지대라면 먼저 그곳까지 가서 다음 방향을 정하는 것이다. 목표지점이 시야에서 벗어나면 정교하게 독도법을 구사해야 한다. 한 지역을 계속 맴도는 ‘링반데룽(Ring-wanderung)’은 운행방향 방위각을 염두에 두지 않고 진행하다 저지르는 실수다. <월간 산>.

독도능력은 90%가 ‘감’ 수많은 알바가 고수를 만든다

산줄기 1만7,000km 걸은 신경수 선생


	독도법을 설명하는 신경수 선생.
▲ 독도법을 설명하는 신경수 선생.

신경수(63)씨는 골수 산꾼들이 인정하는 독도 전문가다. 백두대간과 9개 정맥, 19개 기맥, 100개가 넘는 지맥을 다 탔으며 이외에도 400여 개의 산줄기를 완주했다. 1만7,000km를 걸은 산줄기 종주 전문가인 것이다. 제대로 된 등산로나 이정표 없는 산줄기를 혼자 산행했기에 섬세한 독도능력은 필수였다. 또한 GPS의 도움 없이 지도와 나침반만으로 산행을 해왔다.

“1996년부터 지금까지 18년 동안 전국의 산줄기를 탔습니다. 저는 오직 나침반과 지형도만 가지고 산행을 해왔습니다. 지금은 GPS가 대중화되어 속칭 ‘알바’(가려는 길에서 벗어나 엉뚱한 곳으로 잘못 가는 것)를 덜하며 산줄기 완주를 하는 이들이 늘었습니다. 그래서 어떤 산꾼들은 나침반이나 지형도가 그리 필요 없다고 말할 정도입니다. 하지만 능선을 읽을 줄 모르면 아무리 훌륭한 GPS도 무용지물이 되고 맙니다. 고전적인 지도와 나침반을 통한 독도 능력은 세월이 흘러도 필수입니다.”

그는 GPS의 활용으로 산행이 수월해졌지만 고전적인 독도능력은 기본이라 말한다. GPS트랙만 무심코 따르게 되면, 기기에 대한 의존도가 높아져 배터리가 떨어지거나, 고장·분실했을 경우 대처능력이 떨어져 사고로 연결될 수 있다고 강조한다.

산행을 처음 시작하는 초보자들은 이런 만약의 사태에 대비하기 위해 지형도와 나침반을 이용해 산행하는 습관을 길러야 한다. 그래야 산행의 기초도 탄탄히 다질 수 있다. 지형도상에 현재 내가 어느 위치에 있다는 것을 항시 대조해 가며 산줄기를 완주했을 때에는 엄청난 희열을 느낄 수 있다. GPS트랙을 따라가는 방식으로 완주할 경우 이런 재미가 덜하다. 안내산악회의 안내인 발뒤꿈치만 보며 산행하는 것과 다를 것이 별로 없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GPS가 불필요하다는 건 아니다. 지형도와 나침반, GPS를 적절히 조화시켜 사용하면 더욱 재미있는 산행을 할 수 있다.

신경수씨의 산행법은 먼저 갈 산줄기를 정하고, 지형도를 구해 능선을 선으로 긋는 것에서 시작한다. 가려는 산줄기를 제대로 그렸다고 해서 알바 없이 답사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신경수씨는 지맥 이하의 짧고 낮은 산줄기 산행을 하고 있는데, 지리산 주능선처럼 능선이 크고 선명한 곳은 드물다. 야산처럼 낮은 산줄기가 두루뭉술하게 흐르는 곳이 많아 아무리 독도 고수라 해도 전혀 알바를 하지 않고 간다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다. 솔로 산행의 달인인 신경수씨조차 가끔 알바를 하기 때문이다.

아무리 지형도에 선을 제대로 그었어도 실제 능선과 접목 시키는 데에는 많은 경험을 필요로 하기 때문이다. 지형도 상에 똑같은 모양의 능선이라도 실제 지형에서 나타나는 상황은 천차만별이다. 고수들은 이런 상황에 직면할 때마다 오랜 산행 경험에서 나오는 노하우를 적용해 제대로 된 길을 찾는다.

그러나 대간이나 정맥 같은 산줄기 종주 산행에 있어 산자분수령에 의한 마루금은 반드시 있고 그 길은 오직 하나뿐이기에 종주꾼들은 그 길을 찾는 데 소홀해서는 안 된다. 그는 독도 노하우를 전해 주기 전에 갖춰야 할 전제 조건이 세 가지 있다고 강조한다.

1. 5만 분의 1 지형도에 능선을 그리고 읽을 줄 알아야 한다.

2. 자신의 평균 속도를 미리 알고 있어야 한다.

3. 5~10m 정도 되는 튼튼한 보조로프 하나쯤은 비상용으로 항시 휴대해야 한다.

종주산행의 독도 능력에 있어 제일 중요한 것은 내가 지금 어디에 있다는 것을 아는 것이다. 정확하게 알면 좋겠지만 그게 아니라면 근접하게라도 알아야 한다. 이를 파악하는 독도법을 말로 설명한다는 건 어렵다. 오랜 경험에 의해 스스로 알 수 있게 되는 것이라 생각하기 때문이다. 경험이 쌓이면 지도와 실제 산줄기의 내가 일체가 되어 진행을 하게 된다. 그렇게 되려면 수많은 시행착오를 거쳐야 하며 90% 정도까지는 ‘감’으로 알 수 있다. 여기서 ‘감’은 숱한 경험으로 배우는 동물적인 노하우다.

산행에서 가장 많이 쓰는 5만 분의 1 축척 지형도를 예로 설명하면, 5만 분의 1지도는 지도상의 1cm가 실제 500m 거리다. 등고선 한 개는 높이가 해발고도 20m다. 그러나 능선의 경우 1,000m로 그려져 있고 그 위에 더 이상 등고선이 없다면, 그 높이를 1,010m로 보는 것이 옳다. 등고선이 하나 그어지기 위해선 아래 등고선에서 20m 이상이고, 40m 이하의 높이여야 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평균값인 30m로 높이를 기록하는 것이 타당하다.



	[그래픽] 도상거리와 실제산행 거리의 예
신경수씨는 등고선이 촘촘하거나 멀거나 상관없이 무조건 도상거리를 재어 거리를 계산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본다. 예를 들어 1cm(500m) 안에 등고선이 하나밖에 없다면 엄청 완만한 산줄기가 이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계산해 보면 밑변 500m, 높이 20m이니 환산해 보면 빗변의 길이가 500.4m다. 거의 평지길이라고 보아야 한다.

절벽은 90도 각도이므로 1cm 안에 등고선이 무한대로 있을 것이다. 그러나 현실적으로는 그렇지 않으므로 일단 높이와 거리가 같은 500m라고 한다면 등고선의 개수는 25개가 되며 그 경사도는 탄젠트(tan)의 값이 1이 나오는 각도가 되므로 45도가 된다. 그러므로 빗변의 길이, 즉 사람이 이동하는 거리는 707m가 된다.

이 정도 각도를 가진 산의 실제 등고선을 보면 1cm 안에 25개를 그려 넣어야 하므로 등고선의 간격은 0.4mm 간격이다. 얼핏 봐서는 두꺼운 선 하나처럼 중첩되어 보이게 된다. 즉 45도 각도만 되어도 실제로는 절벽 같은 급경사로 보면 되는 것이다. 이 경우 실제 빗변의 길이가 707m이므로 밑변 500m에 대한 비율로 계산하면 1.414배이다.

신경수씨는 국내 지형도를 바탕으로 등고선이 촘촘한 곳을 세어보았다. 보통 1cm 안에 15개 정도 있다고 한다. 등고선 1개의 높이가 20m이므로 15개면 해발고도 300m다. 이에 대한 빗변의 길이는 583m로 도상거리의 1.17배다. 그러므로 평균 실거리를 보면 도상거리의 1.2~1.25배 정도가 될 것으로 본다. 즉 도상거리 10km를 답사했을 경우 실제로는 약 12.5km를 답사한 것이 된다.

산줄기 종주 시 길 찾기 주의해야 하는 지형


	[그래픽] 산줄기 종주 시 길 찾기 주의해야 하는 지형
1 폭이 좁은 긴 막대 모양의 등고선 하나만 있는 경우

지형도상으로는 거의 높낮이가 없는 평지성 능선을 가는 것이지만, 실제로 답사해 보면 그 안에는 둔덕 수준의 봉우리들이 여러 개가 있는 경우가 많다. 1~2개 봉우리부터 셀 수 없이 많은 봉우리가 있기도 하다. 이 경우 지형도상의 길쭉한 폐쇄곡선(등고선) 안에 있는 봉우리 중 어느 것이 등고선이 말하는 정상인지 알 수 없어 자신의 위치를 찾지 못해 알바를 하는 경우가 있다. 이럴 때는 안부에서부터 봉우리 정점까지 올라가는 데 가장 많은 시간이 걸린 봉우리를 정상으로 볼 수 있다. 물론 올라가는 봉우리들이 많을 경우 제일 높이 올라간 봉이 정상임은 자명한 일이다.

2 폭이 넓은 긴 막대 모양의 등고선이 하나만 있는 경우

1번의 내용과 같지만 너른 운동장 같은 폭 안에서 올챙이가 헤엄치듯 역동적으로 수없이 많은 산줄기를 형성하고 있어 도상거리보다 실제 거리가 훨씬 더 길어진다. 정상을 찾는 방법은 1번과 같다.

3 등고선의 고도 간 간격이 촘촘하며 급경사를 이루고 있는 경우

촘촘함이 심해지면 결국 절벽이 된다. 이런 지형을 만났을 경우 우회하는 길의 흔적이 대부분 있으니 잘 찾아서 진행해야 한다. 없다면 사면으로 가는 루트를 만들어 개척산행해야 한다. 이마저도 위태로울 경우 절벽 바위를 뿌리째 도는 방법이 있고, 아예 계곡까지 떨어졌다가 그곳을 지난 능선으로 복귀할 수 있다. 그러나 시간이 많이 소요되며 복귀한 곳이 어디인지 모를 경우가 생긴다. 이 경우 진행하면서 등고선상의 어느 특정한 지점(주위보다 높은 봉우리나 제일 낮은 안부)을 찾아 그곳에서부터 다시 지형도와 일치시키며 진행하면 된다.

4 등고선 간격이 촘촘하고 모양이 원을 그리고 있을 경우

지형도에 능선을 그을 경우 정점에서부터 한없이 많은 마루금을 그을 수 있는 아리송한 산줄기가 된다. 완만한 능선이 있는 곳에서부터 능선을 그어 역으로 올라와 능선을 가늠해야 한다. 아니면 적당히 방향을 잡고 신경을 곤두세워 내려가며 좌우를 유심히 살펴 조금씩 트래버스하면서 본래 능선을 찾아 가면 된다.

5 지도상 거리 훈련하기

가고자 하는 능선의 흐름이 확 꺾이는 곳이 있다면 그 꺾이는 지점을 찾을 준비를 하고 있어야 한다. 현 위치에서 도상거리 얼마를 더 가서 방향을 바꾸는지 알면 수월하다. 도상훈련을 하여 몸으로 익혀 실제로 그만큼 진행한 다음 꺾어지는 지점을 찾아야 하는데 말처럼 쉽지 않다. 그래서 궁여지책으로 보폭을 사용해 찾아가는 방법이 있다. 동네 평지 길을 갈 때 성인남자의 경우 보통 보폭이 0.7m다. 산에서는 0.5m 정도 된다고 가정했을 때 도상 200m를 가서 꺾인다고 하면 약 400(200/0.5)번 발걸음을 세면서 걸어가 그 지점에서 방향을 바꾸면 된다.

6 고속도로나 채석장 등의 까마득한 절개지를 만날 경우

일단 조망이 뛰어나므로 사방을 둘러보며 내려갈 수 있는 길을 가늠해야 한다. 보통은 수로를 따라 내려가면 되지만 그 다음이 문제가 된다. 고속도로를 지나야 하는데 대책 없이 목숨 걸고 무단 횡단할 수는 없다. 보통 멀지 않은 곳에 지하통로가 있으므로 이를 이용해야 한다. 절개지 위에서 내려서기 전에 지형을 살펴 지하통로를 찾아야 한다. 고개 좌우로 고속도로가 내리막을 형성하고 있는데 잘 살펴보면 낮은 지형을 이루며 길 옆 논밭 혹은 일반도로가 지나가는 통로가 보인다.

7 우회길 선택시

절벽이 있어 우회할 경우 정점의 시야가 트인 곳에서 우회할 코스를 택해야 한다. 이때 계곡 밑바닥까지 잘 보이는 곳을 택해야 한다. 그렇지 않을 경우 가시 잡목과 넝쿨들이 정글을 이뤄 100m 가는 데 엄청난 시간과 체력을 써야 할지도 모른다.

8 임도라고 방심마라

임도 따라가는 산행은 편하다. 편하기 때문에 무작정 임도를 따라가다가 돌이킬 수 없을 정도로 엉뚱한 데로 가서 산행을 망치는 경우가 비일비재하다. 산줄기 종주의 원칙은 능선으로 난 임도는 따라가지만 사면으로 난 임도는 절대 따라가지 않는 것이다. 지형을 감안했을 때 임도가 다시 능선을 만날 수 있을 것 같은 기분이 들 때는 한 굽이 정도 가본 후, 능선으로 연결되지 않을 것 같다면 되돌아와야 한다.

9 내리막에서 지형도에 없는 양 갈래로 갈라지는 능선

내리막에서 지형도에 없는 양 갈래로 갈라지는 능선을 만나면 순간 당황하게 된다. 이 경우 양쪽 능선의 각도를 판단해 진행한다. 이런 미세한 독도를 요하는 곳에서는 도면상 북쪽과 나침반이 가리키는 북쪽이 조금 다르다는 점을 감안해야 한다. 도북(도면상 북쪽)과 자북(나침판상 북쪽)은 우리나라 기준 7.5도 정도 차이가 난다. 그러나 올라갈 때 그런 지형이 나왔다면 전혀 걱정할 일이 아니다. 어느 쪽으로 올라가든지 능선이나 봉우리에 이르기 때문이다.

10 능선을 그릴 수 없는 불분명한 산사면을 내려갈 경우

길 흔적을 살피며 내려가다 보면 능선이 형성된다. 조금씩 트래버스해서 능선을 찾아가면 된다. 이럴 경우 주변을 잘 살피면서 내려가야 한다.
<월간 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