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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산과 무릎 | 한방 치료법] 한방 처치와 활성화요법 병행하면 치료기간 단축

by 시리우스 하우스 2013. 2. 6.

 

[테마특집 등산과 무릎 | 한방 치료법] 한방 처치와 활성화요법 병행하면 치료기간 단축
  • 글·한필석 부국장
  • 사진·도움말·박헌주 광주 중앙한의원 원장
  • 한의학을 통해 본 무릎 부상 및 치료법

전남대산악회 회원인 박헌주(86학번·광주 중앙한의원 원장)씨는 2000년 새천년 7대륙 최고봉 원정 때 세계 최고봉 에베레스트(8,848m)를 등정한 정통산악인이다. 박 원장은 대학 3학년 때 일본 북알프스 동계등반으로 해외 등반에 입문한 이후 에베레스트 등정을 목표로 여러 해 동안 칼을 갈아 왔다. 에베레스트 등정은 1993년과 1996년에 이어 세 번째 도전에서 이루어낸 쾌거였다.

그에 앞서 1993년 칸텡그리(7,010m)를 등정하고 1997년에는 초오유(8,201m) 정상에 올라섰다. 초오유 원정은 박헌주 원장의 강인한 정신력을 보여 준 등반이었다. 박 원장은 당시 원정을 두어 달 앞두고 축구시합에서 십자인대 파열이라는 치명적인 부상을 당했다. 그래도 그는 포기하지 않았다. 깁스를 풀자마자 산을 찾고, 원정대를 찾아가 “원정에 해를 끼치지 않겠다”며 통사정해 원정에 합류했다. 네팔 입국 후 대원들이 고소적응을 하는 사이 물리치료를 받은 그는 마침내 초오유 정상에 올라서고 말았다. 그러나 하산길은 고행 길이었다. 무릎 부상 부위가 통증이 심해져 다리를 거의 끌다시피 하면서 하산했다.

제30회 한국 기자상과 제1회 앰네스티 언론상을 수상했을 만큼 역량 넘치는 신문기자였던 그는 원정을 마친 뒤 한의학도의 길을 걷고 현재 광주 중앙한의원 원장으로 환자들을 돌보고 있다. 박 원장은 자신의 경험을 통해 한방요법이 무릎 치료에 효험이 높다고 자신한다.

한방에서는 무릎관절 역시 다른 부위와 마찬가지로 기혈(氣血)순환과 불통즉통(不通則痛 : 우리 몸은 막히면 통증이 온다)의 관점으로 접근한다. 윤활작용이 중요한 무릎의 경우, 특히 몸을 윤택하게 하고 부드럽게 하는 정(精)과 혈(血)의 작용을 중요시한다. 또한 외상의 경우 어혈(瘀血), 즉 순환되지 않고 정체된 피를 다스려야 함을 강조한다.

무릎에 침범하는 세 가지 사기는
‘바람, 한기, 습기’

한의학에서는 일반적으로 뼈와 정은 신장이 주관하고, 혈과 근육은 간이 주관하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특히 퇴행성관절염은 노화로 인한 것으로 보고 50대 이후 몸의 면역을 담당하는 근골격의 정과 혈이 줄어듦으로 인해 사기(邪氣)가 쉽게 침범해 나빠진다고 말한다.

무릎에 주로 침범하는 사기는 크게 세 가지로 대별된다. 첫 번째는 풍(風), 즉 바람이다. 풍은 옮겨 다니는 속성 때문에 통증의 양상이 수시로 변한다. 여기저기 돌아가면서 아프다고 환자들은 호소한다. 또한 산후풍처럼 무릎에 바람이 든 것 같다는 표현도 자주한다.

이 경우 기본적으로 무릎에 작용하는 우슬(牛膝), 모과(木瓜), 상기생(桑寄生 : 뽕나무 겨우살이), 오가피(五加皮) 등의 강근골(强筋骨) 약재에 방풍(防風), 독활(獨活 : 땅두릅) 등 바람을 막아 주는 10여 가지 한약재를 함께 달여 먹으면 효험이 높다고 한다. 또한 구기자, 산수유, 두충, 숙지황 등은 간장과 신장을 보강해 면역력을 증진시키는 데 효험이 높은 약재여서 무릎 보강 약재에 필수적으로 함께 사용한다.

사기의 두 번째는 한(寒)이다. 주로 노인들에게 해당하는 경우로 “무릎이 시리다, 시큰하다, 아리다, 차다, 추워지면 아프다”며 하소연한다. 한기(寒氣) 제거에는 사약재(死藥材)로 쓰일 만큼 약력이 강한 부자(附子)와 육계(肉桂 : 계피), 건강(乾薑 : 말린 생강), 오수유(吳茱萸) 등 속을 따뜻하게 해주는 약재를 주로 사용한다. 여기에 만성병과 한기를 몰아내는 작용이 있는 쑥뜸도 한성(寒性) 슬통(膝痛)에 효과가 높다고 한다.

세 번째는 습(濕)이다. 무릎이 붓는 현상은 습이 원인으로 무릎이 무거워지거나 오금이 당기는 증세가 나타난다. 기압이 낮아짐에 따라 증세가 나타나며 습도가 높은 장마철이나 비가 오는 날에 통증이 심하다. 흔히 ‘날궂이 기상대’라고 말하는 환자군이다. 이 경우 근육과 뼈를 강하게 하는, 즉 강근골 약재를 기본으로 창출(蒼朮), 백출(白朮), 후박(厚朴), 의이인(薏苡仁·율무) 등 습을 다스리는 약재를 함께 사용한다. 물론 개개인의 체질에 따라 약물을 가감해야 하기 때문에 정확한 진단이 우선이다.

침술이 경제적이지만 효험은 뜸이 훨씬 높아


▲ 1 독비혈에 뜸을 뜨고 혈해(血海 : 슬개골 내측)에 침을 놓고 있다. 침은 보사 역할을 동시에 해 허한 곳을 보호해 주고 막힌 것 뚫어주는 역할을 한다. 2 향에 불을 붙여 뜸을 뜨고 있다. 3 부항. 슬개골(무릎 덮개뼈) 위쪽의 정체된 대퇴사두근의 기와 혈을 풀기 위해 사혈을 하고 있다.
한방에서는 약물치료와 함께 혈을 통해 이루어지는 침(針), 뜸(灸), 부항(附缸), 봉침(蜂針·벌침) 요법을 병행 치료한다. 침은 막힌 혈을 뚫어주고 혈액순환에 효험이 높을 뿐만 아니라 진통효과 또한 탁월한 것으로 서구 의학계에서도 인정받고 있다. 또한 최근 과학적으로도 검증된 논문이 봇물 넘치듯 쏟아져 나오고 있으며 환자들 사이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다.

한의학에서는 1침2구3약(1針2灸3藥)이라 할 정도로 모든 병의 초기에 침치료를 중요시한다. 효과도 높고 다른 치료에 비해 경제적인 침 치료는 보사(補瀉) 효과를 동시에 해낸다고 한다. 즉, 굳어 있는 근육을 풀어 주는가 하면 이완(弛緩)된 근육을 수축시키는 효과도 있다. 침은 특히 급성 치료에 효험이 높다고 한다. 박 원장은 “침은 부종과 염증을 제거하는 효과가 높기 때문에 외상 후 얼마나 빨리 침 치료를 받는가에 따라 향후 치료기간에 큰 차이가 있다”고 말한다.

무릎질환에는 주로 간, 신(腎·콩팥), 담, 위, 방광 경락(經絡 : 전신의 氣血을 운행하고 각 부분을 조절하는 통로)을 사용하며, 전신의 근육을 주관하는 양릉천(陽陵泉 : 무릎뼈 아래 외측에 오목한 곳)과 신의 정기가 집약된 태계혈(太谿穴)과 함께 병소경락(病巢經絡)에 따라 혈해(血海 : 무릎을 구부린 자세에서 무릎뼈 안쪽 상단 가장자리), 독비(犢鼻 : 무릎뼈 밑에 튀어나온 뼈), 족삼리(足三里 : 무릎뼈 바로 아래 양옆으로 쏙 들어간 곳), 양구(梁丘 : 무릎과 위쪽 근육 사이), 음릉천(陰陵泉 : 무릎 안쪽 보골 아래 오목한 곳), 위중(委中 : 오금 한가운데) 등의 혈을 침놓는 자리로 삼는다.

침이 급성 무릎 통증에 효험이 높은 반면, 온열(溫熱)작용을 하는 뜸은 퇴행성관절염 같은 만성 무릎질환 치료에 주로 이용된다. 말린 약쑥을 재료로 삼는 쑥뜸은 살이 타면서 염증(화상) 반응을 나타내고, 이에 따라 염증 치료를 위해 백혈구가 몰려들면서 병소(病巢)를 활성화시킨다. 특히 나이가 들거나 과하게 사용하면서 활액이 줄어들어 굳어지거나 뻣뻣해지면서 굴신이 잘 안 되고 변형이 오는 퇴행성(노인성) 무릎관절에 혈행을 원활히 해준다.

쑥뜸은 크게 직접구와 간접구로 나뉜다. 뜸의 크기에 따라 이름이 다른 직접구는 쑥을 살 위에 바로 올려놓고 태우는 방식이고, 간접구는 생강이나 부자 같은 약재를 살 위에 얹어놓고 그 위에 뜸을 올려놓는 방식이다. 살을 따뜻하게 함으로써 막힌 혈을 소통하게 해주는 온열작용이 있다. 쑥뜸을 직접 피부에 올려놓는 직접구는 화상을 입혀 염증반응을 유도한다는 점에서 효과는 탁월하지만 화상이나 미용 등의 이유로 꺼리는 사람이 많다고 한다.

그러나 흔히 말하듯 ‘뜸맛’을 알면 뜨거운 것이 아니라 오히려 시원하다는 반응을 나타낼 만큼 선호하는 뜸이 직접구라고 한다. 뜸의 한자어인 ‘灸’(구) 자는 오랫동안 불을 땐다는 의미로 가마솥밥이 뜸을 오래 들이면 밥맛이 좋듯이 오랫동안 뜸도 꾸준히 하면 무릎은 물론 전신의 기혈순환과 면역력 제고에 탁월하다고 한다. 항암효과도 증명돼 최근 들어 급속히 인기를 끌고 있다.

박 원장은 봉침에 대해 “직접구의 원리와 비슷하게 염증반응을 일으키는 봉독은 직접구보다 염증반응이 더 강렬한 반면 아낙필라시스 반응 등으로 인한 급성 쇼크 등 부작용도 만만치 않아 전문가인 한의사로부터 치료를 받아야 한다”고 말한다.

부항은 정체된 혈을 순환시키고 죽은피를 뽑아내는 사혈(瀉血) 효과를 노리는 치료법으로 건부항과 습부항으로 나뉜다. 건부항은 부항기를 피부에 흡착해서 피부층을 들어주는 효과가 있다. 그로 인해 모세혈관이나 근막이 피부에 눌리는 것을 막아줘 혈액순환을 돕는다. 마라톤 마니아들이 많이 이용하는 키네시오 테이핑 요법이 건부항과 유사한 원리다.

반면 습부항은 기혈이 정체된 곳을 사혈침으로 찌른 다음 부항기를 붙임으로써 피를 뽑아내는 치료법이다. 이 또한 급성 통증에 즉각적인 효과가 있다. 즉, 타박상이나 염좌 등 외상으로 발생한 멍(출혈자반)이나 정체된 혈(어혈)을 제거하고 새로운 혈이 순환되게 해 병을 치료한다.

강화된 뼈와 근육이 연골 역할 해내

▲ 1 독비 2 족삼리. 슬개골 하단 외측의 혈로, 뜸을 300장 뜨면 날아다닌다는 장수의 명혈이자 하체를 강화시키는 역할을 한다고 할 만큼 중요한 혈이다.
박헌주 원장은 “부상 정도에 따라 차이는 있지만 일반적으로 삐었다고 표현하는 염좌(捻挫) 같은 급성무릎 질환은 2주일, 십자인대나 힘줄 손상 같은 부상은 1개월 이상, 그리고 퇴행성은 3개월 이상 치료를 받아야 한다”고 한다.

박 원장은 “그러나 무릎의 노화로 인한 퇴행성 질환은 완치의 의미보다는 관리의 개념으로 접근해야 한다”고 한다. 즉, 나이가 들면 얼굴에 주름이 늘듯 노화와 함께 퇴행된 무릎 연골의 경우 스스로 치료해 내는 능력을 키워줌으로써 통증을 없애야 하며, 통증이 사라지면 몸은 스스로 적응해 나간다는 것이다.

박 원장은 “70이 넘은 노인들 가운데 많은 분들이 MRI 상 연골이 없는데도 통증 없이 생활하는 것은 무릎의 근육이나 인대가 연골 대신의 역할을 해내기 때문”이라며 신장의 정과 간장의 혈을 보강하는 양생을 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박 원장은 “무릎관절이 안 좋을 경우 사골, 닭발, 곰탕, 굴, 꼬막 같은 끈적끈적한 정 성분의 음식이나 구기자, 복분자, 호두, 산수유 오디와 같은 신장과 간을 보하는 씨앗류를 꾸준히 먹으면 좋다”고 권한다. 또한 간과 신장의 경락이 시작되는 발바닥이나 하체운동을 생활화해야 하며 그런 의미에서 등산은 최고의 정혈보강운동이자 무릎관절을 예방하고 치료하는 보약이라고 강조한다.

박 원장은 양의학에서도 예전에는 비활성화 치료(병소 부위를 고정하고 움직이지 않게 하면서 소염진통제를 투여하는 것)를 중요시했는데 이제는 활성화 치료로 방향이 바뀌고 있다고 한다. 퇴행성관절염에 하루 30분 정도 가볍게 걷는 운동을 하게 하는 것이나 슬관절부종 부위의 물을 빼내는 것을 가급적 금하는 것 등이 그 예다.

또한 염좌 시 깁스는 다친 부위를 사용하지 못하게 하는 치료법이지만 깁스하는 순간 피가 잘 통하지 않고 근육이 위축돼 치료 이후 정상화되기까지 기간이 길어지는 단점이 있어 신중해야 한다고 말한다.

박 원장은 “그래서 한의학에서는 오히려 병소로 혈액순환을 도모하는 침 뜸 부항과 함께 적극적인 스트레칭과 가동범위 내에서의 걷기 등 활성화 치료법을 병행한다”며, “때문에 골절 같은 심각한 외상의 경우가 아닌 단순 염좌나 인대 근육 손상 같은 경우 1차적으로 한방적인 처치와 함께 스트레칭 등 활성화요법이 치료기간을 단축하고 후유증도 최소화할 수 있다”고 조언한다.

박헌주 원장은 “기계의 조인트 부분은 사용하지 않거나 너무 많이 사용하면 윤활유가 닳아 녹슬 듯이 관절도 아프다고 사용하지 않으면 점점 약해지고 윤기를 잃고 뻣뻣해진다”며 “무릎이 약해지면서 굴신이 원활하지 않거나 보행이 어려울 경우 적합한 치료와 함께 수영장이나 목욕탕 온수에서 발차기를 하다가 운동장을 걷고, 야산을 오르는 등, 점차 강도를 높여 근육과 인대를 단련시켜야 한다”고 충고했다.

“온수욕은 무릎관절 치료에 효험 높다”

박헌주 원장은 “온수 치료는 무릎관절 치료에 도움을 준다”며 “특히 산행이나 운동 후 온수욕을 생활하라”고 권한다. 이는 따뜻한 물이 뭉친 근육을 풀어주는 이완작용을 하고 혈액순환에 도움을 주기 때문이다.

박 원장은 “운동선수들의 경우 무리가 가해진 인대나 근육에 염증이 생기는 것을 예방하기 위해 얼음 등을 이용한 냉찜질을 하지만 일반인들에게는 온수찜질이 더 효과적”이라며 “무릎관절이 나쁜 사람은 따뜻한 물에 들어가서 대퇴사두근(허벅지)에 힘을 주면서 무릎을 쭉 펴는 운동을 여러 차례 하면 도움이 된다”고 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