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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억새 산행] 포천 명성산

by 시리우스 하우스 2011. 10. 27.

[시즌특집Ⅰ| 억새 산행] 포천 명성산
  • 글·김기환 차장
  • 사진·영상미디어
가슴 답답할 때 생각나는 억새밭
10월 14~16일 억새축제 열려
▲ 명성산 주능선을 걷는 등산객들.

화려한 단풍도 좋지만 느긋하게 가을의 정취를 즐기는 데는 억새밭이 으뜸이다. 수도권 주민들에게 가장 인기 있는 억새 탐승지를 꼽으라면 역시 포천 명성산(鳴聲山·923m)을 그 첫머리에 둘 것이다. 이곳에서는 매년 10월 둘째 주에 ‘산정호수 명성산 억새꽃 축제’가 열린다. 올해는 10월 14일부터 16일까지 주말에 행사가 진행된다.


경기도 포천시 영북면과 강원도 철원군 갈말읍 경계를 이루는 이 산은 소가 누워 있는 형태를 지녔다고 한다. 풍수지리학적 측면에서 볼 때 이러한 와우형 산세는 풍후하고 유순함을 상징한다. 두 개의 쇠뿔처럼 솟은 뾰족한 암봉을 이룬 정상부를 소의 머리로, 정수리에서 남쪽으로 길게 늘어진 주능선을 소의 등허리로 본다. 명성산은 남북으로 뻗은 이 주능선을 기점으로 동쪽 사면의 산세가 부드러운 반면 서쪽은 가파르고 험한 편이다.


명성산의 산명은 신라 마의태자가 망국의 한을 이기지 못하고 목 놓아 울자 그 슬픔에 산도 따라 울었다 해서 얻은 ‘울음산’을 한자어로 표기한 것이다. 이곳의 명물인 아름다운 억새밭 풍광은 주능선 동쪽의 완만한 사면에 광활하게 형성되어 있다. 이곳은 6·25전쟁 때 벌어진 치열한 전투 때문에 나무들이 모두 불타서 사라지고 억새밭이 형성되었다고 한다. 지금도 명성산 일대는 군사지역으로 훈련이 있을 때는 산행이 제한될 수도 있다.


▲ 주능선 동쪽 사면을 아름답게 물들인 억새군락.

명성산 산행코스는 비교적 단순한 편이다. 산정호수 방면에서 시작하는 등룡폭포계곡 코스와 자인사~삼각봉 코스가 명성산에서 가장 인기 있는 코스다. 자인사를 통해 오르는 경사가 급해 힘도 들지만 해빙기에는 가끔 낙석 사고가 발생해 주의가 필요하다. 하산길에 급경사 계단길에서 구르는 사고도 종종 있었다. 등룡폭포로 오르다가 비선폭포 밑에서 왼쪽 암릉으로 오르는 책바위 코스도 색다른 산행을 즐기는 이들에게 인기다. 그래도 억새밭 감상은 등룡폭포를 통해 오르는 것이 가장 무난하다.


산행은 등룡폭포 입구 식당가를 지나며 시작된다. 이후 비선폭포와 등룡폭포를 거쳐 억새밭에 오른 뒤 삼각봉~정상~산안고개~산정호수로 돌아오는 6시간짜리 코스가 하루 산행으로 알맞다. 가볍게 다녀올 생각이라면, 삼각봉까지만 갔다가 돌아와 자인사로 하산하는 3시간 코스를 추천한다. 식수는 억새밭 한가운데 있는 샘터에서 보충할 수 있지만 가을철에는 물이 부족할 수 있으므로 사전에 충분히 준비하도록 한다.

억새밭은 삼각봉으로 오르는 능선 동쪽 아래로 형성되어 있다. 삼각봉에서 정상까지는 약 1.5km(40분 소요) 거리로, 이 구간도 능선 오른쪽이 온통 억새 군락이다. 정상에서는 북서쪽 아래로 ‘궁예의 침전’ 암릉이 발아래로 보이고, 멀리로는 동송과 갈말이 한탄강과 함께 시원하게 내려다보인다.


하산은 북서릉 상 궁예의 침전 암릉을 타고 내리다가 안부에서 남쪽 계곡을 경유해 산안고개로 내려서면 된다. 산안고개에서는 남쪽 도로를 따라 1시간가량 걸어나오면 자인사 앞이다. 도로를 걷기 싫다면 삼각봉으로 다시 돌아와 자인사나 책바위 코스로 내려오는 것도 무난하다.


등룡폭포 상류인 안덕재는 군부대 사격훈련장이다. 평일에는 통제하는 경우가 있어 당일 오전 9시 이후 산정호수매표소(031-531-6103)에서 입산 가능 여부를 확인해야 한다.


▲ 명성산 개념도

교통 서울 전철 4호선 수유역에서 1시간 간격(05:50~20:20)으로 운행하는 동송행 버스 이용, 운천에서 하차. 1시간 소요. 운천에서 자인사 못미처 상동주차장까지 일반, 좌석, 군내버스가 30분 간격(06:00~21:40)으로 운행. 10분 소요.
포천시청 앞에서 10분 간격(05:40~15:50)으로 운행하는 산정호수 행 10-1번 시내버스 이용. 소요시간 50분.
자가용은 의정부에서 포천 방면 43번국도를 타고 포천읍내를 지나 철원 방향으로 직진한다. 포천읍에서 25km쯤 가면 문암 삼거리가 나오고 이곳에서 우회전, 계속해 좁은 도로를 따라 4km 정도 들어가면 산정호수 입구 매표소다.
명성산 입장료 어른 1,000원, 중고생 700원, 어린이 400원. 주차료 1일 소형 1,500원, 대형 3,000원.
 
숙식(지역번호 031) 등산로 초입에 숲속의 하얀집(533-2784) 등 민박집과 식당이 모여 있다. 자인사 부근의 철원상회(532-6243), 바위상회(531-6942), 산장민박(533-9357) 등에서 민박이 가능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