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캠 핑 /나의 캠핑 등산 장비

새로 만난 히페리온 등산화와 캠프라인 뉴 빅타 등산화.

by 시리우스 하우스 2013. 1. 6.

 

산행중 주로 사용하는 캠프라인 밴프와 뉴 빅타등산화를 사용하면서

이번에 새로 출시된 캠프라인 히페리온 등산화를 추가했다.

2004년도쯤에 구입한 밴프 등산화가 바닥창갈이 이후 조금씩 수명을 다해 가는 것 같아

새로운 등산화에 관심을 두고 있던중,

로체 후속모델로 나온 히페리온 등산화가 눈길을 끈다.

마음을 굳히고 인터넷주문을 하여 실물을 보니 맘에 딱 든다.

발에 적응도 시킬겸 해서 이 등산화를 착용하고 집 주위를 걸어보니

육중한 모습과는 달리 그렇게 무겁지 않고 발목을 꽉 잡아주고 발이 편하여 괜찮을 것 같다.

 

2004년 밴프등산화를 구입하였을 때에 사이즈를 잘 못 선택(265mm)하여

3-4시간만 산행을 하면 발뒤쪽과 발가락이 아파 고생을  많이 한 기억이 난다.

지금은 이 밴프등산화도 발이 편해져서 북한산등의 산행에 많이 사용하는데,

그래도 좀 불안하여 10시간 이상씩 걷는 설악산등엔 잘 사용하지 않고 뉴 빅타를 사용한다.

 

뉴 빅타 등산화는 회사 산행시에 지급받은 화이브텐 인사이드 릿지등산화를 종로5가의

구입처인 디딤돌 등산점에서 차액 50,000원을 지불하고 교환 하였는데,

투박한 걷 모양과는 다르게 발이 편하고 발목을 잘 잡아주어 장거리 산행에 사용한다.

캠프라인 등산화는 비브람창이 아닌 릿지엣지 창을 사용하여

릿지 겸용으로 사용할 수 있어 북한산등의 암릉길 산행에도 좋은 것 같다.

 

박스에 포장되어 온 히페리온 등산화.

 

 

 

 

보는 순간 육중한 모습에 마음이 끌린다.

가격은 이것저것 할인하여 23만 몇천원.

(이 제품 구입할때만 해도 ok 아웃도어엔 없었는데,

9일 등록된 것을 보고 우수회원 할인하여 계산해보니 22만7천원이 나온다.

조금 더 싸게 구입할 수 있었는데... 아쉽다. ㅎ)

 

 

외피는 2.4mm두께의 방수 가공처리된

독일 최고급 천연소가죽을 사용하였다고 한다.

 

 

 

아이렛(등산화끈 고리)이 뉴 빅타(7개)보다 1개가 더 많다.

아래쪽으로 더 추가 되어 발 앞쪽이 더 편안 할 것 같다.

 

 

외국산 등산화처럼 발 뒤띁까지

고무랜드가 설치되어 즉면보호에도 좋을 것 같다.

 

 

 

 

 

보면 볼수록 멋지다.

이제 산행시에 발만 편안하게 해주면 된다.

앞에서 보면 잠발란 라싸 모델과 비슷한 것도 같고...

 

 

접지력이 좋은 리지 엣지 바닥창.

 

 

 

등산화끈도 여분으로 한개 더 동봉되어 있다.

기존의 깔창도 괜찮은것 같지만,

무릎보호를 위하여 쿠션이 더 좋은

BP20MAX마운틴이나 툴리스로 교체하여 사용하면 될 것 같다.

 

 

 

뉴 빅타와 히페리온.

뉴 빅타는 겉모습보다 착용해 보면 발이 아주 편하여 장거리 산행에도 전혀 무리가 없다.

아주 맘에 드는 등산화중의 하나로

10mm더 큰 사이즈(270mm)를 선택하여 툴리스 로드런너 깔창을 사용하는데,

지난달 설악산 무박산행때도 뉴 빅타를 착용 하였다.

 

 

 

뒷 모습.

히페리온이 뉴 빅타보다 뒤축을 더 잘 잡아 줄 것 같다.

 

 

 

앞 모습.

뉴 빅타는 착용해 보면 뽀대가 나지 않으나 히페리온을 착용해 보니 멋지다.

 

 

 

옆 모습.

뉴 빅타는 산행중에 너덜길등에서 발생된 상처가 뒤쪽에 많이 있다.

 

 

 

왼쪽이 밴프, 오른쪽이 뉴 빅타.

저 밴프는 2004년도쯤에 265mm로 5mm크게 구입하여

깔창을 바꾸어 보니 너무 타이트하여 처음에 고생을 많이 했다.

시행착오를 하지 않기 위하여 뉴 빅타는 270mm로 10mm 더 큰 사이즈로

구입하여 깔창을 툴리스등으로 바꾸어 잘 사용한다.

 

 

 

저 밴프는 많이 낡았지만 발이 편하여

캠프라인 본사에 30,000원을 지불하고 창갈이를 하여

지금도 잘 사용하고 있다.

 

 

 

밴프와 뉴 빅타, 그리고 이번에 새로 들어온 히페리온.

여러족의 등산화를 용도별로 사용하여 보니 발도 편하고 무자게 오래 사용하는 것 같다.

발이 편해야 산행도 즐겁다!!!!!! ㅎ

 

 

[특집 등산화 | 2012년 등산화 해부] 등산화, 장비가 아니라 과학입니다
  • 글·신준범 기자

등산화 춘추전국시대다. 수많은 아웃도어 업체에서 생전 처음 듣는 기술을 접목한 신제품이 수없이 쏟아져 나온다. 용도에 따라 중등산화·경등산화·리지화 등으로 정확하게 구분되던 시절은 지나갔다. 1990년대 시작된 등산붐과 몇 년 전 시작된 걷기붐을 타고 아웃도어 시장이 폭발적으로 커지며 등산화도 급격히 변했다.

중장거리용 신발을 짧은 당일산행에 신어도 불편함이 없게 되었고, 경등산화를 리지등반할 때 신어도 밀리지 않을 정도로 접지력이 좋아졌다. 등산화를 도시에서 신어도 편하고 어색하지 않을 정도로 디자인이 좋아졌다. 등산화와 캐주얼화의 경계가 모호해진 영역 파괴의 시대가 된 것이다.

그러나 자세히 들여다보면 등산화마다 활용도가 넓어지긴 했지만 최적화된 고유영역을 가지고 있다. 등산화 모양에 따라, 소재에 따라 활용도가 다르다는 것이다. 1980~1990년대에는 등산 마니아라 해도 중등산화, 경등산화, 암벽화, 빙벽화 정도로 한 명이 4종류의 등산용 신발을 보유할 수 있었다.


▲ 등산화의 새로운 영역으로 자리잡은 리지화와 초경량 신발들. / 사진 허재성 기자

지금은 4종류 신발 외에 리지화, 트레일러닝화, 아쿠아슈즈, 산행용 샌들, 접지력 좋은 밑창을 쓴 경등산화, 산악마라톤화, 일상생활과 가벼운 산행을 겸해서 신는 신발 등 각각 다른 용도의 등산용 신발만 대략 10켤레를 보유할 수 있을 정도로 세분화되었다. 결국 자신의 산행 스타일이 어떤 것인지를 정확하게 아는 것이 좋은 등산화를 선택하는 비결이다. 또 등산화 영역 파괴의 시대라지만 모든 지형과 산행 스타일을 다 만족시킬 수 있는 다용도 신발은 없다.

등산화 모양으로 용도를 구분한다

모양에 따른 등산화 구분은 가장 일반적인 등산화 분류법이다. 과거에는 생김새만 봐도 어떤 산행에 적합한지 바로 알 수 있었다. 가장 눈에 띄는 것은 갑피가 발목 위까지 감싸는 등산화다. 이런 형태의 등산화는 보통 딱딱한 밑창을 많이 쓰고 내구성 좋은 외피를 사용한다. 발목을 감싸는 긴 갑피는 발목 관절을 보호하고 피로를 방지해 주는 효과가 있다.

딱딱한 바닥창 역시 발바닥의 피로를 막아주고 거친 너덜지대에서도 안정적인 보행이 가능하다. 장거리산행에 최적화되어 있는 것이다. 여기서 등산화 목의 길이가 길수록 발의 피로는 줄어든다. 반면 목이 길면 발목의 움직임이 제한되므로 다이나믹한 자세를 요하는 암릉산행에는 취약하다.

보통 경등산화라 불리는 신발은 목의 길이가 중간 정도다. 중장거리용처럼 높지 않지만 운동화처럼 낮지도 않다. 결국 적당히 발의 피로도 줄여주고 일반적인 암릉산행에서도 중등산화만큼 불편하지는 않다.

경등산화는 밑창에 따라서 기능에 차이가 있다. 가령 경등산화 모양새를 하고 있어도 접지력 좋은 밑창을 사용했다면 창이 부드럽고 마찰력은 좋은 대신 발의 피로도는 높은 편이다. 반면 딱딱한 창을 썼다면 발의 피로도가 상대적으로 적고 대신 암릉에서 접지력은 떨어진다.


▲ 1.중등산화 목이 높아 발목 부상을 예방하고 바닥창이 딱딱해 발의 피로를 줄여주는 전형적인 중등산화 스타일이다. 2.경등산화 로우컷으로 얼핏보면 운동화 같지만 등산화의 기능성을 갖춘 새로운 영역의 경등산화. 신발 겉모습으로 경등산화를 구분하는 시대는 지나갔다고 볼 수 있다. 3.경등산화 적당히 발목을 잡아주는 미드컷 형태의 경등산화. 4.리지화 부틸계열 창을 사용해 접지력은 뛰어나지만 잘 닳는다. 5.초경량 등산화 최근 아웃도어 등산화 업계의 화두인 초경량화. 가볍고 튼튼한 신발을 만드는 경쟁 시대다.
최근에는 목이 낮은 아웃도어용 신발이 많이 나온다. 얼핏 보면 운동화인지 리지화인지 등산화인지 러닝화인지 구분이 되지 않는다. 기능에 따라 최적화된 영역도 다양해서 접지력, 워킹, 러닝, 수중활동 등 천차만별이다. 리지화, 트레일러닝화, 산악마라톤화, 경등산화 등이 여기에 속한다. 그중에서도 최근 트레일러닝화 경쟁이 심화되고 있다. 대표적인 것이 아디다스 테렉스 패스트 시리즈다. 초경량의 통기성 좋은 합성소재를 사용해 산악마라톤처럼 거친 환경을 빠르게 달려야 하는, 이전에는 없던 등산의 분야에 적합한 새로운 등산신발이라고 볼 수 있다.

이런 신발들은 대체로 아웃도어 활동과 도시의 일상생활에서 모두 신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목이 낮은 로우컷 등산화일수록 기능이 전문적인 경우가 많으므로 어떤 밑창을 썼고 어떤 기능이 있는지 알고 사야 한다. 자칫하면 리지등반에도 못 신고, 워킹 산행에서도 못 신고, 일상에서도 못 신는 어중간한 신발로 전락할 수 있다.

등산화 소재에 따라 다른 성능 발휘해

등산화의 소재에 따라 용도나 특성이 달라진다. 고전적인 등산화의 대표 소재는 가죽이다. 오랜 세월 동안 등산화는 두꺼운 가죽을 꿰매서 만들었다. 그러다 비용을 줄이고 성능을 향상시키기 위해 새로운 소재의 등산화들이 출현하기 시작했다. 가죽은 짐승의 피부이기에 원시적인 소재지만 가장 자연에 부합하는 기능을 가지고 있다. 방수와 보온 기능이 있으며, 거친 자연환경에서도 견고하며, 내구성이 탁월해 관리만 잘하면 10년 이상 신을 수 있다.

신발 제작 기술이 발달하면서 가죽과 합성섬유를 혼용한 등산화가 대세가 되고 있다. 통가죽을 쓴 것보다 더 가볍고 발이 편하고, 빨리 신을 수 있다. 젖었을 때 빨리 마르며 가격이 저렴하다. 반면 통가죽에 비해 내구성이 떨어지며 방수성이 약하고 가벼워서 잘 휜다. 고어텍스 같은 기능성 소재를 써 방수투습 기능이 있지만, 고어텍스가 만병통치약은 아니다. 땀과 먼지로 성능이 약해지기 쉽고 가격이 비싸며 비가 많이 오고 땀이 많이 나는 한여름엔 더 불편하다.

밑창은 비브람이 유명하다. 1935년 이탈리아의 유명 클라이머인 주스토 제르바수티의 요청으로 비토리오 비브람이 만들었으며 그의 회사 이름을 따 상품명을 그대로 쓰게 되었다. 쇠징을 박은 가죽창을 대신하는 혁명적인 고무밑창 소재였다.

비브람은 지금까지 등산화 밑창의 대명사처럼 불린다. 탁월한 내구성과 튼튼한 강도 등 밑창이 지니는 기능에서 대부분 평균 이상의 평가를 받고 있다. 그러나 화강암이 많은 한국 지형에서 접지력이 부족하다는 평이다. 특성을 살려 중장거리 종주와 동계산행용 등산화에 비브람창을 많이 쓰는 편이다. 다만 최근에는 비브람사에서도 접지력을 높인 부드러운 창 종류를 내므로 과거처럼 비브람창이라고 해서 다 딱딱한 형태의 것으로 생각해선 안  된다.

비브람창이 나온 이후 1960년대에 프랑스 클라이머이자 장비 개발자였던 피에르 알랭이 바위에 닿는 면적을 넓히고 부틸고무 밑창을 사용해 마찰력을 극대화한 암벽화가 출현했다. 이후 두 밑창은 등산화를 워킹용과 암벽화 스타일로 나누는 양대산맥의 역할을 했다.
[특집 등산화 | 2012년 등산화 해부] 등산화, 장비가 아니라 과학입니다
 
접지력이 등산화 매출 좌우

접지력 좋은 고무 밑창으로 스텔스창이 있다. 한때 접지력에 있어서 최고의 평가를 받았으며 암벽등반의 전체적인 레벨을 한 단계 끌어올렸다는 얘기가 있을 정도였다. 이런 고유 브랜드 창에도 세부 종류가 있어 스텔스도 어떤 스텔스창을 쓰냐에 따라 접지력과 닳는 정도가 차이 난다. 스텔스가 물에 젖은 바위에서도 마찰력을 보이는 등 접지력에선 강자지만 잘 닳고 물러 발의 피로도가 높은 단점이 있다. 접지력이 좋은 부틸계열 밑창은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비브람류 창에 비하면 대체로 잘 닳고 부드러워 지면을 디딜 때의 충격이 그대로 전해져 피로도는 높다. 또 눈길에서 접지력이 약하며 마사토류의 지형에서도 비브람창에 비해 성능이 떨어진다.

▲ 스카르파 비브람창 그립의 무늬별 기능.
국산 부틸고무창으로 리지에지창이 있다. 국산 브랜드인 캠프라인에서 개발한 것으로 미끄러짐 각도를 최대 67도까지 끌어올렸으며 마모 강도를 114도로 높였다. 등산인들 사이에  ‘한국형 화강암에 잘 붙고 저렴하다’는 인식이 유행처럼 번졌을 정도로 인기였다.

▲ 국산 등산화로 새로운 바람을 일으킨 캠프라인의 리지엣지창 로고.
처음 등산에 입문할 때는 경등산화로 시작하고, 다음은 접지력 좋은 리지화 스타일의 신발을 구매하고, 그 다음은 장거리 종주와 동계 산행을 위해 중등산화를 구입하는 경우가 많다. 이렇게 등산용 신발이 늘어날수록 산행지에 따라 신발을 선택하는 것이 중요하다. 제 아무리 바위산이라 해도 눈이 쌓였을 때는 부틸 계열창보다 비브람창을 쓴 중등산화를 신어야 한다.

밑창의 무늬도 브랜드별로 고유의 모양을 가지고 있다. 그림1은 스카르파 비브람R 밑창이며 의미 없는 문양 없이 각각의 역할이 있는 것을 알 수 있다. 접지력이 등산화의 매출을 좌우한다는 말이 있을 정도로 중요해졌다. 내구성의 경우 신발 제조기술의 발달로 등산객들이 불편을 호소하는 경우가 드물어졌다. 그러나 미끄러짐은 산행에서 금방 표시가 나는 부분이라 언제부턴가 접지력이 등산화 구매의 중요한 포인트가 되었다. 여기에는 우리나라 산에 화강암이 많은 것도 한몫한다.

초경량 전쟁의 시작

등산화도 시대별로 흐름이 있다. 밑창 접지력이 중요하던 때가 있었고, 고어텍스 같은 소재의 방수투습성이 중요하던 때가 있었다. 2012년 현재의 화두는 무게다. 등산화 시장은 무게 경쟁시대다. 다만 중장거리 산행용 등산화의 경우 무게를 줄이는 데 한계가 있고, 너무 무게를 줄여선 본연의 역할을 할 수 없기 때문에 열외라고 볼 수 있다.

▲ 리지화에 사용되는 접지력 좋은 밑창들.
무게 경쟁은 아웃도어 추세가 순수 등산을 넘어 걷기나 러닝으로 확산되면서 신발에도 그 영향이 미치고 있는 것이라 볼 수 있다. 산악인만의 아웃도어가 아닌 대중을 위한 아웃도어인 것이다. 이 브랜드들의 초경량화를 보면 신발 제작의 첨단 기술이 모두 투입된 등산화 기술력의 성과물들이다.

노스페이스의 초경량화는 밑창의 무거운 부분을 제거하고 창을 이중으로 분리해 390g으로 만들었다. 밑창은 부드럽고 탄력적인 파일론 소재의 중창으로 바꿔 무게를 줄이면서도 발에 가해지는 충격을 흡수하도록 했다.

테크니카는 295g의 초경량화에 성공했다. 신기술을 적용해 완충력은 향상시키고 무게는 더 가볍게 했다. 소재를 명확히 밝히지 않은 몇몇 브랜드를 제외하고는 대부분 그물 구조의 매시 소재를 쓴다. 밑창에 필수적인 고무 소재는 다소 무게가 나가기 때문에 최소한만 사용했다.

무엇보다 등산화의 무게를 획기적으로 줄인 것은 디자인 덕분이다. 가벼운 신발일수록 봉제선이 보이지 않는다. 경량화의 대다수는 무봉제 공법을 통해 갑피와 설포(신발끈 밑에 있는 발등을 받치는 부분)를 제외하고 바느질한 표시가 나지 않는다. 양말 같은 신발화가 되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무게는 가벼워도 가격은 평균 10만 원대 중후반 선이다.

▲ 아디다스 테렉스 패스트의 경우 산악마라톤처럼 과거에는 없던 등산의 새로운 형태에 적합하도록 만들어졌다. / 사진 염동우 기자
무게를 줄이는 것 외에 발을 쾌적하게 하는 기술도 과거와 비교할 수 없을 정도가 되었다. 머렐 등산화를 보면 방수투습 기능의 고어텍스 같은 소재는 기본이며, 악취를 유발하는 세균을 파괴하고 방어막을 형성하는 에이지스 기술, 신발 속 냄새를 효과적으로 방출시키고 환경친화적인 항균 물질 함유로 냄새를 유발하는 세균의 번식을 억제하는 오솔라이트 안창을 깔았다. 단순히 땀을 배출하는 데 그치지 않고 섬세한 기술력을 동원해 발이 좀 더 쾌적하도록 하는 것이 요즘 등산화의 흐름이라 할 수 있다.

그러나 등산화의 기본은 거친 자연환경에서 발을 보호하고 능률적으로 걸을 수 있게 하는 것이다. 이를 객관적으로 검증할 수 있는 테스트 기준이 있으면 좋겠지만 접지력이나 내구성을 평가할 수 있는 기준은 없다. 함께 산행하는 사람들의 얘기를 듣거나 직접 체험해 볼 수밖에 없다.

아무리 등산화 기술이 발달해도 제일 중요한 건 신는 사람이다. 30년을 신을 수 있는 가죽등산화도 관리를 못 하고 걸음이 바르지 않으면 1년 만에 망가진다. 11자로 딛고 발바닥 전체를 이용해 구르듯이 걷고, 산행 후에는 먼지와 흙을 털고 신문지를 넣어 서늘한 곳에 보관하는 등 장비에 대한 애착이 있어야 등산화도 몸값을 제대로 한다.

 

[특집 등산화 | 구입 및 관리] 꼭 매장에 직접 가서 신어보고 족형에 맞는 제품 구입하라 (월간 산)
 
바위 많은 한국 산에선 창의 마찰력이 매우 중요

등산화는 한때 종류가 많지 않아 발에 잘 맞는 사이즈만 구하면 별 생각 없이 신고 다녔다. 발뒤꿈치가 까지거나 물집이 잡히는 것은 당연한 겪어야 하는 통과의례로 생각했다. 요즘 등산화는 그럴 염려는 거의 없다. 특히 두세 시간 정도 코스라면 새 등산화를 신고 나선다 해도 별 무리 없이 해낼 수 있을 만큼 등산화의 질이 좋아졌다.


▲ 1 보행용 등산화는 뒤쪽에 손가락 한 마디가 들어갈 정도의 여유가 있는 제품이 좋다. 2 트레일러닝화 같은 제품은 여유가 많으면 보행중 돌아가거나 벗겨질 염려가 있다.

그러나 시중에 나와 있는 등산화는 스타일이 워낙 다양해 특히 초보자들에게는 어떤 제품이 가장 좋은 지 판단을 내리기가 쉽지 않다. 등산화의 종류는 경등산화, 중등산화, 리지화, 트레일러닝화 외에 암벽화와 빙벽화 등 전문 등반용 등 다양하다. 최근 몇 년 새에는 등산화 제조업체마다 다양한 패션의 트레일러닝화를 내놓다가 급기야 ‘초경량’ 등산화로 승부를 겨루고 있는 상황이다. 


자신의 산행 패턴에 맞는 등산화 구입


등산화는 무엇보다 자신의 산행 패턴에 맞는 제품을 구해야한다. 둘레길 같은 가벼운 산행에 중등산화와 같이 무거운 등산화는 필요치 않다. 또한 바위가 많이 나타나는 등, 거친 산길을 걸을 때 운동화 스타일의 트레일러닝화는 쉬이 터져나갈 수밖에 없다.


산행 횟수가 많거나 경험이 많은 등산인들은 등산화 서너 켤레는 기본으로 갖추고 있다. 이는 계절, 산행 대상 등에 따라 어울리는 등산화를 신기 때문이다.


두세 시간 정도의 가벼운 산행이라면 목 짧은 등산화가 적당하다. 그러나 지리산이나 설악산과 같이 크고 높은 데다 산행시간이 오래 걸리는 산을 대상으로 삼을 때에는 바닥이 단단하고 목이 있는 등산화를 신는 게 바람직하다. 소위 경등산화라 부르는 이런 스타일의 등산화가 바닥이 부드럽거나 발목이 짧은 등산화에 비해 피로가 덜 오고, 발목을 삘 가능성이 적다.

등산장비점을 오랜 세월 관리해온 김광규(부평 메아리산악 대표)씨는 “장거리 도보산행을 주로 하는 안내등산회를 따라 다니는 사람들에게는 울퉁불퉁한 산길을 걸어도 피로가 덜 오는, 바닥이 단단하면서도 목이 긴 등산화를 권하고, 북한산이나 관악산과 같은 바위가 많은 산을 즐겨 찾는 등산인들에게는 리지화를 권한다”고 말한다. 


자신의 몸무게도 등산화 선택에 중요한 기준이 된다. 예를 들어 마라토너 이봉주 선수가 신는 전문 러닝화를 아마추어가 신을 경우 발바닥이 아프거나 족저근막염이 걸릴 가능성이 있듯이 몸무게가 무거운 사람에게 가벼운 트레일러닝화나 목짧은 등산화는 어울리지 않는다. 하산시 몸무게의 3~6배의 하중이 가해짐을 생각하면 몸무게 70kg인 등산객이 신은 신발에는 400kg이 넘는 힘이 가해질 수 있는 것이다.


고어텍스와 같은 방수 투습성 소재의 등산화는 잘 젖지도 않고 보온력도 뛰어나다. 그러나 등산화가 젖으면 금방 얼어붙거나 보온력이 떨어지는 겨울철이 아니라면 평범한 소재의 저렴한 제품도 무난하다. 고어텍스 멤브레인(필름)의 기능은 착용 이후 3년 정도면 거의 약화된다는 게 전문가들의 경험담이다.


▲ 칫솔로 흙먼지 털어내기. 등산화는 깨끗이 관리할수록 수명이 길어진다.

용도에 맞는 등산화를 찾아냈다면 이제 사이즈가 문제다. 우선 볼 사이즈에 맞는 제품을 선택한다. 마음에 든다고 볼 사이즈에 맞지 않는 등산화를 선택하면 발이 맞지 않아 두고두고 후회하게 된다.


그 다음이 길이 사이즈다.  등산화는 너무 크면 발이 놀아 까지거나 물집이 잡힐 염려가 있고, 너무 꽉 끼면 불편하기도 하지만 혈액순환이 제대로 되지 않아 특히 겨울철에는 동상에 걸릴 위험이 있다. 도보용이라면 두툼한 등산용 양말을 신고 발을 집어넣은 뒤 발가락을 앞쪽으로 바짝 밀었을 때 뒤꿈치 쪽에 손가락이 들어갈 정도의 여유가 있으면 적합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충고다.


그러나 리지화가 너무 크면 슬랩이나 크랙과 같은 바위에서 마찰력이 제대로 발휘되지 않거나 벗겨질 염려가 있다. 따라서 도보용은 어느 정도 여유 있는 사이즈를 선택하되 암릉화의 경우 공간이 너무 많이 남지 않는 사이즈를 선택하는 게 바람직하다.


김광규씨는 “다른 제품은 몰라도 등산화만큼은 매장을 방문해 직접 신어보고 구입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가능하면 발이 부풀어 오르는 저녁 무렵에 신어봐야 잘 맞는지 확인할 수 있고, 사이즈가 맞는다면 재봉선이나 접합부분을 꼼꼼히 살펴보고 구입하도록 한다.

등산화 관리는 첫 번째가 청결, 두 번째는 건조 후 보관

등산화는 튼튼한 제품이 아무래도 수명이 길겠지만 어떻게 신느냐에 따라서도 기능과 수명이 달라진다. 아무리 튼튼한 등산화라 해도 막 신고 관리도 제대로 하지 않는다면 한 해를 넘기지 못할 수 있다. 반면 정상적인 11자 형 걸음걸이로 가볍게 걷고 청소와 보관을 잘 한다면 5,6년도 너끈히 신을 수 있다.


관리도 중요하다. 산행을 마치고 귀가했을 때에는 깨끗이 닦아낸 다음 잘 말려야 한다. 우선 솔과 같은 도구를 이용해 신발 바닥에 박힌 잔돌과 겉에 묻어 있는 흙을 깨끗이 털어내고, 그래도 지저분한 게 묻어 있다면 젖은 헝겊으로 닦아내거나 물로 씻어내도록 한다. 이후 통풍이 잘되는 그늘에서 뽀송뽀송할 때까지 말리도록 한다.

 
[등산화 | 구입 및 관리] 꼭 매장에 직접 가서 신어보고 족형에 맞는 제품 구입하라 (월간 산)

따가운 햇살에 그대로 말리면 가죽과 가죽 사이가, 고어텍스의 경우에는 멤브레인이 들뜰 염려가 있다. 오래 신지 않을 경우 등산화 안에 신문지를 우겨 넣어두는 것도 좋은 보관요령이다. 신문지는 습기를 잘 빨아들일 뿐만 아니라 세균의 침투를 막아주는 역할도 한다.


젖은 등산화는 물기를 잘 닦아낸 다음 휴지나 신문지를 등산화 속에 집어넣은 상태로 공기가 잘 통하는 그늘진 곳에서 하루 이틀 말린 다음 축축한 휴지나 신문지 대신 새 것으로 채워준 다음 신발 표면에 왁스 혹은 방수액을 뿌려주도록 한다.


왁스나 방수액을 바를 때는 신발끈을 푼 다음 흙먼지를 깨끗이 털어내고 가죽의 경우에는 스프레이로 물을 살짝 뿌려준 다음 10분쯤 지나 바르도록 한다. 이는 물기가 가죽의 모공을 열어주는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왁스는 잔뜩 발라주는 것보다는 얇게 펼쳐가면서 바르는 게 더욱 효과적이다.


스프레이는 발수용과 방수용 두 종류가 있다. 두 제품은 물이 스며드는 것을 막는다는 점에서는 똑같으나 기능 면에서는 전혀 다르다. 발수스프레이는 물이 묻었을 때 젖지 않고 흘러내리도록 코팅해주는 기능을 가지고 있고, 방수는 물에 젖지 않게 해주는 기능을 지니고 있다. 따라서 소위 ‘숨 쉬는 섬유’라는 고어텍스 제품의 경우 방수 스프레이를 뿌려주면 고어텍스가 제 기능을 발휘하지 못하므로 발수스프레이를 뿌려 주어야 한다.


겉만 잘 손질했다고 등산화가 제 기능을 발휘하는 것은 결코 아니다. 속도 청결하게 관리해야 한다. 등산화는 산행을 마치고 잘 살펴보면 속에 흙이나 잔돌 혹은 양말 부스러기 등으로 지저분한 상태일 때가 많다.
등산화 속은 솔과 같은 것으로 깨끗이 털어낸 다음 물기 있는 헝겊으로 닦아내면 어느 정도는 청결 상태를 유지할 수 있다. 물론 너무 지저분할 경우에는 중성세제가 섞인 물에 10여 분 담갔다 깨끗이 닦아내는 게 바람직하다. 단, 고어텍스 제품은 멤브레인이 상할 염려가 있으므로 물로 강하게 빠는 행위는 금물이다.


깔창 또한 겉으론 깨끗해 보여도 땀이나 지저분한 먼지가 깊숙이 배어 있기 쉽다. 특히 깔창은 발냄새의 원흉이기도 하다. 깔창은 중성세제나 치약을 푼 물에 30분 이상 담가두었다가 꺼내 솔로 깨끗이 닦아낸 다음 그늘에서 말리도록 한다. 


등산화 신는 요령… 하산시 신발끈 더 단단히 묶어야


새 등산화는 산행에 앞서 집 부근의 공원이나 도로를 걸어보도록 한다. 그래야 산행에 앞서 장단점을 파악해 불편함을 덜어낼 방법을 찾을 수 있다. 등산화를 신었을 때 뒤꿈치나 복사뼈 부위 등이 불편하다면 얇은 패드를 대주면 물집이 잡힐 염려가 줄어든다.

아킬레스건이 눌리는 느낌이 들면 역시 얇은 패드를 깔창 밑에 대주면 훨씬 편해진다.

이렇게 등산화 튜닝을 끝내고도 걱정이 되면 얇은 양말을 속에 신고 두툼한 등산용 양말을 한 켤레 더 신어 산행 중 쿠션을 유지하도록 해준다.

등산화는 올라갈 때에는 조금 느슨하게 끈을 묶더라도 내리막길에 접어들 때에는 좀 더 꽉 묶어주어야 발목이 겹질리거나 발이 신발 앞쪽으로 밀려 발가락이 부르트는 일이 없다. 발이 너무 꽉 조인다 싶으면 끈을 느슨하게 풀어주어 혈액 순환이 원활하도록 해준다.


등산화 끈이 풀린 줄도 모른 채 산행을 하는 사람을 심심찮게 볼 수 있다. 이 경우 풀린 끈을 다른쪽 발로 밟으며 넘어지기도 하므로 잘 묶어주어야 한다.


등산화 끈은 대개 두 번 꼬은 다음 나비매듭으로 마무리 짓는다<사진 1, 2>. 그러나 평범한 나비매듭은 쉽게 느슨해지거나 나뭇가지 같은 데 걸리면 쉬이 풀려 버린다. 나비매듭 후 옥매듭을 한 번 더 해주면 여간해서 풀리는 일이 없다<사진 3>. 매듭을 지었는데도 끈이 너무 길다 싶으면 끈을 신발 안쪽에 집어넣어 산행 중 나뭇가지와 같은 방해물에 걸리지 않도록 한다. 이때 매듭을 발등 중앙보다 한쪽으로 묶어준다면 끈을 집어넣기가 훨씬 수월하다<사진 4>.


등산화 끈은 우선 힘이 많이 가해지는 발목 부위나 마무리 단계에서는 양쪽 끈을 두 차례 교차시켜 힘을 더 받을 수 있도록 한다<사진 5>. 고리 식의 경우에는 역시 발목 부위와 마무리 단계에서 위에서 아래쪽으로 걸어주면 훨씬 더 힘을 받는다<사진 6>.

비가 올 때 신발을 덜 젖게 하려면


비올 때 등산화 젖지 않게 하려면 스패츠를 착용하는 게 가장 바람직하다. 이웃 나라 일본 등산인들의 경우 한여름에도 스패츠는 필수장비로 지니고 다닌다. 이는 일본은 기후 특성 상 비가 수시로 내리고, 또한 흙길에서 등산화뿐만 아니라 바짓가랑이에 흙이 묻지 않게 하기 위함이다.

겨울철이 지나면 스패츠를 다음해 겨울이 다가올 때까지 장비함에 넣어두는 우리 습성 상 평소 스패츠를 휴대하고 다니는 것은 철두철미한 등산인이 아니면 어려운 일이다.
스패츠가 없을 때 비닐봉지를 이용해 등산화를 덜 젖도록 하는 방법을 소개한다.

우선 장딴지가 들어갈 정도 폭에 길이가 20cm쯤 되는 비닐봉지를 지니고 다닌다. 가정용 위생 비닐봉지나 마트에서 물건을 담아주는 비닐봉지도 가능하다.

우선 비닐봉지를 양쪽이 통하도록 접합부를 잘라낸다. 이어 바짓가랑이를 걷어 올리고 등산양말을 발목 쪽으로 내린다. 이후 비닐봉지를 무릎 아래쪽까지 올린 다음<사진 1> 비닐의 하단부를 양말로 덮는다. 이어 비닐봉지를 밑으로 내려 발등까지 덮은 다음<사진 2> 바지를 내린다<사진 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