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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년 개척산행 산행대장이 꼽은 최고의 10곳

by 시리우스 하우스 2019. 5. 27.

 

20년 개척산행 산행대장이 꼽은 최고의 10곳

 

 

20여 년간 한결같이 근교산 산행을 이끈

이창우 산행대장에게 '베스트 산행지 10선'을 꼽아달라고 했다.

그는 "불가능하다"고 잘라 말했다.

 

그는 "지금까지 소개한 근교산은 해당 산마다 나름대로 특색을 갖고 있어

베스트를 꼽기 어렵다"며 "1000곳 모두 자식 같은데 누굴 뽑고 누굴 빼느냐"고 반문했다.
그동안 매회 코스 선정부터 사전 답사, 실제 산행, 지도 제작, 산행 후 안내까지

어느 하나 정들지 않은 코스가 없었으리라.
하지만 구슬도 꿰어야 보배이듯 산행코스도 1000곳을 독자들이 다 확인할 수 없으니

가이드만이라도 제시해 달라는 요구에는 어쩔 수 없었나 보다.
그래서 ▷기억에 남은 산행지 ▷우리 고장 숨은 산행지 ▷'근교산'을 통해

세상에 첫선을 보인 산행지 10곳이 나왔다.



이 산행대장이 꼽은 베스트 산행지 10선.

기대하시라.


# 울산 간월·신불산 공룡능선 ( 근교산104, 504회)

◇ 바위로 시작해 바위로 끝…영남알프스 암릉산행 백미


1998년 국제신문 근교산 팀이 처음 소개한 간월·신불산 공룡능선은 영남알프스 최고의 암릉 산행지이다. 근교산 팀이 산길을 열고 소개해 당시 많은 호응을 얻었으며 지금은 영남알프스 인기 코스 중 한 곳이다. 기존에 알려졌던 천성산 공룡능선보다 길고 난도도 높아 산악동호인들의 사랑을 듬뿍 받고 있다.

바위로 시작해 바위로 끝나는 암릉의 연속이다.

절벽의 좌우로 수십~수백 m나 되는 낭떠러지가 이어지는 데다

바위에서 바위로 넘어올라야 하기 때문이다.

간월산장을 떠나 20여 분 만에 만나는 첫 전망대에서는 건너편으로

용이 승천하는 듯한 물줄기를 아래로 내뿜는 홍룡폭포를 감상할 수 있다.


# 창원 인성산 ( 근교산 558회)

◇ 창원에 숨어 있던 보석…일품 암릉구간 너머 해안절경


창원에 보석 같은 산이 숨어 있었다. 바로 인성산이다.

소개 당시 행정구역인 마산시 홈페이지에도 찾을 길이 없고

산깨나 탄다는 산꾼에게도 금시초문이었다.적석산에 가려 묻혀 있었다.

근교산 팀은 적석산에 버금가는 인성산을 처음 소개했다.

아기자기한 암릉 구간이 일품이고 곳곳의 바위전망대에선

고성과 창원 거제의 쪽빛 바다가 유혹한다.

온천단지(양촌마을)가 코앞에 있고 인근에는 돼지주물럭집(대정마을)도 몰려 있다.

대정마을을 경계로 적석산과 마주 보는 인성산은 인적이 드물어 호젓한 산행을 즐길 수 있다.

들머리가 거의 해수면 높이여서 이창우 대장도 1000m급 봉우리를

오르내리는 것 같다고 했을 정도로 고도에 비해 힘이 든다.


# 영남알프스 둘레길 24개 구간 ( 근교산 709~739회)

◇ 132개 마을 옛길을 조각처럼 이어…24개 코스 348㎞


전국적으로 둘레길 바람이 불던 2011년에 국제신문 근교산 팀은 영남알프스 둘레길을 열었다.

기존에 존재하던 옛길을 찾아내 이은 것이다.

'큰길'을 열기 위한 노력이었다.

그 결과 '영남의 척추' '영남의 허리'로 불리는 영남알프스는 좀 더 풍요롭고 친밀하게 다가왔다.

경남 경북 울산 3개 시·도의 5개 시·군(양산시 울주군 경주시 청도군 밀양시),

17개 읍·면, 74개 리(동), 132개 마을을 거치는 방대한 코스다.

취재팀은 총 348㎞의 구간을 매달 3회 8개월에 걸쳐 전체 구간을 이었다.

영남알프스를 크게 한 바퀴 도는 환형(環形) 종주길이 완성된 것이다.

총 24개 코스로 나뉘어 있으며 코스당 평균 거리는

14.5㎞로 당일 걷기 코스로는 아주 적합한 수준이다.


# 금정산성 일주 상·하 ( 근교산 531, 532회)

◇ 금정산 능선 두른 18㎞ 산성길…역사 현장 체험코스


베테랑 산꾼들조차 금정산성(사적 제215호)을 일주한 적이 없다는 사실에 기인해

부산의 진산인 금정산 바로 알기의 하나로 금정산성 둘레길을 탄생시켰다.

금정산 능선을 오롯이 연결하는 18㎞의 산성 길에다 생명을 불어넣었다.

임진왜란 등 전란에 산성으로서 역할을 충실히 했던

역사 현장을 체험하는 코스라고 보면 된다.

주능선을 따라 남북으로 긴 타원형을 이루는 금정산성에서

미답지는 파류봉에서 내려오면 만나는 얼음골 입구~서문 구간.

산행 팀은 국내 최장인 금정산성을 두 번에 걸쳐 소개했다.

성 자체가 예술작품이라 해도 손색이 없는 금정산성은 북문 쪽에서

원효봉 의상봉 방향으로 보면 비교적 평탄한 마루금의 쭉 빠진 각선미가 일품이다.


# 영남알프스 하늘억새길 상·하 ( 근교산 795, 796회)

◇ 신불평원 '억새의 바다' 5개 코스로 나눠 소개


억새라면 부산 시내에도 승학산이 유명하지만,

영남알프스 억새길을 빼놓고 말하기는 어렵다.

신불평원 억새밭은 명불허전이란 말이 무색하지 않으리만큼 억새의 물결에 파묻힌다.

근교산 팀은 영남알프스 가운데서도 유명한 하늘억새길을 두 차례에 나눠 소개했다.

하늘억새길 5개 구간은

배내고개~간월재(달오름길), 간월재~영축산(억새바람길), 영축산~

죽전마을(단조성터길), 죽전마을~천황산(사자평억새길),

천황산~배내고개(단풍사색길)로 나뉜다.

근교산 팀은 배내고개에서 간월산과 신불산 영축산을 거쳐 죽전마을까지

3개 구간을 연결하는 코스와

죽전마을에서 재약산 천황산 능동산 배내고개 코스로 나눠 소개했다.


# 군위 아미산~방가산 ( 근교산 270, 628회)

◇ 아찔한 암릉과 한적한 육산 조화…설악 용아장성 축소판


경북 군위 아미산은 그야말로 첩첩산중에서도 당찬 암산이다.

아름답고 아찔한 암릉 코스(전반부)와 포근하고 한적한

육산 코스(후반부)가 절묘하게 어우러진 빼어난 코스다.

청량산의 일부 같기도 하고 주왕산의 한 자락 같기도 하지만

가장 닮은꼴은 설악산 용아장성이다.

용아장성을 축소해 놓은 듯하다는 평가다.

최고의 조망 포인트는 4호 암봉을 지나 목재계단을 오른 후

밧줄 구간을 돌파해 오른 5호 암봉의 정상부다.

저 멀리 키 작은 1호 암봉부터 바로 앞 4호 암봉까지 이어지는

용의 어금니 같은 암릉이 위천과 주변 들판을 배경으로 천혜의 비경을 드러낸다.

아쉬운 점은 지자체에서 높은 곳만 따져 다른 엉뚱한 곳에다 정상이라 표시한 것이다.


# 지리산 칠선계곡~천왕봉~백무동 ( 근교산 592회)

◇ 국내 최후의 원시림…그림처럼 이어진 비경은 신선계


우리나라 3대 계곡 중 하나인 칠선계곡~천왕봉 코스를

2008년 자연휴식년제 해제 이후 답사해 그 아름다움을 애독자에게 소개했다.

가장 험하면서도 가장 아름답다는 수식어가 붙는 지리산 최후의 비경지다.

칠선계곡은 유명 계곡의 아름다운 구간만을 조물주가 이어붙인 듯해 한순간도 눈을 떼지 못하게 한다.

당시 표현을 빌려보자.

'가마솥더위가 한풀 꺾인 남한땅 최후의 원시림 지대인 칠선계곡은

생명력이 넘쳐 흘렸다(중략).

마지막 폭포인 마폭을 지나 비로소 모습을 드러내는 1800m대의 헌걸찬 지리 마루금은

구중심처 골짝에서 솟아오르는 희뿌연 구름과 한데 어울려 신선의 세계에 온 듯한 느낌을 주기도 했다'. 미의 찬미가 이어질 만하다.


# 청도 옹강산 ( 근교산 97, 142, 556회)

◇ 본지가 처음 세상에 알린 산…근육질 암릉 겨울산행 제격


경북 청도의 옹강산은 국제신문을 통해 처음 세간에 알려졌다.

지금이야 영남알프스 최북단의 언저리 봉으로 당당히 자리매김하고 있지만,

당시에는 이름조차 알려지지 않은 무명봉이었다.

본격 암릉길이 시작되면 바위 사이로 뿌리를 내린 분재를 빼닮은 소나무의 자태가 눈길을 끈다.

이어 옹강산 정상을 지나면 일순간 말등처럼 평평한 일명 말등바위와

깎아 만든 돌기둥이 솟아 있는 암봉을 만난다.

이곳에서 바라보는 운문호의 풍광은 그림처럼 아름답다.

말등바위와 옹강산 가운데능선은 국제신문 산행팀이 명명한 것이다.

영남알프스의 주요 봉우리에 비해 깨끗한 옹강산은

근육질의 암릉과 운문호와 어우러진 산세가 빼어나 겨울 산행지로 추천한다.


# 영남알프스 태극종주 1~4 ( 근교산 237, 239, 241, 243회)

◇ 아홉 봉우리 한 줄로 엮어 종주…산꾼 성지순례 코스 돼

영남알프스 9개 봉우리를 코를 꿰듯이 한 줄로 엮어 만든 산길이다.

능선을 걷고 계곡도 타고 바위도 오르는 등 태극 모양의 산길을 만들어

영남알프스 종주의 새로운 방향을 제시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통상 영남알프스는 이어서 걷기 어렵다고 하지만

처음으로 영축산~신불산~간월산, 재약산~천황산, 운문산~가지산, 문복산~고헌산 등

네 차례에 걸쳐 영남알프스의 1000m대 봉우리 이어걷기에 나섰다.

산꾼에게 익숙한 배내골 청수골산장을 첫 출발지로 해 9개의 봉우리를 모두 밟고

울주군 언양의 고헌사 아래 신기마을에서 발걸음을 멈춘다.

이 코스는 요즘도 도전정신이 왕성한 산꾼들이 성지순례처럼 찾곤 한다.


# 양산 용굴산~토곡산 ( 근교산 101, 814회)

◇ 양산의 3대 악산…변화무쌍 산길 따라 낙동강이 한눈에

경남 양산의 3대 악산 중 하나인 토곡산과 용굴산을 잇는 산길로

낙동강을 보며 걷는 변화무쌍한 길이다.

설악산 공룡능선이라 해도 손색이 없을 정도로 암릉미가 뛰어나다.

1998년 '다시 찾는 근교산' 101회에서 용굴·토곡산 종주를 할 때

수정마을에서 올라가는 길을 개척하고 인근 사찰에서 부르는 이름을 따 용굴산이라 이름 붙였다.

양산시청 홈페이지 토곡산 등산로 안내에 용골산이라 나온 것이 용굴산이다.

2013년 근교산 20주년 기념 코스에서 다시 다뤘다.

바위가 많은 만큼 일반 워킹 산행코스치고는 난도가 상당히 높다.

출발 지점의 해발고도가 20m 정도에 불과해 해발 855m의 토곡산 정상까지 오르는 길은

어지간한 1000m대 산에 비견된다.

유정환 기자 defiant@kookje.co.kr

사진=국제신문DB