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토캠핑, 장비 폭리에 소비자 울상
2-3년 사이 가격만 40% 이상 올라
국내 오토캠핑 인구가 급증하면서 캠핑 용품 업체들이 가격 인상에 주력, 소비자들이 한숨을 내쉬고 있다. 캠핑 인구가 최근 3-4년 사이 크게 늘어나면서 공급 대비 수요가 늘어나자 업체들이 수시로 가격을 올리며 소비자를 두 번 울리고 있는 것.
얼마 전 캠핑에 입문했다는 40대 김 모 씨는 가족과의 캠핑을 위해 일본 유명 브랜드 텐트를 70만원에 구입했다. 하지만 해당 제품은 불과 2년 전만 해도 40만원대에 판매됐던 제품. 김 씨는 2년 전 가격을 보고 해당 제품의 가격 인상율이 무려 75%에 달한다는 게 말이 되느냐고 항변했다. 텐트에 사용되는 각종 원자재 가격 인상율과 비교하면 두 배 이상이라는 게 김 씨의 설명이다.
실제 최근 장비 가격이 지나치게 비싸다는 얘기는 각종 캠핑 동호회에서도 논란이 되고 있다. 캠핑 인구가 늘면서 주문이 폭증하자 업체들이 기다렸다는 듯이 가격 인상에 너도나도 앞장섰기 때문이다. 심지어 일부 동호회에선 업체들의 담합 등을 얘기하며 잘못된 관행을 바로 잡아야 한다는 목소리까지 나오고 있다.
현재 국내 캠핑 장비 브랜드는 수입품인 스노우피크와 콜맨 외에 국산 제품인 코베아 등이 시장을 거의 장악하고 있다. 대부분 장비의 용도는 비슷하지만 가격은 브랜드별로 천차만별이다. 이에 대해 캠핑전문지 캠핑타임즈의 김요섭 대표는 "짧은 기간 장비 수요가 늘면서 업체들이 가격을 크게 올렸다"며 "초보 캠퍼는 장비를 처음 구매하는 경우가 많아 비싸도 느낌만 있을 뿐 제조업체의 폭리가 숨어 있다는 점은 잘 알지 못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문제는 제조업체가 가격을 올려도 소비자 입장에선 가격에 민감하지 않다는 점이다. 이미 장비를 구입한 사람보다 새로 캠핑을 시작하는 사람이 많기 때문. 김 대표는 "제조업체가 노리는 것도 바로 그런 부분"이라며 "캠핑 인구가 늘어나다보니 제조업체가 서로 경쟁하기보다 암묵적으로 담합을 하려는 의지가 간혹 보이기도 한다"고 강조했다.
반면 캠핑용품 업체들은 가격 인상이 불가피했다는 점을 내세우고 있다. (주)비전코베아 관계자는 "과거 캠핑문화가 돗자리를 펼쳐 놓는 좌식일 때는 가격이 저렴했지만 의자와 테이블을 사용하는 입식으로 바뀌면서 가격이 점차 올랐다"며 "여기에 장비 세분화에 따른 구입 품목이 증가한 점과 텐트의 대형화, 그리고 집중 호우에도 견뎌내는 내수압 강화 등도 가격 인상에 영향을 미쳤다"고 설명했다. 한 마디로 제품군이 넓어지고, 제품력이 향상되면서 가격 인상이 뒤따랐다는 것.
캠핑 장비 가격이 비싸지면서 무자료 거래도 늘어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일부 동호회가 장비를 공동 제작하면서 소비자들에게 현금만 요구하는 것. 캠핑타임즈 김요섭 대표는 "비싼 가격을 낮추기 위해 카페나 동호회 등에서 공동 제작하기도 하는데, 이 때는 현금만 요구하는 무자료 거래가 많아 거래질서가 투명하지 못한 점도 개선돼야 할 부분"이라고 꼬집었다.
한편, 캠핑 인구가 늘면서 일부 제품은 품귀 현상이 나타나 중고품 가격이 신품보다 비싸게 거래되는 일도 벌어지고 있다. 장비 구입 후 2-3년 사용하다 중고로 내다파는 가격이 더 오른 것. 이에 대해 김 대표는 "수요가 폭증해 나타나는 현상이지만 이제는 소비자가 직접 나서 장비 가격에 거품을 뺄 때가 왔다"며 "용품 업체들이 최근 2-3년 사이 가격을 30% 이상 올렸다는 점은 사실상 폭리를 취하고 있는 것"이라고 질타했다.
권용주 기자 soo4195@autotimes.co.kr
'등산,캠핑,기타자료 > 캠핑,등산기사' 카테고리의 다른 글
가족 모두의 건강과 행복지수를 높이는 ‘캠핑’ (0) | 2011.09.15 |
---|---|
K2 아웃도어 '거품가격' 최고···'소비자만 봉' (0) | 2011.09.07 |
북한산 송추마을 옮긴다… 난개발 대명사 2013년까지 철거 (0) | 2011.08.28 |
서해안·남해안·제주 드라이브 명소 5 (0) | 2011.08.25 |
캠핑 인구 100만명 시대, ‘가족 여행’이 뜬다 (0) | 2011.08.2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