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즌 특집Ⅱ | 단풍산행 가이드] 파주 감악산
- 북한 땅을 볼 수 있는 특별한 단풍명산
범륜사 원점회귀 코스가 가장 인기 6.7km에 4시간 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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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임꺽정봉에서 본 감악산의 수려한 가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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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자가 들어가는 산은 힘들다는 얘기가 있다. 경기 5악으로 꼽는 가평의 화악, 과천의 관악, 포천의 운악을 보면 산세가 거칠어 들어맞는 듯 하지만 감악은 예외다. 산 입구에서 보면 산등성이의 바위가 거칠어 보이지만 막상 들어가서 산행해 보면 위험한 데는 그리 없다. 일부러 긴 종주 코스를 잡지 않는 이상 산행도 4시간 정도면 마칠 수 있다. 초보자 산행지로 권할 만한 산이다.
감악산(675m)은 검은빛과 푸른빛이 동시에 흘러나온다 하여 감악(紺岳), 즉 감색바위라고 했다. 산봉우리가 파주, 양주, 연천 세 지역의 경계이며 대표적인 들머리인 범륜사는 파주 땅이다. 파주시 적성면의 전 면장으로 600번 이상 감악산을 올랐다는 안배옥(56)씨는 감악산의 매력으로 ‘조망’을 꼽는다. 안씨는 “경치 좋은 산은 많지만 감악산은 특별하다”면서 “북한 지역을 눈으로 생생하게 볼 수 있다는 게 그 특별함”이라고 한다. 반대로 남쪽을 보면 “쾌청한 날은 북한산도 보인다”며 경치 자랑에 열을 올린다. 그는 감악산이 가을에 가장 아름답다고 말한다. 단풍나무가 많은 데다 휴전선 인근에 있는 덕분(?)에 공해의 영향을 적게 받아 나무가 건강해 단풍 색깔이 선명하다는 것이다.
대표적인 들머리는 원당리와 신암리, 범륜사 세 곳이지만 범륜사 들머리가 가장 인기 있다. 대중교통이 편리하고 원점회귀가 가능해 승용차를 이용하기도 편하기 때문이다. 산행은 범륜사계곡으로 올라가 감악산 정상과 임꺽정봉 사이 안부에 닿은 다음, 임꺽정봉에 올랐다가 감악산 정상에 오른 뒤 까치봉 능선을 타고 설마리로 하산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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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감악산 개념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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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작은 임도다. 구불구불한 도로를 따라 오르면 들머리인 범륜사에 닿는다. 터는 오래되었지만 1970년에 재창건해 등산객이 볼 만한 건 없다. 등산객이 볼 만한 건 단풍이다. 여기서부터 흙길이 시작되고 단풍나무를 비롯한 다양한 나무가 화려하게 물든다. 노랗고 벌겋게 물든 단풍은 산길을 예술적인 터널로 만든다.
골짜기를 타고 오르는 길은 돌이 깔린 오르막이다. 쉬지 않고 가면 버스 정류소에서 능선까지 1시간 30분 정도 걸린다. 데크를 비롯해 자연스런 암석이 많은 오르막이지만 산길은 화려한 단풍 덕분에 지루할 틈이 없다.
오름길에는 간혹 돌로 쌓은 숯가마 터와 안내판이 나온다. 과거 이곳에 숯가마 터가 많았다. 약수터가 있으나 2010년 기준 대장균이 검출되었다. 나무계단을 오르면 능선 안부다. 왼쪽으로 가면 정상이지만 오른쪽 임꺽정봉에 들렀다 정상으로 가는 것이 좋다. 경치는 임꺽정봉이 정상보다 한 수 위에 있기 때문이다. 10분 정도 가면 임꺽정봉이다. 딴 세상인 것처럼 갑자기 펼쳐지는 절벽 전망대에 누구나 감탄하게 된다. 겁 많은 사람은 가까이 가면 다리가 떨릴 정도다. 절벽 아래엔 산줄기들이 색동옷을 입고 부드럽게 흘러내려 눈이 즐겁다. 놀이동산처럼 즐거우면서도 고요한 아름다움이 임꺽정봉에 있다. 감악산 정상 언저리에는 임꺽정굴이 있는데, 당나라 장수 설인귀가 이곳에 진을 쳤다 해서 설인귀굴이라고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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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범륜사에서 능선으로 이어진 계곡길. 가을이면 안골은 단풍터널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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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상은 통이 크다. 학교 운동장만큼은 아니지만 널찍하다. 정면으로 군사 시설물이 솟아 있어 북쪽 땅을 막고 있다. 주말이면 막걸리와 아이스크림을 파는 장사꾼이 있다. 산객들이 기념사진을 찍는 곳에는 큰 비석이 있는데 정상 표지석이 아니고 ‘감악산비석’이다. 비문이 닳아 밝혀지지 않았지만 ‘진흥왕순수비’일 가능성이 높다고 한다. 연천 방향에는 하얀 성모마리아상이 있다.
까치봉으로 이어진 하산로에 데크로 만든 정자와 전망대가 있다. 임진강은 물론 건너편 개성공단까지 보이는 전망대다.
멋들어진 바위가 솟은 까치봉도 한참을 서서 단풍구경하기 좋은 곳이다. 능선 따라 내려가면 범륜사로 이어지는 갈림길이 있지만 능선을 타고 직진해도 된다. 등산객이 확 줄어드는 조용하고 운치 있는 흙길이라 좋다. 길 정비가 부실한 가파른 내리막을 내려서면 371번 도로에 닿는다. 범륜사 원점회귀 산행은 6.7km에 4시간 정도 걸린다. 전체적으로 길이 잘 나있고 이정표가 있어 길찾기는 수월하다. 참고로 산 입구에는 편의점이 없으므로 물이나 간식 등은 미리 준비해 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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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통 의정부에서 25번 버스를 타면 범륜사에 닿는다. 버스는 371번 도로를 따라 적성면까지 간다. 의정부시외버스터미널과 의정부역~가능역~양주역~ 양주시청을 지나며 05시30분부터 24시20분까지 15분 간격으로 운행한다.
먹을거리 적성면 두지리의 강촌매운탕(031-959-3858)이 지역의 소문난 맛집이다. 임진강에서 3대에 걸쳐 고기를 잡아 직접 요리한다. 민물매운탕으로 드물게 비린 냄새가 없고 국물이 시원하다. 메기와 빠가사리, 참게로 만든 매운탕과 나오고 빠가매운탕, 메기매운탕 등이 주메뉴다. 범륜사에서 북쪽으로 7km 정도 떨어져 있어 차로 15분가량 걸린다.
볼거리 범륜사 입구에서 북쪽으로 2.5km 떨어진 곳에 영국군전적비가 있다. 재미없는 전적비를 굳이 찾아가 볼 필요가 있을까 싶지만, 단풍으로 물든 공원은 꽤 운치 있다. 영국군 전적비는 1951년에 있었던 설마리에서의 격전을 기념한 것이다. 유엔군의 대표적인 전투로 10배에 달하는 중공군을 맞아 포위된 그로세스터스샤 대대의 희생적인 전투를 기념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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