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흰 눈 위의 텐트, 자연을 제대로 즐기는 법

by 시리우스 하우스 2011. 11. 29.

 

흰 눈 위의 텐트, 자연을 제대로 즐기는 법
경향신문|
글·사진 이윤정 기자|
입력 2011.11.29 20:20
겨울과 캠핑은 어울리지 않는 것으로 여기는 사람들이 많다. 하지만 진정한 캠핑 마니아들은 겨울을 더 좋아한다. 여름철 행락객을 만나지 않고 대자연 속에서 사색과 대화를 즐길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스노캠핑은 '캠퍼'들에게 잊지 못할 도전이자 낭만이다. 올겨울에는 눈밭에 텐트를 치고 겨울의 운치를 만끽해보자.

경기 화성시에는 '겨울'에만 문을 여는 캠핑장이 있다. 산들래자연체험학교는 봄부터 가을까지 농사 체험 등의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곳. 방문객이 뜸해지는 11월부터 이듬해 3월까지는 캠핑장으로 바뀐다.

지난 겨울 인천 왕산가족오토캠핑장에서 황석현군(14)이 화로에 불을 지피고 있다. TV에서 캠핑을 다니는 가족을 본 뒤로 부모를 설득해 온 가족이 캠핑을 다니기 시작했다고 한다.

겨울 동안 캠핑장 관리는 캠퍼인 오영근씨(46)가 맡는다.

오씨는 약 1만2000명의 온라인 회원이 활동하는 '펠렛캠프' 동호회 운영자다. 술 마시고 왁자지껄 떠드는 향락 문화가 아닌 자연을 느끼고 상대를 배려하는 캠핑 문화를 가꾸자는 것이 이 동호회의 기본 취지다.

오씨는 지난해 캠핑 동호회원들과 함께 겨울철 캠핑 장소를 물색하다가 산들래체험학교를 찾아내 캠퍼가 직접 운영하는 동계 전문 캠핑장으로 문을 열었다.

11월의 마지막 주말 찾아간 산들래자연체험학교는 겨울비가 오락가락하는 날씨에도 잔디밭에 35동의 텐트가 들어차 있었다. 운동장 한가운데는 아이들이 뛰어놀 수 있도록 비워두었다.

이곳에서는 밤새 떠들고 노는 문화가 없는 대신 기억에 남을 만한 이벤트를 진행한다. 크리스마스 캠핑에는 캠퍼들이 산타클로스 복장을 하고 선물을 나눌 계획이다.

겨울철 캠핑을 즐기려면 돌풍, 한파, 폭설 등 돌발 상황에 대한 철저한 대비와 주의가 필요하다.

초보 캠퍼들은 '뭉치면 산다'는 법칙을 따르는 것이 좋다. 돌발 상황 시 도움을 받을 수 있는 캠퍼와 함께 가는 것이 안전하다. 인터넷 동호회 등에서 경험이 많은 캠퍼를 주축으로 열리는 단체 캠핑에 동행하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이다.

겨울철에는 캠핑장비도 잘 골라야 한다.

난방 장비는 꼼꼼히 챙기되 여분의 테이블이나 부피가 큰 의자 등 불필요한 짐은 줄이는 것이 좋다. 캠핑장 선택도 신중해야 한다. 전기를 사용할 수 있는 캠핑장인지, 등유나 장작 등 난방 연료를 현지에서 구할 수 있는지도 미리 알아보는 것이 좋다.

갑작스럽게 눈이 내릴 경우에는 1~2시간 간격으로 텐트 위의 눈을 털어내야 한다. 하룻밤 사이 1m가량 눈이 쌓일 때도 있는데 그대로 방치하면 텐트가 무너지는 일이 발생한다.

텐트 밖 환기구멍에도 신경 써야 한다. 텐트 안에서 난방을 할 경우 텐트 플라이가 눈에 파묻혀 질식사고로 이어지기도 한다. 난로나 가스랜턴 등은 잠들기 전에 소등하는 것이 가장 안전하다.

겨울철에는 음식 재료를 미리 손질해오는 것이 좋다. 동파 때문에 개수대를 사용할 수 없는 캠핑장도 많다. 미리 재료를 손질해 오거나 현지의 특산물을 활용하면 편하다.

야외 활동을 미리 계획한다면 좀 더 알찬 캠핑을 즐길 수 있다.

눈꽃 트레킹, 연날리기, 썰매타기 등 겨울철 놀이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것도 추위를 이길 수 있는 방법. 캠핑장 주변에 스키장이나 테마파크, 온천시설 등이 있다면 가족과 함께 방문 계획을 세우는 것이 좋다.

< 글·사진 이윤정 기자 yyj@kyunghyang.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