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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 등산복장-홍옥선 한국등산학교 교감] 겨울 산이 두렵지 않은 세 가지 옷 입기 비법

by 시리우스 하우스 2012. 12. 23.

 

겨울 등산복장-홍옥선 한국등산학교 교감] 겨울 산이 두렵지 않은 세 가지 옷 입기 비법

  • 정리·신준범 기자 | 사진·염동우 기자
  • 속옷·보온옷·겉옷을 순서대로 껴입어라

“한겨울 산에 갈 때 등산복을 어떻게 입어야 하나요?” 라고 물으면 산을 제법 다닌 사람도 쉽게 답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봄·여름·가을은 집티에 방수방풍 재킷만 있어도 충분하지만 겨울엔 어떤 옷을 어떻게 껴입어야 할지 바로 떠오르지 않는다. 정답은 세 가지에 담겨 있다.

겨울 산에 갈 땐 세 가지 종류의 옷을 기본으로 한다. 세 가지는 속옷, 보온옷, 겉옷이다. 속옷은 팬티 같은 속옷이 아니다. 피부에 닿는 첫 번째 옷이 속옷, 즉 속에 입는 옷을 말한다. 보통 등산복 중에서 집티가 대표적이다. 속옷은 피부에 닿는 만큼 촉감이 좋고, 땀을 빨리 흡수함과 동시에 잘 말라야 하고 기본 보온도 담당해야 한다.


▲ 겨울 산행복장을 갖춘 홍옥선 한국등산학교 교감과 백혜정 노스케이프 상품기획팀 대리.
겨울 산에선 체온이 35℃ 밑으로 떨어지는 저체온증을 겪을 수 있다. 면은 땀을 잘 흡수하지만 땀을 배출하지는 못해 젖은 상태에서 체온이 급격히 떨어져 저체온증을 유발할 수 있다. 그래서 겨울 산에서 두꺼운 다운재킷만큼 중요한 것이 피부와 닿는 속옷이다. 땀을 배출하지 못하는 일반 면 소재 속옷은 겨울 추위에 몸을 노출시키는 것과 같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집티와 피부 사이에 면 종류의 옷을 껴입어선 안 된다는 것이다. 면 100% 내복을 입고 등산복 집티를 입고 산행하면 집티는 속옷으로의 제 기능을 발휘하지 못한다. 피부에 닿는 속옷으로의 역할을 내복이 대신 하게 되면서 면 특유의 발수능력에 약점을 보이기 때문이다. 아무리 추운 겨울이라고 해도 산행 복장은 함부로 껴입으면 안 껴입느니만 못할 수 있다.

속옷 위에 입는 보온옷 중 가장 대표적인 것은 우모복이다. 구스다운이나 덕다운 같은 보온력이 뛰어난 옷이다. 보온옷은 겉옷과 속옷의 중간에서 체온을 빼앗기지 않도록 층을 만드는 역할을 한다. 땀 배출 목적이나 바람을 막는 목적이 아닌 오로지 공기층을 두텁게 해 보온하는 것이 목적이다. 다운재킷처럼 가볍고 보온력이 탁월한 것이 좋다.

보온옷에 다운 제품만 있는 건 아니다. 다른 보온의류로 파일재킷, 즉 플리스재킷을 들 수 있다. 플리스재킷은 플리스 원단으로 만든 재킷으로 종류에 따라 기능의 차이는 있다. 그러나 대체로 가격이 저렴하며 다운보다는 부족하지만 보온력이 뛰어나고 속옷보다 부족하지만 투습력이 있다. 다만 내피용으로 유용한 보온옷이라 바람에 취약해 겉옷으로 입으면 바람이 숭숭 파고든다는 단점이 있다. 이런 보온옷의 단점을 보완해 주는 것이 겉옷이다.

▲ 겉옷 비바람을 막는 효과가 있다. 고어텍스나 이벤트 등의 방수투습 재킷이 일반적이다.
겉옷은 바람과 비를 막는 방수방풍 재킷이다. 가장 마지막에 입는 바깥옷으로 바람과 눈·비 같은 악천후를 막는 역할을 한다. 방수방풍 재킷은 기능성 원단을 사용해 고어텍스나 이벤트, 하이벤트 원단 등을 사용한다. 과거에는 고어텍스가 방수투습 원단의 대명사로 불렸으나 최근에는 같은 기능의 저렴한 대체원단이 많이 나와 있다.

겨울 산을 극복하려면 속옷, 보온옷, 겉옷 조합이 중요하다. 세 가지 종류의 옷을 다 가지고 있어도 속옷을 피부에 닿도록 입지 않고, 보온옷을 겉옷과 속옷 사이에 입지 않고, 겉옷을 제일 바깥에 입지 않으면 아무 소용이 없다.

각 기능을 살려 속옷을 먼저 입고 다음에 보온옷, 마지막에 겉옷을 입어야 한다. 속옷, 보온옷, 겉옷 입는 것을 옷 세 개만 입으면 되는 걸로 오해해선 안 된다. 옷 세 개만으로 버틸 수 없는 강추위에선 껴입어야 한다. 속옷은 등산용 기능성 내의와 집티를 겹쳐 입을 수 있다. 보온옷도 겹쳐 입을 수 있는데 보통 다운류 위에 다시 다운류를 겹쳐 입지는 않는다. 다운류는 부피가 커서 겹쳐 입기도 힘들고 여기에 다시 겉옷을 입기 힘들기 때문이다. 파일재킷 같은 보온옷을 안에 입고 밖에 다운류를 겹쳐 입는 것이 효율적인 보온옷 겹쳐 입기다. 여기에 겉옷을 입어 비바람을 막으면 한겨울 산행에도 따뜻하다. 다만 겉옷은 겹쳐 입지 않는다. 한 벌만 입어도 충분히 비바람을 막을 수 있다.
 
▲ 속옷+보온옷+겉옷을 순서에 맞게 껴입었다. / 속옷+겉옷을 입었다. 방수방풍과 투습 능력이 뛰어난 조합 이라 겨울 산행 복장으로 유용하다. 보온옷은 쉴 때 입는다. / 파일(플리스)재킷. 다운에 비해 저렴하고 활동성이 뛰어난 보온옷이다.
속옷+보온옷+겉옷에서 생략해도 되는 것은 보온옷과 겉옷이다. 속옷은 피부에 닿아 땀을 배출해야 하는 역할을 하므로 사계절 내내 꼭 필요한 옷이다. 비나 바람이 불지만 덜 추울 때는 속옷+겉옷을 입고, 비바람은 없지만 추울 때는 속옷+보온옷을 입는다.
최근에는 보온력이 탁월한 부피가 크고 필파워가 센 다운제품이 시중에 많이 나와 있다. 이런 다운 제품은 여간한 비바람에 겉옷을 입지 않아도 추위를 느끼지 않는다. 다만 방수성은 한계가 있어 지속적인 비나 눈에 취약하다. 여기서 필파워(fill-power)란 다운(오리털이나 거위털)이 눌렸다 부풀어 오르는 복원력을 의미한다. 숫자가 높을수록 복원력이 높고 공기층이 두터워 보온성이 뛰어나다.

바지에도 세 가지 옷을 적용할 수 있다. 등산바지+다운 바지+방수투습바지를 적용할 수 있지만 보통은 이렇게 입지 않는다. 하체가 추위에 강하고, 상체에 비해 땀도 적게 흘리기 때문이다. 그래서 다운 스타일의 바지와 방수투습바지를 가지고 있는 사람도 드문 편이다. 하지만 깊은 눈을 헤치고 갈 때는 방수투습바지가 유용하다. 고가의 방수투습바지 구입이 일반적이지 않은 우리나라에선 스패츠로 대체해 사용한다.

다시 정리하면 땀 흡수 잘하고 빨리 말라야 하는 속옷, 보온성을 지녀야 하는 보온옷, 외부 악조건을 차단해 주는 겉옷의 조합이 중요하다. 세 가지 옷의 기능과 개념을 이해했다면 등산복을 구입할 때 이를 적용해야 한다. 자신이 가지고 있는 등산복을 모두 꺼내서 방바닥에 펼쳐 놓고 속옷, 보온옷, 겉옷으로 분류하면 자신에게 부족한 옷이 어떤 옷인지 쉽게 알 수 있다. 어떤 종류의 옷을 살 것인지 결정했다면 거기에 적합한 원단을 감안해 마음에 드는 디자인의 옷을 구입하면 된다. 이렇게 하면 같은 종류 등산복의 중복 구매를 막아 합리적인 소비를 할 수 있다.

▲ 방수투습 재킷을 입고 산행할 때는 겨드랑이 지퍼와 호주머니 지퍼를 모두 열어 땀으로 인한 수증기를 배출해야 한다. / 장갑은 두 개를 준비하는 것이 좋다. 부드러운 내피 역할을 하는 장갑과 방수투습 기능이 있는 외피용 장갑이 있으면 겹쳐 낄 수 있다. / 이벤트 원단. 과거에는 방수투습의 대명사로 고어텍스가 꼽혔지만 최근에는 같은 기능을 가진 저렴한 원단이 많이 나온다.
쉴 때 입고 걸을 때 벗어라

산행할 때는 땀이 나기에 옷을 벗고 쉴 때 입어야 한다. 주의할 것은 산행을 시작할 때 추워서 다운재킷까지 껴입고 산행하다가 옷이 땀에 젖어 체온이 떨어지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일행과 산행 시 뒤쳐지지 않기 위해 땀이 흥건한데도 옷을 벗을 여유가 없어 계속 가는 경우가 있다. 이는 몸을 혹사시키는 행위로 몸과 마음, 옷까지 모두 불편하다. 산에서는 미리 해야 한다. 몸에서 땀이 줄줄 흐르기 전에 옷을 벗어야 한다.

쉴 때는 당장이 땀이 나더라도 멈추면 금방 추워지므로 미리 옷을 꺼내 입어야 한다. 즉 산행 중간 중간 자주 벗고 자주 입어야 한다. 항상 체온 36.5℃로 쾌적한 상태를 유지하도록 하는 것이 핵심이다. 입고 벗고를 잘하면 어렵지 않다. 산행을 잘 하는 사람일수록 옷을 부지런히 입었다 벗었다를 반복한다.

방수투습 기능이 있는 겉옷, 고어텍스 재킷의 경우 땀을 배출하는 기능이 있다. 그러나 수증기 배출능력에 한계가 있어 가벼운 땀 정도는 괜찮지만, 경사진 오르막을 올라갈 때 흘리는 많은 양의 땀은 다 배출하지 못한다. 땀이 많이 날 때는 재킷을 벗는 것이 좋고, 벗고 산행하기에 쌀쌀한 날씨라면 겨드랑이의 지퍼와 호주머니의 지퍼를 모두 열어 습기를 배출해야 한다.

▲ 귀를 덮어주는 겨울 모자와 버프를 착용해 열손실을 최소화했다. / 겨울 산행에서 유용하게 쓰이는 발라클라바. / 설산 산행의 기본 장비인 스패츠와 아이젠.
겨울 산행에서 등산복만큼 중요한 건 모자와 장갑, 스패츠 같은 보조 장비다. 체온 조절에 가장 중요한 부위는 머리다. 머리와 목 부위는 인체의 체온 조절 기능 중 30~50%를 차지한다. 추울 때 모자와 목도리만 해도 훨씬 따뜻하게 느껴지는 것도 이 때문이다.

겨울 산행을 위한 모자는 다양한 형태의 것들이 있다. 귀마개가 달려 있는 모자가 가장 일반적이며 머리와 얼굴, 목까지 다 뒤집어쓸 수 있는 발라클라바(Balaclava)도 유용하다. 산행 중 발라클라바를 쓰면 호흡이 불편할 수 있어 국내산에선 보통 버프나 넥게이터(목 토시)를 많이 쓴다. 버프와 넥게이터는 올리거나 내려 보온 부위를 조절할 수 있어 편리하다. 다만 비와 바람에는 취약한 편이므로 악천후에는 재킷에 달린 모자를 써 겉옷 역할을 하도록 해야 한다. 반대로 더울 때는 일단 모자나 버프만 벗어 호주머니에 넣는 것이 옷을 벗는 것보다 편하다.

장갑은 두 개를 준비하는 것이 좋다. 머리와 손과 발이 동상에 취약하고 온도에 민감한데 여기서 가장 노출된 부위가 머리와 손이다. 장갑이 젖었을 때를 대비해 여분 장갑을 준비하는 것이 좋다. 같은 스타일의 장갑을 두 개 준비하기보다는 면처럼 부드러운 장갑과 가죽이나 고어텍스류 소재의 빙벽용 장갑을 각각 준비하면 추울 때 장갑을 겹쳐 껴 겉옷+속옷 시스템을 적용할 수 있다.

속옷·보온옷·겉옷을 순서대로 껴입어라
발의 보온에도 속옷+보온옷+겉옷 시스템을 적용할 수 있다. 발에서 나는 땀을 흡수하고 빨리 마르게 하기 위해서는 쿨맥스나 드라이플러스 같은 흡습·속건성의 소재로 된 양말을 착용하고, 그 다음 두툼한 보온용 등산양말을 신고 등산화를 신는다. 면 소재의 일반양말은 땀 흡수는 뛰어난 반면 발산하지 못하므로 체온을 쉽게 빼앗긴다.

등산화는 방수기능이 있고 바닥창이 두꺼우며 발목이 높은 중등산화를 신는 것이 좋다. 여기에 스패츠와 아이젠까지 착용하면 설산을 오를 준비가 끝난다. 스패츠는 발목 틈으로 눈이 들어가지 않게 해 등산화가 젖는 것을 막아준다.

긴 것과 짧은 것이 있으므로 눈의 깊이나 어느 산으로 가느냐에 따라 선택해 사용한다. 젖은 양말 역시 동상의 위험이 있으므로 여분을 준비해야 한다. 노련한 등산인은 장갑, 모자, 양말 여분을 항상 배낭에 휴대한다.

인터뷰

“등반의 고독감을 교육생들에게 전해 주고 싶어”
홍옥선 한국등산학교 교감

홍옥선(57세)은 한국등산학교에서 30여 년을 강사로 활동한 베테랑 산악인이다.

▲ 홍옥선 한국등산학교 교감
1986년 K2 원정대원으로 한국 초등에 기여했으며, 지금도 바위에 붙으면 선등을 고집하는 열정파 산꾼이다. 현재 트레킹 전문 여행사인 한국여행사 대표이며, 엄홍길휴먼재단의 사무처장을 맡고 있다. 등산교육과 연이 깊었던 그는 한국등산학교 15기를 수료했으며 코오롱등산학교 창립 당시 기획에 관여했다.

그가 등산교육에서 가장 중요시하는 건 ‘안전’이다. 등반 실력을 키우기보다는 분위기를 익히게 해준다고 한다. 암벽에 대한 두려움을 버릴 수 있는 요령을 알려주는 것이라 말한다. 과거 그는 강하고 엄격한 교육을 하는 것으로 유명했으나 요즘은 스스로 깨우치게끔 하는 부드러운 방식으로 바뀌었다고 한다. 이를 통해 산이 즐겁고 재미있는 곳이란 걸 알려주기 위해 노력한다. 그러나 마음속 한켠에선 ‘안전한 등반을 위해 강한 교육을 할 필요가 있다’고 믿는다.

“남을 가르친다는 게 쉽지 않아요. 나이가 들면서 그만둬야겠다고 생각한 적이 한두 번이 아니에요. 30여 년간 빠지지 않고 나오다보니 개인 등반을 못 한 것도 있고…. 환갑 지나면 그만둬야죠.”

그는 나이가 들어도 선등을 고집하는 이유에 대해 “고독감이 좋다”고 한다. 도와줄 사람이 아무도 없는, 바위와 나만 남는 고독감이 좋다고 한다. 그런 기분을 교육생들이 느끼길 바라며 자신감을 강조한다. 등반은 자신감이 있어야 자기 실력을 발휘할 수 있다는 것이 지론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두려워하고 피하려는 교육생을 보면 언성이 높아질 때가 있다며 까다로운 교육방식을 숨기지 않는다.

겨울산행에 필요한 등산복

1 이벤트 원단을 사용한 방수투습 재킷.

2 구스다운 재킷. 우모복이라고도 부른다.

3 땀을 흡수해 건조하는 능력이 뛰어난 집티를 입어야한다.

4 면내의와 달리 흡습속건 능력이 뛰어난 고소내의가 필요.

5 고소내의 바지.

6 보온력과 흡습속건 기능을 갖춘 등산바지는 기본이다.

겨울산행에 필요한 보조 장비

1 스틱. 바스켓을 큰 걸로 갈아 끼워 눈 속에 빠지지 않도록 해야 한다.

2  내피용 장갑과 외피용 장갑.

3 발라클라바.

4  귀마개가 있는 겨울 모자.

5 아이젠. 빙판이나 눈길에서 미끄러지는 걸 막아준다.

6 긴 스패츠. 적설량이 적을 때는 짧은 스패츠가 유용하다.

7  보온력이 좋은 비니.

8 넥게이터(목 토시). 촉감이 좋고 보온력이 뛰어나야 한다. 목과 얼굴을 감쌀 수 있다.

겨울산행 주의점과 장비 선택 요령

설연에 맞서려면 이것만은 챙겨라 월간마운틴 | 입력 2013.12.11 15:35 | 수정 2013.12.11 15:44

 지독한 추위와 바람,숨 막히는 러셀과 얼어붙은 빙폭,눈사태의 위험 등 이런 것들이 없다면 겨울산이 아니다.겨울산은 다른 계절보다 위험 요소가 많은 만큼 준비해야할 장비도 많다.이런 것들을 다 꾸리자면 배낭 무게도 만만치 않아 체력 소모도 크다.일조시간이 짧은 만큼 산행 시간도 줄기 때문에 해발1500m이상 되는 큰 산일 경우 오후3시면 하산이나 야영을 결정해야 한다.

 당일 산행일 경우 코스도 가급적 동쪽에서 서쪽 능선으로 잡는 것이 운행하기 좋다.겨울 계곡은 빨리 어두워지기 때문이다.겨울산에서만 필요한 꼼수도 많다.당일산행에서는 보온병을 꼭 채워가고,장기산행에서는 원두커피 거름종이를 준비하면 눈을 녹여 먹을 때 편리하게 사용할 수 있다.기온이 떨어지면 건전지 방전이 빠르므로 헤드램프용 여분을 준비해야한다.봄·가을에 준비했던 등산장비 말고도 겨울산에서는 무엇이 필요한지 알아보자.물론 이것 말고도 물·불·의복·식량·약품에 준하는 산행 준비물은 늘 배낭에 들어있어야 한다.


우모복-산행용도에 맞는 것을 골라라

 겨울산에서 가장 주의할 점은 체온 유지다.저체온증은 특히 몸이 젖었을 때 나타나기 쉽다.땀을 흘리고 능선에 오른 후 잠시 쉴 때는 지체 없이 우모복 등 보온의류를 꺼내 입어야 한다.

 겨울산은 부지런함을 요구한다.귀찮다고 몸 관리를 소홀히 했다가는 저체온증뿐 아니라 체력소모를 불러 악천후나 작은 사고도 조난으로 이어질 수 있다.우모복은 오리나 거위의 가슴부분 솜털(Down Cluster)과 날개부분의 깃털(Down Feather)로 이루어져 있다.등산용 우모복은 두 재료를80:20또는90:10정도로 혼합해 사용하는데,솜털 함유량이 많을수록 보온력이 우수하고 가격도 비싸다.우모 제품은 젖었을 경우 제 기능을 발휘하지 못한다.때문에 어느 정도 방수가 되는 원단으로 만든 것이 좋다.등산장비업체에서 만드는 우모복은 대부분 이런 기능적인 면에서 큰 차이가 없다.때문에 무조건 고가의 장비를 구입하기보다는 자신의 산행 용도에 맞는 제품을 선택하는 것이 중요하다.

 고산등반을 하지 않는 한 우모의 무게가300g만 되어도 충분하고 접었을 경우 부피가 작은 것이 배낭에 넣고 다니기도 좋다.우모복은 안에3겹 정도 옷을 입고도 충분히 착용할 수 있는 크기여야 한다.구입하기 전 봉제선으로 우모가 빠져나오지 않는지,모자는 탈부착이 가능한지,허리 부분에 바람막이 기능이 있는지 등을 꼼꼼히 살펴야 한다.


스패츠-내구성과 착용감을 먼저 고려하라

 게이터(Gaiter)라고도 부르는 스패츠(Spats)는 눈이 신발 속으로 들어오는 것을 막고 보온효과와 함께 아이젠으로부터 바지를 보호한다.발목까지만 오는 짧은 것도 있지만 무릎까지 오는 긴 것이 편리하다.

 스패츠는 마찰에 강한 두꺼운 나일론 원단으로 만드는데,통기성을 고려해 고어텍스 등의 방수투습소재로 되어있는 것도 있다.하지만 높은 가격에 비해 실제 등산에서는 큰 효과가 없기 때문에 내구성이 튼튼하고 착용이 편리한 제품 위주로 고르는 것이 좋다.스패츠는 두꺼운 덧옷 위에 착용하므로 통이 넉넉한 것이 좋고,지퍼가 얼어붙어 고장 나는 경우도 있으므로 벨크로 테이프로 고정시키는 방식이 편리하다.등산화 아래로 두르는 밴드와 끈에 고정시키는 고리가 견고한지 등도 살펴야 한다.


장갑-최소한2~3개는 준비해야

 겨울산에서 가끔 목장갑을 끼고 산행하는 사람들을 볼 수 있다.부담 없이 쓰고 버릴 수도 있지만 면으로 된 장갑은 젖으면 쉽게 마르지 않아 겨울산행에서 좋지 않다.손가락은 인체의 끝부분에 있어 혈액순환이 어렵기 때문에 발가락과 함께 동상위험이 가장 큰 곳이다.특히 젖은 장갑을 계속 끼고 있을 때 동상은 쉽게 찾아온다.물은 공기보다 열전도율이230배나 높기 때문이다.장갑은 늘 넉넉하게2~3개 여분을 가지고 다니며 젖었을 때 바로 갈아 껴야 한다.1박 이상의 산행이라면 하루의 산행을 마친 후 다음날 사용할 수 있게 말려두어야 한다.플리스와 모직 등 다양한 보온소재로 된 등산용 장갑이 나오지만 방수와 투습에는 취약하다.때문에 눈이 많아 러셀을 해야 하는 상황이라면 방수가 되는 오버미튼을 껴야한다.벙어리장갑 형태로 된 것은 활동은 둔하지만 방수가 잘 되고 보온성이 좋은 장점이 있다.취사와 촬영 등 등반 외에 다른 활동을 할 때도 장갑을 끼고 행동하는 습관을 들여야 동상을 예방할 수 있다.보온의류와 덧옷-기능성 소재로 여러 겹 입어라면으로 된 옷은 겨울산행에 적당치 않다.

 동계용 의류는 젖어도 보온이 되고 잘 마르는 소재로 된 것이어야 한다.오래전부터 사용되어온 소재는 울(Wool)이지만 무게가 무겁고 세탁이 번거로워 요즘은 잘 입지 않는다.대신 플리스 소재로 된 다양한 종류의 원단으로 만든 겨울산행 의류가 나오고 있다.낮은 산을 한나절 코스로 다녀올 것이라면 고소내의를 입고 윈드블럭,윈드스토퍼 등 바람을 막아주는 소재로 된 의류면 된다.눈이 많은 산이나1박 이상의 장기산행에서는 같은 소재로 된 상의를 한겹 더 입고 방수방풍의를 착용해야 한다.여러 겹 옷을 겹쳐 입을 때 주의할 점은 겹쳐 입은 옷 중 하나라도 면소재로 되어있다면 다른 기능성 원단의 효과가 떨어진다는 것이다.겉에는 파워스트레치 셔츠를 입었다고 하더라도 안에는 면으로 된 내복을 입고 있다면 아무 소용이 없다.

 겨울철에 입는 방수방풍의도 봄·가을용과 큰 차이는 없다.대신 장갑을 끼고도 지퍼를 여닫을 수 있도록 끈이 달리고 모자에 얼굴을 덮을 수 있는 후드가 있는 것이 좋다.하의는 멜빵이 달리고 가슴까지 올라오는 형태로 된 것이 보온력도 좋고 격한 움직임에도 허리로 눈이나 이물질이 들어오지 않아 좋다.등산화를 신은채로 입고 벗을 수 있도록 옆단에 지퍼가 달린 것이 편리하다.


피켈-겨울산의 상징적 장비

 경사30°이하의 완사면에서는 알파인스틱을 사용하는 것이 균형을 잡거나 배낭 무게를 분산하는데 효과적이다.겨울철에는 눈에 빠지지 않는 동계용 바스켓을 끼워야 한다.하지만 급경사나 적설량이 많은 곳에서는 피켈이 더 유용하다.워킹용 피켈은 머리 부분을 잡고 섰을 때 피켈 끝이 바닥에 닿으면 안 된다.키가175cm인 경우65cm정도 길이가 적당하다.피켈은 단지 지팡이처럼 사용하는 것이 아니라 응용할 수 있는 등반기술이 많다.사용에 앞서 프랑스식 등반기술을 익혀두어야 한다.익숙해지면 피켈 한 자루로도 경사60°빙벽까지 무난히 오를 수 있다.계곡을 횡단할 때도 피켈로 두드려 확인해 가며 건너는 것이 안전하다.피켈은 야영 중 텐트를 고정시키거나 설면을 고를 때도 유용하게 쓰인다.


등산화-바닥 딱딱하고 방수기능 있는 것으로

 몇 해 전까지만 해도 동계용 등산화라고 하면 플라스틱으로 된 이중화를 꼽았지만 요즘은 가죽화나 고어텍스 등의 방수투습소재를 사용한 등산화가 주를 이룬다.방수와 보온기능으로 치면 플라스틱 이중화가 가장 성능이 뛰어나지만 무게가 무겁고 보행이 불편하며 발에 찬 땀이 통기가 안 되는 단점 등이 있다.길어야2~3일인 국내 산행에서는 가죽소재로 된 동계용 등산화면 충분하다.

 겨울산의 주 보행법인 킥 스텝(Kick Step·발앞꿈치로 눈을 차서 발 디딤을 만드는 것)이나 플런지 스텝(Plunge Step·발뒤꿈치로 눈을 다지며 내려오는 보행법)을 위해서는 바닥창이 딱딱하고 발가락 부위가 구부러지지 않는 것이 좋다.아이젠을 착용했을 경우에도 바닥이 유연한 등산화는 발의 피로를 가중시키고 아이젠이 이탈되기 쉽다.1박 이상의 산행일 경우 하루 산행이 끝나면 잠자리에 들기에 앞서 등산화에 묻은 눈을 털어내고 스토브나 신문지를 이용해 잘 말려두어야 한다.야영을 할 경우 등산화를 밖에 두고 자면 밤새 눈이 등산화 속으로 들어오거나 아침에 얼어붙어 신지 못하는 경우도 있다.등산화를 침낭 속에 넣고 자면 아침에 상쾌한 출발을 할 수 있다.




아이젠-상황에 따라 신고 벗어라

 아이젠을 모르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아이젠이 본래 독일어 슈타이크아이젠(Steigeisen)의 일본식 준말이라는 것도,영어로 크램폰(Crampon)이라고 불러야 한다는 것도 산악인에게는 상식이다.대체적으로 워킹용은 아이젠,빙벽등반용은 크램폰으로 불리고 있다.하지만 아이젠을 겨울산행의 필수품쯤으로 생각하고 시도 때도 없이 착용하고 다니는 것은 좋지 않다.아이젠의 톱니가 나무뿌리를 해치고 등산로를 넓히기 때문이다.겨울산이라도 적설량과 눈 상태에 따라 아이젠 없이도 얼마든지 운행할 수 있다.

 하지만 아이젠은 늘 배낭 한구석에 지니고 다녀야 한다.사람들이 많이 다니는 길목에는 빙판이 형성되기 때문이다.워킹용 아이젠은1~3만원이면 구할 수 있는4~6발 형태면 충분하다.자주 신고 벗어야 하므로 탈착이 쉽고 밴드 부분이 튼튼한 제품으로 고르면 된다.전체가 빙판으로 이루어진 계곡 등을 오를 때는 아이젠의 톱니가 모두 고르게 닿을 수 있도록 발바닥 전체로 디뎌야 미끄러지지 않는다.아이젠을 사용한 후에는 물기를 잘 닦아 구두약을 살짝 발라놓으면 녹이 슬지 않는다.


스토브-화재와 질식을 주의하라

 지정된 장소 이외에 취사를 하는 것은 전국 대부분 산에서 금지되어 있다.하지만 겨울산에서 저체온증 등 위급한 상황이 닥치거나 장갑과 신발을 말릴 때 스토브는 큰 위력을 발휘한다.가스스토브에 사용되는 부탄가스는 기온이 영하로 내려가면 화력이 급격히 떨어진다.프로판이 섞인 동계용 가스를 쓰거나 가스통을 더운물에 담가놓는 등 방법이 있지만 겨울철에는 휘발유 스토브만한 게 없다.휘발유 스토브는 연료통과 스토브가 일체형으로 된 것과 따로 분리되는 것 두 종류로 나뉜다.국내산에서는 일체형으로 된 것이 가볍고 편리하다.

 장기산행에 나설 경우에는 산행에 앞서 필요 연료량을 계산해 준비해야 하는 것이 무게를 줄이는 방법이다.정제휘발유의 경우 한식1인1끼에60cc정도 소모되므로 인원과 취사 횟수를 곱하고 예비량을 더한 양만큼을 준비한다.야영시 텐트 안에서 스토브를 켜야 할 경우가 많다.스토브 점화는 텐트 밖에서 하고 들여오는 등 화재 예방을 위해 각별히 주의해야 한다.스토브를 켜놓고 잠들어 질식하는 사고도 종종 발생하므로 꼭 완전히 불이 꺼진 것을 확인하고 텐트 밖에 두고 자야한다.


텐트-눈사태에 대한 안전장치를 하라

 전문 원정용 텐트가 아닌 이상 등산장비업체에서 나오는 텐트는 대부분 사계절 모두 무난히 사용할 수 있다.플라이가 필요 없는 고어텍스로 된 텐트도 나오지만 무게가 무겁고 보온능력도 떨어진다.동계용으로 사용할 텐트는 환기구멍이 있고 플라이가 바닥까지 내려오는 것이 좋다.눈밭에 텐트를 칠 때는 먼저 눈사태 위험이 없는 장소를 고른 후 동료끼리 어깨동무를 하고 눈을 충분히 다져 바닥을 평평하게 만들어야 한다.

 이 작업을 소홀히 하면 자다가 체온으로 바닥이 녹아 울퉁불퉁해져서 상당히 불편하다.플라이를 친 후에는 끄트머리를 눈 블록 등으로 막아 본체와 플라이 사이에 공기층이 유지되도록 해야 보온효과가 높다.계곡에서 야영할 때는 눈사태를 주의해야 한다.경사45°사면 근처에서는 야영하지 않는 것을 원칙으로 해야 한다.텐트 폴 크로스 부분에 로프를 묶어 근처 높은 나무에 매달아두면 눈사태가 발생하더라도 휩쓸릴 확률이 적고 구조도 쉽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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