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등산,캠핑,기타자료/캠핑,등산기사

대둔산.

by 시리우스 하우스 2012. 2. 9.

 

대둔산

겨울산은 아름답지만 엄두가 나지 않는다. 그렇지만 여기 이런 곳이 있다. 케이블카 위에 구름다리, 구름다리 지나 철계단…. 자연의 위대함 앞에 사람의 노력을 덧붙이니 보통의 여행자도 도전해 볼 용기가 생긴다. 발 닿는 곳마다 이야기까지 많은 대둔산에 올라보자.

◆잘 생긴 산세, 사연도 많다


대둔산은 웅장하면서도 아기자기하다. 어디서 어떻게 보느냐에 따라 인상이 다르다. 충청남도 논산군·금산군, 전북 완주군 사이에 있는데 충청도 쪽에서 보면 완만한 산등성이와 깊은 수림이고, 완주 쪽에서 보면 여러 노암이 기암괴석을 이루며 솟아있다.

여기에 재미있는 전설이 있다. 옛날에 지리산 산신과 계룡산 산신이 여기 대둔산쯤에서 만났다고 한다. 두 산신은 내기를 해서 언니·동생을 정하기로 했다. 두 산신이 셋을 셀 때 입 바람을 불어 돌들을 날린 후, 상대 쪽으로 많이 보내면 이기는 방법이었다. 그런데 계룡산 산신이 반칙을 했다. 셋을 세기 전에 미리 바람을 불어 돌이 모두 전라도 쪽에 쌓인 것이다. 그래서 완주 쪽은 바위가 많고, 논산 쪽은 숲이 깊다. 이렇듯 완주로 오를 때면 병풍 같은 바위가 절경을 이룬다. 칠성봉, 장군봉 등의 암봉과 삼선바위, 용문굴, 금강통문 등의 기암괴석으로 알차게도 자리 잡았다. '호남의 소금강'이라는 말이 있긴 하지만, 금강산을 경험하지 못한 등반가들은 설악을 닮았다고들 한다.

옛 이름은 한듬산으로 순우리말이다. '한'은 크다는 뜻이고, '듬'은 시골더미, 즉 큰 바위라는 뜻이니 이는 아마도 전라도 쪽 대둔산을 보고 지은 이름이 아닐까 싶다. 이를 한자화 한 것이 대둔산(大芚山), 지금도 이 지역에서는 한듬산이라고 불리기도 한다.

대둔산 하면 원효대사를 빼놓을 수 없다. 동심바위는 신라 문무대왕 때 원효대사가 이 바위를 보고 차마 발길이 떨어지지 않아 3일을 그 아래에서 지냈다고 하는데, 고개를 숙인 듯한 모습이 기묘하다. 정상에 해당하는 마천대 역시 원효대사가 이곳의 경치에 반해 붙인 이름이다. 산 중 사찰 중 하나인 태고사도 원효대사가 창건했다. 이곳은 우암 송시열이 공부했던 곳이기도 하고, 만해 한용운 대사는 이 태고사 자리를 보지 않고서 천하의 승지를 말하지 말라 했다.

한편 안심사는 신라 선덕여왕 때 자장율사가 창건한 절이다. 경내 30여채 건물과 12개의 암자가 있는 큰 사찰로 6·25 피학살자 위령탑이 있다. 그런가 하면 수락계곡 초입에는 공비토벌 작전에 산화한 경찰 승전탑이 있다. 임진왜란 때는 의병대와 권율장군의 군대가 전투를 벌인 '이치대첩'의 무대이기도 하다.

◆케이블카 타고 구름다리로


완주 쪽 등산로에는 케이블카가 있다. 아래서 위로 올려다보는 산의 모습도 좋고, 케이블카로 산중턱까지 가는 동안 발 아래 보이는 경관과, 전망대에서 내려다보는 먼 산의 경치까지 뺄 것이 없다. 눈꽃이 피었다면 더할 나위 없다. 사실 완주 쪽 사면은 해가 잘 들어서 설경이 며칠 가지 못한다. 바람까지 불면 눈이 이내 떨어져 버리는 데 그래서 찰나의 아름다움까지 갖췄다.

케이블카에서 내려 전망대의 경치를 감상하고, 철계단을 올랐다 내렸다 하면서 구름다리 쪽으로 점차 가까이 다가간다. 나무에 올라앉은 눈도 아름답지만, 첨봉과 기암괴석의 바위 결을 따라 내려앉은 눈 구경도 즐겁다.

마침내 도착한 구름다리. 아래로는 까마득한 낭떠러지인데 두개의 눈 세상을 연결해 주는 듯, 이 계절에만 느낄 수 있는 신비로운 감성이 있다. 대둔산의 명물이기도 한 이 다리의 이름은 '금강구름다리'다. 임금바위와 입석대를 연결하는 높이 81m, 길이 50m로 예전에는 지금보다 더 많이 흔들렸다고 한다. 이쯤에서 산행을 포기하는 사람들도 있지만 대부분은 저 너머의 세상이 궁금한 지 용기를 낸다. 한번씩 내지르는 비명 소리도 행복한 기분이 담겨 있으니 크게 걱정할 건 아니다.

◆하늘로 향한 삼선계단


사실 난코스는 따로 있다. 삼선계단이라 부르는 이 다리는 아래에서 그 끝이 보이지 않는다. 저 위는 하늘인가, 낭떠러지인가? 알 수 없지만 앞서 오른 사람들을 믿고 따를 뿐이다. 각도가 51도 정도 된다고 하는데 오르는 사람의 체감 도수는 수직의 아찔함이 느껴진다. 여기에 눈바람까지 불면 등반 스릴의 삼단 콤보를 맞는 셈이다. 앞사람과 뒷사람 보조 맞춰 0.5m 폭의 127개 다리를 오르면 마치 하늘 문이 열리듯 낮은 문을 통과한다. 긴장을 늦추지 말고 겸손하고 조심하라는 경고로 받아들여 황홀한 설경에 정신을 뺏기지 말아야 한다.

삼선계단은 삼선바위에 놓여 있어서 붙여진 이름이다. 여기 얽힌 이야기는 고려시대로 간다. 고려가 망하자 한 재상이 딸 셋과 함께 이곳에 들어와 여생을 보냈는데, 세 명의 딸들이 선인으로 변해 바위가 됐다. 대둔산 등반의 하이라이트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삼선계단인 만큼 삼선바위 역시 명불허전이다. 병풍처럼 우뚝 선 이 바위의 모습은 '딸'의 이미지라기보다는 여장부가 연상된다.

한편 이곳은 동학군 최후의 항전지기도 하다. 동학농민군이 1894년 공주 우금치 전투에 패전한 후 전봉준·김개남 장군은 체포됐다. 남은 이들은 일본군과 관군에 밀려 남하했고, 동학의 접주 급 이상의 지도자 25명이 이곳 대둔산으로 들어왔다. 봉우리와 바위가 천혜의 요새를 만들어줬기 때문이다. 그들은 형제봉 아래 암벽 위에 근거지를 마련하고 3개월 동안 일본군을 상대로 항전을 벌였지만 결국 1명의 어린아이만 남기고 모두 전사하고 만다. 그들을 보호해 주던 바위벽이 자신들을 죽음으로 내 몬 포위망이 된 것이다. 지금은 추모비만 남아 동학항쟁의 넋을 기리고 있다.

이제 정상인 마천대가 남았다. 높이는 878m로 큰 산과 비교할 때 그리 높지는 않다. 그러나 선조들은 '하늘을 만질 수 있는 봉우리'라고 할 정도로 이곳을 높은 곳으로 생각했다. 오르는 길이 가파르고 보이는 경치가 장대하기 때문일 것이다. 특히 마천대에서 북쪽 능선을 따라 낙조대에 이르는 구간이 장관으로 등산가들에게 인기 있는 코스다. 낙조대는 일출과 일몰이 아름다워 사계절, 아침과 저녁으로 여행자가 끊이지 않는다.

두 얼굴의 대둔산 중 완주 쪽 등반을 마쳤다. 큰 기대 없이 왔다면 놀랄 일이 많았을 것이다. 과연 논산 쪽 산행은 어떨지…. 자연스럽게 새 여행을 계획하게 된다. 파릇한 봄과 단풍 드는 가을에도 그만이라고들 하니 이곳 대둔산은 꼭 다시 오게 될 여행지다.

[여행 정보]


● 대둔산 가는 법


[승용차]
경부고속도로 - 통영대전중부고속도로 - 추부IC에서 '진안, 금산' 방면으로 좌측 - 금산로 - 마전교차로에서 '장대리, 전주, 추부, 마전리' 방면으로 우측 - 숭암로 - 양청사거리에서 '전주, 진산, 대전' 방면으로 좌회전 - 대학로 - 마전사거리에서 좌회전 - 다복로 - 복수삼거리에서 '전주, 운주' 방면으로 좌회전 - 복수로 - 읍내삼거리에서 '전주, 운주, 대둔산' 방면으로 좌측 - 대둔산로 - 대둔산삼거리에서 '대둔산' 방면으로 우회전 - 대둔산 공원길

[주요 스팟 내비게이션 정보]
대둔산 완주방향 주차장: 검색어 '대둔산케이블카주차장' / 전라북도 완주군 운주면 산북리 611-34

< 여행 주요정보 >


완주문화관광
063-290-2114

대둔산도립공원
063-263-9949
입산시간: 오전 7시 ~ 오후 6시 30분
주차료: 승용 2000원 / 경형 1000원 / 버스 3000원

대둔산케이블카
063-263-6621
이용시간: (동절기)오전 9시 ~ 오후 5시
(하절기)오전 9시 ~ 오후 6시
이용요금: (왕복) 소인 5500원 / 대인 8500원
(편도) 소인 3500원 / 대인 5500원

< 주변 여행지 >


장태산자연휴양림: 메타세쿼이아가 시원하게 뻗은 휴양림으로 서울 쪽에서 온 여행자라면 집으로 향하는 길에 들러볼만하다. 휴양림 내 숙박시설이 있어 대둔산 등반 후 이곳에서 숙박을 하고 다음날 산림욕과 휴식으로 여행을 마무리 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숲속의 집 6만~35만원 / 숲속 수련장 4만~8만원
대전광역시 서구 장안로 461 / 042-270-7883

< 음식 >


한밭식당: 완주 쪽 입구주차장에서 케이블승강장으로 오르는 길에 있고 손맛 좋은 밑반찬을 즐길 수 있다.
한밭정식 2만원 / 비빔밥정식 1만2000원 / 청국장백반 8000원
전라북도 완주군 운주면 산북리 611-58 / 063-263-9121
태평전주식당: 고들배기, 알타리, 물김치, 묵은지 등 김치 종류가 맛있고, 칼칼한 국물의 능이버섯전골이 시원하게 속을 풀어준다.
자연산 능이전골 4만5000~5만5000원 / 전주 콩나물국밥 7000원 / 산채나물파전 1만2000원
전라북도 완주군 운주면 산북리 611-48 / 063-263-3871

< 숙박 >


대둔산온천관광호텔: 1층과 2층에는 45여종의 미네랄을 함유한 천연 나트륨 유황온천이 있다. 투숙객은 할인가격으로 이용할 수 있다.
객실요금: 7만~25만원
http://www.dhotel.co.kr/전라북도 완주군 운주면 산북리 611-70 / 063-263-1260

☞ 본 기사는 < 머니위크 >

 

오르고 또 오르니 발 아래 수묵화로다

 

[아시아경제 조용준 기자]울퉁불퉁 근육질 암봉사이 나뭇가지에 꽃이 피었다. 빨강, 노랑, 분홍빛 오색꽃이 아닌 새하얀 백색꽃이다. 하늘아래 마천대도 낙조대도 칠성봉도 화려한 눈꽃을 피워 수묵화 한 폭을 뚝딱 그려낸다. 금강구름다리와 삼선계단을 오르는 울긋불긋 등산객들이 회색빛 수묵화에 생기를 불어넣는다.

대둔산(大芚山, 해발 878m)에 간다. 겨울 설경을 만나기 위해서다. 오색단풍에 안긴 가을 대둔산이라 불리지만 발 아래 구름 깔고 눈을 이고 앉은 바위봉우리들을 보면 겨울 대둔산도 무시못할 풍광을 자랑한다.

대둔산은 전북 완주군과 충남 논산시ㆍ금산군과 접경을 이루고 있다. 정상인 마천대(878m)를 중심으로 산자락을 가득 메운 바위기둥이 죽순처럼 뾰족하다. 그 모양새가 마치 산수화 병풍을 펼쳐놓은 듯 신비롭다. 남한 땅에서 '소금강(小金剛)'으로 불리는 명산중에서도 으뜸으로 불리기에 모자람이 없다.

충남 금산 진산면에서 전북 완주 운주면을 잇는 배티재(해발 350m)에 이르자 순간 거대한 암릉이 눈앞을 가로막는다. 먼발치에서부터 험준한 산세의 암봉을 두르고 있는 산의 모습이 범상치 않다. 동쪽 사면을 따라 공룡의 등줄기처럼 이어진 암릉에는 잔설이 눈부시다.

대둔산의 첫인상은 웅장함과 아기자기함이 동시에 느껴진다. 웅장하되 헐겁지 않고, 아기자기하지만 압도의 느낌도 전혀 잃지 않는다.

산행의 들머리는 대둔산 집단시설지구다. 이곳에 협곡(금강계곡)을 타고 오르는 케이블카(길이 927m)가 있다. 케이블카가 가파른 등산로의 절반쯤을 가뿐하게 접어준다.

산행길은 완주(3개)와 논산(2개), 금산(1개)을 모두 합쳐 6개 코스다. 이 중 케이블카매표소에서 동심바위로 올라 금강구름다리와 삼선계단을 거쳐 마천대에 오르는길이 무난하다. 하산은 낙조대와 칠성봉, 용문굴을 돌아 다시 동심바위로 내려선다. 거리는 5km다. 초입부터 오르막이 부담스럽다면 케이블카를 타고 7부능선까지 올라 산행을 시작하는것도 방법이다.

매표소를 지나 협곡으로 들자 가파른 눈덮힌 돌계단이 끝없이 이어진다. 임진왜란 당시 권율 장군의 전승지였던 계곡은 소나무, 상수리나무, 개비자나무, 신갈나무, 졸참나무가 눈밭에 빼곡하게 들어서 설산의 정취를 더해준다.

굽이굽이 가파른 등반로를 1시간쯤 오르자 눈을 머리에 이고 암봉에 걸터앉은 바위가 눈길을 잡는다. 동심바위다. 거대한 바위가 금방이라도 떨어질 듯 비스듬히 아슬아슬한 모양새로 1000년을 넘게 버텼다. 신라시대 원효대사는 동심바위에 흠뻑 빠져 사흘을 머물렀다는 이야기도 전해진다.

마지막 비탈을 차고 오르면 케이블카 종점이다. 여기서 철계단에 올라 암벽 틈새를 비집고 나가자 시야가 툭 터진다. 대둔산의 명물 금강구름다리 위로 삼선계단, 마천대가 아련하다. 거대한 암봉을 품은 산자락은 잔설에 덮여 장관을 연출한다.

마천대 오르는 길은 만만찮다. 정상까지는 700m로 짧은 편이지만 급하게 치솟은 오르막이다. 5분을 오르면 금강구름다리다.

눈을 뒤집어쓴 나무와 고풍스러운 청자처럼 깊은 맛이 나는 바위, 붉은 다리가 섞여 누구라도 탄성을 지르게 만든다. 튼튼해 보이는 다리지만 막상 걸어보면 고도감이 만만찮다. 1m 폭에 50m 길이, 80m 높이다. 가운데로 갈수록 다리가 기우뚱거린다.

사람들이 걸을 때마다 기우는 통에 '무서워서 못 가겠다'는 여성도 있지만 대부분은 즐거워한다. 다리 가운데에 서면 발아래 풍광이 아찔하다. 바람에 흔들거리기라도 하면 오금이 저린다.

다리 건너자 약수정휴게소가 반갑다. 잠시 발품을 쉬어 약차 한 잔으로 추위를 달랜다. 여기서 삼선계단은 지척이다.

삼선계단은 36m짜리 '수직 사다리'다. 폭이 좁고 경사(51도)가 심해 매달려 오른다. 127개의 계단도 만만찮다.

계단은 정상을 향할 때만 올라가게 돼 있는 일방통행길이다. 내려올 때는 다른 등산로를 이용한다. 위에서 내려다보면 왜 그렇게 등산로를 조성했는지 짐작이 간다.

바위 벼랑을 이은 철계단 오르막인데 사다리처럼 가파르고 아래는 천길 낭떠러지라 심장이 약한 등산객들은 아예 우회길을 택한다.

계단을 오르던 한 여성이 "엄마야!" 하고 비명을 지르는 바람에 주변 사람들이 덩달아 놀란다. 오른쪽을 보면 대둔산의 암봉들이 덮칠 듯 한 기세로 내려다본다. 울퉁불퉁한 근육처럼 튀어나온 바위들의 위세가 대단하다.

까짓것 무서워봤자 하고 들어선 등산객들도 동아줄처럼 흔들리는 철계단에 정신이 아찔하다. 난간을 잡은 손에 힘이 들어간다. 하지만 계단을 올라서면 묘한 전율이 몸을 휘감으며 짜릿한 쾌감이 온다.

삼선계단을 뒤로 하고 정상으로 향하는 길도 가파르다. 돌계단에 코를 박고 오른다. 장단지가 뻐근해질 즈음 만나는 삼거리에서 좌측으로 향하면 마천대다. '하늘을 대하는 봉우리'라는 뜻이다. 정상에는 대둔산 개척 기념탑이 우뚝 솟아 있다.

마천대에 서면 시야에 거칠 게 없다. 모든 산봉우리를 눈 아래 둔다. 산기슭마다 설경을 탐하려는 등반객들도 깨알 같다.

마천대에서 동쪽을 바라보면 잔설을 이고 있는 암봉들이 장엄하게 펼쳐지고 숲은 구름처럼 보인다. 멀리 눈을 들면 파도치는 연봉 사이로 덕유산이 손에 잡힐 듯하고 마이산, 지리산까지 눈 안에 든다.

대부분 사람들은 여기서 올라왔던 길을 되밟아 케이블카로 내려간다. 겨울산을 좀 더 즐길려는 사람들은 이제부터 시작이다. 능선을 밟아 낙조대로 향한다. 지금까지와는 다른 대둔산이 펼쳐진다. 적막이 감도는 숲의 풍경에 이제야 입산한 게 실감난다. 눈덮힌 산죽에 뽀드득 소리가 경쾌한 산길은 그야말로 겨울산행의 즐거움을 안겨준다.

낙조산장을 지나면 대둔산의 뒷모습인 낙조대다. 바위 줄기라곤 없는 순한 산등성이들이 낮게 엎드려있고 멀리 서해가 보인다. 바위산 이미지와 전혀 다른 풍경이다.

낙조대에서 나와 능선 윗길을 따라 30분쯤 순한 오솔길을 걸으면 용문골과 만나는 갈림길이다. 15분 정도 조심조심 내려오면 용문굴과 칠성봉이다. 용이 이 돌문을 지나 하늘로 올라갔다는 전설이 있다. 승천할 때 별 일곱 개가 떨어져 칠성봉 바위가 됐다. 칠성봉을 볼 수 있는 전망대가 굴 위쪽에 있다.

전망대를 나와 10분쯤 내려가다 갈림길에서 왼쪽 사면 숲길을 이어가면 케이블카 정류소와 동심바위로 되돌아온다. 갈림길에서 케이블카쪽으로 가지 않고 계속 직진하면 신선암을 거쳐 용문골입구가 나온다.

완주=글ㆍ사진 조용준 기자 jun21@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