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캠핑카 빌려 떠나보니…

by 시리우스 하우스 2010. 9. 17.

 

비싼 캠핑장비 없어도 자연의 숨결을 느꼈다

캠핑카 빌려 떠나보니…

 

[한겨레] 예약못해 목적지 바꾸기도


전문장비·캠핑지식에 감탄


빠질수록 장비 탐낼 수밖에


오토캠핑 인구 60만 시대. '풀 냄새, 새소리'를 벗삼는다는 점과 콘도·펜션보다 싸다는 매력 덕에 최근 캠핑을 떠나는 이들이 급속하게 늘어나고 있다. 이 같은 '흐름'을 타볼까 해, 기자는 지난 8월 중순 여름휴가로 친구 셋과 함께 캠핑에 도전했다. 초보 주제에 덜컥 '캠핑카'까지 빌려 떠났다.





여행 주제는 '전라도 기행'. 지난달 18일부터 전북 무주의 덕유산 오토캠핑장을 들른 뒤, 전북 남원의 지리산 덕동 오토캠핑장, 그리고 전남 해남 땅끝오토캠핑장을 들르는 3박4일 일정이었다. 애초 '젊은이 가득한' 해수욕장 근처인 강원 동해의 망상 오토캠핑장이 목적지였지만, 캠핑장도 '예약이 필수'라는 사실을 몰랐던 탓에 부랴부랴 목적지를 바꿨다.

최근 < 한국방송 > 의 예능 프로그램인 '1박2일'에서 캠핑카가 소개된 뒤, 캠핑카 대여 업체도 많이 늘어났다. 여름 성수기 값으로 3박4일에 95만원(비수기 평일에는 1박2일 기준 25만원)이 들었다. 현대자동차의 스타렉스 차량의 운전석만 남긴 채, 뒷부분에 수입 캠핑 트레일러를 얹은 캠핑카 안에는 가정집을 옮겨 놓은 듯한 살림살이가 가득했다. 싱크대·가스레인지·전자레인지·냉장고, 위성으로 나오는 23인치 엘시디 텔레비전에 디브이디(DVD) 플레이어까지. 게다가 샤워시설과 변기가 있는 화장실(항공기 화장실과 크기가 비슷하다)까지 없는 게 없었다.

폭우가 쏟아진 뒤 찾아간 덕분인지 첫 방문지 무주의 덕유산 오토캠핑장에서 캠핑카 전용 자리를 찾기는 어렵지 않았다. 캠핑장 곳곳에 전기 콘센트와 수도를 설치해 둬서 캠핑카에 물을 채워 씻고, 요리하고 캠핑카에 달린 에어컨도 쓰는 '호사'를 누릴 수 있었다.

캠핑 초보자인 우리 일행들은 캠핑장 곳곳에서 마주친 화려한 캠핑 장비에 놀랐다. 거실처럼 구분이 돼 있는 대형 텐트에 리빙셸(차양막처럼 생긴 벽이 트인 텐트), 다양한 크기의 야외용 요리용 테이블, 다양한 모양의 화로, 해먹(그물침대), 그리고 화려한 조명까지. 게다가 둘째 날 저녁 지리산 덕동 오토캠핑장에서 번개탄에 불조차 제대로 붙이지 못한 채 낑낑대던 '초보'들을 도와주려 모여든 캠핑장 이웃들의 갖가지 '캠핑 지식'에도 연방 감탄할 수밖에 없었다.

캠핑카 하나만 믿고 출발한 우리 일행은 '텐트용 건전지 랜턴'의 희미한 불빛 아래에서 맥주를 마셨지만, 곳곳에서는 발광 다이오드(LED) 전등을 비춘 채, 여유롭게 독서를 즐기는 이들도 있었다.

이런 오토캠핑은 일반적으로 두 가지 형태로 나눈다. 스포츠실용차(SUV) 등에 캠핑 도구를 싣고 오는 형태와 캠핑 캐러밴을 이용하는 형태다.

여름휴가 동안 눈뜨게 된 캠핑 용품의 매력은 '더욱 견고하고 혁신적인' 제품이 다양하다는 것이다. 값도 놀랄 만한 경우가 많다. 역시 캠핑광인 직장 선배 말이 맞았다. "빠져들수록 비싸고 좋은 제품을 '지르는' 캠핑은 마약과도 같다."

글·사진 김성환 기자 세상을 보는 정직한 눈 < 한겨레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